군바리의 추억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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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서히 날씨가 풀리는 듯 싶다
그래도 한겨울 보다는 좀 누그러진 날씨이다..
그전의 모든 일은 순조롭게 물 흐르듯  세월도 어쩔수 없이,
나에게도 한몫을 해서인지, 시간이 흘러서인지 일등병의 계급을 달았다.
정일병 정진모 였다.
벌써 지겨우리 만큼 힘들고 고단한 생활에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
뒤돌아 보면 무엇 하나 남는게 없는데 유독 김상병, 아니 김병장을 간호 해준 덕분으로 실풀리듯 자연스러워 졌다.
유독 나에게만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 같았다.
정에 굶주린 인간이기에 김병장도 어쩔수 없이 고춧가루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다니는 것도 예전 같기만 한데....
김병장님.
왜......
정일병.
저 오늘 외박인데 같이 나가시죠......
글쎄.... 부담만 될텐데......
그러지말고 같이 나가세요?
민우와 같이 외박하려고 했는데, 민우놈은 서울에 다녀와야 된다기에 어쩔수 없이 혼자 시간 때우기도 뭐하고 해서 김병장을 설득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김병장과 나는 오붓하리 만큼 친해져 있어서인지 소대에서는 별별 소문이 무성했다.
친구 정일병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뜬소문이든 사실이든 나에게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고, 그저 김병장과 친근감있게 지내고 나를 친구처럼 대해주는 태도가 맘에 들었다.
시간 없어요....
준비하고 빨리 나가시지요...
김병장님.
끌리다 싶이 나의 주문에 김병장과 같이 외박길에 올랐다.
막상 나와 보니 할일이 없어보였다.
그래도 부대에서 쳐박혀 있는 것 보다 나았고, 부대에 있으면 아직까지 쫄병축에 끼어 부대를 벗어 나는게 마음도 편해서.....
찬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저.......... 사우나나 가시죠?
때늦은 겨울이라 아직까지 추위가 가시지 않아 더운물에 몸을 불려 보는것도 괜찮고 해서 사우나를 선택했다.
북적대는 사우나는 사내들의 온갖 육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사이에 껴서 나름대로 몸을 불리면서 나만의 추억을 생각하고 있었다.
순간,  박병장이 부르더니......
야, 정일병.....
할만큼 했으니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나 한잔 마시자....
네....
주섬주섬 옷을 입고 군인답게 단장을 하고 나와 보니 눈발이 서서히 휘날리고 있었다.
눈만 생각하면 신병시절의 김상병 생각이 가끔 나곤 한다.
그나마 그런 추억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인가 싶었다.
이쪽으로 앉지...
구석진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이 기울고 있었다.
군바리 생활하면서 마셔보는 소주라 남달랐다.
몇 년만에 맞보는 소주인 듯.......
무척 오랫만에 마셔서인지 소주맛은 꿀맛 그 자체였다.
김병장도 취기가 오르고 있었다.
여유돈이 부족하여 이런 곳에서 대접을 하게 되었읍니다...
죄송하게 생각하고,
부대 있는 것 보다 마음은 편하다 싶어 같이 나오자고 한 것 입니다.
그래.
내가 정일병 마음을 모를리 없지.
자 .........
밖에 눈발이 계속 날리고 있었다.
눈만 오면 정일병 신병시설이 생각나.......
무척 고생했고 의지할데 없는 나를 인간으로 대해준 정일병의 따스함과 의리를 잊을수가 없구만,
그때일은 죽을때까지 못 잊을 것 같아..
또 옛일을 기억하고 계세요?
자 이러지 말고 건배 합시다........
부라보.....
정일병과 짜고 한 짓이데 말하기도 그렇고,  그런말을 할때면 가슴한구석에 죄인이라도 된 듯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나마 정일병도 나도 얘기를 안 했을뿐 속내를 전혀 모르고 있는  김병장이 새삼 한심스러워 보였다.
잊을건 잊고.............
축배인 듯 연실 건배를 했다.
아................ 취한다.
몸이 느슨한 탓인지 사회인과 함께 어울려서인지 군기가 빠질때로 빠진 사내둘은 소주를 접고 마냥 걸아 다녔다.
추위가 가시지 않아 눈요기 할곳도 없었다.
그렇게 눈발도 휘날리고 있으니 .....
좀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두리번 거려보았다.
지금 부대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일이고, 잠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역시 갈데는 여관뿐이었다.
돈도 없고 가진게 없으니 소주 몇병 사가지고 여관에서 퍼마시자는 생각으로 여관에 몸을 의지했다.
몸단장도 했고 지칠대로 지친 육신을 다시 가다듬고 소주잔을 기울였다.
방이 좀 더운 듯 했다.
취기 때문인지 몸에서 열이 나고 있었다
저. 후덥지근한데 옷을 벗어야 겠다.
김병장이 덥다는 핑개를 대면서 옷을 벗어 던졌다.
사내 둘밖에 없는데 창피할게 전혀 없다는 표정으로.......
김병장은 속옷을 차림으로 내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알 것 다알고 볼 것 다봤으니 ........
그래도 나는 남달랐다.
김병장의 육체를 봐서인지 나의 끼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저....
김병장님.
저번에........
병간호할 때 어땧어요?
아......
그때......좋았지
정말 좋았어요?
겁탈이라도 할 듯 뚫어지게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한번 젊음을 발산해볼까?
취기도 있고 하니 사내둘을 연인처럼 그렇게 밤의 적막을 뒤로한체 무르익고 있었다.
실한 김병장의 표적을 대는 순간 꿈틀거릴 틈도 없이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있었다.
온몸이 녹아 내리고 있었다.
사실 군바리 시절에 안해 본 사람 없겠지만 사내끼리 장난 삼아 하는것도 꽤 재미 있었다.
그렇게 온몸이 짜릿할 정도로 녹아내리는 육체는 참기 힘들 정도에 도달았다.
신음 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순간의 쾌락인가보다.
온몸으로 표적에 힘을 주고 있었다.
급했던지 주문도 하기전에 분출을 했다.
나도 급했던지 분출한 김병장을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뿜어댔다.
묘한 기분이 방에 감돌고 있었다.
가끔 콧끝을 여미는 소주냄새가 온 방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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