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바리의 추억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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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김병장과 가까워지면서 사내끼리의 한 행동에 정이 들었는지 김병장은 나를 군대 동기로 보지 않고 이상하리 만큼 연인으로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내들끼리 연인이라.........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편하게 대해준 김병장과 나와의 관계가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대에선 친구이상으로 친해져 같다.
정도 들고 사내다운 김병장도 내가 싫지 않은 듯, 처음과는 많이 다른 행동에 부대원들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있었다.
사실 벗겨보면 다들 똑같은데, 살아온 방식이 다를 뿐, 모난 성격을 이해하면서 대하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혼자 꿍시렁 댔다.

김병장의 이름은 김진호........
진호도 나와 마찬가지로 휴학하고 온 놈이라 대화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같은 또래다 보니 통하는 것은 당연하고, 숫기 없는 정일병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사내였다. 그래도 나는 정일병 성격보다는 김병장 성격을 더 좋아하는 터라 별 어려움 없이 군생활의 연속이었다.
하나,  둘,  셋.......
기상나팔과 함께 아침 구보가 한참이다.
겉옷을 벗고 하는 구보라 구리빛 나는 근육을 저마다 뽐이라도 내듯 이맘 때면 한창 시장판이다.
나또한 잘 가꿔진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옆 동료와 비교해 보곤 했다.
아침의 출발이 상쾌한 탓인지 오늘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주말인데 빈둥거리기도 뭐하고 외출하기도 뭐하고...
아침부터 궁상맞게 씨부렁 거리고 있었다.
정일병.......
며칠 있으면 휴가네........
네 그렇읍니다.
많이 기다려 지겠는걸..
그럼요 첫 휴가 인데........
문득 휴가 말에 현호가 떠올랐다.
그놈도 잘 지내고 있는지 ? 
한동안 소식이 없었다.
편지나 써 보겠다는 심정으로 펜을 잡아보았지만 A4용지가 너무 커보여 쓸 엄두를 못내고 그냥 끄적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동료들은 저마다 앤을 만난다고 난리를 피우는데.........
초라한 내 모습이 한심한 것인지, 김병장과 바둑이나 둬보자는 심정으로 김병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김병장도 외출증을 발급받는데......
쪽박 잃은 거지처럼 부대를 지키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가고 있었다.
정일병.
고참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밖에 면회 왔대는데.......
글쎄다 싶고,
면회 올 사람이 없었는데......
누가 찾아왔나 싶기도 하고, 못내 궁금해서 면회실을 훌터 보았다.
아는 사람이 없었다..
야.....
정일병.
현호였다.
나보다 좀 일찍 첫 휴가를 받았나보다.
반갑다.
고생은 ?
다들 그렇지........
많이 좋아 보인다.... 너도 많이 좋아졌어...
꿍시렁 대는 두 사내는 학교시절을 연상 하리 만큼 우유부단했다.
거의 1년만인 것 같았다.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온 현호가 고마웠다.
이러지 말고 밖으로 나가자.......
그래 신고 좀 하고 잠시만 기다려......
쏜살같이 신고하고 둘만의 추억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1년만에 만나서 인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나 또한 할 얘기가 많은데,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할지 입속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진한 우정을 간직하기로 약속하고, 같은 날 입대한 현호가 역시 친구이다 싶었다.
맥주나 마시자.....
좀 서늘하지만 그래도 맥주가 제일이지?
짧기만 한 시간인 것 같았다.
금새 서쪽에서 어둠이 흐르고 밖엔 네온들이 하나둘 춤을 추고 있었다.
할만하고 지낼만 해?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어........
의무닌까 어쩔수 없이 청춘을 썩히고 있지?
맏는 말 인 듯 싶다.
여전히 수다가 끊이지 않고 별별 얘기를 지껄여댔다.
저녁도 먹지 않고 술을 한탓에 취기가 오고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이자 군바리이니까...
어.......
김병장 아냐......
어떻게 .......
어.... 이쪽은 학교친구 지호.
네, 안녕하십니까?
얼떨결에 사내 네놈은 합석을 하였다.
이야기며, 취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김병장도 사내 친구가 찾아와 외출을 했나보다
시간 가는줄 모르게 마셔댄 술이 역겨웠다.
한번쯤 배설을 해야겠다 싶어 구역질을 해 토해 버렸다.
좀 기운이 들고 있었다
그렇게 소개를 하고 친해보자는 의미로 술잔을 높이 들었다.
서로의 건강을 위하여.........
술잔 부딪치는 소리도 요란하였다. 사내 네놈이  못처럼 마셔대는 술이라 그런지 벌써 뻗어가는 사내도 있었다.
그만 마시고 가자........
그렇게 술자리를 뒤로하고 여관으로 발을 옮겼다.
네놈이 한 이불속에서 자는것도 괜찮을 것 같구만.........
그래도 계집애들 하고 씨름 하는것 보다 사내품고 자는 맛도 남다르다 싶었다.
지칠대로 지친 사내 네놈은 그날 그렇게 일을 저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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