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추억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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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도 짖지 않았는데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한참만에 사내가 나타났다.
손님,
면회를 거절했어요.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을 보여주기 싫어서 인지 사절하더군요.
그럼 신사의 성함이라도...........
네.
신사 성함은 정진욱 입니다.
정진욱....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고, 낮익은 이름인데 갑자기 이름을 대니 머리에서 녹슬은 두뇌회전이 곤두박질을 치고 있었다.
멍하니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혹시 내가 철부지 였을때 약수터에서 만난 그 형이란 말인가?
아니겠지.......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노스님의 말대로라면 그 철부지 사내일수도 있다는 판단에 다시 한번 어렵게 면회요청을 하였다.
다행히 신사도 내가 궁금했었는지 면회 허락을 승낙하였다고 하여 친절한 사내가  면회실로 나를 안내했다.
무조 조화인지 인연이라는 것이 운명처럼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에, 다시 한번 나의 가슴은 당황하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저는 유진모입니다.
고개를 든 순간 신사와 눈이 마주쳤다.
마네킹처럼 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놀랐다고 표현을 해야 되나, 그 어릴적 진욱이가 분명하였다. 세월은 흘렀지만 나는 분명 진욱이를 잊을수가 없었다.
그때만 해도 철부지라 진욱이는 기억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진욱이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거의 또래이고 그때당시 유별나게 잘 치장하고 다녔고,
또한 부티나게 건방져서 온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잘 살았다는것................
모르지만 동네에서 거의 손가락질을 해서 담을 쌓고 살았던 터라 웬만하면 다 알고 평생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될 가정도 서넛 있을 것이다
좀 부족 하다하여 수모를 받은 사람이 한둘은 아니었고, 그럴때마다 또래들에게 면박을 주고, 때려서 아이들 싸움이 어른싸움으로 번진것이  또한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떵떵거리고 살았던 진욱이가 새삼 불쌍하고 가엽게 보이는 것은 인간의 본연에 심성 탓인지 그렇게 멍해 있었다.
혹시 나 알아.......
신사에게 말을 건넸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모른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는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처참하리 만큼 온 세상을 혼자 고민하고 있는 신사의 얼굴에는, 그래도 오랜만인지 나에게 엷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아무말없이 한동안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위로를 해야되나, 아님 충고를 해야되나, 멀똥거리고 있는 신사의 얼굴을 보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을 후회하고 있었다.
저.......
일은 잘 해결될 것 같아.
잠시 전 노스님한데 쭉 이야기를 들었는데 반성문과 사내들의 충고를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각서만 작성하면........
사내를 위로라도 하듯이 나는 주둥이를 놀리고 있었다.
아무 반응이 없다.
혹시 실수는 하지 않았나 하는 죄책감이 머리를 스치고 있었다.
순간 사내의 입에서 말문을 열었다.
모든 것 고맙고 나는 내가 알아서 할테닌까 .....
바쁜데 이제 일어나야지........
짤막한 진욱이의 말에 나는 당혹스러웠다.
그래도 오랜 친구를 만났으면 좀 도와달라고 사정도 할 판인데 나의 현재 있는 것이 불편한가 보다 하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시간 되면 연락한번 해라........
명함을 건네면서 꼭 연락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면서 쓸쓸히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20년 만에 만난 친구인데 이렇게 안 좋은일로 만나다니.......
가슴 한켠에 씁쓸함이 오고 있었다.
아니지,
나의 머리는 다시 산사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과일을 좀 준비하여 나 홀로 산사를 향하는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드넓게 퍼져있는 산사의 노송들은 알고 있겠지?
나의 심신을 달래면서 그렇게 산사로 향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 많은지 금새 산사에 도착 하자마자 노스님을 찾았다.
다행이 아침에 만난 비구니를 보면서 살며시 인사를 하고 노스님의 거처를 물어 보았다.
잠시 전 노스님은 백일 정성으로 인하여 움막으로 떠났다고 했다.
움막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여 물어 보았다.
저쪽 산봉우리 있는데서 서너 시간 더 가야 되요.......
여기서 지금 출발하면 늦은 밤에나 도착할수 있다기에 몬몸에서 기운이 쭉 빠지고 있었다.
스님.
그런 신사는 어떻게 되는 거에요?
별 걱정 안하시도 되요.....불자님.
왜요?
노스님이 잘 얘기를 해서 조금 있으면 풀려 날거에요.
한 두번도 아니고, 산사에서 일어난 일이라 노스님이 하라느대로 “서‘에서도 협조를 하고 있어요.
가끔 신사가 측은해 보이지만 ..........
비구니 스님도 신사가 안 되었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그렇게 헛거름을 한 탓에 나도 모르게 약수터를 찾았다.
그 많은 추억이 깃든 약수터인데......
왜 하필 오늘 신사와의 인연이 야속하리 만큼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인지 부처님께 물어볼 심정이었다.
부처님.
제가 용서를 빌 테니까 진욱이를 바른길로 인도해 주세요.
또한 진욱이를 올 바른길로 인도하시어 부처님 제자처럼 불쌍히 여겨 어였비 보살펴주세요......
이런저런 주문이 끊임없이 주둥이에서 나오고 있었다.
한동안 부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나의 소원을 빌고 있었다.
자주 연락하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20년전의 일을 다시 되돌릴수 없듯이 그렇게 편하게 대하고 지냈으면 하는 바램에 빌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발 빠르게 몸을 정리하고 “서”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비구니의 말에 벌써 가석방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숨이 차고 있었다.
문을 박차고 서로 들어섰다.
죄송합니다만........
아.
좀 전에 신사분이 또 어쩐일로....?
네.
면회한 분을 다시 만났으면........
한 5분전에 서류 정리 되어서 떠났어요.
그만 그 자리에 주져 앉았다.......
허탈함에 나도 모르게 두눈에서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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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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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또 만날수있을것같은 느낌이 오네요.
재회하여 무슨일이 일어날까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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