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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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도 했겠다, 나만의 세상인 듯 싶다.
며칠 동안이라도 아무생각 없이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충동에 나는 현호생각에 전화를 걸었다.
시간 괜찮으면 며칠동안 바닷가나 다녀오자.
마지막 여행이 될 수 있을지 모르잖아?
무언의 반응 이었다.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아 수화기를 놓았다.
그래도 생각해서 전화를 했건만, 받는 자세가 영 불성실하다고 판단한 나는, 나도 모르게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도 친구라고 생각해서 치켜 줄 때도 있었건만, 이제와서 나의 마음에 비수를 들 듯 그렇게 푸념처럼 현호를 스스로 꾸짖고 있었다.
모처럼 좋은 기회다 싶어 오붓하게 둘만의 추억을 만들려고 제안을 했는데, 현호 행동에 다시 한번 실망의 그늘이 나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었다.


하는수 없이 짐정리나 해야겠다 싶어 자질구리한 소품부터 차근차근 정리를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허전함 마음을 달랠길 없어 먹다 남은 막걸 리가 방구석에 뒹굴고 있어, 말걸리를 한 사발 들이켰다. 좀 상한기가 있다 싶었는데 그래도 막걸리는 별 이상없이 목구멍으로 잘도 넘겨댔다.
이것저것 짐정리를 하는데 같은과 사내가 찾아왔다.
벌써 짐정리를 하고 있어?
그래야지.
입대날짜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그러지 말고 막걸리나 먹으러 가자
과 친구들이 한턱 쏜대.......
그럴까?
내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듯 사내는 늘 친절하고 예의가 있었다. 현호하고는 상대가 안될정도로 남의 배려도 생각할 줄 아는 사내여서 그런지 오늘따라 사내가 다른 각도로 비추고 있었다.
끼리끼리 어울리는 과 친구 몇 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이제 서로 앞날을 위하고 건강을 위해.........
쭉 들어 마신 막걸 리가 오늘따라 몸에 서 잘 받고 있었다.
달착 지건한 막걸리가  목구멍으로 잘도 넘어갔다.
꿀꺽꿀꺽 대면서 넘어가는 막걸 리가 몇병 째인지 취기가 오기 시작했다.
진욱아........
그런데 현호가 안 보이잖아?
좀 전에 통화했는데 아무 얘기 안하던데,
다시 한번 전화 해봐
얼떨결에 현호 생각이 나고 있었다. 취기 기운이 있어서 인지는 모르지만 현호가 보고파지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오늘 되게 기분 좋다...
나도 그래  진욱아.
전화를 하러나간 사내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결론은 통화가 안 된 눈치여서 말을 건네지도 않고, 우리끼리 즐겨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건배를 하고 있었다. 손뼉이라도 쳐서 박자가 서로 맞아서 인지, 연실 건배로 인하여 취 할대로 취해버린 사내 들이 고맙게만 느껴졌다.
현호가 있었으면 이 자리가 더욱 빛났을 텐데........

하여튼 고맙다.
담에 다시 만나고 너희들도 건강하게 생활해.....
간단한 인사로 대신하고 나는 사내와 함께  나의 보금자리로 향했다.


학교 입구에는 술에 취한 사내들로 붐볐다.
무슨 고민들이 그리 많은지 고함을 치면서 온 세상이 자기것 인량 소리 지르고, 눈물 보이고, 헤어지기 싫어서 여친네와 싸우고.........
시장판인 듯 싶다.
꽤 늦은 저녁인데도 오늘따라 사내놈들이 다들 예뻐 보이는 것은 나만의 취미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쉬엄쉬엄 언덕길을 올라오니 금새 식은땀이 물 흐르듯 흐르고 있었다.
아 덥다.....
샤워 할때도 없고,,,,,,
시원한 캔이나 마실까?
사내가 나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좋지.
그러지 말고 우리 집에 가서 맥주나 한잔 더할래?
못 이기는척 나는 사내의 집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그 사내놈도 혼자 생활하고 있어 동침 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남의 집에서 신세지는 일은 처음이라 술기운 때문에 나를 여기까지 따라 왔는지도 모르고, 아니면 사내가 그립고 허전한 마음을 달랠수 있다고 판단해서인지도 모른다.
의산한 바람에 좀 더위는 식었지만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어, 취기가 한층 고조되는 느낌이다. 몸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마셔 퍼 댓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는 대로 받아 먹어서 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창피함도 모르고, 취기 탓인지 더위 탓인지,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벌거벗은 채로 욕실로 들어갔다.
물줄기가 더위를 식히고, 비린내 나는 땀 냄새를 훔치면서 정신을 가다 듬고 있는데 사내가 욕실 문을 열었다.
뭐가 뭔지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려는데 사내가 손을 잡았다.
아무 생각없이 사내의 행동에 의심하지 않고 그냥 있어 달라는 눈치 같아서, 그 자리를 뜨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사내 행동이 이상해졌다.
등좀 밀어 달라는 것인지?
사내끼리 한번 해보자는 것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내손을 놔주지 않고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술이 올라오니?


대꾸도 없이 나의 육체를 눈으로 탐하고 있었다
축 늘어진 사내의 육체를 탐해봤자 다들 똑같으니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냥 주져 앉았다.
사내의 행동에 사뭇 놀랐다.
사내끼리 뭐를 한다고,
나를 주시하고 있는 사내는 진지 하리만큼 긴장된 표정으로.......

그렇게 전날 밤은 사내와 같이 지냈는데 사내의 행동에 나는 몸들 바를 몰랐다.
어색하기도 하고 민망할 따름 이었다.
난생 처음 사내끼리 불을 붙여 온몸으로 육체와 전쟁을 해서인지 모르지만, 사내 행동에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사내끼리 젊음을 발산하고, 오죽했으면 계집애가 없어 나와 동침을 했나 싶어 한편으로는 안 되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여튼 그날로 인하여 사내와 난 좀 서먹하리만큼 대화의 장이 여느 때보다 많아졌고, 끈끈한 정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잘못 한 것도 아니고,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사내가 이상하리 만큼 나를 좋아하고 있는 눈치를 지금에서야 깨닫고 있는지,  사내에게 매료되고 있는 나 자신도 수렁에 빠져들 듯 헤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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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주에서 대학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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