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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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랑 치고는 꽤 정이 들어가고 있을때 느닷없이 사내가 나를 찾고 있었다.
며칠 못 봐서인지 사내가 반가왔다.
그렇지만 현호는 통 연락도 주지 않고 만날 방법이 없어 친구들을 동원해서라도 찾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내도 곧 잘 어울리고 다녔으니 사내에게 부탁을 해봐야겠다.
저, 현호 소식 좀 알아?
어,
제주도로 놀러같대.
내일 온다고는 했는데 잘 모르겠어?
온몸으로 부화가 치밀고 있었고, 나도 모르게 습관화된 듯 혼자 꿍시렁 댔다.
내가 제안했던 바닷가는 구경도 안 시켜주고 혼자 제주도에 가다니,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괘씸한 생각에 현호의 추억을 없애 버리고 싶지만, 두뇌에 남아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어 그냥 기억으로 만족하자 생각했다.


사내가 또 나를 찾아왔다.
현호보다 사내에게 정이 끌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사귀어 봤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인연이 그리 쉽게 맺어지는 법은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사내와 우정을 나누면서 친해져 보기로 스스로 마음 먹었다.
며칠동안 그러기를 반복하듯 생각하고 있는데, 현호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다,

반갑다. 현호야....
그래,
그런데 요즘 통 연락도 없었니?
어.......
얼버무리면서 말을 잊지 못했다.
더 물어 보지 않고 반갑게만 맞이했다.
그래, 며칠 있으면 입대인데 각오는 되어있어?
어.
마음 비우고 입대 준비만 하고 있어.
어차피 갔다 와야 할 처지인데 미적미적 하다보면 또 허무해지고,
그래,
나도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데 네가 소식이 없어서 많이 궁금했잖아..
지금이라도 봤으니 됐다.
서먹서먹한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잘 아는 막걸리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 한잔하자.....
말은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았다.
아껴가면서 말 하는게 고민이 있나 싶었다.
뒤숭숭한 머리도 정리 할겸 또 한잔의 술을 마셔댔다.
그래.......
고민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 말해봐....
없고, 저번에 정말 미안해서 할말이 없어.
저번에 뭐...
바닷가 놀러가자고 제의 했을때 동의 안하고 무시한 것 같아 얼굴을 들수가 없더라.
다 지난 일인데 뭐,
그래도 미안해서.........
용기를 내어 찾아 온거야.
괜한 걱정이구나.....
나도 네 행동에 별 생각 안하고 지냈고, 그럴수 있겠다 생각했어.
참 동우와 잘 알잖아.
같이 건배하자.
건강을 위하여, 미래를 위하여........



야릇한 대화가 무르 익어가고 있는데, 몸은 벌써 녹초로 변해가고 있었다.
몇 병 째진 모르지만 고민이 있다해서 자꾸 술을 권하다 보니, 주량을 훨씬 넘게 마시고 있었다. 마지막 술일지도 모르닌까, 퍼 마시자.......
입대하면 이런 추억이 새록새록 해질거야.
그런 날도 있어야지
사내들 끼리 어울려 3년이란 세월을 어떻게 버티겠니?
다 잊을건 잊고 처음부터 출발 한다고 생각하자......
마지막 잔인 것 같은데 서로를 위해
건배.........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몸은 술로 찌들어 내 몸 같지 않았다.
며칠동안 퍼부어 마셨으니 젊은 사내라도 견디기가 힘들 것이다.
자 일어나자고.....
몸을 추스르면서 일어나려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탁자를 의지하면서 나의 육체를 다시한번 가다듬어 보았다. 억지로 몸을 일으켰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현호는 몸이 말을 안 들었다. 바닥에 들어 누워 고주망태가 되었다.
사내놈이 그것 가지고.
몸을 일으켜 등에 업었다.
사실 나도 술하고는 인연이 많은데 기분이 찝찝해서 인지 오늘따라 몸에서 받지 않아 억지로 거북이처럼 기어가는 중이다. 그래도 동우는 멀쩡하리 만큼 정신을 가다듬고 있으니 다행이었다.
현호를 업고 동우는 축 늘어진 사내를 친구처럼 그렇게 의지하고 있었다.
꽤 무거웠나 보다. 나도 취기가 있고 괜신히 팔자걸음을 하면서 집에 왔다.


자 벗고 앃어야지....
술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자 이쪽으로......
그래.....
팬티만 남기고 욕실로 끌고 들어갔다.
창자에서 요동을 치더니 금새 구역질을 했다.......
으음......
어 여기가 어디지?
으음........ 우리집이야.
좀 구역질을 하고 나더니 몸이  개운한지 정신이 들고 있었다.
덕분에 나도 모르게 비싼 돈 주고 마신 말걸리를 단숨에 토해버렸다.
어딘지 모르게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고, 온 몸에서 개운하리 만큼 젊음의 열기가 파고들고 있었다.
빨리 씻고 자자...
순식간에 몸에만 물로 휘젖더니 금새 잠이 들었다.
나도 좀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에 발 빠르게 샤워를 하고 누워있는 현호 옆에 가만히 누웠다.
좁은 방구석에서 사내 셋이서 동침을 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있었다.
문득 사내가 한 행동을 재연 시키고 싶었다.
그래.
처음에 이렇게 했지.


사내의 풍만한 육체를 눈요기 하면서 서서히 사내 방식대로 탐하고 있었다.
그렇게 뚫어지게 사내를 보면서............
이상한 생각만 자꾸한 탓인지 나의 육체도 서서히 고동치고 있었다.
사내의 음탐한 욕구가 내 가슴을 파고 들고 있었다.
참아 보려고 애를 써 봤지만 참기가 어려워 끝내는 사내를 안아주었다.
눈을 감고 있지만 정신이 있는 것 같아 사내에게 귓속말로 주문을 했다.
술기운 탓인지 사내는 끔쩍도 하지 않고 곤히 잠자고 있었다.
서서히 달아오른 나의 육체는 할수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처량한 신세로 변질되고, 사내도 피곤해서인지 반응이 없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쏟아지고 있는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

자꾸 치근덕 대는 바람에 눈을 떳다.
새벽인 듯 싶다.
사내가 나를 치근덕 대고 있었다.
예전과 같이 흥분시키려 애를 써 보면서 사내 방식대로 온 힘을 다해 나의 젊음을 타오르게 하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사내를 안아 주었다.
그렇게 사내끼리의 정을 주고 받으면서, 하루의 시작이 열리고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이제 틀에 박힌 공간에서 계급사회에 적응을 할 시기인 것 같다.
모든 사회생활을 접어두고 오직 계급사회의 틀에서 사내들끼리 부닥치면서 외로운 인생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두려움도 없진 않지만, 같은 사나이로 태어나서 한번쯤 이런 생활에 적응도 해야 이담에 사회 생활을 할수 있고,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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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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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담편은 어떨지 궁굼해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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