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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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퇴근 후 평소와는 다른 의기 소침한 모습으로 태수 아제네 포장마차에 들렀다.
"영호야 니 어제 잘 들어 갔드나? 잠은 잘 잤드나? "
"........어... 잘 들어 갔지.."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제의 말에 마지못해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영호에게 어제 포장마차를 정리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떠들어댄다.
"어제 우리 포장 마차에 왔던 일본 사람있제?. 니 기억나나? "
"...그...그럼.."
"그 사람들 창고에서 쓰러져서 있는걸 내가 발견하고선 병원에다가 데려다 줬다 아이가."
"어떤 무식한 놈들이 그렇게 때렸는고, 갈비뼈가 두 대는 나갔드라. 내가 그래서 경찰에다
신고하려고 하는데 같이 있던 한국 사람이 그러지 말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다음에
다시 한번 또 들린다는 말만하고 가드라.."
"나머지는 자기네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을 얼른 가라고 보내드라. "
"아무래도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나보드라.. 그래서 더 이상 묻지도 못하고 나왓지."
"암튼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이더라. "
그렇게 태수 아제의 일장 연설은 끝이 나고, 영호 니가 그런 일 안 당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말을 마무리 지으려나 싶었다. 나는 어제의 그 사람이 과연 누구였을까? 하는 생각에 그 말도 들
은 척 만척 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내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이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며 말을 돌렸다. 그래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애기만 하고 태수 아제의 지포 라이터는 언제 봐도
멋있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두운 골목들은 화려한 이반들 생활들을 대변하듯 요란한 불 빛들로
골목을 환하게 비쳐가고 있다. 낮엔 여느 골목과 다를 바 없던 곳이 밤이 되면 여기 저기 불이
켜지며 술이 취해 고래 고래 악을 쓰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너나 할 것 없이 술로 다른 남자의
아랫도리를 훔쳐 낼 궁리들로 제 2의 백야를 만들어 간다.
"어머 언니...~~!!"
"오늘은 좀 늦게 문 열었네.. 요즘 재미가 좋은가봐!~! 아님 젊은 새서방 맞아들여서 일이
힘든거야?.. 암튼 우리 오늘 언니들이랑 여기서 한따까리 하고 갈꺼니까 써비스 잘해줘야
돼.. 안 그럼 여기 태수 언니네 포장마차는 젊은 서방이 꿰차고 앉아서 감시 한다고 소문
낼 꺼야.. 우리 이빨 얼마나 잘 까는지 말 안해도 알지.. 호호호"
"이년들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매상이나 팍팍 올려주고 그런 말 좀 해라. 안주라도 많이 시
키지.. 안주는 골뱅이 무침 하나 시켜놓고, 사리 좀 추가 해달라고 그라고, 사리가 많으니
양념 좀 더 달라고 그라고, 또 양념이 맵다면서 사리조금 더 달라 그러는 니 년들..매상
이나 올려 주고 그런 소리 좀 해라.."
태수 아제가 평소와는 다르게 손님들이랑 농담 따먹기를 한다. 근처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을 요부스럽다 해야 될지... 끼스럽다고 해야 될지.. 가끔 내 또래 애들이 와서 나와 태수 아제를
두고 맷돌 비비듯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진땀을 빼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 이곳 포장 마
차를 왔을 때 이런 사람들에게 거리감도 생기고 거부감도 느꼈다. 남자가 남자답지 못하고 고추
달린 사람끼리 이년, 저년 해대며 언뉘 동생 하는 것이 딴 세계에서 온 사람 같아 보였다. 나와는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며 한동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포장마차에 들낙거
리는 것이 못 마땅했지만, 내가 주인도 아니고 태수 아제가 그 사람들과 잘 어울리니 할 말이
없었다. 또한 그런 사람들과 자꾸 대화를 해보고 나와 다름없는 똑같은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란 느낌을 가지게 되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더욱더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친구와 술 먹다가 작은 다툼으로 인해 오해를 풀고, 전과는 다르게 거리가 좁혀졌다.
"어머나 언뉘들 왔네...!"
"우리 아제 하는 얘기 들었제? 오늘은 안주 팍팍 시켜야 되..인삼은 먹어야 약이되고, 영계
는 먹어야 보약 된다고 했으니, 이 영계가 두 손으로 술 한잔 따라 드릴게..."
그렇게 행동하는 내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언니들이 매상을 올려줄 결심을 했나보다. 평소와
는 다르게 안주를 두 개나 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잠시 안주 두 개 시켰는데 소주 한
병 서비스 안주냐며 태수 언니를 연신 불러대며 어두운 내 삶의 이면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고 있
다. 어딘지 모르게 움츠려 들고만 있는 또 다른 나를 보고 만 것일까? 두 사람의 말은 슬픈 내 마
음을 어루만지기라도 하듯 연신 살가운 말투로 식어 가는 심장을 비벼대어 열을 내고 있었다. 언
니하고 떠들어대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싫었는지 알 수 없는 눈 쌀을 찌푸리며 태수 아제
는 카셋트나 틀어보라며 자리를 피하게 만든다.
가끔씩 듣던 김승진의 스잔이 들어 있을 줄 알았던 카셋트 스피커에서 김현정의 댄스 비트의 음
악이 흘러나온다. 뜻하지 않게 김현정의 노래가 나오자 술 한잔하고 있던 언니들도 덩달아 박자
를 맞추고 신이 났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언니들이라 가만 두긴 했지만, 옆 테이블의 다른
손님들도 재미있다며 같이 리듬을 타고 있었다.
"어머 태수 언뉘 영계 먹더니 음악 취향도 바뀌네.."
"얘.. 그래서 영계가 좋다는 것 아니니..너도 참. 복날에 먹는 삼계탕에도 힘 좋은 장닭보다
는 아직 덜 익은 영계 넣는 것 그것도 다 이유가 있으니 그런 거지 달리 넣겠니.?. 또한
늙어지고 힘이 없어질수록 어리고 이쁜 것들 정기를 마셔야 된다니까."
"안 그러우 태수 언니?"
"야 이년들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술이나 퍼뜩 마시고 가.."
태수 아제의 얼굴이 이내 홍당무처럼 변하더니 포장마차 앞에 안주 좀 얻어먹을까 싶어 기다리
고 있는 개에게 먹지도 못하는 생선을 던져 준다. 개는 뭔지도 모르고 이내 덥석 물어선 골목 끝
으로 유유히 사라지나 싶더니 골목 끝에 자리 잡고 있는 포장마차 앞에 쭈그리고 앉아 ,태수 아
제네 포장마차 앞에서 기다리던 것 마냥 손님들이 오고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그 녀
석을 보며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조금씩 틀리긴 해도 삶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언니들이 지난밤의 일을 웃음 속에 위로가 되어 주었다. 가슴 한구석 다른이는 듣지 못하는 절규하는 소리를 웃으로 덮어 버리고 우울해져 있던 기분을 즐겁게 만들었다.
"영호야 니 어제 잘 들어 갔드나? 잠은 잘 잤드나? "
"........어... 잘 들어 갔지.."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제의 말에 마지못해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영호에게 어제 포장마차를 정리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떠들어댄다.
"어제 우리 포장 마차에 왔던 일본 사람있제?. 니 기억나나? "
"...그...그럼.."
"그 사람들 창고에서 쓰러져서 있는걸 내가 발견하고선 병원에다가 데려다 줬다 아이가."
"어떤 무식한 놈들이 그렇게 때렸는고, 갈비뼈가 두 대는 나갔드라. 내가 그래서 경찰에다
신고하려고 하는데 같이 있던 한국 사람이 그러지 말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다음에
다시 한번 또 들린다는 말만하고 가드라.."
"나머지는 자기네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을 얼른 가라고 보내드라. "
"아무래도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나보드라.. 그래서 더 이상 묻지도 못하고 나왓지."
"암튼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이더라. "
그렇게 태수 아제의 일장 연설은 끝이 나고, 영호 니가 그런 일 안 당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말을 마무리 지으려나 싶었다. 나는 어제의 그 사람이 과연 누구였을까? 하는 생각에 그 말도 들
은 척 만척 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내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이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며 말을 돌렸다. 그래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애기만 하고 태수 아제의 지포 라이터는 언제 봐도
멋있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두운 골목들은 화려한 이반들 생활들을 대변하듯 요란한 불 빛들로
골목을 환하게 비쳐가고 있다. 낮엔 여느 골목과 다를 바 없던 곳이 밤이 되면 여기 저기 불이
켜지며 술이 취해 고래 고래 악을 쓰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너나 할 것 없이 술로 다른 남자의
아랫도리를 훔쳐 낼 궁리들로 제 2의 백야를 만들어 간다.
"어머 언니...~~!!"
"오늘은 좀 늦게 문 열었네.. 요즘 재미가 좋은가봐!~! 아님 젊은 새서방 맞아들여서 일이
힘든거야?.. 암튼 우리 오늘 언니들이랑 여기서 한따까리 하고 갈꺼니까 써비스 잘해줘야
돼.. 안 그럼 여기 태수 언니네 포장마차는 젊은 서방이 꿰차고 앉아서 감시 한다고 소문
낼 꺼야.. 우리 이빨 얼마나 잘 까는지 말 안해도 알지.. 호호호"
"이년들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매상이나 팍팍 올려주고 그런 말 좀 해라. 안주라도 많이 시
키지.. 안주는 골뱅이 무침 하나 시켜놓고, 사리 좀 추가 해달라고 그라고, 사리가 많으니
양념 좀 더 달라고 그라고, 또 양념이 맵다면서 사리조금 더 달라 그러는 니 년들..매상
이나 올려 주고 그런 소리 좀 해라.."
태수 아제가 평소와는 다르게 손님들이랑 농담 따먹기를 한다. 근처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을 요부스럽다 해야 될지... 끼스럽다고 해야 될지.. 가끔 내 또래 애들이 와서 나와 태수 아제를
두고 맷돌 비비듯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진땀을 빼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 이곳 포장 마
차를 왔을 때 이런 사람들에게 거리감도 생기고 거부감도 느꼈다. 남자가 남자답지 못하고 고추
달린 사람끼리 이년, 저년 해대며 언뉘 동생 하는 것이 딴 세계에서 온 사람 같아 보였다. 나와는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며 한동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포장마차에 들낙거
리는 것이 못 마땅했지만, 내가 주인도 아니고 태수 아제가 그 사람들과 잘 어울리니 할 말이
없었다. 또한 그런 사람들과 자꾸 대화를 해보고 나와 다름없는 똑같은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란 느낌을 가지게 되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더욱더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친구와 술 먹다가 작은 다툼으로 인해 오해를 풀고, 전과는 다르게 거리가 좁혀졌다.
"어머나 언뉘들 왔네...!"
"우리 아제 하는 얘기 들었제? 오늘은 안주 팍팍 시켜야 되..인삼은 먹어야 약이되고, 영계
는 먹어야 보약 된다고 했으니, 이 영계가 두 손으로 술 한잔 따라 드릴게..."
그렇게 행동하는 내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언니들이 매상을 올려줄 결심을 했나보다. 평소와
는 다르게 안주를 두 개나 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잠시 안주 두 개 시켰는데 소주 한
병 서비스 안주냐며 태수 언니를 연신 불러대며 어두운 내 삶의 이면을 화려하게 장식해 주고 있
다. 어딘지 모르게 움츠려 들고만 있는 또 다른 나를 보고 만 것일까? 두 사람의 말은 슬픈 내 마
음을 어루만지기라도 하듯 연신 살가운 말투로 식어 가는 심장을 비벼대어 열을 내고 있었다. 언
니하고 떠들어대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싫었는지 알 수 없는 눈 쌀을 찌푸리며 태수 아제
는 카셋트나 틀어보라며 자리를 피하게 만든다.
가끔씩 듣던 김승진의 스잔이 들어 있을 줄 알았던 카셋트 스피커에서 김현정의 댄스 비트의 음
악이 흘러나온다. 뜻하지 않게 김현정의 노래가 나오자 술 한잔하고 있던 언니들도 덩달아 박자
를 맞추고 신이 났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언니들이라 가만 두긴 했지만, 옆 테이블의 다른
손님들도 재미있다며 같이 리듬을 타고 있었다.
"어머 태수 언뉘 영계 먹더니 음악 취향도 바뀌네.."
"얘.. 그래서 영계가 좋다는 것 아니니..너도 참. 복날에 먹는 삼계탕에도 힘 좋은 장닭보다
는 아직 덜 익은 영계 넣는 것 그것도 다 이유가 있으니 그런 거지 달리 넣겠니.?. 또한
늙어지고 힘이 없어질수록 어리고 이쁜 것들 정기를 마셔야 된다니까."
"안 그러우 태수 언니?"
"야 이년들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술이나 퍼뜩 마시고 가.."
태수 아제의 얼굴이 이내 홍당무처럼 변하더니 포장마차 앞에 안주 좀 얻어먹을까 싶어 기다리
고 있는 개에게 먹지도 못하는 생선을 던져 준다. 개는 뭔지도 모르고 이내 덥석 물어선 골목 끝
으로 유유히 사라지나 싶더니 골목 끝에 자리 잡고 있는 포장마차 앞에 쭈그리고 앉아 ,태수 아
제네 포장마차 앞에서 기다리던 것 마냥 손님들이 오고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그 녀
석을 보며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조금씩 틀리긴 해도 삶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언니들이 지난밤의 일을 웃음 속에 위로가 되어 주었다. 가슴 한구석 다른이는 듣지 못하는 절규하는 소리를 웃으로 덮어 버리고 우울해져 있던 기분을 즐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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