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번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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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한테 주고 싶은 책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아직까지 누구를 제대로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사랑에 목 메이고 싶지도 않았고, 난 아직 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날 때면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곤 언제나 그러하듯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채팅 사이트에 접속을 했었다. 모니터로 뜨는 한마디.

"저 소개좀.."
"...."
"전 177/68/23.."
"184/72/21"

언제나 같은 대화다. 소개를 해달라고 하는 쪽지가 오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에게로부터 다시 한번 쪽지가 날아온다. 그러다 외형 조건이 내 취향이다 싶은 사람에게 답장을 띄운다.
어디에 살며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곤 의례적으로 날씨가 좋고, 나쁘다며 이런 날엔 소주가 한잔 생각나는데 같이 할래요? 하고 가식적인 말로 그의 맘을 떠본다.
케이블 건너편에 있는 그도 맘에 든다고 하면 만나서 소주도 마시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근처 여관이나 모텔로 들어간다.

가끔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면 차를 타고 시외로 빠져 방을 잡아둔다. 그리고 식사도 하고, 소주 한 병 하면서 분위기를 맞추어 간다.
능력도 있고, 외모도 좋으며, 성격까지 좋으면, 술을 못 마시는 척 마지못해 한 두잔 마시고 취한 척 하며 모텔로 들어간다. 들어갈 때도 남자 둘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상하게 비칠까봐 좀 더 오버 스러운 연기에 보는 이들의 시선을 흐트러뜨린다.
그런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절대 모르는 것은 아니다. 숙박업을 하다보면 별의 별 관계의 사람들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알면서도 기왕 오신 것 잘 즐기다 가라고 좋은 밤 되라며 의미 심장한 말로 가슴에 비수를 내리꽃는다.

방으로 들어와서는 약간은 취한 듯 침대 위에 누워 그가 샤워하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가 샤워하는 동안에 취기가 올라 더운 듯 옷을 벗어 놓으면 샤워 마치고 나온 그가 욕실로 데리고 가서 샤워를 시켜준다. 타월에 바디 클렌저를 짜고, 물에 담근 다음 손으로 거품을 내곤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아낸다. 곧 시식해야 할 몸이기에 조그마한 잡티도 있어선 안 된다며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힘을 주어서 씻겨준다. 그러는 동안 찬물에 술이 깬 듯이 그를 도와가며 샤워를 대충 마치고 나가려 한다. 이때 상대방은 목 언저리에 가벼운 키스자국으로 100m 레이스의 스타트를 알리고 마른 수건으로 몸에 남아 잇는 물기를 닦아낸다.

텔레비젼만 켜 놓은채 방의 불을 끄고, 케이블 방송에 나오는 성인 채널에 리모콘을 고정 시킨다. 연신 남자와 여자가 뒹구는 장면이 나오자 그는 침대 위에 누워 그 부위만 이불로 가린 채 눕는다. 술이 약간 덜 깬듯한 표정으로 그의 가슴에 팔을 올리곤 옆으로 누워 푸릇한 턱 수염이 나있는 얼굴을 슬며시 올려다본다. 이 내 흥분이 된 듯한 그는 가슴에 있던 팔을 그의 아랫부분으로 가져다 대고 이불에 얼룩을 남길 정도의 많은 양의 윤활유를 뿜어댄다.
그렇게 방안의 온도가 더워질 때쯤 입술을 그의 턱 아래로 가져다 댄다. 그런 그도 레이스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았는지, 방금 양치를 해서 싸한 향이 나는 혀를 입술 사이로 들이민다. 콜라 병에 들은 마지막 한 방울의 콜라를 마시기 위해 입을 벌려 혀를 내미는 것처럼 안간힘을 써 그의 입술을 받아들인다.
그는 두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 놓고, 두 다리로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낸다. 깜깜한 방안의 텔레비전 불빛에 두 사람의 몸은 간간히 희열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모니터의 두 남녀 주인공의 신음 소리에 맞춰 크고 작은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다리를 훑어 지나면 그도 나의 다리를 훑어 지나 아랫배를 혀끝으로 간지럽힌다.

간지러워도 그의 흥이 깨져버릴까 배게로 얼굴을 가리고 흥분을 느끼는 듯 허리를 활처럼 휜다.

남 주인공은 자신의 애무에 만족하듯 배를 타고 올라와 여 주인공의 유두를 깨문다. 여주인공은 참을 수 없다는 듯 그의 목을 잡아끌어 음모로 뒤 덮힌 은밀한 그곳으로 유인한다.

그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 듯 혀끝으로 자극을 하고 그런 자극이 별 다른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자 두 입술로 남성을 덮어버린다.

혀끝으로 돌려가며 맛있게 핥다가 이제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남자 주인공은 여자를 엎드리게 만든다. 침으로 천국의 문을 열고 서서히 키를 넣어 돌리기 시작한다. 잘 열리지 않는 듯 이리 저리 돌려댄다. 돌아가는 소리와 잘 열리지 않는 다는 외침이 신음소리와 함께, 질퍽거리는 어둠 속에 레이스의 중반을 훌쩍 넘겼다. 주인공은 힘이 들었는지 침대에 등을 기대고 누웠고, 여자는 이내 위로 올라가 그의 죽어 가는 불씨에 풀무질을 한다. 푹푹 불어대는 풀무질에 식어가던 불씨도 다시 살아나고 100m를 향해 다시금 두 사람을 허리를 움직여 갔다.

그는 어느덧 참지 못한다는 담금질하던 쇳덩이를 꺼내 들고 자신의 손으로 연신 비벼댄다. 그런 쇳덩이에서 뜨거운 우유 빛 액체가 가슴팍 위로 쏟아졌고, 비린 듯한 밤꽃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남자 주인공은 침대 위에 쓰러졌지만, 여자 주인공은 레이스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남자 주인공의 체액이 남아 있는 은밀한 곳에 손가락으로 자극을 한다.

쓰러진 그의 정액을 나의 남성에 묻혀 아래위로 자극을 하고 절정에 달했을 때 그의 얼굴과 어깨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몸 속의 단백질 덩어리를 토해냈다.

여자 주인공도 허리를 뒤로 젖히며 몸속에 있던 남자의 체액을 밀어내고 즐거웠다는 듯 쓰러진 남자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수건에 물을 적셔 그의 얼굴과 어깨에 묻은 정액을 닦아내고, 나의 몸에 남아있는 그의 자식들을 수건으로 훔쳐냈다. 이로써 100m 레이스는 끝이 나고,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은 지직 거리는 텔레비전 주파수 맞추는 소리에 깊어 갔다.

누구나 한번쯤 그렇게 사랑을 한다. 그리고 젊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듯 그와 헤어진 후, 그 날  저녁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또 다른 남자를 찾아다닌다.
그런 만남의 연속에 벗어나고 싶어지면서도 빠져 나올 수 없는 욕망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다. 겉으로는 그런 만남을 하는 사람들을 안 좋게 말하면서도 뒤에 숨어 그런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 나의 이면을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지만, 언젠가도 단 한사람의 사랑을 찾아야 겠다는 일념으로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나의 마음과 몸을 온전히 줄 수 있는 한 사람이 혜성처럼 마타난다면 이 생활을 접어야한다고 다짐한다.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 그러한 사랑을 한 사람이 없는 관계로 이 책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싶었다. 그래서 태수 아제에게 주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에 늦은 오후가 되어서 아제네 포장마차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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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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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하나하나가 잘 어울리네여.....
본격적으로 글 쓰셔도 되겠는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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