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황석호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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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오랜만에 공연을 한 우리는 연습실에 모여 술을 마셨다. 모두가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메트로놈처럼 딱딱 맞게 박자를 쪼개는 민구가 흥에 겨워 박자가 빨라진 것도 아무 흠결이 되지 않았다. 민구뿐만이 아니라 다들 흥분이 올라 있었으니 오히려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셈이었다. 내가 첫 공연 때 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나한테 삐졌었다는 민구도 철우도 함께 있으니 행복하기만 했다.


  “근데 진짜 사람은 잘생기고 봐야 되나봐. 옛날이나 지금이나 영기가 뭐만 하면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민구의 말을 철우가 받았다.


  “그럼 이제 우리 다시 초콜렛 먹을 수 있는 거야? 여기 철문 앞에 내일부터 초콜릿 붙어 있는 거 맞지?”


  철우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혜수의 허쉬 초콜릿 광고를 기억하는 언니야들은 졸업을 해서 학교를 떠났거나 4학년이라 학교에 잘 나오지도 않고, 밴드 공연 따위는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연습실을 아무도 몰랐다.


  초콜릿이 붙어 있지 않아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깟 초콜릿은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었으니 우리가 다시 공연을 한 것만으로도 좋았다.

  석호는 곡을 쓰는 것에 더욱 매진했다. 가요제 참가가 목표였다. 석호는 대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모든 가요제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여름에도 우리는 치열한 예심을 뚫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창문도 없는 지하실 구석방이라 에어컨을 설치할 수도 없어서 선풍기 하나만 틀어 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열정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국 일이 터졌다. 연습을 하는 중에 민구가 드럼스틱을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아우~~~~ 씨.발.....”


  석호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몸무게가 나가는 민구는 땀을 비 오듯 흘렸고, 땀 때문에 자꾸만 어긋나는 드럼 스틱에 짜증이 폭발한 것이었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드럼을 친다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움직임이 클 수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소리가 바깥으로 나가면 안 되었기 때문에 철문을 열어 놓을 수도 없었다. 잠시 쉴 때 문을 열어 열기를 식혔지만 그때뿐이었다. 문을 박차고 연습실 밖으로 나가는 민구를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민구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 연습실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옷을 훌렁훌렁 벗고 팬티만 입은 채로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온몸을 닦았다. 그것을 본 석호도 민구처럼 옷을 벗었다. 티셔츠가 땀에 절어 있는 것은 석호도 마찬가지였다. 덩치가 있으니 가장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석호일 터였다. 석호도 민구처럼 수건에 물을 적셔 온몸을 닦았다. 아찔했다. 딱 달라붙은 청바지 때문에 이미 땀으로 젖은 삼각팬티가 흥건히 젖은 수건에서 떨어지는 물로 더욱 촉촉이 젖어갔다. 철우도 꼭 그래야 하는 것처럼 바로 동참했다. 나는 베이스 기타를 두른 그대로 서 있었다.


  땀이 어느 정도 식었는지 인상이 펴진 민구가 나에게 물었다.


  “영기 넌 안 더워?”


  더워 미치겠는 걸 억지로 참으며 안 그런 척 민구에게 말했다.


  “뭐, 참을 만 해. 나 더위 별로 안 타. 또 나는 손가락만 움직이잖아.”


  “어우~ 독한 새끼.”


  그렇게 나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팬티 바람으로 합주를 했다. 연습실의 폭이 좁은 편이라 나란히 앞을 보고 연주를 하면 기타가 서로 부딪치는 일이 생겨 석호와 나는 보통 마주보고 연습을 했는데, 평소에는 좋기만 하던 것이 이제는 너무나 힘들었다.

  훈련소에 가기 전, 자취방에서 옷을 벗고 잘 때는 뚱뚱한 몸이 쪽팔린다며 이불을 덮어 쓰던 석호가 형광등 불빛이 환한 곳에서 삼각팬티 하나만 입고 바로 내 앞에서 기타를 치고 있으니 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너무 좋은데 너무 괴로웠다. 기타 멜빵을 짧게 하는 연주 스타일 때문에 석호는 두툼한 뱃살만 기타로 가리고 있을 뿐 허리 아래쪽은 완전히 오픈 되어 있었다. 청바지를 입고 있을 때도 눈길이 쏠리는데, 땀과 물에 젖은 삼각팬티만 입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딱 달라붙은 청바지를 입어도 불룩한 것이 눈에 띄는 석호의 아랫도리가 팬티 한 장만 입고 있으니 정말 불룩했다. 게다가 땀과 물에 젖은 팬티여서 살짝 옆으로 자리 잡은 귀두의 윤곽까지 보였다. 또 배꼽 아래로 한참 내려간 팬티 밴드 위로 거뭇거뭇한 털도 보였다. 사타구니 팬티 라인에도 털이 여러 개 삐져나와 있었다.

  숨이 막혔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상상의 세계에서 나의 애인인 석호가 맨살을 보이고, 땀 냄새와 함께 다른 것까지 섞인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있으니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야~ 이영기 너 왜 자꾸 박자를 놓쳐.”


  민구의 말에 정신이 들었다가도 석호가 노래를 부르는 통에 뿜어 나오는 뜨거운 숨결은 또다시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어지러웠다. 그리고 곧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았다. 그 와중에도 내 눈높이에 맞춰진 석호의 불룩한 팬티가 내 눈에 들어왔다.


  “영기야, 너 왜 이래?”


  석호가 내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모르겠어. 힘이 하나도 없어. 요즘 너무 무리했나봐.”


  “너 오늘 과외 있는 날이잖아. 괜찮아?”


  “그러네.... 나 먼저 갈게. 미안해.”


  “너 혼자 갈 수 있어?”


  “당연하지. 방에 가서 좀 누워 있으면 괜찮을 거 같애.”


  민구와 철우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푹 쉬라며 인사를 건넸다. 멤버들의 걱정을 안고 연습실 문을 나온 나는 철문에 기대어 심호흡을 크게 했다. 바로 정신이 돌아왔다. 석호 때문에 그런 것이었으니 석호가 안 보이는 곳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딱딱하게 서 있던 자지도 차츰 가라앉았다.


  다음날, 연습실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아래층에서 주인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기 학생, 손님 왔어.”


  뻔했다. 자취방을 아는 사람이라고는 석호밖에 없으니 곧 석호가 들어올 터였다.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서둘러 바지를 입었다. 내가 바지 단추를 다 채웠을 때 문이 열렸다.


  “왜 왔어?”


  “오면 안 돼? 너 어저께 그렇게 가고 혹시나 싶어서 왔지.... 씨.발.... 걱정돼서 왔는데, 존.나 섭하네.”


  내가 걱정이 돼서 온 건데 왜 왔냐고 물어봤으니 섭섭할 만도 했다. 석호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 그래도 아닌 척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느새 나도 석호를 닮아가고 있었다.


  “뭐 그런 걸로 섭하냐? 별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걱정해서 찾아오니까 그런 거지. 빨리 가자, 민구랑 철우 벌써 왔겠다.”


  연습실 철문이 잠겨 있었다. 아직 안 온 모양이었다. 다시 건물 바깥으로 나와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렇게나 담배를 좋아하는 석호인데, 연습실에서는 절대 금연이었다. 나가기 귀찮아서 한 대쯤 피울 수도 있으련만 딱 한 대만 하는 민구의 애원에도 석호는 단호했다.

  내가 석호를 좋아하는 것이 또 이런 것이었다. 석호는 지켜야 할 것은 정말 철저하게 지켰다. 그 어떤 예외도 용납하지 않았다. 석호에게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면이 있어도 우리가 받아들였던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함 때문이었다.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같아도 우리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했다. 연습실을 마련하고, 우리들에게 비싼 악기를 턱하니 내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자기네 집이 악기상을 하니까 널린 게 악기라고 말을 해도 그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민구나 철우도 나름 있는 집 자식이고, 나 역시도 과외로 버는 돈이 쏠쏠했기에, 연습실 임대료를 나눠서 부담하자고 해도 석호는 고개를 저었다. 연습실에 필요한 자질구레한 것들도 항상 석호가 준비해 왔다. 우리가 미안해서 공동으로 돈을 모으자고 그러면 또 고개를 저었다. 왜냐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한결 같았다.


  “그렇게 하면 내 맘대로 못하잖아.”


  솔직해서 좋았다. 두루마리 휴지를 사는 것도 자기 마음에 드는 걸로 자기가 알아서 샀으니 석호는 독단과 독선이 몸에 베인 사람이었다. 나를 비롯한 민구와 철우도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았기에 모두 받아들였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석호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그것이 석호에게도, 나머지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었다. 석호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는 신경 쓸 것이 없어서 좋았다.


  건물 입구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석호와 나를 보고 민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같이 쭈그려 앉아 담배를 물고 푸념을 했다.


  “씨.발.... 오늘도 존.나 덥네.”


  민구가 담배를 다 피우기도 전에 도착한 철우도 민구 옆에 쭈그려 앉아 짜증을 냈다.


  “씨.발 요즘 왜이리 조ㅈ같이 덥냐....”


  철우가 담뱃불을 붙이는 것과 동시에 석호도 한 대 더 피워 물고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씨.발.... 여름이잖아.”


  나도 담배를 한 대 더 피워 물고 한 마디를 던졌다.


  “씨.발.... 진짜 내가 그 씨.발 소리 좀 안 듣고 살았음 좋겠다. 씨.발 날도 더운데....”


  우리에게 씨.발이라는 단어는 말을 처음 늘 따라붙는 일종의 감탄사 역할이었다. 안 쓰려고 하는데 나도 자꾸만 버릇이 돼서 그냥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내가 불만을 터뜨리자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동시에 말했다.


  “뭐야~ 씨.발....”


  지하 연습실은 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연습을 하는 것보다 쉬는 때가 더 많았다.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면서 결국 또 멤버들이 옷을 벗어재꼈다. 석호가 스타트를 끊고, 민구와 철우가 그 뒤를 이었다. 나는 또 그냥 그대로 있었다. 역시나 석호 때문이었다. 철우처럼 트렁크 팬티를 입으면 좋으련만 민구와 석호는 이틀 연달아 삼각팬티였다. 게다가 석호는 색깔마저 흰색이었다.

  나는 두 번 다시 고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천장을 바라보며 연주를 했다. 하지만 사람의 버릇이라는 건 한 번 들면 절대로 고치지 못하는 것이라서, 늘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보며 연주를 하는 버릇은 내 시선이 석호를 향하도록 만들었다. 석호의 새하얀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소재가 얇은 면인지 속살이 은은하게 비쳤다.


  바로 앞에 있는 석호 하나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이제는 민구마저도 나를 힘들게 했다. 예의 그 씨.발 소리와 함께 민구가 의자에서 일어나 철문 앞에 놓아둔 양동이로 가서 수건을 물에 적셨다. 민구는 계속 앉아서 드럼을 쳐야 했으니 팬티 뒤쪽이 모조리 땀으로 젖어 엉덩이 굴곡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젖은 수건으로 땀을 닦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수건을 적셔 온몸에 물칠을 했다. 사타구니까지 물을 쳐대는 바람에 팬티 앞쪽이 오줌을 싼 것처럼 물에 젖었다.


  “나처럼 트렁크를 입어. 덩치도 큰 게 삼각빤스가 뭐냐?”


  “니가 몰라서 그래. 트렁크 입으면 말려 올라간단 말야. 살찌면 더 그래. 석호 너도 그래서 트렁크 안 입는 거지?”


  “응. 자지가 옆으로 새는 것도 싫어. 삼각을 입어야 딱 잡아주잖아.”


  민구 다음으로 석호가 수건을 물에 적셔 온몸에 물칠을 했다. 얼굴부터 발목까지 모두 칠하는 바람에 하얀 팬티가 촉촉이 물에 젖었다. 민구와 석호는 사이좋게 서로의 등에 물을 칠하며 장난까지 쳤다. 마른 수건으로 몸에 흐르는 물기를 닦아냈지만 젖은 팬티까지 말릴 수는 없었으므로 팬티가 젖은 채로 다시 연습에 들어갔다.

  내 시선이 다시 석호의 아래로 향했다. 옛날에 윤상호 선생님이 모시적삼을 입었을 때처럼 물에 젖은 하얀 팬티는 속이 더 많이 비쳤다. 팬티 위쪽이나 사타구니 팬티 라인으로 삐져나온 털뿐만 아니라 팬티 앞쪽이 전체적으로 시커먼 색이었다.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나는 고개를 들어 천정을 봤다. 하지만 내 버릇은 다시 내 고개를 떨구게 하여 내 시선이 석호의 아랫도리에 머물게 만들었다.

  물에 젖은 하얀색 팬티는 안 그래도 덩치가 큰 석호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묵직한 볼륨감이 그대로 살아났다. 단순한 묵직함이 아니었다. 자지 윤곽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말 아찔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야, 이영기~ 너 오늘 또 왜 그래? 이게 미쳤나.... 어제부터 왜 박자를 못 맞춰?”


  민구가 짜증을 낼 만했다. 이 더운 공간에서도 몸이 떨려 손가락까지 떨고 있었으므로 손가락이 자꾸만 엇나갔다. 석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자꾸 손이 미끄러지네. 우리 좀 쉬었다 하자.”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 나는 보고 말았다. 석호가 팬티에 손을 넣어 자지 위치를 바꾸고 있는 것을. 그리고 벌어진 틈 사이로 무성한 음모와 귀두가 보였다. 아찔했다. 숨이 막혔다. 어지러웠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가 눈을 떴을 때 희미하게 보인 것은 온통 하얀색이었다. 너무나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편안해서 내가 천국에 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목이 말랐다. 내 귀에 희미하게 천사처럼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내용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상스러웠다.


  “씨.발.... 이제 정신 좀 드냐?”


  눈에 초점이 잡혔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석호였다.


  “여기 어디....”


  “병원이야. 너 쓰러져서 내가 업고 왔어.... 씨.발, 이거나 처먹어.”


  석호가 건네주는 이온음료는 내 몸을 촉촉이 적셨다. 물보다 흡수가 빠른 것이 분명했다.


  “하~~~ 살 거 같다.”


  “그럼 니가 죽었냐? 씨.발....”


  “다른 애들은?”


  “집에 갔지. 너 하나 때문에 우리가 다 있어야겠어? 나 혼자 있음 되지. 빨리 일어나 나가자.”


  “나 그냥 가도 되는 거야? 나 쓰러졌다며?”


  “가도 돼. 의사가 너 일어나면 데리고 가랬어. 그리고 너한테 물 많이 처먹으라더라. 아우 씨.발....”


  “너는 친구가 쓰러졌는데 씨.발이 뭐냐? 섭하게....”


  “씨.발 지랄하네.... 너 쓰러져서 데리고 온 거 맞는데, 지금까지 너 자빠져 잔 거야. 야, 빨리 일어나. 지겨워 죽는 줄 알았어.”


  병원에서 나온 시간은 밤 12시가 지나서였다. 버스도 지하철도 다 끊긴 시간이라 자연스레 내 자취방으로 향했다. 주인집 식구들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땀으로 끈적한 몸을 씻고 내 방으로 올라왔다. 석호도 내 다음으로 내려가 씻고 왔다. 나는 그동안 이부자리를 깔았다.


  “너는 한여름에도 이불 덮고 자냐?”


  “응.”


  “나 입을 것 좀 줘.”


  “전에 내 옷 안 맞는다고 했잖아. 저번처럼 빤스만 입고 자. 합주할 때도 빤스만 입고 하는 놈이....”


  “그 빤스가 없으니까 그렇지.... 다 젖어서 연습실에 널어놓고 왔단 말야.”


  나는 석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니 빤스 하나 줘. 그거라도 입고 자게. 발가벗고 잘 수는 없잖아.”


  나는 속옷을 넣어두는 상자를 꺼내 석호에게 물었다.


  “삼각, 트렁크 선택해.”


  “너 입는 삼각이 나한테 맞겠냐? 당연히 트렁크지.”


  나는 트렁크 팬티를 꺼내 석호에게 건넸다. 석호는 내가 건네는 것을 받기 전에 딱 달라붙는 청바지부터 벗었다. 바지 단추를 열고 지퍼를 내리자 무성한 음모가 바로 보였다. 석호는 이어서 바지를 내렸다. 내 방에서 뚱뚱한 몸이 부끄럽다며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던 석호였는데, 연습실에서 팬티만 입고 연주를 했으니 이제는 부끄럽지 않은지 전혀 스스럼이 없었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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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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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첫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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