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마도사로 이세계에서 치유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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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은 순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차분하게 주문을 외웠다.

 

“(암흑) 치유! 어둠의 수호!”

 

스르릉 소리를 내며 강혁, 안나, 라기스, 카리슈의 몸에 어둠의 마법진이 크게 그려졌다가 몸안으로 사라졌다. 뒤이어 치유를 받은 그들은 비로소 얼굴 표정이 밝아지며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킬 [어둠의 수호]는 스킬을 받은 대상의 암흑 저항력을 증가시키며 일정 부분의 암흑데미지를 흡수하는 암흑방어 스킬이다.

정신을 차린 안나가 기초마법인 화염탄을 예배당 벽을 향해 날렸다. 예배당 벽에 부딪힌 안나의 화염탄은 펑 소리를 내며 터졌지만 예배당 벽에는 어떠한 흠집도 나지않았다. 폭발한 안나의 화염탄은 스르륵 빛에 흡수되어 사라져버렸다.

 

무언가 이상해요 카리슈! 저건 우리를 보호하는 성역이 아니에요! 마치,.. 데미지 속성의 결계같아요.”

 

안나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말했다. 그랬다. 고위사제 메티나가 처음 네 사람에게 건 주문 [역린의 문장]은 문장이 박힌 대상에게 가해지는 치유계통의 모든 마법이 데미지로 들어가게 하는 마법이었다. 마땅히 치유라는 스킬이 생명력을 회복시켜야 한다면 역린의 문장이 걸린 대상에게 치유를 시전하면 반대로 치유가 암흑속성 데미지로 적용되어 생명력을 갉아 먹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술식을 사용하는 치유사는 전무후무했다. 안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메티나의 두 번째 스킬 [성역]은 아군을 보호하는 스킬이지만 역린의 문장이 적용된 네 사람에게는 반대로 지속적인 데미지를 주는 악의적인 주술에 가까운 주문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주받은 이단자들 같으니!!! 치유의 빛!!!”

 

메티나가 손을 들어 주문을 완성하자 그녀의 손끝에서 밝고 성스러운 빛이 물결처럼 퍼져나가며 네 사람의 몸을 관통했다. 스르륵 빛이 몸을 관통하자 네 사람의 머리에서 번쩍하면서 섬광이 터지더니 네 사람은 무언가에 맞은 듯 크게 몸을 휘청이며 뒤로 밀려났다. 어둠의 수호로 몸을 보고하고 있었지만 메티나의 강력한 치유주문은 어둠의 수호를 뚫고 그들의 몸에 적지않은 타격을 주었다. 비틀거리는 네 사람을 보면서 메티나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 같았다면 성역속에서 치유의 빛을 맞은 상대가 살아있을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성역속에서는 그들에게 가해지는 데미지가 더욱 가중되어 들어가기 때문에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화염이여 적들의 발을 묶어라 체인 플레임!”

 

카리슈의 눈짓을 본 안나가 [체인 플레임]을 캐스팅했다. 체인 플레임은 속박형 불꽃 주문으로 적에게 지속적인 데미지를 주면서 움직임을 봉쇄하는 스킬이다. 안나의 지팡이 끝에서 붉은 빛이 일렁이더니 사제 메티나의 몸 주변 지면에서 이글거리는 화염의 사슬이 땅을 가르고 솟아 올랐다. 솟아 오른 화염의 사슬은 메티나에게 곧장 다가가 그녀의 손목과 발목을 휘어감고 타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으윽! 사특한 이교도들 같으니 어림없다!”

 

메티나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손을 당겨 성호를 그었다. 순간 그녀의 몸에서 하얀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고 안나의 체인플레임을 해제 시켜버렸다.

그녀가 체인플레임을 해제하자마자 그녀를 향해 카리슈가 몸을 날렸다. 빠른 속도로 적에게 돌진해 무기로 적을 밀어버리고 적을 무력화 시키는 스킬 [돌진의 일격]이었다. 번개같은 속도로 카리슈가 검을 치켜들고 메티나에게 돌진하는 순간이었다. 메티나의 몸의 스르륵 투명하게 변하더니 몸의 형상이 흩어졌다. 돌진의 일격이 그녀에게 적중하려는 순간 그녀가 몸의 형상을 흩으며 자리를 피하는 스킬 [소실]을 사용한 것이다. 실패한 카리슈의 돌진의 일격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근처에서 다시 나타난 메티나가 카리슈에게 빛의 무리를 던졌다.

 

광휘의 결계!”

 

스르륵 빠른 속도로 카리슈를 향해 나아간 빛의 무리는 카리슈의 몸에 닿자마자 세로로 길게 기둥을 만들며 그 속에 카리슈를 가두어 버렸다. 속박에 갇힌 카리슈가 바닥으로 충격파를 찍었다. 하지만 카리슈의 충격파는 메티나에게 닫지 않았다. 카리슈의 충격파는 은신한 라기스에게 보내는 일종의 신호였다. 슈슉! 메티나의 등뒤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검광이 번쩍이며 그녀의 등에 날카로운 칼날이 박혀들었다.

 

퍼벅!”

 

라기스의 날카로운 쌍단검이 메티나의 등뒤에 깊숙이 박혔다. 날카로운 단검은 그녀의 등을 꿰뚫고 그녀의 가슴과 배를 관통해 삐죽하게 검신을 내밀고 있었다.

 

으윽!”

 

메티나의 무거운 신음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피를 철철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라기스가 단검을 메티나의 몸에서 뽑아낸후 공중으로 뛰어 올라 그녀의 마지막 숨통을 끊기 위해 내려왔다. 스르릉 소리를 내며 라기스의 단검에 푸른 빛무리가 잔상을 남기며 메티나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그때였다. 드르륵 참회실의 문이 열리며 대주교 에반스가 나타났다.

 

성스러운 불꽃속에서 참회하라! 속죄의 불꽃!”

 

대주교가 영창을 끝내고 손을 뻗자 쓰러진 메티나의 몸에서 하얀색의 빛무리가 폭발하듯 수직으로 뻗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하얀색 불꽃은 위쪽에서 단검을 찍어누르던 라기스를 그대로 덮치고 그녀의 주위에서 속박에 갇힌 카리슈를 저 멀리 던져버렸다. 몇장이나 날아간 카리슈가 벽에 꼬꾸라지듯 처박혔으며 불꽃에 직격을 맞은 라기스는 벽에 처박히며 정신을 잃었으며 그의 몸에서는 하얗게 불꽃이 붙어 이글거리며 그의 생명력을 불태우고 있었다. 강혁은 순간적으로 그들에게 치유를 걸었으며 속죄의 불꽃이 라기스를 삼키기전 그에게 어둠의 수호를 다시 걸어 두었기 때문에 라기스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을 뿐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다.

 

폭렬하는 화염이여 대지를 가르고 적을 무찔러라! 라바 플레임!!!”

 

안나가 영창을 마치고 지팡이로 바닥을 내려치자 길게 화염길이 생기며 대주교 에반스를 향해 라바 플레임이 날아갔다. 날아간 화염이 대주교 에반스에게 닿자 폭발음을 일으키며 쏟구쳐 올라 대주교에게 작렬했다. 대주교는 불타오르는 화염속에서 그런 화염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밝은 빛으로 우리를 감싸는 여신 레아시여!!! 여기 당신의 사명을 위해 목숨을 잃은 당신의 불쌍한 영혼이 다시 이곳으로 길을 찾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죽음에 종속된 사슬을 끊고 당신의 영광을 다시 한번 맞이할 수 있도록 그에게 빛의 부활을 허락하소서!!! 셀베이션!”

 

대주교가 손을 들고 가호를 긋자 안나의 몸이 스르륵 빛이 나면서 살짝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위로 하얗고 거대한 빛의 무리가 나타나며 그녀의 몸을 향해 서서히 내려꽂히기 시작했다. 안나는 몹시 당황하면서 허공에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그녀의 몸은 공중에 슬쩍 떠오른채 팔다리만 버둥거릴뿐 움직일 수도 없었다. 안나는 보았다. 그녀의 눈앞으로 거대한 빛의 무리가 눈이 부시게 하얀 빛을 뿜으며 떨어져 내려오는 것을 그 빛의 무리가 가까워 질수록 그녀는 왠지모를 두려움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대주교 에반스가 시전한 마법은 [셀베이션]이다. 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만이 시전가능한 부활 주문으로 죽음에 이른자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치유하는 최상위 신성주문이다. 하지만 이 주문은 산자를 상대로 시전할 수는 없다. 역린의 문장이 찍힌 이들에게 완전한 부활을 의미하는 셀베이션은 반대로 완전한 죽음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죽음의 주문으로 그들에게 작용하는 것이다.

 

뭔가 이상해 카리슈! 살려줘! 아악!”

 

안나가 허공에서 몸을 버둥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순간 강혁도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빠르게 손에서 영혼석을 깨트려 안나에게 영혼보존을 시전했다. 빛무리가 안나의 몸에 닿기전 강혁이 시전한 영혼보존 주문이 그녀의 몸에서 검붉은 빛을 내며 스르륵 그려졌다.

 

아악!!!”

 

공중에서 떨어진 빛의 무리에 몸이 닿은 안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과 입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하얗게 온몸이 빛의 무리에 휩싸였다. 마치 안나의 몸안에 빛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며 그녀의 눈과 입 코 등에서 하얗게 빛을 뿜으며 안나는 빛무리에 잠식당한채 숨이 끊어졌다. 풀썩! 숨이 끊어지자 그녀의 몸은 바닥으로 떨어지며 가볍게 튀어 올랐다.

강혁은 다시 모두에게 어둠의 수호를 걸었다. 그리고 아직 하얗게 군데군데 불길이 남아있는 라기스에게 디바우러를 사용해 남은 불길을 먹어치웠다. 정신을 차린 라기스는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기 위해 스르륵 모습을 감추었다. 보호스킬이 적용된 고레벨 치유사를 암살자가 정면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안나의 라바 플레임 속에서 눈하나 깜짝하지 않던 대주교 에반스. 상당한 레벨의 고위 성직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레벨이 낮은 카리슈와 라기스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마법사 수준의 마법 아니 그보다 더 이상되는 마법사인 강혁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강력한 마법을 선보인다면 대주교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강혁은 크게 주목받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이세계의 슬로우 라이프를 살고 싶었던 것이다.

 

까다롭구만 대주교 에반스... 어쨌든 지금은 카리슈와 라기스를 지원하며 최대한 정체를 숨겨보자...’

 

강혁은 영혼부활을 시전했다. 그리고 이어진 암흑치유. 안나가 깊은 한숨을 몰아쉬더니 눈을 떴다. 빠르게 강혁은 어둠의 수호를 걸고 그녀를 뒤쪽으로 피신시켰다. 정신은 돌아왔지만 한동안 정신적 타격이 있을 것이다.

 

부활이라... 제법이구나. 부활을 사용하는 치유사 중 내가 모르는 자가 있다니. 하지만 알 필요가 없을 것 같구나. 어차피 네 놈들은 오늘 여기서 모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대주교 에반스가 말을 마친후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겨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메티나의 앞에 섰다. 메티나는 라기스의 일격에 등과 복부가 크게 찢어진채 바닥에 누워 거칠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라기스의 회심의 일격이 곧 대주교 에반스가 시전하는 치유 한 번이면 물거품으로 사라질 것이다.

 

... 주교......”

 

메티나가 겨우 손을 뻗어 대주교 에반스의 옷자락을 붙잡고 살려달라는 애원의 눈빛을 보냈다. 대주교는 무심하게 그녀를 내려다보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순간 메티나의 얼굴이 경직되며 사색이 되었다.

 

!”

 

으아아악!”

 

메티나의 비명소리가 예배당을 울렸다. 대주교 에반스는 품에서 꺼낸 시커먼 무언가를 메티나의 심장 깊숙이 박아 넣은 것이다. 사색이 된 메티나가 공포에 얼룩진 얼굴로 벌벌떠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주교 에반스는 무척 재미난 것을 발견이라도 한듯한 얼굴로 미소까지 띠며 그녀의 심장에 검은 물체를 쑤2셔 넣었다.

 

꾸에엑!”

 

메티나가 검붉은 피를 한 움큼 쏟아내고 괴롭다는 듯 가슴을 부여잡으며 몸부림치듯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메티나는 숨이 끊어졌다. 메티나의 숨이 끊어진 후 잠시 뒤 메티나 심장의 검은 물체에서 검붉은 빛이 스르륵 나오더니 맹렬하게 검은 기운을 흘리며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시신은 공중으로 스르륵 떠오르기 시작했다.

 

... ...! 검은 수정이야!”

 

그랬다. 대주교 에반스가 메티나의 심장에 쑤2셔 넣은 검은 물체는 검은 수정이었다. 검은 수정임을 알아본 라기스의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스르륵 카리슈와 강혁의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검은 수정이야 카리슈! 바룸 던전에서 우리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리치를 소환하던 저주받은 수정이야! 어서 여길 나가야해!”

 

검은 수정이라는 말에 거의 정신을 회복한 안나 역시 사색이 되어 손에서 지팡이를 떨어트리고 풀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끝이야... 왜 저런 게... 여기에... 두 번 다시 저 끔찍한 것을 보고 싶지 않았는데...”

 

메티나의 심장에 박힌 검은 수정이 맹렬하게 고통치며 검은 빛을 뿜어냈다. 잠시 후 메티나의 몸위로 세로로 길게 검은 장막처럼 어둠이 드리워지고 두 개의 안광이 번쩍하고 눈을 떴다. 어둠의 장막을 뚫고 서서히 무엇인가 걸어 나왔다. 메티나였다. 죽은 그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온통 말라비틀어져 거죽만 남아있었으며 움푹 들어간 눈과 양볼 때문에 광대뼈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입술역시 말라 비틀어져 쩍쩍 갈라져있었으며 눈알은 사라진 듯 움푹패여 하얀 안광만 뿜어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라 비틀어진 미라와 같은 그녀가 피로 얼룩진 사제복을 입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

 

해치워라 메티나!”

 

대주교 에반스의 말에 메티나가 에반스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강혁 일행을 향해 돌아섰다. 앙상하게 마른 손을 들어 메티나는 가슴에 성호를 긋더니 손을 모았다.

 

슈슝!”

 

메티나의 손에서 스르릉 검은 기류가 모이더니 폭발하듯 원을 그리며 퍼져갔다. 검은 빛무리가 원을 그리며 끝도 없이 퍼져나가 반경안의 모든 대상을 꿰뚫었다. 검은 빛무리에 강혁 일행의 몸이 스치자 쩌정 소리를 내며 어둠의 수호가 부서져버렸다. 강혁 일행을 뚫고 지나간 검은 원은 성역으로 완성된 벽에 부딪히자 파스스 사라져버렸다. 어둠의 수호가 사라지자 마자 메티나는 다시 손을 들었다. 스르륵 검은 빛이 메티나의 손 끝에 일렁이고 네 사람의 몸에 어둠이 스미듯 스르륵 검은 기류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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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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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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