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18) - 재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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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응, 고마워요.”

ㅎㅎ 괜찮으시면 저도 좀 해주시겠습니까? 품앗이. ㅎㅎ

거절은 거절한다는 듯이 은석은 재영 앞에서 등이 보이게 돌아선다.
 

…’

받았는데 안 해줄 명분은 또 없다. 너무 능구렁이인데 왜 싫지 않은 거냐고

 

 

*

 


재영이 바디워시를 은석의 넓은 등에 펴바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재영의 키는 174, 은석의 키는 181이다.
아주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재영이 다소 위를 문질러야 하는 상황.
 

선배님 불편하시죠? 이렇게 하면 좀 편하실까요?”

은석이 불쑥, 허리를 앞으로 90도만큼 숙인다. 그러면 당연히, 엉덩이는 뒤로 쭉 빼게 된다.

재영이 은석에게 등 마사ㅈ아니 비누칠을 받는 동안 안 보였던,
발기된 재영의 물건이 은석의 엉덩이골 사이를 문지르게 되는 건 당연한 결과.
 

편할 리가 있겠냐? 일부러 이러네 얘 진짜대놓고 플러팅 맞지 이거 지금.’

아 잠깐. 경한이를 논하기 이전에 이건 아니지.
지금까진 솔직히 그 은근함이 나도 은근히좋았던 건데 이건 너무 노골적이잖아.

갑자기 재영이 마음을 굳힌다.
 

저기 은석 씨, 우리 7항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까지는 뭐, 내가 거절 의사를 명확히 안 밝혔다고 치고. 이건 별로네요.”

죄송합니다.”

은석이 머쓱해하며 다시 상체를 일으키고, 앞으로 빠지려 한다.

재영이 그런 은석의 등을 짝 소리 나게 때리며 말한다.

 

, 이렇게 머쓱해 할까봐 아까 그렇게 완곡하게 사인을 줬건만 말하니까 대놓고 이렇게 풀이 죽으면 어떡해요.

등 대요 빨리. 품앗이는 품앗이 맞으니까. 그냥 선만 지켜요. 아닌 거 같으면 내가 말할 거니까.

은석 씨 눈치 빠른데 몇 번 그러면 알아서 선 지키겠지. 몇 번까지? 세 번까지 봐 줄게요. 삼진 아웃이야.”
아하하.”

 

그 뒤로, 둘은 각자 물건이 가라앉은 채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 말없이 씻었다.

재영의 머릿속은 여전히 야한 욕구와 그러면 안 된다는 이성 사이에서 싸우고 있어서 어떻게 씻는지도 모르게 씻었다.

 

저 먼저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아아, , 다 씻었으면 그렇게 해요.”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여지없이 섹시한 몸.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착한 생각을 동원하여, 물건이 어떻게든 서지 않게 애쓰는 재영.

 

그렇게 은석이 나가는 뒷모습을 보니, 한껏 힙업된 엉덩이.

은석의 시선에서 벗어났겠다, 바로 다시 바짝 서는 재영의 물건.

은석이 나가고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재영은 도저히 참기 어렵다는 듯,

다만 혹시나 다시 들어와서 볼까 봐, 칸막이 사이에 바짝 몸을 숨기고 제 손에 바디워시를 묻혀 빠르게 용두질을 한다.

아까 등을 어루만져 주던 감촉, 물건을 바짝 세운 채 눈 감고 샤워하던 모습, 힙업된 뒤태머리에서 빠르게 지나간다.

, 이내 뜨거운 백탁액이 거울 밑 벽에 닿아 흘러내린다. 어김없이 현타도.

뭐하냐 진짜어린애 몸 보면서아무리 다른 사람도, CCTV도 없다지만, 이런 공공장소에서…’

 

 

*

 

 

일요일의 남은 하루도 어제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본격적으로 월요일부터 반 동거의 한 주가 시작되었다.

 

월요일.

 

아침 일곱 시.

띠리릭, 은석이 도어락을 열고 들어온다.

, 은석 씨 왔어요?”

, 좋은 아침입니다 선배님. ????

아침 먹었어요? 방금 안 그래도 은석 씨 올 거 생각해서 토스트랑 계란 후라이랑 스팸 한 장씩 더 구웠는데.”

아 정말요? , 원래 아침밥 잘 안 먹는 편인데 거를 수가 없겠네요 감사합니다!”

아침밥을 안 먹어요? 또 꼰대 되게 만드네. 머리 회전 잘 되려면 아침 식사는 꼭 먹어야 돼요.”

어유 꼰대라뇨. 다 애정에서 하시는 말씀이죠. 마치아버지 같은?”

야이 아버지라니몇 살이나 차이 난다고 ㅋㅋㅋ 아 정말천천히 씹어 먹어요, 안 뺏어먹어요.”

 

회사 점심시간.

은석 씨는 공부 잘 하고 있나?’
캠이랑 연결된 앱을 켜보는 재영. 사각사각 부지런히 샤프를 움직이고 있는 은석의 모습.
, 잘 하고 있는 것 같네. 방해하지 말자.’

끄려다가 잠시 생각.

점심은 먹고 하나? …에이, 이따 퇴근하고 물어보자. 집중할 때 방해하는 건 아니지.’

 

여덟 시, 막 집에 도착한 재영. 문을 열자 강아지마냥 재영을 반기는 건 은석.

선배님 오셨어요?”

네 은석 씨, 저녁은 먹었어요?”

네 ㅎㅎ 반찬이 맛있던데요. 아 근데
갑자기 저 때문에 입이 두 배가 돼서 반찬 빨리 동날 거 같아요, 김치가 얼마 없던데.”

은석의 시선에서 살펴보았으므로, 후략.

 

*

 

화요일.

 

아침 일곱 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어서 와요 은석 씨. 아침은요?”

, 안 그래도 어제 그렇게 직접 해 주신 거 먹은 게 감사해서집에서 과일 몇 개 깎아서 통에 담아 왔어요.”

아 진짜요? 역시 센스 좋네요, 은석 씨. (통 보더니) 그쵸 아침엔 사과 먹어야죠.
, 안 그래도 과일 먹어야지 먹어야지 했는데 너무 귀찮았는데 진짜 잘 됐다. 고마워요.”

ㅎㅎ 아니에요 선배님. 제가 감사하죠.”

, 과일은 과일이고, 저 이제 시리얼 먹으려고 하는데 같이 먹어요.”

네 사양 않고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참, 내일은 오전에 재활치료 갔다와야 해서점심쯤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래요? 나도 내일 새벽에 운동 가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내일 아침은 은석 씨 것 준비 안 해도 되겠네. ㅎㅎ
이야기꽃.

 

 

점심시간.

오늘도 한 번 볼까.’
. 때마침 졸고 있는 은석. 앱 기능으로 재영의 목소리가 타고 들어간다.

은석 씨.”

아아 넵!”

점심 먹었어요?”

.. 네 방금.”

점심 먹으니까 졸리죠? 너무 방 안에만 있지 말고 중간에 한 번씩 나가서 바람 쐬어요.
에어컨 바람 계속 맞으면 머리 아프고, 머리 안 돌아가. 중간에 환기도 한 번씩 꼭 하고. 알았죠?”

.. 네 ㅠ 안 졸고 열심히 할게요 연락 감사합니다!”

ㅎㅎ 네 이따 봐요.”

 

일곱 시 반쯤, 재영 집 도착.

은석의 시선에서 살펴 보았으니, 여기선 생략.

 

*

 

수요일.

 

아침 여섯 시.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 냉동실에서 떡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다.

은석 씨는 오전에 재활치료 받고 온댔으니, 따로 챙길 필요는 없겠군. 채비하고 운동 고고.
 

점심시간.
오늘은 이따 야근도 있겠다 정신없이 바쁜 재영. 패스.
 

아홉 시쯤, 재영은 야근 마치고 이제 들어가는 길. 은석의 톡.
(
은석) “선배님 아직도 야근 중이신지요?”

 

은석의 톡을 보고 은석에게 전화를 거는 재영.

(재영) “은석 씨 저녁은 먹었어요?”

(은석) “네 ㅎㅎ 선배님은 식사 하셨습니까?”

(재영) “당연히 먹었죠. 회사에서 야근시키면서 밥도 안 주면 됩니까.
이제 들어가요. 은석 씨는 아홉 시 됐으니까 정리하고 집 가요. 집에서 기다리시겠다.”

(은석) “아닙니다 선배님 오시는 중이시면 얼굴 뵙고 들어가겠습니다.”

(재영) “아니에요 괜찮아요. 영상은 이따 내가 볼 거고, 오늘 공부한 거는 내일 거랑 같이 해서 물어보죠 뭐.
얼른 들어가요.”

(은석) “헤헤. 네 그럼 염치불구하고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재영) “그래요 조심히 가고 내일 봐요.”

 

열 시 좀 안 되어 도착한 재영.

뭐야이제 고작 3아니 토요일부터 세면 5일밖에 안 됐는데 허전하네.’

물론, 앞서는 생략됐지만 어차피 반 동거라 은석은 아홉 시 되면 퇴근했던지라, 밤은 오롯이 재영 혼자였다.

그래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강아지마냥) 나를 반기는 누군가가 있다가 없는 게 허전할 뿐이다.

옷을 주섬주섬 벗어 옷장에 걸어둔 채, 와이셔츠와 팬티바람으로 재영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낸다.

잠 잘 올 정도로만. 한 캔만.’

돌아와 식탁에 앉으며 홀로 오늘 찍힌 영상을 켜는 재영.

하루종일 내 공간에서 하루를 보낸 누군가의 일거수일투족을 밤에 혼자 앉아 보고 있다는 게.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묘한 탓인지, 그 곳에 또 피가 쏠리는 것을 느낀다.

무의식적으로 팬티 위로 가는 재영의 왼손.

, 이건 아니지. 너무 관음증 같잖아.’

이내 의식이 개입하여, 손을 떼고 재영은 다시 영상에 집중한다.

 

빨리감기로 넘기는데 은석 씨가 안 보인다. 아 맞다, 오늘 아침에 재활치료 받고 온댔지

훌쩍 넘겨 점심시간 즈음, 화면에 은석 출현.

들어오자마자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더니웃옷과 바지를 벗어던진다?

그러더니 팬티바람으로 식탁에 앉는다.

 

아까부터 팬티 안에서 꿈틀대고 있던 재영의 물건에서, 팬티를 뚫고 투명한 액이 수줍게 맺힌다.

뭐야 은석 씨내가 볼 수 있는 거 알면서 왜 저렇게 과감해.’

아무데서나 막 벗네 얘뭐라고 해야겠어. ? 아니지, 내가 뭐라고? 무슨 사이라고?

 

뭐야 설마 오늘 내내 팬티바람으로 공부한 거야?’

좀 더 넘겨보니, 다시 옷을 입는 은석. , 아쉽ㄷ아니, 다행이다.

다시 앞으로 되감다가, (의도치 않게) 은석이 옷을 벗는 순간에서 멈춘다.

웃옷을 벗으려고 팔을 들어 옷 밑부분을 잡았을 때 두드러지는 광배근

이러면 안 되는데, 샤워장에서 샤워하며 머리 감으려고 팔을 들었을 때 마찬가지로 돋보였던 은석의 광배근이 오버랩된다.

 

파블로프의 개라도 되는 건지, 조건반사로 인해 피가 쏠린 채 좀체 가라앉지 않는 재영의 물건.

솔직히, 영상 속 장면 하나 가지고는 이렇게까지 꼴릴 이유가 없다.

마사지하면서, 헬스장에서, 식탁에서 배기한 흰 티 사이로 보인 젖꼭지 등등

이전에 누적된 모습들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별 수 없는 것이다.

 

안 되는데, 은석 씨 보면서 이런 마음은…’

이렇게 생각하면서도욕망이란 게 그렇게 쉽게 통제되던가.
 

홀린 듯, 오줌이 급한 사람처럼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팬티를 벗어 변기 물탱크 위 뚜껑에 팬티를 올려둔다.

'안 되겠다, 아직 안 씻었으니까...' 싸고 바로 샤워할 심산. 

이내 재영은 변기 주변에 튀지 않게 반쯤 무릎꿇어 몸을 낮춘 채 빠르게 손을 움직인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밀어낸 은석의 그 야한 몸을생각하면서.

꿀떡꿀떡, 기둥이 몸부림치며 하얀 그것을 토하고, 변기구멍 중앙에 남김없이 흘러 들어간다.

남은 것은 헬스장 샤워장에서보다 더 큰 현타 뿐한 번은 그렇다 치고 오늘까지, 두번이나..

게다가 싼 지 얼마나 됐다고. 일요일이야 일요일. 3일만에 싸다니20대 체력 아니야 이제

 

대충 휴지로 닦아 닦은 휴지와 함께 변기 물을 내리고나가서 새 팬티를 들고 와 샤워를 한다.

 

금요일,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저 이렇게 순탄한 하루가 계속되는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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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결국 섹터디가 되는군요 흐뭇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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