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학원,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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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경기도 어딘가에 있는 재수 기숙학원. 이곳에 수감되어 있는 학생들은 모두 강남 상위권 학교급 출신들이다. 내신 경쟁에서 도태된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시 위주의 이곳 기숙학원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
1. 학생들은 전자기기를 소지할 수 없다.
2. 학생들은 인강을 들을 수 없다.
3. 학생들 사이에 문제가 있을 시 학원내 인권센터를 이용한다.
4. 경고가 5회 누적될 시 퇴실 조치한다.
5.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통화가 가능하다.
6. 기숙사에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경우 즉시 지도선생님께 알린다.
7. 전자기기가 아닌 물품은 어떠한 경우에도 압수당하지 않는다.
8. 학원이 제공한 옷만을 입고 생활한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규칙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이곳에 자녀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
.
.
아침 6시.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 앉는다. 모두들 초췌한 얼굴들이다.
"자, 모두들 공부 시작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일 테니 따로 가르침이 필요한 경우만 선생님들을 찾아가도록."
이곳의 생활은 새벽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 학생들은 30분 안에 씻고 5시부터 밥을 먹은 다음 바로 교실에 들어간다. 교실이라고 하지만 전형적인 교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작위로 배치된 책상들. 독서실 책상처럼 사방이 가려진 칸막이도 있다.
사각사각..
학생들은 공부를 시작한다. 모르는 것이 거의 없는 듯, 아무도 담당 과목 선생님들을 찾아가지 않는다. 아직은 학기 초반이어서 기초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상의 이유다.
"선생님, 저 수학 선생님께 다녀오겠습니다."
한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모두 흠칫 놀라지만 내색하진 않는다. 경계심이 섞인 기묘한 기류가 교실에 감돈다.
일어난 학생은 순수하게 생긴 동안의 학생. 현재 3수째다. 상위권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결국 내신도 수능도 망친 케이스. 2수째에는 집에서 놀다가 부모님의 강력한 권유로 이 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는 즐거운 발걸음으로 수학 선생님의 방으로 향한다. 지루한 교실에서 탈출했다는 해방감도 그의 발걸음을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어느새 도착한 방.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드르륵
안에 들어가자 수학 선생님이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얼굴. 하지만 태도는 관록 있는 선생님처럼 엄격하다. 그는 수학 문제지들을 채점하고 있다.
"선생님, 저 궁금한 게 있어서 찾아왔어요."
"아직 개념만 공부하고 있을 텐데도 궁금한 게 있다니, 정말 공부를 대충 했던 모양이군요?"
책망하는 어조. 학생은 조금 상처를 받는다.
"네.. 할 말 없습니다."
침울해하는 학생.
"상처 받으라고 한 말은 아니에요. 자, 앉아요."
학생은 선생의 옆에 앉는다. 문제지를 건네며 선생의 설명을 기대하는 그때, 갑자기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한다.
삑-
'무슨 소리지?'
의아해하는 학생.
"자, 이제부터 학생은 문제가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나가지 못해요."
"아, 네!"
학생은 자신이 학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은 강제적인 측면이 있어야 공부가 더 잘 된다.
선생은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설명을 시작한다. 꽤나 장황한 설명이지만, 원리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 예시가 돋보여 학생은 흥미가 돈다. 질문은 계속 이어지고 답변도 계속 이어진다.
"학생은 꽤 이해력이 좋은 편이군요. 중요한 것은 이해뿐만 아니라 경험을 많이 하는 건데, 여기 이 문제들을 풀어보겠어요?"
선생이 파일에서 문제들을 추려 준다. 꽤 양이 많다. 5페이지에 40문제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걸.. 다요? 여기서요?"
"네. 이걸 다 못 풀면 나가지 못해요."
학생은 난처한 얼굴이 된다.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먹을 것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침대도 있어요. 풀다가 힘들면 쉬면서 해도 돼요."
학생이 방을 돌아보니 그럴 듯하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3시간을 줄 거예요. 잘 풀어 봐요."
"네!"
문제지를 받아들고 문제를 풀기 시작하는 학생. 열의가 돋보인다.
"......"
그런 학생을 쳐다보는 선생의 눈빛과 표정이 심상치 않다. 마치 먹잇감을 보는 짐승의 것 같다.
3시간이 흐르고 학생은 난처한 표정으로 선생을 올려다본다.
"다 풀었나요?"
"..아뇨.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이는 학생. 선생은 학생이 건네는 문제지를 받아들고 채점한다.
"흠.. 다섯 문제나 틀렸네요?"
"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대신 학생이 해야 할 것이 있어요."
학생은 기회를 얻은 사람의 표정처럼 화색하며 고개를 든다.
"다섯 문제를 틀렸으니 옷 다섯 개를 벗어요."
"네??"
화들짝 놀라는 학생.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명령이에요. 벗어요."
"선생님.. 왜 이러세요?"
"학생이 문제를 이해하면 하나씩 다시 입힐 거예요. 벗어요."
갑자기 글썽이는 학생. 학생을 응시하는 선생의 눈과 표정에는 미동조차 없다.
"이러지 마세요 선생님. 저 나갈 거예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학생. 문을 밀어보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소용 없어요. 학생은 이 문제들을 다 이해할 때까지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해요."
학생이 절박한 표정으로 선생을 돌아본다.
"걱정 말아요. 여기 침대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화장실도 있어요. 한 달 정도는 크게 문제 없을 거예요."
학생은 절망 속에 울음을 터트린다.
"흑.. 흐윽.."
"학생은 모든 문제를 이해할 때까지 여기서 나갈 수 없어요. 옷을 벗고 자리에 앉아요."
학생은 쭈그려 앉아 한참 동안 울다가 마음을 다잡은 듯 의자에 앉는다.
"옷은요?"
"선생님.. 제발 그건.."
"벗어요. 명령이에요."
"싫어요.. 5개나 벗으면 전 속옷 하나밖에.."
"어서 벗어요. 경고 받고 싶어요?"
그러자 학생이 체념한 듯 아주 천천히, 머뭇거리면서 옷을 하나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윗옷 두 개, 바지 하나, 양말 2개.
"양말은 한 켤레가 하나에요."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선생. 학생은 울상짓는다.
"선생님, 제발.. 그건.."
"학생이 문제를 못 푼 게 제 탓이에요? 전 성실하게 가르쳤어요. 이해 충분히 했었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처음 보는 문제여서.."
"틀린 건 틀린 거고 이해할 때까지는 하기로 동의한 거잖아요?"
".. 하지만 벗는 줄은 몰랐어요."
"그래요? 전 학생이 벗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예요."
날카로운 표정의 선생을 보며, 학생은 절박한 마음에 시선을 이곳저곳으로 분산한다. 하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는 못한 듯 결국 속옷마저 벗어버린다.
스륵-
"꽤 크네요? 그렇게 큰 걸 달고 있으니 집중이 안 되는 거예요."
선생이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낸다. 조소, 멸시. 학생은 그렇게 느낀다.
"..선생님, 가르쳐주세요. 빨리 이해하고 나갈게요."
"그 전에 학생이 하나 알아둬야 할 게 있어요. 다 알려주고 나서 같은 유형의 다른 문제를 풀 거예요. 만약 그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저는 학생을 조련할 권리를 갖게 돼요."
"..네? 조련이요??"
화들짝 놀라며 경계하는 학생.
"네, 조련이요. 이해를 돕기 위한 조련이에요. 이상한 상상 마요. 저를 모욕하시는 건가요?"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학생은 한 손으로 남성을 가리며 다른 손으로 펜을 쥔다. 선생은 조곤조곤히 문제의 배경과 풀이를 가르쳐준다.
'아.. 이해는 쉽게 되네.'
학생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다행히 다섯 문제 모두 이해가 된다.
"저.. 선생님. 이해가 다 되었어요. 다음 문제를.."
"알았어요. 바로 시작하죠."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캐비넷에서 문제지를 꺼낸다. 두 장에 10문제가 들어 있다.
"이제 이 문제들을 푸세요. 제한시간은 1시간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학생은 열의를 갖고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선생은 이성적인 표정으로 학생을 바라보지만, 책상 밑에 숨겨진 그의 남성은 이미 발기할 대로 발기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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