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의 사랑 방식 -2부 곽도혁 그의 시점-10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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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아침 햇살이 찌뿌려지는 눈살을 집요하게 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끝내 항복하고 눈을 떠내어 시간을 보았을땐

아직 기상시간 까지 조금 남아 있었다. 어젯밤 월하에 비춰진 녀석의 실루엣이 생각나며 안그래도 아침이라

단단해진 물건이 더욱 흥분되기 시작했다.


"아오..미친..."


혼자 가벼운 욕설을 뱉은 후 모포를 뒤집어 쓰고 그렇게 다시 가라앉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에 시간이 지나고 기상을 알리는 힘찬 소리와 함께 하루의 시작인 점오를 받기 위해

연병장으로 집합했다. 


"자 오늘 구보는 상의탈의 구보로 실시한다. 실시!"


당직사령의 짜증나는 지령에 다들 아직 가시지않은 초봄의 찬기운에 질색을 하시 시작했지만

다들 이내 윗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도 아무생각없이 옷을 벗어 내려 놓는 순간 아차 싶었다.

녀석이 생각나서 황급히 돌아 보았을땐 옷을 벗어놓고 아직 초봄의 산바람이 차가웠는지 

덜덜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이 스쳐 지나갔다. 

'저러다 감기라도 들면 어쩌지...' '그냥 아프다고 하고 열외하지...' '하...다른 사람들도 다보잖아....'

등등의 여러 잡스러운 생각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 하기 시작했다. 이와 중에 그때 꿈에서 보았던

녀석의 웃는 얼굴과 내 위에서 자지러지는 모습등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위험했다. 묘한 흥분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더 힘이 넘치게 구보를 끝낸 것 같았다. 그렇게 구보를 끝내고 옷을 입으려는데

저 멀리서 오병장과 서로 옆구리를 찌르며 장난치던 녀석이 보였다.

웃고...떠들고... 심지어 장난이라지만 서로의 스킨쉽이 눈에 보이자 아침부터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 강렬하게 났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진정 시키고 차분하게 머리 속으로 하려는 말을 정리한뒤 그대로 다가가 나는 소리쳤다.


"야! 최한준 너 쳐돌았어?"


순간 아차 싶었다. 왜 녀석 앞에만 서면 분명 머리속으로 정리한 내용은 어디다 팔아 먹었는지 사라지고 

하고 싶은 말들만 나가는 지 모르겠다. 녀석은 또 굳고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는데

그 표정을 보자 할말이 생각 안나서 머리가 띵해지는 순간 옆에 오병장을 보고는 대충 구실을 만들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정신나간 새끼 선임 몸에 손대는게 말이되냐?"


녀석은 어안이 벙벙했는지 동그란 눈으로 그저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오병장은 마치 귀찮은일 수습이라도 하듯 자신은 괜찮으니 그만하고 연신 말을 하였으나

뭐라하든 말든 내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내눈엔 지금 최한준이 벗고 있고 

다른 사람의 손길에 닿았다는 것에 매우매우 불쾌해서 기분이 너무 더러웠기 때문이다

여전히 멍때리고 있는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성급한 말이 나와버렸다.


"야 빨리 상의 착용안해? 행동봐라?"


불안감과 조급함에 나도 모르게 빨리 옷을 입을 걸 강요하듯 말한거 같다.


"아..아.. 예!"


느려터지게 옷을 주우려는 듯해 보이는 녀석의 행동에 나도모르게 화딱지가 나서

내가 먼저 재빠르게 주워 몸에 던지듯 덮어 주었다. 나름 자연스럽게 된거 같았다.

제발...다시는 이런 거지같은 상의탈의 구보 같은 것좀 안했으면 좋겠다... 



"저기...곽상병님 옷..안입습니까?"


옷을 전부 다입은 녀석이 내게 말을 건네었다. 생각해보니 녀석을 신경쓰느라

나부터가 옷을 입지 않은걸 이제야 인식하게됬다. 이게 왠 망신이란 말인가..

그대로 돌아서서 나는 옷을 가지러 뛰어갔다. 얼굴에서 열기가 느껴졌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으리라 생각하고 말이다. 옷을 빠르게 입고 쪽팔린 마음에 빠르게 돌아갔다.

녀석한테 늘 완벽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런 빙구 같은 모습이나 보였으니 너무 쪽팔렸다.


오늘은 7초소 인근 초소 근처 진지가 상당히 훼손되어 있어서 공사를 하러가는게 일정이였다.

다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불만을 토로 했지만 진지 공사에 처음 투입 되보는 녀석은 

김상병에게 이것저것 물으더니 또!! 또!! 웃지말라 했거늘... 뭐저리 웃음이 헤픈지 웃어보이며 이야기하는 녀석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심술이 나기 시작했다. 7초소 인근으로 출발하기전 창고에서 장비를 들고 나오는데

심술이 잔뜩 나버린 나는 티는 안나지만 들기 힘든걸 녀석에게 잔뜩 쥐어줬다.


"왜..? 아니꼬아?..개 막내는 원래 그런거 들어야되.."


내 한마디에 억지로 표정관리하며 괜찮다고 말하는 녀석을 보고  다짐했다.

오냐...다음에도 그러면 아주 내 친히 옆에서 괴롭혀주겠다 라며 말이다.

낑낑대며 들고올라가는 녀석을 보니 이내 심술이고 뭐고 전부 달아나서 도와주고 싶었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해 마음이 불편해지고 죄책감이 드는 것이 이도저도 아닌게

너무 짜증이 났다.


그렇게 힘겹게 올라온 녀석은 헥헥 거리더니 불어오는 봄바람에 땀을 말리며

산 내음을 한껏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산 내음을 맡고 눈을 떠서

전경을 내려다 보더니 감탄사를 내 뱉었다.


"와...지린다 진짜 개멋있고 예쁘다...."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바라 보았다가 미친건지 아니면 이성이 날라간건지

입에서 말이 툭튀어나왔다.


"니가..더 예쁜데..."


말을 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순간 식은땀이 흐르면서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어 녀석을 바라보니

못들었는지 이내 다가오시 시작했다.


"잘못들었습니다?"


나는 식겁한 가슴을 쓸어 내리며 최대한 침착하게 답변을 시작했다.


"뭐..뭐?! 말안했는데?!"


망했다... 누가봐도 나 지금 당황 해서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라는 듯한 말투와 언성,..

당황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대로 있으면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았기에...


어느정도 휴식 시간이 지나자 박중사의 지시하에 작업이 시작되었다.

소대장이라는 놈은 뭘해야될지 모르는 쏘가리라서 그런가 이리저리 얼타기만 할 뿐이였다.

답답했던 박중사는 그런 그를 뒤로 한채 작업에 열중 중이였다.

삽질을 하던 나는 진지공사는 처음인 녀석이 뭘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돌아 보았을땐 역시 

길잃은 똥강아지마냥 무얼 해야할지 모른 채로 낑낑거리는듯한 모습에 너무 귀여워서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그러자 녀석은 자신의 맞선임이 얼타지말고 뭐라도 하라는 말에 삽을 주워 들더니 이내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녀석이 바보같이 나무 뿌리에 발이 심하게 걸려 넘어져서 크게 한바퀴 굴러 산비탈 쪽으로 떨어졌다.

나는 그때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공포감이 나를 집어 삼키는게 느껴졌다.


"사...살려...주세요..." 


바로 나와 곽도희...그리고 엄마가... 차 전복사고로 죽기 직전까지 갔을때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공포로 다리가 풀리고 주저 앉을 것만 같았지만 그런 공포를 억누르고 본능적으로 녀석쪽이 떨어진 산비탈로 향해 몸을 던지듯

뛰어갔다..

제발...제발...이러지마...제발 무사해... 부탁이야... 제발...

급하게 뛰어가다 보지못한 나뭇가지에 볼 한쪽이 쓸렸다. 뭔가 쓰라린 느낌과 피가 나는 듯했지만 

아픔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최한준... 그 녀석만이 내마음에 차오를 뿐이였다.

그렇게 풀숲을 해치고 나아갔을때 나는 크나큰 절규가 나올뻔했다.

머리쪽을 다쳤는지 오른쪽 이마에서는 피가 나와 녀석의 눈가로 흐르고 있었다.


"미...가 말...했지...이 할미가..말했지?... 넌 저주받은 놈이라.. 니가 아끼는 모든건 니 어미처럼 철저하게 망가져버리고 이내 없어질거란다..."


한다련 이 망할 할망구의 말이 자꾸만 생각 나기 시작했다. 다 나 때문이다... 그 망할 할망구의 말이 맞았다.

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 가졌기 때문에 지금 내 앞에 최한준... 녀석이 크게 다친거다.. 다 나때문이다..

나는 알 수 없는 죄책감과...슬픔과...두려움 때문에 몸이 굳어버렸다.


"곽...상병님??"


녀석은 힘겹게 눈을 떠가며 나를 불렀다. 녀석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녀석을 보았다.


"야이!! X신아 말하지마! 가만히있어"


힘겹게 말을 할려는 녀석이 너무 걱정되고 철렁 내려 앉는 듯한 가슴에 진짜 미쳐버린다는게 뭔지 알정로도

감정 컨트롤이 안되기 시작했다. 녀석을 얼른 부축을 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발이 발아픕니다"


발쪽도 크게 부상을 당한건지 비명을 지르며 아픔을 호소하는 녀석을 보니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햇다.

이대로 두면 큰일이 날것만 같았다... 그렇게 되면...나는 정말 미쳐 버릴 지도 모를 것만 같았다.

급하게 녀석을 바로 들쳐 업고 그곳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쪽에 있냐?! 어!?"


걱정이 서린 박중사의 말에 나는 애써 심정을 진정시키고 대답했다.


"상병 곽도혁. 최한준 일병 찾았습니다!"


박중사와 함께 소대장에게 보고후에 근처 연대 의무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이새끼 조심좀 하지 뭐 그렇게 굴러버리냐.."


그 의걱정반 짜증반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나는 화딱지가 나기 시작했다. 

애초에 당신이 작업을 그 따위로 안시켰으면   이 녀석에게 이런일 생겼을까? 싶은 마음에

괜시리 여기저기에 전부 불만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와중에 정신이 들기 시작한건지 등에서 녀석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몸에 균형이 흩어지기 시작하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야! 좀더 잘 업히던가 좀 가만히좀 있어! 떨어질거 같잖아!"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녀석을 잡고 내 몸에 밀착 시켰다. 그 순간 이 상황에도 녀석과 몸이 밀착된 느낌에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은하게 풍겨오는 녀석의 특유의 향취인  소나무향...


"죄송합니..."


"아!좀 닥치고 좀더 팔로 목 감싸 안으라고 떨어질거 같잖아!"


죄송하다고 말하며 최대한 내가 불편하지않게 떨어져서 자세를 잡으려는 녀석을 

잘 업기 위해... 그리고 솔직히 사심이 조금 섞인채로 말을 했다.


"그...그치만 피가 ... 피묻습니다."


피가 묻는 다며 끝까지 버티는 녀석때문에 애간장이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이와중에 또 남걱정만하는 녀석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하아... 괜찮으니까 제발 말좀들어라 좀"


나는 한숨을 내뱉듯 녀석에게 말했다. 이내 녀석은 내 목을 감싸안고 더욱 밀착을 하기 시작했다.

자세가 어느정도 고정되서 더 잘 업을 수 있게 되었다.


"진작 말좀 들어 쳐먹으면 좀 좋냐?"


방금전까지만해도 말대꾸를 하던 녀석이 대답이 없었다. 


"야 최한준...최한준!! 왜 대답이없어?! 야! 야!"


"야...얘 지금 다시 정신 읽은거 같아. 머리 다쳤나본데?"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나 때문에 죄없는 녀석이 다쳤다. 게다가 만약 머리라도 크게 다친거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공포감에 나는 더욱 빨리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녀석의 얼굴이 내목을 파고 들어왔다.

따뜻한 숨결에 녀석의 향취가 퍼지기 시작했다. 순간적인 느낌에 압도되는듯 햇으나  이내 결국 연대 의무실에 도착했다.

연대 군의관은 빠르게 조치를 하기 시작했고... 다행이 잘 처리가 된듯했다. 그렇게 걱정되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대기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을때 였다. 



"너도 볼쪽에서 다치는 것같은데... 이리와바..."


군의관은 능숙하게 상처치료를 해주고 약을 바른뒤 거즈를 붙여주었다.

그렇게 계속 대기를 하는 중이였다.


"군의관님 이 인원 눈떴습니다."


그 소리를 듣자말자 나와 박중사는 다시 들어갔다. 다시금 눈을떠서 멀뚱멀뚱하게 쳐다보는 녀석에게

박중사가 여지껏 있던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더니 이내 내 쪽을 바라보더니 시선은 내 볼쪽에 가있는 녀석을 느낄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것같이 울먹울먹한 녀석의 얼굴이 들어왔다..못생긴게..표정 피지.,.. 지금이라도 가서 얼굴을 꼬집어 버리고 싶었다.

박중사는 이만 중대장에게 이걸어떻게 보고를 하나 싶어하면서

보고를 하러 돌아갔고 의무실 침상에 누워있는 녀석과 나 둘만 있었다. 

할 말이 많았다. 일단 정말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서 다리에 힘이 살짝 빠질 정도였다.

다행이다...정말다행이다... 살아줘서 고맙고...다시금 눈떠줘서 고맙고...날 떠나지 않아서 너무 고맙다고

할말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차마 입밖으로 나오진 못했다.


"가..감사합니다...크흐흑.."


녀석이 이내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파서 그런건지...여기껏이 서러워서 그런건지...

서럽게도 울어재끼는 녀석을 보니 나도 모르게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야??! 울지마 뭘 잘했다고 쳐울어!"


하지만 그렇치 못한 표현에 나는 또 탄식을 하고야 말았다. 도데체 왜 이 녀석 앞에만 서면 나는

솔직해지지 못하고 이렇게 가시돋힌 말만 하게 되는건가 너무 내 자신이 싫었다.

내말에 녀석은 최대한 울지않으려고 애쓰더니 잘안됬는지 이번엔 최대한 소리를 죽여가며

우는데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길이 가기 시작했다.


"괜찮아...괜찮아.. 울지마..."


침실에 앉아 있는 녀석의 머리를 포옹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었다.

제발...울지마...속이...속이...나 너무 속이 아파... 그렇게 녀석은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운거 같다. 


"흐..으..흐읍...곽상병님...죄송한데... 콧물이 다묻었습니다..."


정적을 깨는 녀석의 말에 나는 잠시 머리를 때어내고 내 군복을 바라 보았다.


"으아 씨X!더러워 쌍 진짜!! 아놔 엠병할!!!...야!! 최한준 이!!!"



나도 모르게 비명과 함께 우스꽝 스러운 제스처 가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자 녀석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웃어? 지금 웃었냐? 선임옷에 콧물범벅하고 웃었냐?"


얄미운 녀석에게 한마디 하자 녀석은 바보같이 그저 웃고 만있었다.


"아!! 그만 쳐웃어!! 씹x아.."


미쳐버릴것같았다. 저렇게 나를 향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고 마약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보고 있자니 이성의 끈이 날아갈것 같은걸 겨우 붙잡고 있었다. 녀석의 입술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겨우 참아갈때 쯤 소란 피우지말라는 군의관 말에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여전히 바보같이 해맑게 웃는 녀석을 노려 보았지만 예전이라면 긴장하고 두려운 표정을 짓던 녀석이

이제는 능글맞게 웃고만 있었다.

얼씨구... 그래...차라리 웃어라... 그게 나아...앞으로 쭉 날 향해 웃어줘...

그렇게 우리 둘은 바보같은 표정으로 대화를 하다가  돌아온 박중사의 의해서

녀석은 이틀간 의무실에 잔류 하고 나는 바로 복귀 명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중대로 돌아온 나는 녀석의 콧물이 묻은 곳을 닦아내기 시작 했다.



"곽도혁이 고생했다...피 묻은거 같은데 얼른 가서 씻어라."


박중사의 말에 나는 거울을 통해 보았는데 아까 녀석의 얼굴이 닿았던 내목에 피가 묻어있는게 보였다.

왠지...씻기싫어지는 이 상황에 나도 모르게 묘하게 흥분감이 들었다. 녀석의 피가 나한테 잔뜩 묻었다는게 말이다

마치 녀석한테 영역표시를 당한거 같아서 더욱더 아찔한 생각도 들었다. 

순간 이건 무슨 정신병자도 아니고 싶은 생각에 머리를 잔뜩 흔들어 재끼며 그렇게 씻고 나왓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연대 의무실에 있는 녀석이 벌써부터 보고 싶었다. 잠시라도 안보이면 이렇게 

초조하고 짜증이 났던가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재미없고 지루하고 너무 길었다. 시간이 너무 안가서

짜증이나는데 그 와중에도 녀석이 자꾸 아른 거렷다. 밥을먹는 와중에도....작업을 하는 와중에도.. 담배를 피는 와중에도...

그럴때마다 나는 녀석의 피묻은 장갑과...칫솔을 메만지며...녀석을 그렇게 하염없이 그리워했다. 다음날도 똑같았다.

하지만 녀석을 이틀째 못보니 정말 기분이 좋지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흡연장에서 담배 한대를 태우며 녀석의 장갑을 

메만지며 생각했다. 


'후...최한준...진짜 보고 싶어서 미치겠네...씨x....'


"충성! 일병 최한준 복귀했습니다."


이제는 환청마저도 듣는건가 드디어 내가 미쳐가는건가 싶어서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녀석이다..진짜로 녀석이 돌아와있었다. 두근 거리는 심장과 체온은 이내 진정을 하지못하고 

날뛰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손에 있건 장갑을 아뿔사 싶어서 얼른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아 놀래라 소리좀 내고 다녀라..."


못봤겟지...못봤어야 할텐데... 만약 봤으면 날 이상하게 생각하는거 아닌가... 하...미치겠네...

불안감에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눈을 굴리 시작했던것 같았다.


"그때 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녀석의 해맑게 웃는 얼굴과 감사하다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너무 기분이 하늘에 날아가는 듯 기뻤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녀석의 웃는 얼굴을 보니 여지껏 쌓인 근심이 녹아 내려 가기시작했다.

하지만 이내나는 표정관리와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를 많이 썻다.


"알면됬어..." 


그래...잘햇어..짧고 간결하게... 너답게... 잘하고 있어...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곤 이내 녀석의 이마 쪽 봉합된 상처 부위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녀석의 머리칼을 넘기며 상처부위를 매만져 보았다... 얼마나 쓰라리고 아팠을고...

내가 다친것도 아님에도 마치 그런거마냥 쓰라린 느낌이였다.


"잘 봉합되긴 했나보네 피 더 안나지?"


걱정되는 시선과 말을 의식 한 녀석이 보였다.


"예! 저 진짜 괜찮습니다!!!"


이내 씩씩하게 대답하는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장난기가 나오는 것 같았다.

살아오면서 이런적이 없던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말이다...

상처 부위를 살며시 꾸욱 눌러보았다.


"아!아아.."


외마디의 짧은 비명과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니 미안함과 동시에 그 못생긴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미쳐버리는 줄알았다. 계속 장난을 치고 싶어지게 만드는 녀석이다.

하지만 서있기 힘들어 보이는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발은 좀 어때? 안아프냐?"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균형잡고 서있는 것도 힘들어 뵈이는 녀석이였다.

나는 담배를 마저 한대 태운다음 녀석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마음같아선

그대로 들쳐안아서 가버리고 싶었다. 녀석의 은은한 소나무같은 향취가 

느껴졌다. 또 이렇게 밀착을 하니 짜릿한 스파크가 튀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괜찮습니다! 혼자 걸을 수 있습니다!"


떨어지려고하며 고집을 부리는 녀석이였다. 뭔가 어색한 표정과 당황한 듯한 얼굴이 보였다.



"괜찮긴 개뿔 서있는 것도 힘들어 하면서 무슨"


나는 그러든지 말든지 내가 하고 싶은대로 반강제로 부축을 한상태로 같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요 녀석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이렇게 근접해서 보는건 처음이였기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많이 갔다.

풍성해 보이는 눈썹에  눈코입이 오밀조밀한게 마치 뱁새 같은 얼굴이였다.

그 생각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왓다. 몰래 녀석의 얼굴을 관찰하다  녀석과 시선이 마주쳤다.

당황스러운 나머지 말이 막나오고 말았다.


"뭘 그리고 빤히 쳐다봐!?"


나는 너무 당황 스러워서 어찌 할 줄 모르고 있었는데 다행이도 녀석은 눈치 못챈듯했다.

그러더니 녀석은 내 볼에 붙어 있는 거즈를 향해 시선이 옮겨졌다.


"그 상처 저 때문에 난거라고 들었습니다.. 죄송해서 쳐다봤습니다."


잠깐 찰나의 순간이지만 정적이 흘렀다... 지금...이 녀석...날 걱정해준건가..????


"지금 걱정해준거냐? 니가?"


나는 확인 사살을 하기 위해 질문을 내던져 보았다.


"예..걱정이 되서 말입니다."


돌아오는 녀석의 답변에 뛸듯이 너무 기뻤다. 미치겟다... 위험하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얼굴은 차마 미소가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참았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미소는 여러 갈래로 펴저 나갔다...

살면서... 이렇게 웃어본적이 어렸을때 말고는 없던거 같은데... 이 녀석과 함께 있으니 많이 웃게되는 것 같았다...

이게...행복..이라는 건가...?? 그렇게 걸어서 생활관에 도착했을때 였다.


"응?! 와! 니들이 왠일이고?!"


오병장이나 다른 선임들이 앙숙 두명이 왠일냐면서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저희 그간의 오해를 싹 털어내고 풀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곽상병님?"


녀석의 말에 나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닭살 돋는 이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녀석을 본인자리에 던지듯 던져버리고 내자리로 가버렸다.

당황한 녀석은 이게..아닌데..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나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화답해주자 이내 웃는 녀석이 보였다. 


"후...둘이 이제 화해 했으면 이제 사이좋게 지내라..."


짧고 간결한 분대장의 말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둘 사이가 안좋고

일도 좀 있어서 나름 고민하고 머리가 아프던 차였다고 했다.

이렇게 잘 해결됬으니 이제 사이좋게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고

마침 식사시간이라 분대별로 집합 후 출발했다.

이번에도 나는 녀석을 부축해주기 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이내 당황한건지 알 수 없는 반응을 보이며 거절하는 녀석이였다.

부축이 불편한건가? 싶어서 나는 업어주기를 권유 하자 질색을 하며 

완강하게 거절하는 녀석을 보았다. 뭔가 기분이 상하면서 오기가 생겨서

강압적으로 업으려고하자 화난 뱁새마냥 푸드덕 거리기에 이내 부축으로

타협하고 그렇게 병영식당으로 향했다.

여전히 다리가 불편한건지 배식을 받기 못할 거 같은 녀석을 구석 자리에 앉혀놓고

녀석 몫까지 배식을 받았다. 반찬을 보니 녀석이 알러지가 있는 오이가 있어서

그건 받지 아니했다. 그렇게 배식을 받아 왔다. 멀뚱멀뚱 하게 바라마 보고 있는 녀석이였다.


"뭘 그리 멀뚱하게 쳐다봐 대신 떠준거자나. 빨리 먹어"


내 말이 끝나자 이내 녀석은 감사인사를 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별일이네 저 냉혈인간이?"


"그러게 나 쟤가 저러는거 처음본다"


같은 분대 선임들은 처음보는 광경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뭘 어떻게 화해 했길레 이렇게 친해졌냐고 물었다

녀석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 영업비밀입니다~" 


또!!또시작이다!! 저렇게 자꾸 웃음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 모습이 매우 짜증났다. 

식판을 엎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담고 애써 밥을 퍼서 입에 넣기 시작했다.

녀석도 이내 밥을 먹기 시작하다 비어있는 반찬을 보고 의문을 표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오이반찬이더라 너 오이 알러지있잖아?"


녀석은 이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내게 화답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오이알러지있는거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말이 끝나자 다른 선임들도 오이알러직 있었냐며 처음 알았다며 말이 나왔다.


"그러고보니 너 쟤가 오이알러지있는건 어찌알았냐?"


다른 선임들의 질문을  얼버무리며  대충 이야기하는걸 들었다면서

상황을 벗어났다. 다른 선임들도 긴가민가해 하면서 납득해가는 분위기였다.


"너 그러면 내가 뭐 싫어해?"


내 맞선임인 주상병이 주접을 떨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재수없는 놈...



"그거까지 제가 알아야됩니까? 상병짬에..."


내말이 끝나자 다른 선임들은 깔깔 웃으며

개먹혔다고 주상병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시선은 계속 녀석을 힐끔힐끔 바라볼 뿐이였다.

그렇게 밥을 다먹고 식후땡이 땡겨서 흡연장으로 가는데 녀석이 쫄레쫄레 따라오는 것이엿다.

그 불편한 발로 쫒아오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저...곽상병님... 할말이 있는데 대화 요청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나는 녀석이 나에게 할말이 있다는 말에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할말이란게...

도데체 무엇이진...알수 없는 설렘과 감정에 그러자고하며 흡연장 구석으로 향했다.


"저...곽상병님 오이알러지 있는거 어케 아신겁니까?"


녀석의 질문에 나는 실망했다... 내가 바라던.. 내 욕심에 의해 생겨난 몽상이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


"말했잖아 예전에 너가 말한거 들었다고..."


가볍게 녀석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었다.


"그렇습니까? 근데...저는 말한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뭔가 아차 싶었다... 그러고보니 녀석과 대화를 한적이 없었다. 그간 녀석이 나를 피해다니느라

마주 할 일도 없었는데 말이다...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이네 평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아 새끼가 그렇다면 그런거지 지금 너 나 취조하냐?"


간만에 버럭하니 녀석은 이내 질문을 멈추었다.


"죄송합니다. 그런게 아니라..."


나는 녀석과 더 대화 하다가는 위험한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도망치듯 중대로 향했다.

하지만 이내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하... 이젠 나도 모르겠다..다시 돌아와 한사코 거절하는 녀석을 강제로 부축해서 

같이 돌아가는 중이였다.


"그냥 봤어. 니가 매번 오이 먹지않았고 조금이라도 섞인걸 먹었을땐 알러지 반응이 나온걸..."


그냥 솔직하게 대답하기로했다. 계속 숨겨봐야 좋을 것도 없고 그전에 내가 답답해 죽을거 같아서 말이다.



"그냥 처음보는 순간 부터 니가 눈에 띄었어. 이유는 몰라 그니까 더 묻지마"


나도 모르게 달아오를 것만 같은 얼굴을 참아내고 겨우 말했다.. 이젠...나도 모르겠다...


녀석의 얼굴을 보니 무엇인가...알 수 없는 표정이였다...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듯한 표정인거 같았다... 마치...내가 녀석을 보고 지었던 표정과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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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앙!!!! 오늘도 간신히 한편 올려봅니다... 

본편에 있던 한준 시점을 도혁 시점으로 풀어 가려니

보시다보면... 조금~ 어색한 파트도 있을지 모르겠네여..ㅠㅠ

한준 시점에서 도혁 시점으로 전환 하면서... 살짝 루즈 해질 수도 있어요...하지만!!!


완벽하게 하고 싶었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ㅠㅠ

그래도 최선을 다햇으니 이쁘게 봐주십시오...!! 충성!!!

오늘도 하루 좋게 보내 시구~ 다음날 혹은 이틀후에 뵈요!

싸랑합니다~~~하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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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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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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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후라니 안됑!!!
전혀  루즈하지 않아요 오늘도 재미있게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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