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데뷰하던 날. (1) -입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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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로 입성!
까마득히 먼 옛날 공룡과 시조새가 날아다닐 (?) 쯤 되는
1990년도의 어느 금요일 밤.
때는 그당시에 흔했던 직장인들의 회삿돈을 왕창 쓰면서
누가누가 잘먹나! 알콜 때려붓기 성능 테스트하는 회식의 밤.
공평동에 있던 회사에서 출발해서
길건너 요정 ㅇㅈㅇ에서 1차를 질펀하게 먹고 마시고
2차는 길건너 오른쪽에 있던
대한민국 아랫도리 정치 1번지 ㄷㅎ에서 마치고,
다들 질펀하게 정신없이 취한 직장 선배님들을 챙겨서
일일히 택시 잡아서 직장 선배님들 집 동네 불러서
한분씩 차례로 실어 보내고 나니
어느새 임무 완수.
낙원상가 굴다리 밑이었네요.
그 동네가 어떤 동네인지는 전혀 몰랐었어요.
개인적으로 술이 아주 조금 모잘랐네요.
회사 반년차 신입으로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했고
군기가 바짝 들어서
선배들하고 먹고 마시는
와중에 계속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술 마시는 양이 많기는 했는데 어쩐지
그건 내 몸이 마시는 술이 아니라
그냥 사회생활 하면서 내가 갖고 있던 여러개의 가면중,
상황에 맞게 꺼내든 사회적 가면이 대신 마신 술인듯
즐겁게 술마시면 돋는 도도한 흥취가 아니라
술 장사 하는 사람들이 어쩔수 없이
눈으로는 웃으면서 마시지만
입으로는 앙 다무는 듯한....
뭔가 굉장히 겉도는 듯한 그런 술자리를 거의
3~4시간 갖다보니
정신적으로는 완전히
방전이 된 듯한 느낌.
중고등학교 시절에 너무너무 몸이 약해서
늘 병치레가 잦았고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대학에 들어가서는
원없이 아니 오히려 지나치게 했던 운동이
제 자신이 벌크업된 근육질 몸뚱아리는 아닐지언정
키는 작았어도
허벅지에 세로줄이 생길 정도로
체질변화된 내 몸이 일으킨 작은 승리.
어쨌든 술 취해 흐느적거리던 선배들 몽땅 다
택시에 실어 보내고 나니 느껴지던 해방감과 동시에
아주 조금 모자란 입가심 맥주 한잔의 유혹...
두리번두리번 생맥주 집을 찾다가
아주 조그만 간판을 발견하고
호기롭게 입성!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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