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돼? Main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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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그 녀석 열 받게 시리.....”
종혁은 애써 좋은 미팅 분위기가 깨져 버려서, 한창 열이 올라 있었다. 이쁜 아이들도 많이 있었는데, 왠 일로 그 녀석이 이런 자리까지 피하는 거야. 젠장 실연의 상처 하나 갖고 말야. 사내놈이 그걸로 언제까지 우울해져 있을 건지, 그럼 나 같은 놈은 없어지란 소리냐. 쳇.
상우는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키도 얼추 비슷한데다. 덩치 큰 것도. 물론 나는 전문적으로 계속 운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몸매만큼은 녀석보다 좋다. 하지만 얼굴은..... 그래 네 녀석이 훨씬 낫다 훨씬 나아. 녀석은 이목구비도 반듯한 편이고, 눈썹도 짙고, 호감 가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쌍커풀이 없어 눈이 좀 작은 것 같지만, 그래도 딱 남자다운 얼굴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나는..... 조금 더 험악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언제든지 녀석이 인기가 많았다. 성격도 녀석은 좋은 편이라, 왠지 나는 가끔 열등감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렇지만 녀석은 좋은 친구니까, 우리는 무엇인가 통하는 게 있다고 할까?
그런 녀석은 얼마 전부터 바뀌었다. 그래 무척이나 좋아했었으니까, 그 아이. 녀석이 호들갑 떨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렇지만 말야. 모처럼 좋은 기회를 차버리다니, 그 아이보다 이뻤잖아. 오늘 나온 얘들. 다 네 타입 아니었냐? 한 아이는 무척이나 네 놈이 맘에 들었나 보던데.....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상우 녀석이었다. 아까와는 다른 표정으로, 아니 웃는 얼굴로 걸어가고 있었다. 옆에는,.... 아? 사촌 동생이랬지 저 녀석. 음? 뭐야, 중요한 일이란 게....그럼. 저 녀석을 다시 만나려고? 그래서?
아는 척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상우는 내 앞을 몇 미터 스쳐가면서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봐, 너 그런 얼굴 처음이잖아. 그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무엇인가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끼어 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
“그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가 반말하면 얼마나 이상해 보이겠어요. 나이차도 많아 보이는데, 거기다 닮은 구석도 하나도 없는데”
“그...그런가? 그럼 나도”
“바보 아네요? 형이 존댓말을 하면 더 이상해 보이죠. 으 정말 못 말려”
“그럼....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
“네?”
“날 편하게 대해 주었으면 좋겠어. 네가 편하게”
상우형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느껴졌다. 잠시 동안 짧은 정적이 흘렀다. 상우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등을 돌린 채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잠깐 그의 맨 등이 보였다. 넓은 어깨로부터 이어 내려져있는 무척이나 넓은 등, 몸의 움직임에 잠깐 그의 근육의 움직임이 보였다. 아, 저 바보
“상우 형”
“응?”
그가 고개를 돌렸다. 목뒤로 이어져 내려온 근육의 형태가 잔뜩 뭉쳐졌다. 무슨 운동선수 같아. 사진으로 그런 것들을 본 적은 있지만, 그저, 아무 느낌도 없었고, 가끔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손님 있는데, 그렇게 막 벗으면..... 저기..... 바지는.....”
“아 미안, 워낙 습관이 되서..... 안 보고 있을 줄 알았는데, ”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뭐야, 나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내가 이럴 이유가 없잖아.
“아 형준아, 먼저 샤워해. 갈아입을 만한 옷은 없지만, 우선 이거라도 입고.”
=========================
안돼 안돼. 제발 좀 정신 좀 차리자. 한상우 네가 무슨 짐승이냐. 저 아이는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고, 차디찬 샤워기의 물줄기가 세차게 전신을 때렸다. 그렇지만 몸의 열기는 계속 식어들 줄을 몰랐다. 내가 어떻게 된 걸까? 이대로라면, 무슨 짓을 저지르게 될지도 몰라. 아아 제발 정신 좀 차리자 한 상우.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하나씩 스쳐지나갔다. 그 속에 있던 형준이의 웃는 얼굴 미소가, 자꾸 떠올랐다. 그래 오늘 그래도 조금 저 녀석을 위해 나 잘 해 준 것일까? 어쩌면, 나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걸지도,
“오늘 형이랑 같이 있으면 안되요?”
녀석의 부끄러워했던 얼굴이 생각났다. 머릿속에 녀석의 하얀 맨몸의 모습이 스쳤다. 그리고 녀석의 몸을 뜨겁게 안았던, 일들이..... 아 안돼.
“라라라.....”
순간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프고, 애처로웠던, 목소리, 그리고 노래를 부를 때의 그 표정. 그래, 그 녀석 애써서 웃고 있는 거 뿐 이잖아. 오늘 나와 함께 있는 것도..... 단지 외로워서 일 뿐이니까. 그래 우선은 저 아이를 위로해주는 것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녀석은 침대 속에서 이미 잠이 든 듯 했다. 피곤했나? 그나저나 오늘은 또 바닥에서 자야 하는 것인가. 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상우형....”
“아 안자고 있었어?”
“같이 침대에서 자면 안 될까?”
==========================
“요즘에 거의 잠을 잘 못자. 새벽 늦게 서야 잠이 들곤 해. 그리고 잠이 들어도, 이내 기분나쁜 꿈을 꾸고는 금새 깨버리고 말아.”
“그...그래”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상우형이 왠지 어색해 하고 있었다. 싫은 것일까 역시...... 내가 눈을 마주쳐도 계속 피하고만 있었다.
“침대는 좁지 않은데, 불편해?”
“응?”
“내가 옆에 있는 거 왠지 불편해 하고 있는 것 같아.....”
아.... 나도 참 바보다. 진짜로 불편해서 내려가 버리면 어떻게 해. 애써 참아주고 있는 것 같은 데,
“팔....팔베개 해줄까?”
“어?”
상우형이 내 머리를 들어 올려 주고는 팔베개를 해 주었다. 어린애도 아닌데..... 왠지 조금 쑥쓰러운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더 가까워져서일까, 고개를 들기가 힘들다. 이런..... 내가 더 불편해 하고 있어..... 바로 눈 앞으로, 상우형의 가슴이 다가왔다. 옷 사이로 단단해 보이는 속 살이 비친다.
“예전에 널 이렇게 안고서는 잠이 들었어. 나 답답한 거 꽤 싫어했는데, 이상하게 너는 아무런 거부감도 없었어. 기억하니?”
아..... 그랬었구나, 나 이 품만은 굉장히 포근하고 따뜻했던 걸 기억해, 넓은 가슴에 항상 기대서 잠이 들곤 했었어..... 왠지 그리웠던 게 아닐까? 나.
“싫지 않아?”
“왜?”
“나 남자.....인걸.”
==========================
“그.....그런. 생각 안해”
아. 그렇구나, 난 왜 한번도 형준이 녀석을 안으면서, 한번도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걸까.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예전에도, 지금도..... 그저
“역시. 내가 남자답지 못해서일까?”
“응?”
“나, 키도 그렇게 크지 않고, 형처럼 남자다운 점은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나, 여자처럼 느껴져? 그래서 그때..... 날 안은 거야?”
녀석은 내가 했던 행동까지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려 하는 듯했다. 왜 그런 거야. 너는 모든 게 그렇게 네 탓 일리만은 없잖아.
“틀려!”
“.....”
“아니야. 그래서 내가 너를 안은 게 아니야. 난..... 나는”
녀석이 남자라는 생각 해보지 않았지만, 여자같다라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어. 녀석이 분명히 다른 사람을 찾고 있었기에..... 그 사람의 품을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것은 질.....투였다. 그래 나는 네 녀석에게 나를 각인시켜주고 싶어서,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이것 역시 변명 일뿐이야.
“넌, 내게 무척이나 특별한 존재였어.....”
===========================
“이런 말 갑자기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 오랫동안 생각해 왔어. 그 이후로 하지만 적절한 해답은 역시 떠오르지 않아. 나 머리로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너가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은 분명해. 너가 나를 찾아 주었을 때 나 무척이나 기뻤어. 내가 한 것은 분명히 옳지 않은 행동이야. 하지만, 나를 다르게 보아 줄 수 없을까? 물론 네게 강요하진 않아. 그냥, 지금처럼만 나를 조금만 네 곁에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상우 형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특별한 존재라니, 내게 책임감을 느끼는 것일까? 혹시 내가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아..... 네가 곤란하거나, 싫다면.....”
“상우형.”
“어?”
“형이 책임을 느낄 필요 없어. 나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런 이야기 괜히 꺼내서 미안해. ”
잠시 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형은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형준아. 잠깐만 안아도 될까?”
“응?”
왠지 거절할 수가 없다. 고개를 수그린 채. 대답은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주저하던 상우 형이 품안으로 힘껏 당겨 안았다. 잠시 동안 상우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놓지 않으려는 듯 꼭 안고 있었다. 상우 형이 내손을 잡아서 형의 가슴에 대 주었다. 손을 통하여 형의 심장의 떨림이 전해져 왔다.
“느껴지니?”
상우 형이 가만히 속삭였다. 강하게 뛰고 있는 떨림이 내 가슴에도 전해져 오는 듯했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히 내 심장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내게도, 그리고 네게도..... “
“.....”
“너를 위해서 살아가고 싶다고.....”
종혁은 애써 좋은 미팅 분위기가 깨져 버려서, 한창 열이 올라 있었다. 이쁜 아이들도 많이 있었는데, 왠 일로 그 녀석이 이런 자리까지 피하는 거야. 젠장 실연의 상처 하나 갖고 말야. 사내놈이 그걸로 언제까지 우울해져 있을 건지, 그럼 나 같은 놈은 없어지란 소리냐. 쳇.
상우는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키도 얼추 비슷한데다. 덩치 큰 것도. 물론 나는 전문적으로 계속 운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몸매만큼은 녀석보다 좋다. 하지만 얼굴은..... 그래 네 녀석이 훨씬 낫다 훨씬 나아. 녀석은 이목구비도 반듯한 편이고, 눈썹도 짙고, 호감 가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쌍커풀이 없어 눈이 좀 작은 것 같지만, 그래도 딱 남자다운 얼굴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나는..... 조금 더 험악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언제든지 녀석이 인기가 많았다. 성격도 녀석은 좋은 편이라, 왠지 나는 가끔 열등감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렇지만 녀석은 좋은 친구니까, 우리는 무엇인가 통하는 게 있다고 할까?
그런 녀석은 얼마 전부터 바뀌었다. 그래 무척이나 좋아했었으니까, 그 아이. 녀석이 호들갑 떨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렇지만 말야. 모처럼 좋은 기회를 차버리다니, 그 아이보다 이뻤잖아. 오늘 나온 얘들. 다 네 타입 아니었냐? 한 아이는 무척이나 네 놈이 맘에 들었나 보던데.....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상우 녀석이었다. 아까와는 다른 표정으로, 아니 웃는 얼굴로 걸어가고 있었다. 옆에는,.... 아? 사촌 동생이랬지 저 녀석. 음? 뭐야, 중요한 일이란 게....그럼. 저 녀석을 다시 만나려고? 그래서?
아는 척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상우는 내 앞을 몇 미터 스쳐가면서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봐, 너 그런 얼굴 처음이잖아. 그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무엇인가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끼어 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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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가 반말하면 얼마나 이상해 보이겠어요. 나이차도 많아 보이는데, 거기다 닮은 구석도 하나도 없는데”
“그...그런가? 그럼 나도”
“바보 아네요? 형이 존댓말을 하면 더 이상해 보이죠. 으 정말 못 말려”
“그럼....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
“네?”
“날 편하게 대해 주었으면 좋겠어. 네가 편하게”
상우형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느껴졌다. 잠시 동안 짧은 정적이 흘렀다. 상우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등을 돌린 채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잠깐 그의 맨 등이 보였다. 넓은 어깨로부터 이어 내려져있는 무척이나 넓은 등, 몸의 움직임에 잠깐 그의 근육의 움직임이 보였다. 아, 저 바보
“상우 형”
“응?”
그가 고개를 돌렸다. 목뒤로 이어져 내려온 근육의 형태가 잔뜩 뭉쳐졌다. 무슨 운동선수 같아. 사진으로 그런 것들을 본 적은 있지만, 그저, 아무 느낌도 없었고, 가끔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손님 있는데, 그렇게 막 벗으면..... 저기..... 바지는.....”
“아 미안, 워낙 습관이 되서..... 안 보고 있을 줄 알았는데, ”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뭐야, 나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내가 이럴 이유가 없잖아.
“아 형준아, 먼저 샤워해. 갈아입을 만한 옷은 없지만, 우선 이거라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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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안돼. 제발 좀 정신 좀 차리자. 한상우 네가 무슨 짐승이냐. 저 아이는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고, 차디찬 샤워기의 물줄기가 세차게 전신을 때렸다. 그렇지만 몸의 열기는 계속 식어들 줄을 몰랐다. 내가 어떻게 된 걸까? 이대로라면, 무슨 짓을 저지르게 될지도 몰라. 아아 제발 정신 좀 차리자 한 상우.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하나씩 스쳐지나갔다. 그 속에 있던 형준이의 웃는 얼굴 미소가, 자꾸 떠올랐다. 그래 오늘 그래도 조금 저 녀석을 위해 나 잘 해 준 것일까? 어쩌면, 나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걸지도,
“오늘 형이랑 같이 있으면 안되요?”
녀석의 부끄러워했던 얼굴이 생각났다. 머릿속에 녀석의 하얀 맨몸의 모습이 스쳤다. 그리고 녀석의 몸을 뜨겁게 안았던, 일들이..... 아 안돼.
“라라라.....”
순간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프고, 애처로웠던, 목소리, 그리고 노래를 부를 때의 그 표정. 그래, 그 녀석 애써서 웃고 있는 거 뿐 이잖아. 오늘 나와 함께 있는 것도..... 단지 외로워서 일 뿐이니까. 그래 우선은 저 아이를 위로해주는 것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녀석은 침대 속에서 이미 잠이 든 듯 했다. 피곤했나? 그나저나 오늘은 또 바닥에서 자야 하는 것인가. 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상우형....”
“아 안자고 있었어?”
“같이 침대에서 자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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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거의 잠을 잘 못자. 새벽 늦게 서야 잠이 들곤 해. 그리고 잠이 들어도, 이내 기분나쁜 꿈을 꾸고는 금새 깨버리고 말아.”
“그...그래”
“형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상우형이 왠지 어색해 하고 있었다. 싫은 것일까 역시...... 내가 눈을 마주쳐도 계속 피하고만 있었다.
“침대는 좁지 않은데, 불편해?”
“응?”
“내가 옆에 있는 거 왠지 불편해 하고 있는 것 같아.....”
아.... 나도 참 바보다. 진짜로 불편해서 내려가 버리면 어떻게 해. 애써 참아주고 있는 것 같은 데,
“팔....팔베개 해줄까?”
“어?”
상우형이 내 머리를 들어 올려 주고는 팔베개를 해 주었다. 어린애도 아닌데..... 왠지 조금 쑥쓰러운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더 가까워져서일까, 고개를 들기가 힘들다. 이런..... 내가 더 불편해 하고 있어..... 바로 눈 앞으로, 상우형의 가슴이 다가왔다. 옷 사이로 단단해 보이는 속 살이 비친다.
“예전에 널 이렇게 안고서는 잠이 들었어. 나 답답한 거 꽤 싫어했는데, 이상하게 너는 아무런 거부감도 없었어. 기억하니?”
아..... 그랬었구나, 나 이 품만은 굉장히 포근하고 따뜻했던 걸 기억해, 넓은 가슴에 항상 기대서 잠이 들곤 했었어..... 왠지 그리웠던 게 아닐까? 나.
“싫지 않아?”
“왜?”
“나 남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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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런. 생각 안해”
아. 그렇구나, 난 왜 한번도 형준이 녀석을 안으면서, 한번도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걸까.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예전에도, 지금도..... 그저
“역시. 내가 남자답지 못해서일까?”
“응?”
“나, 키도 그렇게 크지 않고, 형처럼 남자다운 점은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나, 여자처럼 느껴져? 그래서 그때..... 날 안은 거야?”
녀석은 내가 했던 행동까지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려 하는 듯했다. 왜 그런 거야. 너는 모든 게 그렇게 네 탓 일리만은 없잖아.
“틀려!”
“.....”
“아니야. 그래서 내가 너를 안은 게 아니야. 난..... 나는”
녀석이 남자라는 생각 해보지 않았지만, 여자같다라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어. 녀석이 분명히 다른 사람을 찾고 있었기에..... 그 사람의 품을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것은 질.....투였다. 그래 나는 네 녀석에게 나를 각인시켜주고 싶어서,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이것 역시 변명 일뿐이야.
“넌, 내게 무척이나 특별한 존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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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갑자기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 오랫동안 생각해 왔어. 그 이후로 하지만 적절한 해답은 역시 떠오르지 않아. 나 머리로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너가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은 분명해. 너가 나를 찾아 주었을 때 나 무척이나 기뻤어. 내가 한 것은 분명히 옳지 않은 행동이야. 하지만, 나를 다르게 보아 줄 수 없을까? 물론 네게 강요하진 않아. 그냥, 지금처럼만 나를 조금만 네 곁에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상우 형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특별한 존재라니, 내게 책임감을 느끼는 것일까? 혹시 내가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아..... 네가 곤란하거나, 싫다면.....”
“상우형.”
“어?”
“형이 책임을 느낄 필요 없어. 나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런 이야기 괜히 꺼내서 미안해. ”
잠시 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형은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형준아. 잠깐만 안아도 될까?”
“응?”
왠지 거절할 수가 없다. 고개를 수그린 채. 대답은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주저하던 상우 형이 품안으로 힘껏 당겨 안았다. 잠시 동안 상우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놓지 않으려는 듯 꼭 안고 있었다. 상우 형이 내손을 잡아서 형의 가슴에 대 주었다. 손을 통하여 형의 심장의 떨림이 전해져 왔다.
“느껴지니?”
상우 형이 가만히 속삭였다. 강하게 뛰고 있는 떨림이 내 가슴에도 전해져 오는 듯했다.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히 내 심장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내게도, 그리고 네게도..... “
“.....”
“너를 위해서 살아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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