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연애(1)-첫만남,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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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우리 그만 헤어지자.”


예상 했었던 일이었다. 사귄지 3... 슬슬 나에게 흥미나 애정이 없어진게 눈에 보이듯 행동을 해왔었고, 벌써 나몰래... 아니 딱히 숨기지는 않는 듯 누군가와 모텔을 집 드나들 듯 그사람과 다니고 있었다.


그래... 짐은 언제 뺄거야?”


예상했기에 크게 감흥도 없었다.


!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대답하네? 아니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럼 너가 헤어지자는데 내가 질척거려야 맞는거야?


헤어지자며. 너 이미 만나고 있는사람도 있잖아. 근데 거기서 내가 무슨말을 더 해야하는 거야?”


독한새끼... 걱정마 이번주 안으론 다 옮길거니까.”


그말을 끝으로 그녀석을 더 볼수 없었다. 그녀석과 헤어진 후, 이쪽 모임이나 술집등 동선이 겹칠만한곳은 이미 내가 피하고 있으니 더 볼일은 없을거다. 그녀석의 물건들 또한 내가 일하는 중에 왔다 간 것인지, 어느 순간에 다 없어져 있었다.


크진 않지만 작은 투룸 전셋집... 넉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많이 부족하지도 않았던 그녀석과 나의 삶이었다. 해외까진 아니었어도, 같이 여행도 자주 갔었고, 서로의 생일이면 축하한다며 진심어린 생일선물과 지인들을 초청해 같이 식사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긋난걸까... 아니면 그냥 어떤 드라마 대사처럼 서로의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난걸까... 없어도 크게 문제될건 없지만, 그래도 그 덩치가 있다가 갑자기 없어지니 허전하긴 했었다.

 

수호씨 요즘 왜이렇게 실수가 잦아?”


누군가 날 부르는소리에 옆으로 돌아보니 부장이 내가냈던 결제서류를 들고 나에게 걸어 오고 잇었다.


? 제가 또 뭐 실수한게 있나요?”


이거 총액에서 0하나 더 넣었잖아. 이거 잘못 올라갔으면 큰일나는거야 알지? 무슨일인진 모르지만 야무지게 일하던 사람이 이렇게 실수하니 걱정돼네. 집에 무슨일 있어?”


부장이 건내준 서류를 열자 한눈에 내가 한 실수가 뭔지 보일만큼 제일 중요한 부분에 실수를 하고 말았다. 나한테 있어서 그녀석이 그렇게나 중요했었나?


아닙니다. 요즘 몸이 좀 안좋아서 그래요. 환절기 잖아요.”


그래. 많이 안좋으면 조퇴하고. 수호씨 연차 아직 하나도 안썻지? 벌써 다음달이면 11월인데 밀린거 팍팍써 수호씨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가니까 건강 챙기고.”


, 죄송합니다.”


아니야 죄송하긴 다음부터 좀더 조심하면 돼.”


네 알겠습니다.”

 

오후6시가 돼자마자 나는 먼저 퇴근한다며 옷을 챙겨입고 나왔고, 정말 오랜만에 그녀석과 자주가던 종로 이쪽 바에 가 보았다.

변하지 않은 인터리어. 변하지 않은 사장님. 하지만 항상 그녀석과 같이 오던 난 지금은 혼자 이곳에 왔다. 그녀석과 항상 같이 앉았던 구석자리.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있는사람이라곤 나와 사장님 뿐이었다.

 

? 오늘은 정수랑 같이 안오셨나 봐요?”

 

사장님은 항상 나에겐 깍듯했지만 그녀석에겐 쳔하게 대해주었다. 그것도 그녀석 성격 덕이겠지. 내가 사겼던 정수는 누구나와 금방 친해졌고, 누구나가 금방 그녀석을 좋아했다. 성격상이라도, 성적으로도. 그 어떤 면으로도 남들과 금방 친해졌고, 잘 어울렸다.

 

저희 헤어졌어요 지난주에. 맨날 먹던거 하나만 주세요.”


항상 먹던거... 술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내가 그나마 자주 마셨던 칵테일이었다.

 

-딸랑

 

누군가 손님이 또 온모양이다.

 

사장님 저 여기서 가장쎈걸로 하나만 주세요.”

 

굵은 저음... 듣기 좋은 톤의 목소리. 나도 모르게 그사람에게 눈이 갔다.

 

새까만 머리. 190정도는 돼어 보이는 큰 키. 젊었을적 운동꽤 한듯해 보이는 덩치. 갈색피부 거친 인상을 좀더 부드럽고 깔끔해 보이게 만드는 금테 안경. 나와 잠깐 눈이 마주쳤는데 살짝 웃어 줬다. 매력적인 웃음. 웬지 느낌이 얼굴이 빨개진거 같은 느낌처럼 화끈거렸다.

 

칵테일을 받아들고 조금씩 홀짝이며 멍때리고 있으니, 이윽고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굳이? 구석자리에? 뭐지?

 

같이 한잔 하실래요? 너무 일찍 왔더니 혼자 심심하네요.”

 

그러면서 나에게 사장이 건내준 새로만든 깔루아밀크를 건낸다.

 

제가 한잔 살게요.”

 

마침 처음 주문했던 잔을 다 마셨던터라 사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도 생각이 안나서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받아들었다.

 

혼자오신거 보면 아직 싱글?”

지난주에 헤어 졌어요.”

내가 왜 이런말을 저사람에게 하는거지? 뭐 술도 얻어먹었으니 상관 없을려나?

그렇군요 매력적이신데 누구신지 참 좋은분을 놓친거 같군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렇게 난 처음보는 그사람과 몇시간이나 대화를 나눴고, 그렇게 벌써 12시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이런 너무 오래 있었네요. 전 이만 들어가 봐야 할거 같아요. 갈 길이 멀어 일찍 나가야 하거든요.”

집이 OO동이시죠? 저도 그 근처 사는데 같이가시죠,”

어라?내가 우리집에 대해서 말했었나? 하긴 평소 마시는것보다 10배는 더 마셨는데 좀 취하긴 했겠지.

그럼 실례해도 될까요?”

 

그렇게 난 그가 부른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그의 차로 집까지 갔다. 집까지 족히 한시간은 걸리는 거리라 서로 아무말 없이 창밖만 보고 있었다. 아니 그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그러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새 집에 도착했고 난 무슨 생각인지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해버렸다.

 

저희 집 가서 맥주 더 드실래요?”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 처음 만났는데 집까지 가도?”

... 뭐 어때요. 술도 얻어먹었는데. 취한김에 같이 더 마셔요.”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흘러 어쩌다 집까지 왔다. 집이 2층인게 얼마나 다행인지 같이 엘리베이터라도 탔다간 아마 더 어색해서 올랐던 취기마저 다 달아날뻔했네.

 

누추하지만 들어오세요. 집이 좀 좁아요.”

이정도면 혼자나 둘이 살기 딱 좋죠.”

편한옷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아 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나는 그에게 발팔티와 반바지를 건냈고,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옷을 벗더니 갈아 입었다.

눈길은 갔지만 애써 보지 않을려고 애쓰며 난 냉장고에서 캔맥주와 냉동고에 얼려둔 맥주잔을 두 개 꺼냈다. 술은 좋아하지 않지만 전애인이었던 정수가 이렇게 먹는걸 좋아했었다.

 

아깐 술은 별로 안마신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옷을 다갈아입은 그가 바닥에 앉아 내가 내 오는 잔을 받아 들었고, 그렇게 나와 한참 맥주를 마셨고, 나는 다시 술이 올랐는지 조금 어지러웠다.

 

그런데 아깐 왜 저한테 말 거신 거에요?”

술기운 때문인지 어떤 이유인지 그에게 물었고 그는 사람좋은 미소를 다시 지으며 날 보며 빙긋 웃었다.

 

그쪽 맘에 들어서요.

 

?”

내가 잘못들었나?

 

나랑 계약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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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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