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19) - 재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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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은 헬스장 샤워장에서보다 더 큰 현타 뿐한 번은 그렇다 치고 오늘까지, 두번이나..

게다가 싼 지 얼마나 됐다고. 일요일이야 일요일. 3일만에 싸다니20대 체력 아니야 이제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대충 휴지로 닦아 닦은 휴지와 함께 변기 물을 내리고,

나가서 새 팬티를 들고 와 샤워를 한다.

 

금요일,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저 이렇게 순탄한 하루가 계속되는 한 주였다.

 

 

*

 

목요일.

 

아침 일곱 시.

 

선배님, 일어나세요.” 은석은 재영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깨워본다.
? ? 은석 씨 왔어요? ? 그럼 지금 벌써 7?” 화들짝 놀라며 시간을 확인하는 재영.

빨리 준비해야겠네. , 미안해요 은석 씨 아침부터 민망하게 팬티바람이나 보이고.”

아니에요 선배님 ㅎㅎ. , 씻고 준비하느라 바쁘실 텐데 아침은 제가 차려 볼게요. 뭐 드세요?”

아무거나요.” 화장실로 가면서 대충 대답하는 재영.

 

씻고 옷 입고 식탁에 앉은 재영을 맞이한 건 구운 토마토와 에그 스크램블.
와 은석 씨가 한 거예요? 잘 먹을게요.”

네ㅎㅎ 늦었다고 너무 허겁지겁 드시지 마세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먹는 건 잘 먹어야죠.”

ㅎㅎ 저번에 내가 아침은 꼭 먹으라고 할 때 아빠 같다고 하더니. 이제 본인이 엄마처럼 구네.”

아니 엄마라뇨. 저도 그냥 아빠 할게요. 이런 근육질 엄마 보셨어요?”

은석의 응수에 피식, 웃는 재영.

사람 사는 것 같네. 매번 혼자서 정신없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이라고 솔직히 별로 생각 안 들었는데 이제 좀집 같아.’
웃음의 의미에는, 이런 생각도 담겨 있었을지도.

 

점심시간.

오늘도 잘 하고 있네, 은석 씨.’

회사 사람들 몰래 이렇게 누군가를 훔쳐보고있자니아무것도 아닌데 또 묘한 기분이다.

어제 야근도 했겠다 오늘은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따 봐서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야겠다.

여섯 시 10, 회사에서 출발하기 전. 은석에게 전화하는 재영.

(재영) “은석 씨,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은석) “? 선배님 오늘은 일찍 퇴근하십니까?”

(재영) “네 그렇게 됐네요. , 치킨 좋아해요? 들어가는 길에 사갈까 하는데.”

(은석) “? 이미 너무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셔서너무 죄송한데요 ㅠㅜ 집밥으로도 충분히.”

(재영) “아니에요. 혼자 사니까 치킨 한 마리 혼자 먹기 버거워서 안 먹게 되더라고.

먹고는 싶은데 먹은 지 좀 됐어. 내가 먹고 싶어서 사가는 거니까 부담갖지 말아요.”

(은석) “아이 참…. 그렇게 말씀하시면…”

(재영) “무슨 맛 좋아해요. 후라이드? 양념? 간장?”

(은석) “선배님 드시고 싶은 맛으로 사 오셔요 전 다 좋습니다~ ㅎㅎ

 

, 이 집 치킨 맛있네요. 집 근처엔 없고 배달 어플에도 안 떠서 못 먹어 봤었는데.”

그쵸. 난 먹으면 이 집 것만 먹어요. 양 많아서 자주는 못 먹지만. 그나저나 은석 씨는 빼는 게 없어서 좋아요.
예의상 한 번 거절하는 건 알겠는데 뻔히 아닌 거 보이는데 서너 번 넘게 거절하면 난 너무 답답하더라.”

아 ㅎㅎ 저도 그렇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청주 분이시잖아요. … 3번만 거절하면 다행이게요.
아니, 아니면 아니다 기면 기다가 없으니까. 가끔 어머니도 엄청 답답해 하십니다.
도대체 이런 걸(?) 어쩌다 만난 거냐며. ㅋㅋ 그래서 제가 반발심에 이렇게 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ㅎㅎ 아 어젠 보니까 오후에 한 3, 40분 나간 거 같은데 어디 산책 나간 거예요?”

아 영상 보셨습니까? , 접때 보니까 요 근처에 조그만 공원 있는 것 같아서요.”

, 모르면 오늘 말해줄까 했는데 알아서 잘 찾아갔네요. 역시 똘똘. 굿굿.”

이 말에 갑자기 은석이 본인의 (양념 안 묻은) 오른손으로 재영의 (양념 안 묻은) 왼손을 집어
제 머리에 얹으며 쓰다듬는, 부비는 시늉을 한다.

.. 방심하면 바로 큰일난다. 여우야 얘. 잊지 말자.’

당황한 티를 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사람 무안해지게 바로 손을 빼기도 뭐 해서,
재영은 일단 머릿속으로만 이렇게 생각하며 은석의 손이 제 손을 만지게 둔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화제를 돌리는 것.

, 어제랑 오늘 뭐 공부했는지나 들어볼까요?”

? 아 선배님~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리는데. 그런 말씀은 다 먹고 치우고 하십시오. ㅋㅋ

 

 

*

 

 

그리고 다음 날, 금요일. 앞선 나날들과 비슷하게, 재영은 일곱 시에 은석을 맞이하고, 함께 아침을 먹고 출근했다.

오늘은 직장 동료랑 같이 필드 나갔다가, 거기서 바로 퇴근할 예정.
정신없이 일하고, 내일 주말인데 퇴근길에 술 한 잔 하자는 동료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다.

 

집에서 은석 씨가 기다린단 말이야. 술은 다음에.’

외근지에서 내비를 찍어보니, 낯선 루트. 막히는 것까지 포함해서 차로 1시간 반꽤 걸릴 것 같다고.

? 잠깐은석 씨 보려고 이렇게 바삐 퇴근하는 거야, ?’

원래 불금에 곧잘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이랑 술 한 잔 하던 나인데.

요 며칠 집에 가도 혼자가 아니라 반겨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좋아서 이러는 것 뿐이야.
그래, 그건 확실히 좋은 거니까. 1~2주 이러다 말겠지.’

비록 지난 며칠 사이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은석에 대해 더 알긴 했지만그건 그 뿐이야.
은석 씨가 좋게 느껴지는 것도동생으로서 맘에 드는 성격과, ‘올식인 몸과, 이 특수한 상황 때문, 일 거야.

그렇게 얼마나 차를 몰았을까.

어라? 저건전에 경한이랑 자주 왔던 감성주점.’

경한이가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해서, 여기 와서 그 모습 보면서 술 한 잔씩 하고. 좋았는데.

그렇게 한 곡 끝내고 나면 손님들 다들 박수갈채에좋았지, 그 때.

아까 출발지에서 내비 찍을 땐 전체 경로만 봐서 눈치 못 챘는데, 이제 보니 여기를 지나는구나.

 

들렀다갈까. 음주운전은 안 되니까 술은 마시지 말고, 저 집 맛있게 하는 레몬소다만 한 잔.’

아 근데같이 술 먹자던 거 뿌리치고 온 놈이 굳이 여기 들러서 청승맞게 혼술을 하겠다고?
집에 있는 은석 씨 본다고 빨리 들어간다며.’

뭐냐 이거경한이냐 은석 씨냐 놓고 고민하는 거냐?
아니 1:1 비교도 아니지, 지금 경한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한이와의 추억대 실존하는(?) 은석 씨?

 

잠깐 도로 한 쪽에 차를 세워두고 고민하는 재영.

이게 지금 고민할 거리가 맞냐 재영아.’

아니, 애초에 나는 왜 몇 년 지난 이제서야 경한이를 신경 쓰는 거지?

맞아 나는머리가 복잡하면 일로 도피하니까.

그 때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마침 신입사원이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그렇게 됐지.

 

 

*

 

 

재영의 옛 자취방. 재영의 팔이 단단하게 경한의 몸을 끌어안은 채로, 번쩍 들어올린다.

재영의 그 뜨겁고 굵은 기둥은 경한의 뒤 구멍이 주는 조임에, 빠지지 않게 확실히 붙들린 채다.

들어올린 그대로, 재영은 빠르게 벽으로 나아가 경한의 등이 벽을 댄 채 공중에 떠 있게 한다.

“… 재영아, …”

경한이 말을 잇지 못하게, 재영은 제 그 두꺼운 입술로 경한의 입을 틀어막는다.

스물여덟의 재영. 서른넷의 재영이 결코 허풍을 떤 것이 아니었다. 지금의 은석 못지 않게 선이 분명하고 단단한 몸.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다가, 점차 rpm을 높이다가, 한 순간 엉덩이 근육이 바짝 쪼그라들도록 깊이 찌른 채 pause.

그리고 이것의 반복. 흘러넘치게 발랐던 젤이 재영의 기둥을 타고, 다시 두 알을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경한의 귀두 끝에선, 재영의 물건이 자신의 가장 깊은 안쪽(의 전립선)을 찌른 채 한 번씩 멈출 때마다,

쿠퍼액을 불컥불컥 토해낼 뿐이다. 그 쿠퍼액은, 재영의 알을 타고 흐르는 젤과 섞여 그것을 묽게 만들며 함께 떨어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여전히 키스를 멈추지 않고 있던 재영은 갑자기 입을 떼더니,

경한의 갈색 눈에 금방이라도 풍덩, 빠져들 것처럼, 쳐다본다. 아니면, 이 눈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듯이.

그리고, 말없이, 벽의 마찰력과 재영의 허벅지 힘으로 공중에 들려 있던 경한을 다시 팔로 안아 번쩍 들고

방 한쪽의 매트리스로 간다. 경한을 눕히고, 다시 한 번 경한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본다.

(마치마사지 받았던 그 날 은석을 바라봤던 각도 그대로.)

 

재영은 이제 자신의 물건을 경한의 안으로부터 뺀다. 콘돔을 벗기고, 매트리스 옆 바닥에 있던 젤을 집어

자신과 경한의 물건에 아낌없이 바른다. 그리고 그 두 육봉을 맞댄다.

이내 왼손으로 누워있는 경한의 오른손을 잡아 맞닿은 두 육봉을 만지게 한다.

재영 자신은, 팔 방향이 살짝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오른손으로 경한의 오른손을 깍지 끼듯 잡는다.

 

두 남자의 손은, 재영의 리드에 따라 미끄러운 육봉 세트를 빠르게 흔들며 자극한다.

신음소리와 함께, 두 수도꼭지에선 거의 동시에 크림 같은 그것이 발사된다.

경한의 배 위에서 한 데 어우러진 출처 다른 두 우유는, 경한의 가는 몸 라인의 경사를 따라 배꼽으로 흘러 들어간다.

 

 

*

 

 

휴지로 닦고, 샤워하고, 벌거벗은 채로 함께 매트리스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재영과 경한.

둘 다,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미안.”

정적을 깨는 재영의 한 마디.

 

사실둘은 방금 마지막, 그러니까 이별 섹X’를 마친 참이다.

헤어지자는 재영의 말에, 경한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준 것.

 

미안. 좀 지쳤어. 우리 둘 다 취준생으로 만나서서로 북돋고, 힘이 많이 됐는데, 아는데.

여름에 내가 합격하고서부터지난 반년 간 눈에 띄게 오버스러운 반응과, 어딘가 불안해 보였던 너

내가 떠날 것 같아서 그랬던 거지? 그래도, 2년째 보는데, 내가 그걸 모를까.

처음 만났을 때 수험생활에 영 자신감 없던 북돋아준 건 너였는데,
네가 더 자존감이 높았고 나는 그걸 동경하면서 나도 힘을 얻은 건데. , 이렇게 약해진 거야.
그리고…. 나는 왜 너한테 받은 만큼 충분히 힘이 못 되는 거야.

나도 그래도지난 반 년간 노력했는데, 아무래도 이 이상은 못 하겠다.

 

이 속마음 중에 어떤 걸 말하고, 또 어떤 것은 말하지 못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분명한 것은, 절대 있는 그대로 말하지는 않았다는 것. 그 말하지 않은 만큼의 미련이 이자 불어나듯 불어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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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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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네요 그와 별개로 씬이 아주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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