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7) - 재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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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편 채로 손톱 끝으로 옆구리 쪽을 훑으며 쓸어 내려가는 민석.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옆구리 라인에도 신경세포 다발이 다량 분포해 있어서 남녀노소 불문
성감대인 경우가 많다.
“아아.”
그 자극을 못 이긴 재영의 몸이 이리저리 휘면서, 아까까지의 이빨 사이로 새어나오는 신음과
달리
입을 크게 벌린 채 장탄식 조의 신음이 터져 나온다.
아랑곳하지 않고 애무를 이어나가는 민석.
어느덧 민석의 ‘60분 코스’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
문득 민석이 무릎을 떼고 자리를 옮기는 소리에, 그제야 재영은 감은 눈을
조심스레 뜬다.
눈을 떠 보니, 민석은 재영의 왼쪽 옆구리 옆에 막 무릎꿇고 앉은 채다.
‘워낙 뒤척이며 자는 편이라 혼자 사는데도 침대를 퀸 사이즈로 들여 놓은 게 이럴 때 또 도움이 되네,
침대가 좁았으면 저기 저러고 있기 힘들었을 텐데.’
눈길을 아래로 내려 민석의 물건을 감상하려던 찰나,
‘아-.’
민석이 상체를 앞으로 숙여 재영의 오른쪽 옆구리 라인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훑고 내려가는 바람에,
재영은 다시 눈을 감은 채 만족감의 틴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눈 감기 직전에 보니, 민석의 왼손은 손바닥으로 재영의 엉덩이를 받치고,
오른팔은 어느덧 재영의 목 뒤에 넣고 팔베개하듯 받친 상태.
전체적으로는 마치 아기를 품 안에 안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게 훑고 내려간 민석의 혀는 이내 재영의 치골, 이어서 사타구니를 핥았다.
혓바닥 전체로 위아래로 넓게 핥다가, 혀의 측면으로 원을 그리듯 하다가, 이내 혀끝을 빠르게 문지르고, 다시 반복.
이제는 재영도 민석의 패턴을 알 수 있었다.
넓은 범위를 천천히 자극하다가, 점차 좁혀가며 빠르게 자극하고, 다시 반복. 그렇게 계속되는 완급 조절..
몸이 서서히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아… 몸이 많이 뜨거워졌네.’
사실, 앞선 민석의 시선을 본 독자들이라면 알겠지만, 재영의 몸은 진작부터 뜨거웠다.
재영은 몸이 민감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몸에 열도 많은 걸 어떡하겠나.
다만 지금은 ‘재영 자신이 느낄 정도로’ 몸이
최고조로 달아올랐다는 것만 기억하자.
‘아-!’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큰 볼륨으로, 재영의 배에서부터 신음이 터져 나왔다.
민석이 재영의 알 바로 옆 사타구니를 핥다 못해 쪽 소리를 내며 입술까지 동원하여 빨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아… 제일 민감한 부분인데.’
거의 익숙해지려던 차에 눈을 뜨려던 참인데, 이렇게 재영은 제대로 눈 뜰
타이밍을 다시 유보한다.
‘뭐지? 이게 눈을 못 뜨고 당할(?) 정도인가?’
말했다시피 순도 100% 탑인 재영으로서는, 슬슬
이 상황이 살짝 이해가 안 가기 시작했다.
민석의 스킬이 좋은 축에 드는 건 인정하지만, 탑으로서 자존심이 있지 섭바텀마냥 이렇게
눈 못 뜰 정도라니?
원래대로라면 적당히 애무를 즐기다 상대를 눕히고 본인이 리드해야 할 터인데.
괜한 반발심인지 오기인지, 재영은 이제 정말 눈을 떴다.
아랫도리를 보니 이제 민석은 혀를 내밀어 재영의 알을 핥고 있었다.
‘강아지 같아…’
얼굴도 강아지상이었는데, 저렇게 혀를 내밀고 자신의 알을 핥고 있는 것을 내려다 보니 정말
강아지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재영의 알을 핥고, 빨고, 입
안에서 굴린 것일까.
이제 민석의 혀는 재영의 기둥을 뿌리에서부터 훑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것도
재영의 프리컴이 흐른 자국을 따라.
어느덧 재영은 민석의 그 느리면서도 빠르고, 은근하면서도 대담한 그 동작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민석이 입술을 오므려 재영의 기둥을 문 채 마찬가지로 뿌리에서부터 훑고 올라올 때,
‘… 대형견이 개껌 물고 노는 거 같아…’
하고 상상하는 재영이었다.
그 때 민석이 감고 있던 눈을 떴고, 재영과 눈이 마주쳤다. 이내 그 실눈이 되는 눈웃음을 보여주는 민석.
‘너무 귀엽다. 근데… 내가 꼭
나쁜 사람 같네. 꼭 무슨… 도그플 하는 거 같아.’
성경험이 충분히 있는 재영이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이야기이다.
SM 플레이는 들어만 봤지 해본 적도, 딱히 해볼 생각도 없었다.
물론 실상은, 민석이 그저 평범한 (그러나 스킬이
좋은) 오럴을 해주고 있을 뿐이지만,
이미 재영이 강아지를 겹쳐 떠올리며 의도치도 않게 처음으로 ‘돔의 입장’을 느끼게 된 이상,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그 때 갑자기 민석이 재영의 물건에서 입을 떼더니,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그러더니 재영의 귀 옆에 자신의 입을 대더니,
‘하고 싶으신 거 있어요?’
예의 그 동굴 목소리.
… 자신이 지금 느끼는 기분이 뭔지 명확히 몰랐던 재영의 머릿속 전구의 퓨즈에서 다시 스파크가 튄다.
‘나…? 지금도… 물론 이렇게 받는 거… 좋긴 한데… 내가 원하는 거…?’
불현듯 무슨 생각이 난 듯, 재영이 민석의 양 팔을 강하게 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민석을 눕히고 본인이 위로 올라간다.
이제야 비로소, 누워있는 민석의 몸을 찬찬히 살펴본다.
마사지와 애무에 충실한 탓일까, 땀 때문인지 번들번들하니 몸의 근육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이렇게 선명한 치골… 나도 예전에 한참 운동할 땐 이랬었는데.
그리고… 발바닥을 통해 짐작한 대로, 대략 17-8 센티 정도 돼 보이는 준수한 길이의 물건.
두께는… 내 것만큼은 아니지만 (남자들이 으레
그렇듯, 재영도 제 물건의 ‘굵기’만큼은 ‘부심’이 있었다) 역시 준수한 굵기.
재영의 시선은 다시 위로 올라온다. 얼굴 아래쪽에 대한 호기심은 풀렸으니, 얼굴을 찬찬히 뜯어본다.
사실 얼굴을 더 나중에 본 것은… 촉이랄까, 느껴진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
무드등 때문에 정확히 식별은 안 되지만 눈 색깔은 아마 갈색. 밖에서 봤을 땐 햇빛에 반사된
줄 알았는데. 예쁜 갈색.
콧대도 높고. 입술은… 아랫입술이 살짝 두꺼운
편인데 부담스럽지 않고 남자답게 두꺼운 편. 그리고 두꺼운 귓볼.
처음 봤을 때는 눈웃음과 까만 피부에만 집중했지만, 이건 분명…
‘아 이건… 경한이네. 경한이다.’
6년 전을 끝으로, 내 생애 가장 오래, 2년
간,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귀여운 애인, 경한이…
아까 그 이질감이 뭔지 알았다.
일부러 잊은 건지, 시간이 지나 잊힌 건지, 희미해졌던
그 애의 얼굴이 너무 떠올라서. 겹쳐 보여서.
꼭… 그 애한테 돈 주고 이걸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것도… 해 본 적도 없는 도그플을 (한 적 없다)… 즐거워하며…
‘눈을… 나답지 않게 유난히 못 뜨고 있던 것도… 무의식은 알고 있던 거야.
아까 어쨌든 밖에서 처음 봤을 때 얼굴을 보긴 했으니까…
무의식의 수면 밑에 잠시 경한이를 묻어두고 있어서 의식 수준에선 뒤늦게 눈치를 챘지만.’
갑자기 이 사실을 인지해 버린 재영의 물건이 서서히 죽어갔지만, 당연히도
이는 재영의 안중에도 없었다.
눈치 없는 사람이 봐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굳어가는 재영의 표정.
이내 민석의 손을 잡고 있던 제
손을 떼고 몸을 뒤로 빼 무릎꿇고 앉는 재영.
“저… 괜찮으세요?”
‘아… 지금까지 애무해온 것만 봐도… 알겠다. 얘 눈치 빠르지. 다 티났겠지, 당황한
내 표정…’
“아… 그… 아니에요 아무것도.”
누가 봐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이렇게 빈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어느 시점부턴가, 쾌감에 취해서 틀어진 줄도 몰랐던 블루투스 스피커의 피아노 선율이
있어 고마울 정도다.
저게 없었으면, 평소에는 잘 들리지도 않는 에어컨 돌아가는 웅웅 소리 빼고는 정적이었겠지…
“… 혹시 별로셨다면…”
“아아, 아니에요 그건 아닌데.”
재영이 다급하게 경한, 아니 민석의 말이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무슨 말일지 대충 짐작은 되는데, 그 말을 하는 건 들을 수 없어.
첫째로, 당신 잘못이 아니야. 솔직히… 엄청 좋았다고. 이게 얼마만인지 모를 만큼. 나 혼자 핀트 나가기 전까진.
그리고 둘째로… 경한이… 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잠시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와 블루투스 스피커의 피아노 소리만 방을 메우고.
“… 괜찮으시면, 계속할까요?”
잠시 숨을 고른 재영이 다시 입을 뗀다.
“그… 눈치 빠른 분 같아서 말하자면 그냥 내가 뭐가 좀 떠올라서 그래요. 본인 잘못 아니에요.”
“…….”
“잔액이… 얼마죠? XX,XXX원이죠?”
“아, 아뇨 괜찮습니다. 시간도 다 못 채웠고… 마무리하지도 못했는데요.”
“… 아니에요 받으세요. 요 근래 가장 좋았어요. 정말
만족하고, 당신이 못한 게 아니니까 받을 자격 있어요.”
와… ‘요 근래 가장 좋았어요’? 이게 말이야
방구야. 이 나이 먹고 어린 애 앞에서 이 정도로밖에 마무리 못 하냐.
“아… 그래도…”
재영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옷걸이에 걸린 외투에서 제 지갑을 꺼낸다. 마침 잔액만큼의 현금이 지갑에 있다.
“여기 잔액이에요. 정말 부담 갖지 마요. 최선을
다해 주셨고 전 만족했어요.
내 문제고, 괜찮으니까 가 보셔도 돼요. 정말로.”
이미 당황한 기색은 충분히 내보였지만, 마무리라도 매너 있게 지어보고자, 재영은 애써 침착해 본다.
최대한 온건한 목소리로. 이에 마지못해 돈을 받는 민석.
“…그럼… 실례했습니다.”
“…네, 고마웠어요.”
이제 좀 진정이 된 재영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제 것이 아닌 옷가지들과 작스트랩을
주섬주섬 줍는다.
“아, 제가 직접 할게요. 괜찮아요.”
민석이 그 옷가지를 건네받고, 나머지 옷도 주워 말없이 입는다.
다시 그 섹시한 빨간색 작스트랩에 쏙 들어가는 민석의 물건. 그 위에 통 넓은 검은 반바지, 회색 언더X머 윗옷.
그리고 민석은 (드디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끄고, 널브러진 오일 등등 가지고 온 물건들도 마저 키트에 담고는,
현관문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재영도 그 뒤에서 성큼성큼 걸어가, 앞장서서 현관문을 열어준다.
“… 고마워요, 오늘 즐거웠어요.”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민석.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뒤돌아 터덜터덜 계단을 내려간다.
잠시간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재영. 천천히 문을 닫는다.
털썩, 주저앉듯 침대 매트리스에 앉는다. 번개나
자위할 때와는 또 다른 의미로, 아니 훨씬 크게 밀려오는 현타.
‘뭐야… 뭐가 좋다고 그렇게 달아올랐던 거야.’
‘아니 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떻게 봐도 경한이였는데. 왜 처음에 봤을 때 인지 못한 거야.
심지어 몇 십 분이나 그런 짓 할 때까지… 바보냐?’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말들로 자책해보는 재영
.
… 사실 우리의 재영을 위해 약간의 변을 하자면, 그 몇 십분 중에
대부분은 엎드려 있어서 시야가 차단돼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은 빼는 게 맞다.
… 물론, 그 전에 눈치 못 챈 건 쉴드 못 치겠지만.
죄책감과 후회,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 가운데 재영은 그저 바닥의 에어컨 리모컨을
들어
신경질적으로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화풀이할 뿐이었다.
*
마사지의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ㅠㅜ
그치만 첫 술에(?) 다 풀면 재미없죠.. 2화 끝에 자체 스포했듯 '로맨스 웹소설+중간중간 서비스신'의 포맷입니다
앞으로 몇 화간 스토리 진행이겠지만 바로 하차하지 마셔요ㅠ 지나면 또 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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