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5) - 재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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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럼 직접 운전해서 올라오셨어요? 운전 오래 하느라 다리 근육도 긴장해서 그런지 좀 뭉쳐 있네요.

사실이다. 몰랐는데 마사지를 받으니 느껴지는 ‘시원하게 아픈’ 이 감각에
‘기분 좋은’ 신음이 나올 것 같아 아까 왼다리부터 재영은 참는 중. 확실히 마사지 잘 해.
이거 설마 진짜 마사지 값만인 건 아니겠지? 아…. 그런 거면 이렇게 자기 물건을 느끼게 해 줄 리가.

재영이 이렇게 생각하던 중, 민석은 이제 재영의 양쪽 무릎 바깥쪽 측면에 자신의 무릎을 두고 자리잡았다.

 

*

 

아 그네 운전해서 올라왔어요. 마사지도 사실 그래서. ㅎㅎ
기분 좋은 신음을 참다가 민석이 다시 처음의 자세를 잡고 상체로 올라왔을 때에야 재영은 반 박자 늦은 대답을 한다.

오 제가 맞췄네요 ㅎㅎ 전에 마사지 받아본 적 있으세요?”

마사지 앞에 생략됐지만 맥락상 이반마사지를 받아본 적 있냐는 질문이겠지.
일반적인 건전 마사지는 회사 다니면서 피곤할 때 가끔 받아본 적 있지만 그건 다들 그러니까 너무 뻔한 질문이잖아.

 

아뇨 오늘이 처음이에요.”
아아 그렇구나. 영광이네요 제가 처음이라니. ㅎㅎ

ㅋㅋ 물론 내가 아다는 아니지. 애인도 있어 봤고 번개도 해본 적 있다.
뭐 당연히 이 사람도 이반 마사지로서처음이란 뜻으로 한 말이겠지만, 저 문장이 주는 묘한 뉘앙스 다들 알잖아.

이 사람 초짜 아니다. 선수다 선수. 대놓고가 아닌 은근히 야한 멘트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재영의 나 홀로 추리는 어느덧 이런 결론으로 기울었다.

이제 민석은 재영의 두 엉덩이에 오일을 펴바른다.
그리고 지금껏 등과 허벅지에 그랬던 것처럼,
주먹을 모아쥐고 엉덩이의 아래 근육부터 위쪽까지 차례로 체중을 실어 수직으로 천천히 압력을 가한다.
대신 또 살짝 변주가 된 것은, 한 군데 마사지를 하고 그 조금 윗부분 마사지로 이어지기 전에
그냥 손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주먹을 풀면서 손바닥 전체를 엉덩이 양쪽 측면으로 쓸어내린다.

 

아 이건아까 젖꼭지 만질 때와 비슷한 손 움직임…’
그새 촉각이 충분히 예민해진 탓일까. 재영은 빠르게 이 점을 캐치한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해서, 점차 민석의 쫙 편 손가락이 재영의 치골과 타월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앞선 스킨십들 덕분에 과감해진 것인지 재영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살짝 들어
민석의 손이 들어올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준다.
이에 부응하듯 어느덧 민석의 손바닥 거의 전체가 재영의 고관절을 쓰다듬고 있었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오면 재영의 물건에 그 손가락 끝이 닿을 터였지만, 닿을락 말락 닿지는 않았다.

마사지도 잘하는데 기술도 좋네초짜 아니다. 초짜 아니야…’
이제 확신으로 기운 재영의 결론.
그리고 이런 재영을 놀리듯이 간지럼 태우듯 춤을 추며 다시 허리춤으로 빠져나가는 민석의 손.

…’

이번 신음은 못 참았다. 재영 본인도 분명히 느끼게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고,
몸의 떨림도 분명히 느껴졌으며, 귀두 끝에서 농밀하게 응축된 프리컴이 흘러내렸다.

재영이 민망함을 느낄 새도 없이, 마사지는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민석이 손날을 세워 재영의 엉덩이골을 역방향으로, 그러니까 손날이 민석의 몸쪽을 향하게 하여
아래에서 위로 카드 슬래시하듯 쓸고 지나갔다.


여기서 TMI, 재영은 탑이다. 몸이 민감하고 프리컴이 많이 나온다고 처음 보면 바텀이라고 오해도 받지만
그것과 취향은 별개인 법이다. 사실 민감한 덕에 물건이 쉽게 서고 발기가 유지가 잘 되는 데다가,
흘러 넘치는 프리컴을 젤처럼 쓸 수 있어서 오히려 이런 몸이 재영의 경험상 탑으로서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탑도 대개 뒤를 애무해주는 건 좋아하니까, 여기서 몸이 반응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건 포지션에 따른 선호의 문제라기보단 신경세포 다발이 밀집된-통상 성감대라고 부르는-부위이기 때문일 뿐.

이쯤 되면 이제는 노골적인 단계로 넘어간 거지? 마사지에서 거기에 오일을 왜 발라.ㅋㅋ
우스우면서도 이제는 은근 그 다음이 기대되는 재영이었다.

 

그렇게 엉덩이골 사이로 몇 번을 오일을 발랐을까. 이제 두 엉덩이를 모찌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민석.
그러면서 간간이 엄지손가락이 엉덩이골 사이를 건드린다.
이미 아까 신음과 몸의 떨림도 들켰겠다, 몸이 조금씩 움찔거리고 신음이 새어나올 때 굳이 숨기진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적나라하게 신음을 내뱉는 건 아니고. 은근함의 톤 앤 매너를 깰 수는 없지.
암튼 이로써 그래, 이젠 마사지가 아니라 애무다’, 확신하는 재영.

재영의 등에 아까 바른 오일이 어느덧 다 말라서일까.

민석이 무릎을 떼지 않은 채 아까처럼 허리에서부터 척추기립근을 타고 오일을 미끄러지듯 재영의 등에 펴바른다.
다만 이번에도 변주가 있다. 아까는 등 따로, 팔 따로 각각 마사지했다면,
이번에는 어깨까지 올라와서 그대로 양 팔을 쓸고 내려가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묘사를 따라 충분히 장면을 상상했는지? 민석은 무릎을 떼지 않은 채라고 했다.
그러니까, 민석의 무릎은 아직 엉덩이를 애무하기 위해 재영의 양 무릎 바깥쪽 측면에 고정됐던 상태 그대로다.
이런 무게중심에서 위와 같은 스킨십을 하려면 당연히 민석의 상체는

아 이건 좀…’

완전히 앞으로 숙일 수밖에 없다. 마치 재영의 몸 위에 민석의 상체가 덮밥처럼 포개지듯이 내려오면서
그 팔은 허리에서부터 어깨까지를 훑고, 이내 양 팔을 쓸고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몸을 일으키고, 다시 이 과정이 반복된다.

그러니까, 재영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상체가 이런 식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그와 동시에 하체에서는 민석의 귀두 끝이 재영의 엉덩이골 사이를 찔렀다 뒤로 빠졌다 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뜻이니까.

재영은 탑이다. 올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탑. 상대가 뒤를 혀나 손으로 애무해주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가 박으려하는 건 절대로 싫어하는 타입. 시도조차 해본 적 없다.
물론 본인이 다른 누군가에게 박는 것은 좋아한다. 그야말로 순도 100% .
그렇기에 지금처럼 민석의 물건 끝 부분이 조금씩 찌르는 것은 재영의 취향에는 맞지 않다.


이에 재영은 슬쩍, 자신의 엉덩이를 앞으로 빼는 시늉을 한다. 이 자극은 싫다는 완곡한 거절 의사.
그리고 이를 이해한 듯, 상체는 계속 덮밥이 되지만 이제 재영의 엉덩이에는 민석의 두 알이 부딪히는 촉감만 남는다.
그와 함께 들리는 뒤로 박을 때 두 알이 엉덩이에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는 재영의 흥분감을 고조시킨다.

바로 알아 듣는구나. 확실히 초짜 아니다, 초짜 아니야.’
이젠 이 말이 어느덧 머릿속에서 입버릇처럼 되어버린 재영.

그러고 보니 이 향기는 오일 냄새는 아닌데. 이 사람 몸에서 나는 건가? … 체취 좋네.’
민석이 몸을 앞으로 숙일 때마다 아까부터 맡아온 오일의 장미향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어떤 기분 좋은 향기.
거기에 더해서

하아…”

민석이 몸을 이렇게까지 엎드리듯 앞으로 숙였다면, 머리 부분은 당연히 재영의 귀 옆에 위치하게 된다.
의도된 건지 아니면 정말 계속 꾹꾹 체중을 실어 마사지하느라 살짝 힘이 든 건지,
소리에서 섹시한 땀냄새가 난다면 이런 느낌일까.
공기 반 소리 반의 민석의 신음소리가 재영의 고막을 자극한다.

등과 어깨에 닿는 촉감과 체온, 엉덩이에 가볍게 두 알이 부딪히는 촉감과 소리,
무슨 향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기분 좋은 민석의 체취,
거기에 아까부터 있었던 오일의 장미향,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잔잔한 음악소리

이제 시각만 확보되면…”

재영이 이런 생각을 할 때쯤, 재영의 귓가에서 예의 그 신음소리가 멈추고 민석의 목소리가 들린다.

앞으로 돌아 누우시겠어요?”
그야말로 라이브로 듣는 ASMR. 귀에 바짝 대고 그 동굴 보이스로, 재영은 기다려 왔던 그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기대감을 너무 티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천천히 재영은 몸을 뒤집어 몸의 전면부를 드러내고 눕는다.

계속 엎드린 채로 눈을 감고 상상해서 그런가. 바로 눈을 뜨기가 좀 민망하네…’

시각 자극을 기대했던 재영이지만, 어느덧 시각이 봉인된(?) 상태에서 다른 자극이 극대화되는 것에 익숙해져서일까.
막상 눈을 뜰 수 있게 됐지만 선뜻 바로 눈을 뜨기는 어렵다.

아까 등에 오일을 펴바를 때처럼, 가슴골을 중심으로 오일을 펴바르는 민석의 손길이 느껴졌다.
대신 이번의 손의 흐름은, 가슴골에서부터 출발해서 마치 달팽이 등껍질의 나선형 무늬를 그리듯
재영의 가슴을 크게 바깥쪽으로 돌면서 훑다가

크읏…”

그 마무리는 잘 정돈된 손톱 끝으로 재영의 젖꼭지를 간질이는 것으로 끝맺는다.
탑이지만 민감한 몸을 가진 재영은, 이제는 더 숨길 것도 없겠다, 굵은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흘린다.

양 젖꼭지를 그렇게 애무받은 지 얼마나 지났을 때. 이제 느껴지는 감촉은 분명.
처음엔 혓바닥 전체로 젖꼭지 전체를 핥는 것에서 시작하여, 혀 끝으로 살살살 간질이다가,
마치 아이가 엄마 젖을 빨 듯 입술로 흡착하면서 혀 끝은 젖꼭지 끝을 문지른다.
그리고, 이빨로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깨무는 것으로 마무리.
그렇게 재영의 양쪽 젖꼭지는 한 번씩, 천천히 민석의 입에 맡겨졌다.

잘 한다. 확실히 잘 해얼마만이지, 누가 이렇게 해 주는 거.’

사실, 재영의 연애 및 번개 경험은 잠시 프라이버시로 남겨두더라도,
기본적으로 이 나이쯤 되면 번개든 연애든 막론하고 새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가 매우 귀찮아진다.
연애는 연애대로, 갖은 노력 해 가며 앱이니 ㅅㅌ니 카페 등지에서 누굴 만나기까지는 물론이고,
일단 사귀게 되더라도 몇 번의 연애를 거친 경험상 만나서 함께 하는 것도 뻔하고,
헤어지는 이유나 과정더 뻔해서 다 무슨 의미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마냥 번개를 하자니, 애초에 연애보다 몇 갑절은 현타가 심한 데다가
어차피 각자 빠르고 손쉬운 쾌락과 분출에 그 목적이 있는 터라 제대로 된 애무나 상호존중이 생략되는 법이다.

그에 반해 마사지는일단 재영에게는 오늘이 첫 경험이라 새로움이 주는 프리미엄도 있겠고.
또 빠르게 각자 싸고문답무용으로 헤어지는 번개와 달리
(
비록 돈에 의한 것이지만) 마치 애인처럼 정성스러운 전희가 있다.
반면에, 당연히 연애랑은 다르게 60분의 짧은 시간으로 끝나는 휘발성. 관계에 대한 부담 없음. 마치 번개처럼.
마사지도물론 끝난 직후나 경험치(?)가 쌓인 후의 어느 날에 현타가 심하겠지.
그러나 지금 당장의 재영에게는, ‘번개와 연애의 중간 지점그 어딘가의 새로운 세계가 주는 쾌감을 십분 즐김이 마땅하다.

암튼, 그렇게 입으로 자극해 주면서도 민석의 손도 쉬지 않는다.
손을 편 채로 손톱 끝으로 옆구리 쪽을 훑으며 쓸어 내려가는 민석.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옆구리 라인에도 신경세포 다발이 다량 분포해 있어서 남녀노소 불문 성감대인 경우가 많다.

아아.”
그 자극을 못 이긴 재영의 몸이 이리저리 휘면서, 아까까지의 이빨 사이로 새어나오는 신음과 달리
입을 크게 벌린 채 장탄식 조의 신음이 터져 나온다.
아랑곳하지 않고 애무를 이어나가는 민석.


어느덧 민석의 ‘60분 코스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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