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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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에서 조치원 쪽으로 오는 502번 시내버스가 역전 승강장에 도착했다.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씩 차례차례 시내버스에서 내렸다. 나는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군인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미동(美童)은 불만을 품어 볼에 밤을 물고 군인 뒤를 졸졸 따라갔다. 조치원역 출입문에 비친 미동 자신의 모습을 눈동자를 한쪽 끝으로 돌려 못마땅하게 보고 군인과 함께 대합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시선을 돌려 택시 운전사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많고 많은 사람들을 대하고 보니 별의별 사연이 오고갔다. 나는 오줌이 마려워 조치원역 화장실에 들었다. 소변기에서 오줌을 누는데 미동이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옆에서 오줌을 누었다. 나는 미동을 곁눈질로 살펴보니 오줌을 누면서 자위 행위하는 짓을 했다. 나는 성적 충동을 꾹 참고 미동보다 먼저 화장실에서 나왔다. 

나는 미동을 잊어버릴 양으로 택시 운전사들과 어울렸다. 아무 생각이 없이 내가 고개를 뒤로 돌리자 미동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미동은 면사(綿絲)로 짠 옷감으로 트레이닝복을 만든 옷을 입었다. 강마른 얼굴에 윤기가 야드르르 나는 머리칼이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미동은 조치원역을 등지고 서서 담배를 한 대 입에 물고 가스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였다. 나는 하도 기막혀서 그쪽으로 다가가 미동에게 말을 붙였다.

"학생, 담배 어디서 났어요?"

"형이 줬어."

미동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며 반말해 내 가슴이 뜨끔했다. 그러나 미동과는 초면인데도 친밀감이 있어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미동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애잔한 눈빛으로 담배를 한번 빨고 허공에 연기를 뿜었다. 나는 갑자기 미소를 싹 거두면서 표정을 바꾸고 미동의 처지를 동정했다.

"너 울려고 그러지?"

"아냐!"

나는 미동의 얼굴 모습 하나하나 눈여겨보고 느낀 그대로 표현했다.

"진짜 울거 같은데."

"아니란 말야. 울먹울먹~."

"거봐. 강한 척 해봐야 말짱 헛거야."

"앙앙~."

나는 미동의 머리를 손으로 바짝 당겨 품에 안았다. 택시 운전사가 미동의 울음 소리를 듣고 나를 향하여 조심하도록 말했다.

"거 애는 왜 울리고 그래."

"암것도 아녀요."

나는 택시 운전사에게 슬쩍 넘겨 버리고 미동이 실컷 울도록 내버려두었다. 미동은 내 품에 얼굴을 묻고 울다 말고 천연스럽게 말했다.

"나 그만 울래."

"니 맘대로 해."

"아저씨 택시 어떤거야?"

"저거."

나는 손가락으로 택시를 가리켰다. 미동은 택시에 얼른 타고 내가 타기를 기다렸다. 나는 택시에 타며 미동에게 목적지를 물어 보았다.

"어디로 갈까?"

"아무 데나 가."

"드라이브시켜 줄까?"

"응."

미동의 말투는 한편으로 서로 어렴성 없이 곧 친숙해지면서, 다른 한편으로 버릇이 없는 것 같아 잘못을 지적했다.

"어른한테 말씨가 고약하구먼."

"나이 차 얼마 안 나는 것 같은데 편하게 말 놓고 지내지."

"넌 몇 살이니?"

"열 다섯."

"‥‥‥."

나는 말없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미동은 내 얼굴을 바라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무슨 생각해?"

"나랑 얼마나 차이 나나 계산하고 있어."

"뭘 복잡하게 계산해. 그냥 넘어가."

"너 거기에 털 났으면 나한테 말 놔도 좋아."

미동은 내 말을 듣자마자 오른손으로 트레이닝 하의와 팬티를 한꺼번에 잡고 배꼽 아래로 내렸다가 얼른 올렸다.

"봤지?"

"아니, 천천히 다시 해 봐."

"난 리플레이 안 해."

"고 녀석 참!"

나는 택시의 운전대를 잡고 왼쪽으로 틀어 도로를 달렸다. 택시를 몰면서 미동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름이 뭐니?"

"미동이."

"‥‥‥."

미동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궁금히 여겼다.

"왜 또 말이 없어?"

나는 미동을 곁눈질로 살펴보았다. 미동은 내가 눈길을 보내는 뜻을 알아채고 차근차근 자세히 설명했다.

"원래 본명이 있는데 형이 그렇게 불러."

"오, 그래! 미동이 무슨 뜻인지 알기는 하니?"

"응."

조치원읍에서 벗어난 택시는 왕복 4차로를 쌩쌩 달렸다. 미동은 택시보다 앞서서 가는 외국산 차를 보고 아는 체 나섰다.

"야, 동네 차다!"

나는 미동의 말귀를 못 알아들어 궁금히 여겼다.

"동네 차라니?"

"동그라미 네 개가 있잖아."

"으하하~, 센스가 뛰어나네. 근데 아까 그 군인 누구니?"

"친형."

나는 미동의 말 뜻을 몰라 군인의 얼굴을 떠올렸다.

"안 닮았던데."

"친구 같은 형이야."

"오, 그래! 너는 성난 얼굴이던데 왜 그랬어?"

"형은 나말고는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휴가 기간에 나랑 한번도 안 놀아 줬어."

"니가 싫은 모양이지."

"난 외곬으로만 형을 좋아하는데 형은 그게 아냐."

미동은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기억을 더듬으며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꺼냈다.


   나 혼자 집에 있을 때 형에게 전화로 연락하면 형편이 되는 대로 찾아왔다. 형은 나를 집에서 만나면 좋아하는 눈빛부터 달랐다. 형이 미소를 짓고 내 곁으로 다가서면 가슴이 팔딱거렸다. 내 실내복을 형이 능숙한 솜씨로 벗기면 자지는 팬티에 구멍을 뚫을 듯이 발기했다. 형이 나의 자지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면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내 몸이 충분히 뜨거워지면 형은 외출복을 하나하나 벗어 거실에 옷을 던졌다. 나는 형의 알몸을 기쁜 눈으로 바라보며 성의 유혹에 빠졌다. 나의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는 형의 자지를 ‥‥‥.


   나는 성적인 흥분으로 자지가 뻣뻣해지면서 커졌다. 그러나 미동의 정체가 자못 궁금했다.

"뭐? 니가?"

"왜 안 믿어져?"

"아니 그 다음 빨리 해 봐."

"내 말 끊어서 하기 싫어."

나는 묵묵히 미동의 말을 들을 걸 공연한 짓을 해서 김빠졌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설 수 없어 미동이 말을 하도록 꾀어 부추겼다.

"내가 좋은 곳에 데리고 갈게 그동안 얘기해 봐."

미동은 음흉하게 웃음을 띠고 나의 아랫도리를 힐금 바라보았다. 그리고 목소리에 웃음기가 들어 있는 말을 이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형의 자지를 쥐고 흔들었다. 구강 섹스에 앞서 손으로 피스톤의 운동한 후에 혀를 내밀어 귀두 신경을 자극했다. 형은 엉덩이를 슬슬 뒤로 빼며 거실 공간에 거친 숨결을 뱉었다. 형의 자지가 내 입 속으로 들어가자 탄성을 질렀다.

"으~ 아~!"

나는 형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오른손 중지(中指)를 펴고 형의 항문을 깔짝깔짝거리다가 조금씩 삽입했다. 형은 앞뒤로 받는 강한 자극을 못 참고 헐헐거렸다. 벽을 마주 보게 형을 돌려놓고 허리를 살짝 구부렸다. 나의 자지를 형의 항문에 삽입할 준비로 엉덩이에 지그시 문댔다. 형은 입에 침이 고인 것을 한꺼번에 삼켰다.

"꿀꺽~."


   나는 미동의 말을 귀 기울여 듣다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미동은 이야기를 중단하고 내 얼굴을 바라보며 녹아웃(knockout)시켰다.

"지금까지 야동 본 걸 얘기한거야."

"으하하~. 너 한 대 맞아야겠어. 근데 성인 네트워크 시스템은 어떻게 들어가니?"

"다 들어가는 수가 있어."

"오, 그래! 너 재주 좋다!"


   나는 택시를 몰고 전동을 지나 동림산 산림욕장으로 향했다. 동림산 산림욕장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단둘이 있으니까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제일 먼저 화장실로 걸어갔다. 미동은 눈길을 주고 내가 가는 곳을 물었다.

"어디 가?"

"화장실."

"아무 데서나 오줌 누지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 없잖아."

나는 미동의 말을 듣고도 못 들은 체하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밖에 나왔다. 미동은 내 행동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왜 금방 나와?"

"청소를 안 해 지저분해."

"거봐 내가 뭐랬어."

나는 미동으로부터 멀찍이 물러서서 소변을 보려고 팬티에서 자지를 꺼냈다. 미동은 슬그머니 내 뒤로 가까이 접근해 자지를 보려고 기웃거렸다. 미동이 내 것을 보기 전에 얼른 팬티 안에 집어넣고 저만큼 떨어졌다. 미동은 공연한 심술로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굴었다. 나는 소변을 참고 미동을 주시했다. 미동은 웃는 표정으로 나를 놀려 댔다.

"왜, 내가 보면 안 돼?"

"니거 먼저 보여 줘 봐."

"알았어."

미동은 산림욕할 수 있게 제작한 곡선 의자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나도 미동을 따라서 옆에 누우려다가 그만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동은 트레이닝 하의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자지를 보여 주었다. 나는 누가 볼세라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미동의 돌발적인 행위를 말렸다.

"야, 뭐하는 짓이야."

"보여 달라며."

"농담한 걸 가지고."

나는 미동의 자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팬티와 트레이닝 하의를 입혀 주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미동을 나무랐다.

"아무 데서나 그런 짓 하지 마."

"내거 내 맘대로 하는데 누가 뭐라고 그래."

"그래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지."

"오, 하지 말라는 건 아니네."

나는 중학교 시절에 성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욕망을 품고 있어서 미동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미동을 위하여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돌렸다.

"참, 너 학교는 어떻게 하고 안 갔어?"

"뻔하잖아. 꾀병 부리고 안 갔지."

"오, 그래! 너 여러 가지로 재주가 좋다!"

나와 미동은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산책로에 진짜 나무라 할 수 있는 참나무의 잎이 떨어져서 깔려 있다. 맑은 가을 하늘과 천진스러운 미동의 미소는 잘 어울리는 자연이였다. 나는 산책로를 걸으며 사색에 잠겼다. 처음에는 건전한 사색에 잠겼다가 본능적으로 미동의 자지를 탐하는 상상했다. 


   고양이가 앞발로 생쥐를 가지고 놀며 입맛을 다시듯이 나는 손으로 미동의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고양이가 생쥐를 통째로 잡아먹을 준비를 끝내고 혀를 날름 내밀듯이 나는 미동의 자지를 혀로 쓱 핥았다.

'아, 좋다!'


   나는 오줌이 마려워 등산로 가장자리에 서서 자세를 취했다. 미동은 나를 따라 옆에 서서 오줌을 누었다. 나는 발끝에 오줌이 떨어지는 반면 미동은 오줌이 멀찍이 떨어졌다. 나는 미동에게 뒤질세라 방광에 힘을 주어 미동의 오줌발과 거의 맞먹었다. 미동은 내 행동을 알아채고 더 멀리 오줌을 누었다. 나는 손으로 바지 지퍼를 올리면서 미동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내 기를 꺽으려고 맘먹었구먼."

"체, 먼저 시작한게 누군데?"

"‥‥‥."

 

   나는 동림산 정상에 올라 잡념을 버리고 산 아래를 굽어보았다. 문득 미동의 형에 대해서 알고자 하여 질문했다.

"형은 어떻게 만났어?"

"음, 그러니까 작년 여름방학에‥‥‥."


   나는 장난으로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공을 빼앗다가 수영장에서 발을 헛디뎌 물에 풍덩 빠졌다. 일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아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형은 수영장에 뛰어들어 물에 빠진 나를 건져 낸 뒤 인공호흡을 시켰다. 친구들은 내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할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나는 친구들의 눈을 의식하고 정신을 잃은 척했다. 형은 나를 번쩍 들어 등에 업고 응급실로 달렸다. 나는 형에게 업히는 바람에 자지가 밀착되어 은근히 커졌다. 나는 친구들이 없는 곳에 오자 형에게 무사(無事)하다는 것을 일러 주었다.

"나 괜찮은니까 여기서 내려 줘."

"야, 너 때문에 걱정했잖아. 진짜 괜찮은거야?"

"응, 아까는 친구들한테 쪽팔려서 그랬어."

"에이, X만한게 자존심은 있어 가지고."

내가 탈의실로 쏜살같이 달려가자 형이 뒤통수에 대고 물었다.

"야, 내 등을 찌른 게 뭐니?"

"몰라, 몰라~."


   찌는 듯한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었다. 나는 학용품을 사러 집을 나왔다. 학교 앞 문방구점에 가다가 횡단보도 앞쪽에 형이 서 있는 것을 알았다. 나는 뒤로 돌아서서 가는데 형이 소리쳐 불렀다.

"미동아~!"

나를 형이 불러도 못 들은 체하고 먼길을 돌아 문방구점에 들었다. 학용품을 사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형을 횡단보도에서 만났다. 형의 싱글거리는 표정을 보니 알다가도 모를 일였다. 나는 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형과 마주하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형은 지나쳐 가는 내 손을 굳게 잡고 행동을 같이했다.

"야, 오늘부터 나랑 사귀자."

"킥킥~, 뭘 잘못 먹었어?"

"남은 심각하게 말하는데 왜 웃니?"

"남자끼리 사귀면 남들이 흉 봐. 그건 그렇고 나랑 사귀자는 연유가 뭔 데?"

형은 나의 질문을 흔쾌히 받아들여 이유를 밝혔다.

"크리스마스이브에 100일이 되니까."

"으하하~."

나를 감언으로 꾀어도 시원찮을 판인데 형 의지대로 말했다. 나는 뜻하지 않은 대답을 듣자마자 단호히 거절했다. 

"싫어!"

"솔직히 말해 봐. 내가 싫은 건 아니지?"

"‥‥‥."

형은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끈덕지게 동의를 요구했다.

"나랑 사귄다고 할 때까지 너를 따라다닐거야."

"그렇게 억지부리지 마."

"사실은 수영장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형의 그윽한 눈길이 내 마음을 흔들어 갈데없는 처지였다. 이번에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 형의 제의를 쾌히 승낙했다. 형은 나의 승낙을 받고 휴대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 오늘 친구네 집에서 자고 갈게요."

형은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안 들으려고 하는지 얼른 전화를 끊고 나의 의사를 물어 보았다.

"오늘 밤 나랑 함께 자자?"

"이젠 내 허락도 안 받고 정신나간 소리하고 있네."

"왜, 꿈같은 얘긴감."

"어디서 나랑 잔다는 얘기야?"

"돌려서 말하지 말고 딱 부러지게 말해?"


   나는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를 노리고 형을 집에 데려와 부모에게 소개했다.

"수영장에서 저를 구해 준 형이에요."

"오, 그래? 우리 집에 온 걸 진심으로 환영해."

"고맙습니다!"

형은 깍듯이 인사를 하고 내 손을 잡았다. 나는 형 팔을 끌어당겨 방으로 인도했다. 사람 관계는 내가 한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날까 봐 조바심을 내는 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언제까지 좋아하나 그 사람을 실험하고 싶어졌다. 나는 침대에 누워 형을 실험대 위에 올려 놓고 심리를 해부했다.

"한 시간은 형 맘대로 해."

"니 거 영글었니?"

"몰라, 몰라~."


   미동은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에 말을 중단하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근데 어제 밤에 나를 술 취하게 만들어 놓고 다른 사람 만나러 갔단 말야."

"벌써부터 담배 피고 술 마시고 볼 장 다 봤다."

내가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해도 미동은 못 들은 체했다. 아무튼 친한 사이는 정도(定道)라 내가 미동에게 사귀는 요령에 대해 조언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나는 동림산 산림욕장에서 나오며 미동에게 다음 목적지를 물었다.

"이젠 어디로 갈까?"

"아저씨네 집에 가 보고 싶어."

"거긴 왜?"

"어떻게 사나 보려고."

미동은 나의 심리를 잘 파악했다. 나는 미동과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며 말을 붙였다.

"내가 혼자 사는 건 어떻게 알았어?"

"혼자 사니까 아들 같은 나한테 관심을 가지지."

"오, 그래! 그렇게 잘 아는 미동이는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될거야?"

"대통령."

미동은 자기가 생각한 바를 서슴없이 말해 나는 의문이 생겼다.

"왜?"

"결혼 문화를 바꾸려고."

"어떻게?"

"대중목욕탕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할거야."

나는 미동의 대답을 들어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신랑, 신부와 축하객들이 벌거벗고 결혼식을 치르는 장면을 상상하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


   나는 택시를 아파트에 주차하고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 바닐라 콘(cone)을 두 개 샀다. 미동과 함께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부엌에서 주전자에 물을 넣었다. 가스레인지에 주전자를 올려 놓고 불을 붙였다. 티 스푼으로 커피 잔에 인스턴트 커피 한 스푼과 설탕 한 스푼을 넣고 끓는 물을 부었다. 커피를 티 스푼으로 저어 녹이고 바닐라 콘 포장지를 손으로 벗겼다. 티 스푼으로 원뿔형의 과자 윗부분을 잘라 커피 잔에 아이스크림을 넣었다.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변하는 동안에 나와 미동은 바닐라 콘 포장지를 손으로 벗겨 바삭바삭한 과자와 혀끝으로 아이스크림을 음미했다. 미동은 '반이' 커피를 마시고 입술에 아이스크림이 묻은 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 부드럽고 달콤하다! 누구한테 배웠어?"

"비엔나 커피에 응용해서 바닐라(vanilla)에 vani만 따서 '반이' 커피라고 명명했어."

"반이가 무슨 뜻인데?"

"이반을 오른쪽부터 읽은거지."

"아, 그래서 습작으로 쓴 소설 주인공 이름이 반이구나!"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 글을 쓴 사람이 등장 인물로 나를 만들었으니까."

미동은 나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다가 손을 트레이닝 하의 주머니에 슬그머니 넣었다. 나는 미동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물어 보았다.

"왜 손을 주머니에 넣니?"

"그게 서서 손으로 꽉 쥐고 있어."

"킥킥~."

미동은 충동적인 행동을 견디다 못해 천연덕스럽게 내 침대에 반듯이 드러누워 트레이닝 하의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손으로 자지를 잡아 왕복운동했다. 나는 미동의 자위 행위를 곁눈으로 슬쩍 보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려고 작정했구나."

"난 성적 충동을 느낄 때 그 자리서 해결을 봐야 돼."

"잘하는 짓이다."

나는 중학교 시절에 성적 충동을 느끼면 자위 행위를 두세 번 행했다. 그래서 미동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나는 미동의 자위 행위에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게 다른 데로 신경을 쓰려고 노트북 컴퓨터를 켜면서 투덜거렸다.

"날 미성년자 성 추행범으로 만들 생각이구먼."

"나 그런 생각 안 했어. 근데 어딜 보고 말하는거야."

나는 미동을 등지고 노트북 컴퓨터를 마주 보고 의자에 앉았다. 미동은 자위 행위하며 내 뒤통수에 대고 날카롭게 충격을 주었다.

"온통 내거 만지고 싶은 생각 뿐이지."

"아니다!"

나는 미동의 말을 부정하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동은 내 속셈을 훤히 들여다보았다. 나는 참다못해 미동 곁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에라, 될대로 되라지!"

나는 The Archies의 Suger Suger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미동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각박한 세상에 달콤한 노랫말이 들어 있는 ‥‥‥.


Sugar, ahh,

Honey, honey.

You are my candy boy, (본래 노랫말은 girl임)

And you got me wanting you.


Honey, ahh,

Sugar, sugar.

You are my candy boy,

And you got me wanting you.


I just can't believe the loveliness

Of loving you.


   나는 미동의 자지를 실지로 만져 보고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아, 되게 크다!"

"그럼, 이십 년 키운건데‥‥."

"뭐, 아까는 열 다섯 살이라고 했잖아."

미동은 얼떨결에 나이의 진실을 밝히고 스스로 깜짝 놀랐다.

"앗, 들통났다!."

"너 뒈졌어."

"으하하~."

미동은 나의 표정을 보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나는 기다리기라도 한 듯 이윽고 미동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나는 미동의 알몸을 마주 보며 거친 숨소리를 냈다. 미동의 팽팽하게 발기한 자지가 유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정신을 잃었다. 미동과 나는 혼이 나간 상태로 번갈아 방 안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었다. 미동의 육체는 바위옷을 골짜기를 흐르는 맑은 물이 적신듯이 매끈매끈했다. 나는 미동의 자지를 혀로 핥아 보고 몸 속 깊은 곳에서 환성을 올렸다.

"아~!"


   미동은 주차장에 서 있는 택시에 올라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나는 택시의 시동을 걸고 아파트를 출발했다. 택시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줄지어 있는 4차로를 쌩쌩 달렸다. 미동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전방을 주시했다. 나는 진행 과정을 예견하고 마음이 복잡했다. 택시는 청주 시내를 거쳐 육거리 시장 앞에 도착했다. 나는 미동을 따라서  택시에서 내렸다. 미동은 나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형과 헤어져 내 맘 한구석이 허전했는데 그걸 메꿔 줘 고마워."

"난 니가 맘에 들어서 함께 해줬을뿐이야."

"그랬다면 더 고마워."

나는 미동의 얼굴을 바라보고 여운을 남겼다.

"또 만날 수 있을까?"

"글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오로지 형 생각뿐이거든."

미동은 속이 깊어 내가 그것을 채우는 건 역부족이였다. 나는 미동과 연분을 맺으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 전화번호라도 ‥‥‥."

"연이 닿으면 전화번호가 없더라도 만나게 될거야."

미동은 형을 향한 마음이 외곬으로만 생각해서 나는 안중에도 없다.

"알았어. 참, 형에 대한 맘 안 변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거야."

"나도 그렇게 믿고 있어."

"한번 안아 봐도 되겠니?"

"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나는 미동 답지 않은 소심한 태도를 보고 활짝 웃으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난 그런거 개의치 않아."

"‥‥‥."

나는 미동을 와락 껴안고 나직한 목소리로 작별 인사했다. 

"잘 있어!"

"아저씨, 미워!"

"히~."

나는 마음에 만족함을 느껴 어리석게 웃었다. 나는 택시를 타고 리어 미러로 미동을 살펴보았다. 미동은 미동(微動)도 없이 그 자리에 장승처럼 서 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가고 싶었지만 살아갈 길이 서로 달라 택시를 몰고 미동으로부터 멀어졌다. 나는 미동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전류가 통한 듯이 가슴이 찌릿했다. 교차로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택시를 정지선 앞에 멈추었다. 내 머릿속의 잡념을 아무리 쫓으려 해도 쫓을 수가 없다.


   이듬해 여름날, 여느 날처럼 별 다를 바 없는 조치원역 승강장에서 택시를 정차하고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눈을 들어 청주에서 조치원 쪽으로 오는 502번 시내버스를 보았다.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씩 차례차례 시내버스에서 내렸다. 나는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미동을 발견하였다. 미동은 새하얀 군복을 입고 늠름하게 걷다가 나와 눈길이 마주치자 싱긋이 웃었다. 나는 미동을 보고 아는 체하려고 손을 들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어깨를 스치며 지나갔다. 미동의 뒤를 교복을 입은 소년이 따라 가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나는 소년의 모습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미동과 소년이 조치원역 대합실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소년이 미동과 플랫폼에서 헤어지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소년이 조치원역에서 나오자마자 성큼성큼 그 쪽으로 다가가 처음 보는 소년에게 말을 붙였다.

"학생, 조금 전에 같이 간 군인이 ‥‥."

미동은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는지 나를 향하여 조치원역이 떠나갈 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 너 내 동생한테 허튼 수작 거는 거야?"

"아이고 이런!"

"내 손에 잡히면 뒈졌어."

나는 미동을 등지고 달음박질로 택시를 탔다. 택시를 급히 몰아 조치원역에서 빠져 나오며 리어 미러로 뒤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유, 이 놈의 끼를 버리던가 해야지 제 명에 못살겠네."



♡ 내 삶이 고달프면 그동안 혹사시킨 몸에게 잘못했다 용서를 빌고, 몸과 함께 고생했던 마음에게 미안한 감정으로 대해야 했다. 

그대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다음에는 몸 건강과 함께 소망한 모든 일이 꼭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 좋은 친구 하나만 곁에 있으면 인생에 가장 힘든 것도 단지 한숨에 사라져 버린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의 유령 친구' (Dorm, 2006)  내레이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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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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