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방탕청년, 1화,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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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남쪽에 자리한 한적한 도시. 부유하기로 유명한 남쪽 지방이지만, 이 도시는 딱히 주목받진 못했다. 몬스터 발생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전했지만, 교역의 중심지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이름은 '세안'. 남부 지방 도시들의 연합으로부터 도시로 승격, 편입된 지 136년밖에 안 된 신생 도시다.


"하암.. 졸린다."

주인공이 잠에서 깨어나 나직히 말을 내뱉는다. 해가 중천에 뜬 것도 모자라 이제 노을이 얼마 남지 않은 때. 주인공은 왜 이제야 일어났을까?

"양치질 해야지.."

주인공은 느릿느릿 걸어 방을 나간다. 도시 외곽의 적막한 2층집에서 혼자 사는 그. 여행자인 부모로부터 꼬박꼬박 생활비를 받고는 있기에 사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은 그는 도시로 가볼까 생각하고 있다.

'여긴 너무 심심하단 말이지.. 가끔은 도시로 가서 장도 좀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주인공은 적당히 양치질을 하고 옷을 걸쳐입고 방을 나선다. 적막한 시골 분위기의 광경이 펼쳐진다. 집이 자리한 언덕으로부터 도시를 바라보자 벌써 노을이 지려고 한다.

"햐~ 언제 봐도 멋지단 말이지. 저 노을.."

주인공은 잠시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떠난 때를 기억해 본다. 수도 없이 자신을 떠나 온 부모. 처음에는 울며 매달렸었지만, 이별이 반복될 때마다 점차 익숙해져 버렸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떠났을 때는 아마 동쪽 변방에 새로운 교역지가 생겨서 알아보러 간다고 했었다.

'정말 무책임한 부모야.. 돈은 꼬박꼬박 주니까 낫지만, 덕분에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 버렸어.'

주인공은 기지개를 한 번 쭉 펴고 도시로 향한다. 약간의 돈을 들고.

'열흘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사야지.'

도시에 자주 가는 것은 무척 귀찮은 일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꺼림직하기 때문이다.

잠시 걷자 도시가 보인다. 도시는 성벽 안쪽과 바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벽 안쪽은 간이 시장과 몇몇 유력자들의 주거지와 관청, 길드가 위치해 있다. 정말로 필수적인 것들만 있는 느낌. 그에 반해 성벽 외곽은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곽은 정말 활발한 곳이다.

'삶의 현장이란 느낌이랄까? 그만큼 치안이 별로 안 좋긴 하지만 말이지..'

어느새 도시에 도착한 주인공. 들어서자마자 어떤 광경이 보인다.

"헤헤.. 한 번만 하자고."

"반반하게 잘생겼잖아?"

"뭘 그렇게 빼고 있어?"

나이가 서른은 넘어 보이는 불량배 세 명이 이제 막 성인이 된 것 같은 남자 한 명을 둘러싸고 있다.

'하아.. 들어오자마자 이런 게 보이네..'

주인공은 잠시 그 광경을 지켜보기로 한다.

"이러지들 마세요. 절 보내주세요."

남자가 나직히 소리친다. 하지만 불량배들은 그에게 더 접근해버린다.

"걱정하지 마. 우리 그렇게 막 가는 사람들 아니야."

불량배 하나가 남자에게 손을 뻗는다.

"멈춰!"

그때, 주인공이 소리친다.

"아앙? 감히 누구야?"

불량배 세 명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주인공을 향해 얼굴을 돌린다.

"그냥 조용히 보내 줘, xxx들아."

주인공이 잔뜩 귀찮다는 어조로 말한다.

"뭐? 이 xx가 죽으려고.."

불량배 세 명이 주인공에게 다가온다.

"너도 꽤 반반하게 생겼는데 같이 상대해 줄 거야? 아앙?"

건들건들거리는 불량배들. 주인공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그들에게 말한다.

"죽기 전에 꺼져. 내 손 더럽히기 싫으니."

"이 xxxx가 건방지게.."

불량배들이 주인공에게 손을 뻗는다. 그와 동시에..

퍼벅, 퍽, 퍼벅

털썩..

불량배들이 쓰러진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주먹질로 그들을 압도한 것이다. 넋이 나가 주인공을 바라보는 남자. 주인공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한참 우물쭈물 머뭇거리는 남자.

"..고마워요."

"아녜요."

"..안녕히 가세요."

떠나려는 남자. 그때, 주인공이 벽에 손을 짚으며 그의 진로를 막는다.

"잠깐만요. 그냥 떠나려는 거예요?"

"네? 아.. 네.. 안 되는 건가요?"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려는 남자. 주인공은 한심하다는 눈길로 웃으며 말을 건넨다.

"구해줬는데 한 번은 줘야죠."

"네? 뭘.. 줘요? 아.. 돈이요..! 드려야죠..!"

"돈 말구요."

"네..?"

한참이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순진한 표정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는 남자.

"정말 순진하게 왜 그래요? 직접 말하기 무안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주변을 둘러보는 주인공. 사람들이 없다.

슥..

남자에게 다가가 남자의 옷깃을 살며시 젖혀 본다.

"알잖아요? 내가 원하는 거."

순간 남자의 얼굴에 핏기가 가신다.

"아.. 아..!!"

슬쩍 뒷걸음을 치는 남자. 주인공은 빠르게 남자를 붙잡는다.

"걱정 마요. 이래봬도 꽤 잘 하니까 첫경험으로는 손색이 없을 거예요."

"윽.. 흐윽.."

남자가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움직인다.


관계가 끝나고 주인공이 느긋하게 옷을 걸친다. 남자도 힘없이 흐느적거리며 옷을 하나하나씩 주워 입는다.

"..형 이름은 뭐예요?"

남자가 묻는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어라? 그로기 상태일 줄 알았는데.. 꽤 좋았나?'

"아리헨이에요."

"아리헨.. 사시는 곳은 어디세요? 나중에 놀러갈게요."

"정말요? 전 언덕에 살아요. 도시 외곽에 있는 2층집이에요."

"..네, 꼭 찾아갈게요."

주인공 아리헨은 옷을 다 입고 남자를 한 번 꼭 안아주고 입을 맞춘 다음 미련 없이 자리를 뜬다. 그리고 시장에 들러 물건을 사서 바로 집으로 향한다. 즐거운 듯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랜만에 한 발 뺐네. 재수 좋으면 몇 번은 더 그 남자랑 할지도 모르겠는걸?'

해가 져서 어두운 길이지만 밤눈길이 좋은 주인공은 길을 잘 찾아 집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짐을 내려놓고 정리한 뒤 바로 잠에 빠져든다.

'얼른 자자.. 기분 좋고 노곤하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 부시시한 기분으로 눈을 비비며 문을 여는 주인공.

끼익..

누구인지 모를 남자 두 명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느낌으로 보건데 관공서에서 나온 것 같다.

"누구..?"

"시청에서 나왔습니다. 사건이 접수되어 조사를 하려고 하는데 시간 되시나요?"

"시간.. 네, 남는 게 시간이죠. 그런데 무슨 일이죠?"

"아리헨 씨를 대상으로 강간 신고가 접수되었어요. 어제 저녁에 남자 한 명을 범하신 일이 있으신가요?"

순간, 아리헨은 x 됐다는 기분으로 멈칫한 채 그 둘을 바라본다.

"아.. 조사에 성실히 응해야죠.. 잠시만요, 옷 좀 제대로 챙겨 입고 올게요."

문은 열어둔 채 느긋한 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아리헨. 2층에 올라가자마자 다급해진다.

'젠장.. x 됐다. 그 xx가 나를 신고한 거야?'

아리헨은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돈과 짐을 챙겨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xx.. 개xx..'

정처 없는 걸음. 아리헨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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