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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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한은 직장에서 근무중이다. 대한항공 예약부서에서 근무 중이고 일이 많지만 대한은 항상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딸과 아내를 생각한다. 한 참 일 하고 있을 때 쯤, 카톡이 왔다.

 

이봐! 아저씨, 뭐하고 살아!! 먼저 한국 가니 좋아?’

 

지원이었다. 대한은 반가운 마음에 바로 답장을 했다.

 

그냥 살지... 넌 어때? 영주권 진행은 잘 되가? 그리고 아저씨가 뭐냐 우리 세 살 차이인데!!’’

 

애 있으면 아저씨지 뭐! 세 살이건 네 살 위이건 그쪽이 아저씨 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구!! 그나저나... 나 한국 가기로 했어.’

 

오 진짜? 한국와? 언제 쯤 올거야?’

 

나 보고싶지? 난 보고싶어 죽겠는데...’

 

나도 보고싶다야... 얼른 와!!!’

 

응 이번주 금요일 비행기야.’

 

오면 집에 가 있을 거야?’

 

아니... 서울에 있을거야... 집에다가는 이야기 안 했어... 조용히 있다가 가려구...’

 

? 집에도 이야기 해야지...’

 

... 나 사실 현수 보러 가는거야... 현수 그렇게 한국가고 연락 안 된지 한참이야...’

 

‘... 그래... 그런데 현수 못 만나면? 연락도 안된다면서...’

 

못 만나면 돌아가야지 뭐... 어차피 휴무도 5일이 최대라... 현수를 일찍 만나지 않는 이상... 집에다가 이야기를 못 해... 현수랑 연락도 안되구... 전화도 안오구...’

 

... 나도 현수 연락처를 몰라서...’

 

... 못 만나면 내 팔자려니 할거야... 그냥 얼굴이라도 보고싶어. 현수 결혼식 전에

 

... 너도 알아?’

 

인터넷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나도 알게 됐지 뭐... 이미 한국에서는 그 집안 유명 하잖아?’

 

글쿠나... 그런데 결혼식 아직 멀어서 어디 결혼식장인지 안나오던데...’

 

상관없어... 그리고 내가 현수 결혼식을 왜 가... 난 그냥 현수 얼굴만 보고 올래... 그리고...’

 

? ’

 

사실 난 현수가 어떤 선택을 했던 존중해. 그냥 난... 현수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나에 대한 죄책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현수를 진심으로 사랑 했으니깐... 그래서 결혼 전에 현수 보고 꼭 이야 기 해주고 싶어. 우리 서로 정말 사랑했고, 이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거니깐... 다시 사랑한다면 다음 생에 하고... 이번 생은 각자의 삶에 충실하자고...’

 

'그래... 한국오면 연락해 밥먹자

 

나 이번엔 뭐 사줄거야? 저번에 먹었던 돈까스 맛있었어! 아니면 초밥먹으러 갈까?’

 

먹고 싶은거 생각 해 와~ 다 사줄게!!’

 

고마워~ 가면 연락 할게!!!’

 

 

집에 도착한 대한, 저녁은 먹지 않고 지원과 계속 카톡 중이었다.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없는 대한의 아내가 대한에게 핀잔을 줬다.

 

자기! 왜 이렇게 밥도 안먹고 카톡만 봐!! 나 애 밥먹이느라 정신없는데 얼른 먹고 애 씻겨야지!’

 

... 미안, 지원이랑

 

~ 지원씨랑 연락하고있어? 잘 지낸대?’

 

, 한국 잠깐 온다네, 밥 먹자고...’

 

! 그러면 같이 가면 좋을텐데... ! 지원씨 우리 집으로 초대할까? 우리 세아 있어서 어디 멀리 못나가는데?’

 

지원이가 초밥 먹고 싶다는데?’

 

하여간 지원씨 입맛 고급스러운건 알아줘야댄다니깐, 지원씨 잘 지내나 너무 보고싶다. 무튼 집으로 초대해 맛있게 밥 먹자! 지원씨한테 우리 세아도 인사시켜줘야지~ 언제온대 지원씨?’

 

이번주 금요일?’

 

그래 미리 알려줘, 식사 준비 해야지! 와 이렇게 오랜만에 호주 식구들 모이네? 나랑 자기랑 지원씨랑 현수씨랑 같이 자주 저녁 먹곤 했었잖아, 물론 현수씨는 못오겠지만

 

그래 오래전이네... 일년 넘었나?’

 

아마도?... 현수씨가 사실 자웨이 전자 아들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지... 우리랑 격이 안 맞는 사람이구나 하구... 그러고 보면 현수씨랑 지원씨는 참 잘맞았어? 성격도 딴판이고 가정형편도 많이 달랐는데 말이야

 

그러게 그 둘, 참 잘 어울렸지

 

자기야 얼른 먹고 애기 목욕 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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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식 날이 왔다. 결국 지원이랑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차라리 잘 된건가? 사실 지원이 얼굴을 봤으면 많이 흔들렸을 것 같다.

 

오늘은 웬일인지 정말 잠을 푹 잤다. 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섯시 삼십분에 담배를 물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옆집 회장님과 사모님이 함께 조깅을 시작하시는 중이었다.

마침 사모님과 눈이 마주쳤다. 어릴적부터 나를 무척 아껴주셨다.

 

현수야! 오늘 결혼식이지~ 우리 현수도 결혼하네~!! 처음에 이사왔을 때 쬐만한 꼬맹이었는데~~ 축하해~ 이따가 갈게~ 하얏트 호텔이라고 했지?’

 

~ 사모님~~!! 회장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옆집 회장님도 웃으면서 말씀 주셨다. 뉴스기사에 오르내리던 갑질 회장님이란 이미지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항상 나를 보면 웃으신다.

 

신혼여행은 호주로 간다고 했나? 호주 계열사 건설 사장으로 들어간다며? 회사가 시드니에 있지? 잘 해서 아버지 사업도 이어 받아라~ ! 그리고 이번에 내 딸이 시드니쪽으로 중학교 들어가는데, 현수가 가끔 들여다 보고 해 줘~ 비서도 같이 보낼 거긴한데 여간 출신이 미천해서 믿을 수가 있어야지~~’

 

, 회장님. 수민이는 제가 가끔 들여다볼게요. 그럼 조깅 잘 다녀오십시오.’

 

그래 현수야~ 이따 보자~’

 

그렇게 회장 내외분과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들어갔다.

아침을 일찍 먹는 우리집 문화 때문에 가정부 아주머니도 바쁘시다. 특히 오늘이 결혼식이라 아침을 더욱 빨리 차려야 하는 모양이다.

 

현수 도련님, 오늘 결혼 하시네요. 축하드려요.’

 

,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이따가 결혼식 오실거죠?’

 

?... 아니 저는 일이 있어서...’

 

... 아주머니께서 꼭 와주셨으면 좋았을건데... 초대장도 그때 가방에 몰래 넣어드렸는데...’

 

... 초대장 잘 받았어요... 도련님. 꼭 행복하세요. 이제 호주 가신다고 하시던데...’

 

... 많이 그리울거에요 아주머니...’

 

... 그러고보니... 우리 현수 도련님 참 어릴적부터 말썽 꾸러기였지?... 지원이 만나고 많이 달려졌지... 내가 처음으로 현수도련님한테 이렇게 그리울 거란 말도 들어보고... 이 아줌마 너무 복에 겨워 눈물이 다 나네요... 현수 도련님 본지가 벌써 이십년도 넘었네...’

 

‘... 호주 가기 전에 제가 근사한 저녁 사드릴게요... 소은이랑 함께 먹어요...’

 

에이 나같은 가정부가 재벌집 자제들하고 밥 먹으면 남들이 소문내요! 이 아줌마 남들 신경 안쓰고 산다지만 그래도 우리 도련님 괜히 밖에서 말 나올까 무섭네... 그러지 말고 소은씨 데리고 오면 맛있는거 해줄게. 도련님 김치찌개 좋아하잖아요?’

 

... 그리고... 저 오늘 에그스크램볼이랑 토스트랑 ... 진한 홍자가 마시고 싶네요... 오늘은

 

? 그런거 안좋아하지 않나요?... ’

 

... 그런데 오늘은 그냥 먹고 싶어요. 오늘 아침은 그걸로 해주세요... 결혼식 정장 입어야 돼서 많이 못 먹어요... 기자들이 사진찍어서 배 나오면 안되니...’

 

그래요 도련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회장님거랑 따로 차려 드릴게

 

...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아주머니가 또 지원이 이야기를 했다. 싫은 건 아니지만 지원이랑 연락도 되지 않고 잘 지내는지도 모르겠다. 호주에서 지원이랑 옷을 사러갈 때면 항상 그랬었지.

 

그때 점심에도 아침과 같은 메뉴였다. 토스트와 에그스크램볼... 사과, 샐러드...

한국의 밥상과도 너무 차이가 났지만 가뜩이나 쉬는 날이라 지원이 몰래 고급 레스토랑도 알아보고 같이 옷 사러 가기로 했는데 지원이가 거부했다.

 

고급 레스토랑을 가지 않는다며 투덜대는 나에게 지원이는 점심을 차려주었고

 

~! 너는 밥 먹고 옷사러가냐? 정 먹을거면 이런 거 먹고 옷 사러 가야 배가 안 나오지!! 배나오면 사진발도 안 받아~~!’

 

야 나는 먹어도 괜찮거든? 너나 잘해~!’

 

? 지금 나 놀리는거임? 그래 너는 좋겠다. 재벌이라서 어릴적부터 그렇게 관리를 받았으니 살도 안찌나본데~ 나는 서민이라 하루만 정신 줄 놓고 먹으면 그거 대로 배 나오거든? 오늘 니가 옷사준다는데 어떻게 배부르게 먹고가냐? 최대한 잘 맞는 걸로 입을람 이렇게 먹어야지!’

 

아 진짜, ! ! 내가 일부러 비싼거 사준다는데!’

 

돈 쓰지마! 설령 그게 다 니 능력으로 번 돈이라해도 난 그런 비싼거 안먹어. 우리 그러지말고 저녁에는 저기 시티에 새로 생긴 태국 레스토랑가자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대~’

 

아오! 너 진짜 말이 안통한다. 나 안먹어 옷사러 안가!’

 

‘... 그래 니 맘대로 해! 내가 언제 옷 사달랬어? 나 나갔다 올거야 집에 있던가 말던가!’

 

몰라 꺼져~’

 

‘... 나 정말 꺼져?’

 

그래

 

정말?

 

‘...’

 

오늘 밤부터 잘 지내봐 나는~ 너보다 훤칠한 유럽남자 만나러 간다~ 안녕~’

 

아 씨, !!!’

 

그렇게 우리는 매일 매일 싸웠지만 서로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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