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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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는 역 앞에 택시를 대어 놓고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화려한 간판이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어디를 가고 있는지 많은 차가 쉴새없이 도로를 오고갔다. 홀로 보도를 걸으며 가게의 진열창을 기웃거리는 사람, 삼삼오오 떼지어 가며 미소를 짓고 이야기를 나누는 청춘 남녀들, 다정한 연인이 손을 꼭 잡고 보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석이는 싱겁게 픽 웃었다.
석이는 지루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하품을 자꾸 하고 눈이 감기다가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떠나자 깜짝 놀라 졸음이 달아났다. 그러나 무의식적 행동으로 석이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는데 갑자기 차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 안 잔 척 손님을 반가이 맞았다.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서울로 가 주세요."
장거리 손님들은 대부분 택시 요금부터 먼저 물어 보고 차를 탔다. 그런데 이 남성은 목적지를 불쑥 말했다. 석이는 서울에 갔다 오면 돈을 얼마를 버나 머릿속에 떠올리며 목적지를 재차 물었다.
"서울 어디 가세요?"
"반이 아파트로 가 주세요."
석이는 네비게이터(navigator)의 모니터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차를 몰았다. 인적이 없는 도로를 쌩쌩 달리는 차 안에서 남성에게 말을 붙였다.
"서울은 왜 가세요?"
"집이 거기에요."
"그럼 조치원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집사람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못 찾고 돌아가는 중이에요. 이 애를 가슴에 안고 입석(立席)으로 갈 수 없어 택시를 탔어요."
석이는 남성의 괴로운 심정을 이해하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조심스레 의사를 타진했다.
"다른 여자를 만나면 어떨까요?"
"애한테 엄마를 꼭 찾아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엄마가 없다고 징징 울지 않아 어린것이 신통하기도 하고요."
차가 고속 도로로 접어들자 남성은 좌석에 편하게 앉아 아이를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다. 석이는 차를 운전하며 남성의 얼굴을 한번 힐끗 보더니 이내 시선을 앞 쪽으로 옮겼다. 남성은 누구를 막론하고 혹할 외모로 호감이 갔다. 석이는 눈을 감고 자는 남성의 입술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동시에 불현듯이 남성의 생활상을 보는 듯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이 엄마는 가계가 넉넉지 못해 돈을 벌어 가정 기반을 닦아 보겠다고 나섰다. 부업하느라 그래저래 돈이 많이 들자 그만 빚을 지고 자책감에 사로잡혔다. 남성은 속내를 잘 알고 있어도 아픔을 꾹 참았다. 아이 엄마는 부업에 실패한 뒤로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남성은 아이 엄마을 위하여 이야기를 꺼냈다.
"여보, 내가 힘 닿는 데까지 돈을 갚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예, 고마워요."
남성은 열심히 일하여 돈을 갚으면 머지않아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오리라 믿었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빚 독촉에 시달리자 집을 나가 소식이 없다. 남성은 조치원에 아이 엄마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허탕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를 탔다.
남성은 잠을 자다가 한참 만에 일어나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석이에게 차를 멈출 것을 부탁했다.
"사장님, 화장실 좀 가게 휴게소에 들러 주세요."
"예."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쿨쿨 자고 있다가 남성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깼다.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눈을 깜벅거리며 쳐다보았다. 택시가 휴게소로 진입해 주차장에 정차하자 남성은 화장실에 가기 전에 아이에게 자신의 목적지를 밝혔다.
"아빠, 화장실 갔다 올게 아저씨랑 함께 있어."
"응."
"대답 다시 해야지."
"예!"
남성이 차에서 나가자마자 석이는 말없이 리어미러로 뒤 좌석에 앉은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리어 미러를 통해 앞을 똑바로 보고 있다가 석이가 뒤를 돌아보자 얼른 차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석이는 아이의 옆 모습을 보고 말을 붙였다.
"우리 왕자 몇 살이에요?"
"다섯 살!"
아이는 양손을 다 펴고 벌려 석이에게 자랑스레 보여 주었다. 석이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속말했다.
'그건 열 살을 뜻하는 건데.'
남성이 볼일 보러 나갔다 택시에 돌아왔어도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석이는 남성이 돌아오지 않자 고개를 뒤로 돌려 아이의 눈치를 살피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석이는 차 문을 열고 밖에 나가 뒷문을 열어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저씨랑 아빠한테 가 보자."
아이는 석이의 손을 잡고 차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석이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화장실로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마음은 급한데 아이의 걸음이 따라 주지 않아 얼른 가슴에 안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주위를 살펴보았다. 사람들 사이로 남성이 보이지 않자 휴게소를 이 잡듯 뒤졌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으나 남성은 보이지 않아 택시로 돌아가며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아이를 경찰서에 넘겨야 하나 남성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아이는 석이와 눈을 맞추고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빠 안 도망 갔어요."
"조그맣게 못하는 소리가 없어."
"흥."
석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나무랬다. 아이는 아빠에 대한 믿음이 강해 석이의 생각을 부정했다. 석이는 남성을 찾는 데 실패한 뒤로 어깨가 축 처져 있다. 그런데 남성은 커피 2잔과 우유를 들고 택시 옆에 서서 석이와 아이가 오기를 기다렸다. 석이는 남성을 보는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는 아빠를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활짝 웃었다. 남성은 아이를 덥석 끌어안아 반가움을 표했다.
석이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지루한 고속도로를 쌩쌩 달렸다. 오른손에 커피를 들고 한 모금씩 마시면서 무료한 시간에 지난날을 회고했다.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담임 선생님이 석이의 아버지를 면담했다. 담임 선생님의 주장은 석이의 성적을 근거로 남녀 공학 공업 고등학교 입학 시험을 치르기로 결정을 지었다. 석이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는데 아버지와 담임 선생님은 공모하여 자신이 원하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 석이로서는 두 분을 비난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 공부를 잘하지 않아 그 성적으로 다른 고등학교 입학 시험에 떨어질 것이 번했다. 담임 선생님의 예상이 들어맞아 석이는 48명 정원 중에서 44등으로 입학 시험에 합격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40명의 남학생 가운데 8명의 여학생이 한 반이 되었다. 급우들 중에 은이는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석이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했다.
"석이야, 방과후에 니네 집에 놀러 가도 되니?"
"응, 그래 이따가 나와 같이 가자."
석이는 5대 1의 치열한 경쟁에서 여학생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석이 부모는 은이에게 이런저런 궁금한 것을 물어 보다가 은이 부모는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래서 양가 부모는 두 사람의 결혼 대상으로 점찍었다. 경쟁심에 불타는 석이와 은이는 서로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하여 2학년부터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녔다. 석이는 장학금을 받아서 부모에게 안 갔다 주고 흥청망청 돈을 썼다. 이후에는 석이가 은이 집에 놀러 가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잠을 잘 때 은이의 남동생과 함께 잠을 잤다. 은이는 석이 집에 놀러 와 잠을 자면 석이의 여동생과 함께 잠을 잤다.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 석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군대에 들어갔다. 은이는 석이가 군대 생활하는 동안에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고 외로움을 잘 견디었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5월에 석이가 병장으로 제대했다. 은이는 석이를 집에서 만나 여동생과 잠을 안 자고 석이와 함께 침대에 누웠다. 석이는 일이 의도한 대로 되어 은이의 브래지어를 벗기고 나니 어느새 거들이 벗겨졌다. 그런데 자신의 중요한 자지가 발기하지 않아 정작 성관계는 하지도 못한 채 은이를 힘껏 껴안았다. 두 사람은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석이는 회사에 취직하여 은이와 결혼하리라는 원대한 꿈을 가졌다. 그런데 은이의 변심으로 크나큰 실연의 상처를 입었다.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왜?"
"너 몰래 다른 남자를 사귀게 됐어."
은이가 청천 하늘에 날벼락 같은 말할 때 석이는 그 사유를 알면서 모르는 체했다. 석이는 사랑이 변하는 은이를 구슬려삶아 보았다. 하지만 은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마음을 바꾸었다. 석이는 특단의 조치로 본마음을 털어놓았다.
"난 정식으로 결혼해서 너와 관계를 가지려고 했어."
"근데 내가 못 참고 다른 남자와 잠을 잤어."
"그래도 괜찮아. 나랑 함께 하자."
"이미 때가 늦었어."
은이가 등을 돌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석이는 깜깜한 밤하늘을 망연히 응시할 뿐 아무 말이 없다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함질렀다.
"앞으로 우리 가족말고는 이 세상 어떤 여자도 안 믿을 거야."
"그래서 그 이후에 여자를 만난 적 있나요?"
남성이 갑자기 지난날을 회고하는 석이에게 말을 붙였다. 석이는 깜짝 놀라 리어미러를 통해 남성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남성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여 석이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물어 보았다.
"무슨 뜻으로 말한건가요?"
"제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재주가 있거든요."
"네? 그럼, 제가 학창 시절을 회상한 것을 알고 있단 말에요?"
"예, 저한테 호감정을 품은 사람은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 수 있어요."
석이는 남성의 재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물어 보았다.
"그게 정말이에요? 그럼 아까 휴게소에서 있던 일도 다 알고 있었겠네요?"
"예, 애가 저랑 꼭 닮은 점도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나보고 아빠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말을 했군요. 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어요."
"그게 뭐지요?"
"내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되니 좋잖아요."
남성은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자신을 낮추어 석이에게 예의를 갖추었다.
"나이로 보아 동생뻘인데 말씀 낮추세요."
"그럼 편하게 대할게."
석이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여 남성에게 돈 받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남성은 돈을 세어 석이에게 건네주었다. 석이는 돈을 받고 남성에게 택시 미터기 요금 영수증을 주었다. 남성은 석이한테 영수증을 받으며 궁금히 여겼다.
"제가 영수증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주시는 거죠?"
"거기에 내 전화번호가 있어."
"아하, 그래서 ‥‥ 그러지 말고 오늘 밤은 늦었는데 우리 집에서 자고 가시죠?"
석이는 뜻밖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되어 가자 입가에 미소를 띠고 남성을 좋아했다.
"내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뭐라 대답해야 될지 모르겠네."
"자,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저랑 같이 집 안으로 들어가요."
남성은 잠을 자는 아이를 번쩍 안아 가슴에 안고 차에서 내렸다. 석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남성 뒤를 따라갔다. 남성은 아파트 안에 들어 아이를 작은 방에 재우고 방문을 열어 놓았다. 그리고 석이 앞에서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 알몸으로 욕실 안으로 들어가며 양해를 구했다.
"제가 먼저 샤워할게요."
"응, 그렇게 해."
석이는 아파트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남성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았다. 남성이 욕실에서 나와 거실로 오며 석이에게 편히 대했다.
"이제 샤워 하세요."
"응, 근데 살림 참 깔끔하게 하고 산다."
"다 집사람이 솜씨를 발휘한 거에요."
석이는 샤워를 끝내고 남성이 침대에 누운 옆에 반듯이 누웠다. 남성은 석이 쪽을 바라보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집사람 대신 남자끼리 잘려니까 좀 이상하네요."
"맘 내키지 않으면 나와 같이 안 자도 돼."
"그냥 한 말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두 사람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흐르며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남성은 묵묵히 있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제거 만지고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해 보세요."
"나야 좋지만 ‥‥, 왜 잘해 주니?"
남성이 왜 갑자기 호의를 베푸는지 그 저의을 알 수 없어 석이는 궁금증이 일었다.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저도 욕정을 채울 상대가 필요했어요."
"그래? 그거 참 솔직해서 맘에 든다."
"고마워요."
석이는 지체없이 남성의 육체를 탐하기 시작했다. 남성의 자지는 팽팽하게 발기하여 석이의 손길을 기다렸다. 석이는 참는 것도 한도가 있어 맹렬한 기세로 남성을 덮치고 성행위에 몰두했다. 두 사람의 호흡음(呼吸音)이 온통 안방을 채웠다. 석이가 남성의 팬티를 벗기는 동시에 남성도 석이의 팬티를 벗겼다. 두 사람은 알몸으로 침대에서 뒹굴며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남성이 숨을 돌리고 방법이 서로 다른 성행위를 원했다.
"맘대로 해주세요."
"그래도 괜찮겠어?"
"예."
석이는 남성을 엎어 놓고 등뒤에서 윗몸의 무게를 오른손에 지탱했다. 생각건대 이성애자도 동성연애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석이는 남성의 항문에 자지를 넣을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아이가 잠이 깨어 산통을 깼다.
"아빠, 같이 잘래요."
"오, 그래! 아빠 옆에 누워라."
남성은 석이와 성행위를 멈추고 자연스레 아이를 침대에 눕혔다. 가운데 남성을 두고 석이와 아이가 한 침대에 누웠다. 벽시계 초침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었다. 석이는 남성을 아이 정면으로 보게 모로 눕히고 자지를 볼기 사이에 쑥 문댔다. 보드라운 살덩이로 성감대를 자극하여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남성의 항문에 천천히 삽입했다. 남성은 이를 악물고 통증이 심한 것을 꾹 참았다. 석이가 허리를 놀리자 침대가 흔들흔들했다. 두 사람은 숨죽인 채로 성행위를 계속했다.
남성은 자명종 소리를 듣고 잠이 깨어 팬티를 입었다. 안방을 나와 부엌으로 가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석이는 남성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고 이불 속에서 뒤척이다가 아이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들었다. 아이를 멍하니 보고 있다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에 나갔다. 하얀 팬티를 입고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남성을 보는 순간 성적 충동을 느꼈다. 석이는 슬슬 눈치를 보며 남성 등뒤에 가슴을 붙였다. 그리고 자지를 바짝 대고 귓속말로 소곤소곤했다.
"동물에게는 유혹하는 본능이 있어."
남성은 멋쩍게 씩 웃으며 석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잠시 머뭇거렸다. 석이가 대담하게 남성의 팬티 안에 손을 넣어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남성은 눈을 들어 벽시계를 보고 석이의 행동을 제지했다.
"어린이집 버스를 타야 되서 애 깨워 먼저 씻길게요."
"응, 그렇게 해."
남성이 아이를 데리고 욕실 안으로 들어가 양치와 세수시켰다. 안방에서 아이에게 옷걸이에 걸린 옷을 입혀 내보냈다. 석이는 그 모습을 보며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세 사람은 아침을 먹고 아파트에서 나와 인도에 서 있다가 남성이 아이를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 보내며 손을 흔들었다. 석이는 남성과 아파트 앞에서 헤어지는 인사말했다.
"어제는 덕분에 잘 자고 즐거웠어."
"저도요. 이제는 일 하러 가야 돼 여기서 인사 드릴게요."
"그래, 몸 건강하게 잘 지내고 시간이 나면 또 만나자."
"예, 언제나 변함없이 안전 운전하세요. 아 참, 집사람 사진인데 혹시 택시를 타면 집에 데려오세요."
"알았어."
석이는 남성에게 감사의 표시로 정중하게 대했다. 남성은 방그레 웃어 보이며 손을 들어 답례했다. 석이는 차를 타고 네비게이터의 모니터를 터치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곳을 선택했다. 석이는 차창 사이로 남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사이드미러로 주시하다가 어느 순간 차에 속력을 내 도로를 쌩쌩 달렸다. 길가에 두어 송이 핀 애잔한 들꽃이 석이 눈에 띄어 잎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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