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의 사생활 -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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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가 아파트에서 철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참 따분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기에 지체 없이 전기 스위치를 넣었다. 연아는 저녁 먹을 시간에 반이의 방문을 열었다.
"반이야, 밥 먹자."
"철이 형하고 약속 있어서 그 때 먹을게요."
반이가 컴퓨터 게임 삼매에 빠져 있어 연아는 속이 상했다. 그래도 연아가 반이를 윽박지르지 않고 알아듣게 잘 타일렀다.
"게임 좀 작작 해라."
"알았어요."
반이는 평소에 연아의 얼굴을 떠올리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전에는 반이가 컴퓨터하는 것을 보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한다고 따끔하게 야단을 쳤었는데 요즈음엔 말씨가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반이가 전화를 받고 밖에 나가려고 채비를 서둘렀다. 연아는 반이의 손에 돈을 쥐어 주며 신신당부했다.
"형네 집에 갈 때 어머니 뭘 좋아하시나 물어 보고 맛있는 거 사 가도록 해."
"예. 엄마 혼자 주무셔도 안 무섭겠어요?"
"내 걱정을 다 하다니 우리 아들 착하네."
반이는 연아와 현관문 앞에서 헤어지는 인사말하고 밖에 나갔다. 철이가 아파트 입구에 서서 반이를 보자 손을 흔들었다. 반이는 활짝 웃는 소년의 맑은 얼굴로 단숨에 뛰어가 철이에게 반가움을 표했다. 철이는 반이에게 아파트까지 가는 방법을 물어 보았다.
"걸어갈까? 택시 타고 갈까?"
"울 엄마가 형 어머니 좋아하시는 거 사다 드리래."
"안 그래도 돼."
"아무튼 어머니께서 뭐 좋아하셔?"
반이는 철이의 손을 꼭 잡고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 노란 참외를 샀다. 철이가 참외를 손에 들고 한길을 걸어갈 수 없어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아파트로 향했다.
자동차가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를 받아 포장 도로를 쌩쌩 달렸다. 그리고 좌회전과 우회전하여 아침해 아파트 입구에 멈추었다. 2학생은 자동차에서 내려 철이가 반이의 손을 잡고 보도를 걸었다. 철이는 반이를 데리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정아에게 인사말했다.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그래, 욱이랑 잘 놀다 왔니?"
"예."
정아는 철이의 뒤에 따라오는 반이 얼굴을 바라보고 반가이 맞이했다.
"오, 니가 반이구나. 우리 집에 와 줘서 고맙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참외 드시라고 사 왔는데 맘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반이가 정아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자 정아가 웃는 표정으로 반이를 귀여워했다.
"호호~, 참외 고마워! 근데 너 참 야무지게 생겼네."
"히~, 어머니 고맙습니다!"
정아는 반이에게 의자에 앉을 것을 권하고 부엌으로 가 밥상을 차렸다. 철이는 개수대에서 참외를 물로 씻어 쟁반에 놓고 정아가 식탁 위에 저녁 식사를 차리는 일을 도와 주었다. 3사람은 저녁 밥을 맛있게 먹고 철이가 의자에서 일어나 빈 그릇을 치웠다.
"엄마,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그렇게 하렴. 엄마는 옷이나 개야겠다."
철이가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하자 반이도 옆에서 도와 주었다. 3사람은 각자의 일을 끝내고 거실에 모여 정아가 과도로 참외를 깎아 접시에 담았다. 정아는 반이가 참외를 먹는 모습을 보더니 과거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꺼냈다.
"반이를 자세히 보니 중학교 때 친한 친구가 생각난다. 무명 저고리를 입어도 꽤 이뻐 보이던 친구였는데 반이와 많이 닮았네."
반이는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정아에게 친구의 근황을 물어 보았다.
"정말요? 그 분은 지금 어디 사세요?"
"내가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전학한 후에 어느 해 겨울 소식이 끊어졌어."
3사람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아의 친구를 생각하며 참외를 먹었다. 철이가 접시와 과도를 치우고 정아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2학생은 작은 방에 들어 철이가 조명등을 켰다. 반이는 옷을 옷걸이에 걸고 팬티만 입은 채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철이는 반이의 행동을 지켜보고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지었다.
"넌 여기가 니네 집인 줄 아는 모양이다."
"우리집처럼 편해서 좋아. 근데 형 아빠 어디 가셨어?"
"엔지니어(engineer)라서 해외에 출장 가셨어."
"엔지니어가 뭔데?"
"전문적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거야."
철이는 차근차근 자세히 설명하면서 컴퓨터를 켜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옷을 다 벗을 즈음 컴퓨터는 운영 체계를 부팅하여 모니터에 아이콘을 표시했다. 의자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을 훑어보는 사이에 반이는 혼자 침대에서 뒹굴고 있다.
철이는 컴퓨터도 끄고 조명등도 끈 후에 반이 옆에 누웠다. 반이는 철이가 침대에 눕자 "형도 딸딸이 쳐?"라고 궁금히 여긴 것을 물어 보고 싶었다. 그러나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금기어라 궁금증을 꾹 참았다.
반이가 모로 누워 철이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배 위에 손을 얹었다. 벽시계의 초침이 재깍재깍 소리를 내며 적막을 깨뜨리고 2학생의 호흡음이 번갈아 소리가 났다. 반이가 뜬금없이 낮은 목소리로 철이를 불렀다.
"형~!"
"응, 왜 그래?"
"수박 부부가 아이를 낳았는데 호박이 나왔어."
"누군가 성형 수술해서 수박이 된 거 아냐?"
철이가 센스 있게 대답을 하자 반이는 잘못짚은 것을 지적했다.
"문제는 그 호박이 난처한 입장에 놓인 거야?"
"돈 들여서 호박을 성형 수술하면 되지."
"그랬으면 오죽 좋겠어? 근데 호박이 친부모 찾는다고 집을 나갔어."
"으하하~."
유머가 있는 반이의 말에 철이가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다가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반이는 다정하게 철이의 팬티 위에 손을 얹고 그 곳을 살살 만졌다. 철이는 반이의 고사리 같은 손에 자극을 받아 자지가 서서히 발기했다. 반이는 용기를 내어 철이의 팬티 안에 손을 넣었다. 철이의 자지가 발기하여 팬티를 들어올리고 있어 반이의 모든 일은 순조롭게 되어 갔다. 반이의 손에 거웃이 살짝 닿아 곱슬곱슬한 털을 쓱 쓰다듬었다. 반이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거웃을 잡고 확 뽑자 철이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앗, 따가워!"
"킥킥~."
반이는 웃음을 참다못해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터져 나왔다. 철이의 자지가 발기했다가 반이가 거웃을 뽑는 바람에 부들부들했다. 철이가 반이를 확 덮치고 엄포를 놓았다.
"너 오늘이 제삿날인 줄 알아."
"형, 미안 미안~!"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어."
철이가 반이의 팬티를 벗겨 사정없이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반이의 자지에서 거웃이 있는 감촉이 없어 침대에서 일어나 조명등을 켰다. 반이의 알몸이 조명등을 받아 눈이 부셨다. 소년의 여러 가지 아름다운 곡선미 중에 경험을 수반하는 자극에 반응하여 중심 부분이 우뚝 솟아 있다. 철이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반이 가까히 접근하여 눈을 맞추었다. 반이는 까만 눈동자를 옆으로 돌리고 철이를 품에 안았다. 철이가 손으로 반이의 자지를 슬쩍 건드리자 즉각 반응을 보였다.
"으아~!"
반이는 철이를 마주 보고 낭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뜻을 표했다.
"형도 다 벗어."
철이는 반이의 뜻에 따라 팬티를 벗어 알몸이 되었다. 반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철이의 동작 하나하나를 눈여겨보았다. 철이는 반이를 붙안은 채 자지를 맞대고 비비댔다. 그러자 반이가 철이를 두 손으로 감싸며 힘을 주었다. 철이가 손으로 반이의 자지를 잡고 왕복운동하자 소년은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했다.
"형이 그렇게 하니까 아~!"
철이는 싱그레 웃으며 반이의 자지를 유연한 동작으로 움직였다. 반이는 몸과 마음이 편안한 자세로 성행위에 감응하여 혼미했다.
소년이 저수지 둑에서 발을 헛디뎌 물에 풍덩 빠져 허우적거렸다. 헤엄을 못 쳐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손을 내둘렀다. 그러나 손에 잡히는 건 물 밖에 없다. 물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칠수록 몸은 자꾸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 문뜩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물을 다 마시면 당연히 익사하지 않을 터인데 저수지에 물이 너무 많았다. 소년이 절망의 나락에 떨어질 찰나 누군가 손을 잡았다. 소년은 자신의 손을 꼭 잡은 그 사람을 감지하고 속말했다.
'아~, 이 손은 내 것을 만져 보던 형의 손이구나!'
소년은 물을 잔뜩 먹은 것을 요도를 통하여 정액을 내쏘았다. 청년은 소년이 사정하는 양을 보고 깜짝 놀라 감탄했다.
"우아~, 많이도 싼다!."
철이가 티슈를 꺼내 반이의 정액을 닦아 주었다. 반이는 사정한 후에 황홀한 전율이 온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철이는 조명등을 끄고 침대에 누워 반이를 품에 안아 잠을 청하면서 흐뭇한 정을 느꼈다. 2학생의 알몸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으로 보기에 참으로 아름답고 광휘로웠다.
종호가 여름휴가를 받아 생활의 여유를 두고 방 안에서 빈둥빈둥 시간만 보냈다. 그런데 가만히 있던 자지가 돌연히 발기하여 자극을 주었다. 종호는 자지를 만지며 석화와 성행위를 가지는 광경을 상상했다. 침대에서 두 다리를 쭉 펴고 드러누워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폈다. 정열을 쏟아 희열을 맛보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머니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아들, 그만 자고 밥 먹자."
"예, 바로 나갈게요."
종호는 자지를 만지다 말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딴 생각했다. 자지가 본래의 상태로 작아지자 방문을 열어 어머니를 바라보고 환하게 웃었다. 종호가 욕실 안으로 들어가는데 어머니는 지나가는 말로 결혼 이야기를 슬쩍 비쳤다.
"아들아 그 나이 되도록 여자도 없니?"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연이 닿으면 다 만날거예요."
"맨날 똑같은 말만 하지 말고 내 앞에 척하니 데리고 와 봐."
종호는 어머니의 훈계조의 말이 듣기 싫어 볼일을 사정했다.
"엄마, 저 급해요."
"내가 너 키우면서 보니까 거기에 아무 이상도 없는데 통 여자에 관심을 안 가지다니, 쯧쯧~."
어머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종호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 오줌을 누는 소리가 안 나게 변기에 앉아서 용변을 보았다. 요도 끝에 오줌이 묻은 것을 두루마리 화장지 한 토막으로 닦더니 거울을 보고 고양이 세수했다. 욕실에서 나와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순간 어머니가 종호에게 호통쳤다.
"아들, 손 씻었니?"
"히히~."
종호는 늦은 아침을 먹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아파트를 나서며 어머니에게 인사말했다.
"엄마, 나갔다 올게요."
"어디 가니?"
"자전거 타고 운동 좀 하려고요."
"차 조심하고 잘 갔다 와."
종호는 아파트 단지에서 얼마 안 떨어져 있는 자전거포에 들러 자기 것인양 이것저것 살펴보더니 주인에게 말을 건넸다.
"친구야, 오늘은 어느 걸 탈까?"
"니 맘에 맞는 거 골라 봐."
종호가 여럿 자전거 중에서 하나를 고르며 친구 부인의 안부를 물어 보았다.
"제수는 어디 갔냐?"
"야 인마 말 조심해! 내가 너보다 생일이 빠른데 제수가 뭐냐? 형수라고 불러야지."
"난 원래 출생 신고를 늦게 해서 그런거야."
"내가 왕의 후손이라고 얘기했나?"
종호는 말싸움을 벌이다가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어 자전거를 골라 타고 달아났다. 친구는 종호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종호는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자전거를 한 차례 타고 땀을 흘리고 나면 마음과 몸이 한결 개운했다.
석화는 손님을 택시에 모시고 금강 상류 둑길을 쌩쌩 달렸다. 4대 강 사업으로 조경 경관이 수려한 둑길 건너편에 레저(leisure) 자동차를 세워 두고 강가에서 2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다. 석화는 2남자가 부자간으로 짐작이 갔다. 금강을 통해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부자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이라는 것을 느꼈다.
석화는 평소에 부자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연아와 헤어지고 나니 반이가 눈에 밟혔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손님이 자동차에서 내리고 석화 홀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를 멈추었다. 둑길에 장승처럼 서서 2남자를 우두커니 바라보며 반이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금강 물결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경치가 석화 시야에 들어왔다. 해는 물결무늬 구름 위에서 파도타기 하다가 석화와 눈길이 마주치자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져 서산으로 넘어갔다.
금일 저녁에 월례회가 있다고 휴대전화를 통해 시간과 약속 장소를 전했다. 석화는 모임에 참석하려고 자동차 운전을 중지했다. 술을 마실 것을 대비해 자동차를 원룸 주차장에 두고 한길을 걸었다.
석화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바깥 날씨는 푹푹 찌는 반면 실내는 에어컨을 틀어 놓아 시원했다. 먼저 식당에 온 동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호탕하게 껄껄 웃다가 왕 사장은 석화를 보자 반색을 했다.
"어이, 석화 사장 어서 오게."
"그래, 왕 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웃는 얼굴이구먼."
"나야 뭐 그렇지."
동료들이 인사를 나누고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한 동료는 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진 것을 걱정했다.
"요즘 왜 이렇게 영업이 안 되는 거야."
"다들 먹고살기 힘든가 봐."
"이제는 물가가 점점 올라가는 바람에 더 살기가 힘들어 지는 것 같아서 죽을 맛이야."
왕 사장이 동료들의 이야기에 한마디 거들었다.
"우리 어렸을 때 친구들이 부르면 돈 없어도 밖에 나가서 재밌게 잘 놀았는데 요즘 애들은 돈 없으면 밖에 나갈 생각을 아예 안한다니까."
"그 말이 맞아 맞아!."
"그래서 모처럼 쉬는 날 낮거리할려면 몇 만 원은 나가야 하니 그거 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어."
"으하하~."
동료들의 우스갯소리에 폭소가 터져 나와 식당 안이 떠들썩했다. 석화는 술을 한잔 마시고 안주(按酒)를 먹으며 자신이 겪어 본 현실을 토로했다.
"옛날처럼 하루하루 먹고사는 건 힘든게 아닌데 세상인심이 예전 같지 않아 걱정이 돼."
"그 말에 나도 동감이야."
왕 사장이 석화 말에 맞장구치면서 넌지시 그의 사생활을 떠보았다.
"요즘 자네 차 원룸에 주차하던데 무슨 일 생겼남?"
"응, 사정이 있어 혼자 살고 있어."
"그럼 자네도 팬티 돌려 입은 걸 마누라한테 들켰남?"
동료들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자 석화는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월례회 분위기가 차츰 무르익어 가고 식탁 위에 음식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술병이 늘어 이리저리 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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