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Bromance) -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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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어머니를 하루 종일 졸라서 형하고 하룻밤 잘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저녁을 먹고 형네 집으로 가는 길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나는 형을 집에서 만나 놀고 있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고 몸과 마음이 편안했다. 형과 나는 밤늦게까지 만화책을 보다가 속이 출출하여 간식으로 빵을 먹었다. 형이 기분 전환을 위하여 나의 의향을 물어 보았다.

"바람 쐬러 나갈까?"

"좋아!"

나는 함박눈이 떠올라 형의 의견에 선뜻 응했다. 형네 집에서 이 백여 미터쯤 걸어간 곳은 논과 밭이 있는 들판이었다. 눈에 덮인 들판은 높낮이를 몰라 자연히 넓은 운동장을 연상하게 되었다. 

형은 철없이 뛰노는 아이처럼 발자국으로 눈 위에 꽃잎 모양을 만들고, 이름을 정성 들여 썼다. 나는 공연한 심술로 눈을 뭉쳐 형을 향하여 던졌다. 형은 뭉친 눈이 빗나간 것을 알고 반사적 행동으로 나에게 엄포를 놓았다.

"아주, 선전 포고도 없이 눈을 던져?"

"해해- 약 오르지?"

형과 나는 몇 차례 눈싸움 끝에 외마디 비명 소리가 났다. 형은 이를 악물고 눈을 뭉쳐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순발력을 발휘해 눈에 덮인 들판을 뛰어갔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도망을 가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형이 나를 덮치면서 얼굴에 눈을 비비댔다. 나는 이리저리 얼굴을 돌리며 형의 공격을 피하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 패배를 인정했다.

"아아, 그만! 그만! 항복!"

형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음흉하게 웃었다. 어느 틈에 형의 양손은 무방비 상태의 내 손을 꼭 잡고 머리 위에 모은 뒤에 왼손으로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형의 오른손은 나의 그 곳을 파고들었다. 형의 차가운 손이 나의 그 곳에 무심결에 닿았을 때 악을 버럭버럭 썼다.

"너 죽었어. 어딜 만져?"

"이끼 토끼자."

내가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자 형은 벌떡 일어나 잽싸게 도망쳤다. 내가 분을 삭이지 못하여 식식거리며 눈을 뭉쳐 형을 향해 힘껏 던졌으나 거리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옷에 눈이 묻은 것을 손으로 털고 터벅터벅 형네 집으로 돌아갔다. 

형이 방문을 열고 들어와 옷을 훌훌 벗어 버리더니 흰 삼각팬티만 입은 채 침대에 누웠다. 형은 내가 방 안을 서성거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요령을 알려 주었다.

"불 끄고 옷 벗으면 되잖아."

"알았어."

나는 형 앞에서 옷을 벗자니 쑥스럽기 짝이 없어 멋쩍게 웃으며 형광등을 껐다. 옷을 벗은 뒤에 형과 거리를 두고 침대에 누웠다. 형과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졸려서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내가 길을 잃고 숲 속을 헤매며 형을 소리쳐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비몽사몽간에 형의 손을 감지했을 때 나는 민감하게 잠이 깼다. 형이 조심스레 움직이기 시작하여 내 배에 손을 얹으려고 하는 찰나 숨막히는 긴장으로 온몸이 얼어붙었다. 

형이 한동안 손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배꼽 아래로 서서히 내려가는데 나의 그 곳은 성적 반응하여 팽팽하게 발기했다. 형의 손은 내 삼각팬티 속을 파고들어 그 곳을 조심조심 만져 보았다. 내가 입에 고인 침을 삼키자 형도 침을 꿀꺽 삼키더니 손을 대담하게 상하로 움직였다. 

나는 거추장스러운 삼각팬티를 슬그머니 벗어 버리고 편한 자세를 취했다. 형은 나의 속마음을 알아채고 손놀림을 재게 놀렸다. 나의 그 곳을 통해 야릇한 기분을 알리는 동시에 긴장과 육체적 쾌락에서 오는 전율을 느꼈다. 나는 피부 감각으로 사정한 것을 알고 형의 뒤처리를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내버려두었다. 


   날씨가 따뜻하고 나무에 움이 트기 시작하는 봄날에 시험 기간이 정해졌다. 나는 심리적인 불안에 싸여 형을 집에서 만나지 않았다. 친구와 공부한다면서 독서실에 갔지마는 과목별로 조금씩조금씩 공부하더니 싫증났다. 의자에 앉아 허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학습 참고서와 필기도구를 책가방에 챙겨 넣고 독서실에서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독서실에서 형네 집까지 걸었다. 


   형은 ㄱ자 한옥에 마당이 넓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어 내가 여러 차례 사유를 물어 보았으나 사생활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았다. 사진첩을 들추어 보면 궁금증이 풀리려니 생각했는데 끝내 보여 주지 않았다. 나는 불이 켜진 창문을 두드리며 형을 나직이 불렀다.

"형, 난데 문 열어 줘."

"무슨 걱정거리라도 생겼니?"

형은 대문을 열어젖히고 내 표정을 살피더니 궁금히 여겼다. 나는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형을 쳐다보고 질문에 대답했다.

"공부는 하기 싫고 그냥 시험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왔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시험을 없애든지 해야지." 

"정말? 니 사인(sign) 미리 받아 놔야 되는 거 아니니?'

내가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짓고 손을 삼각팬티 속에 넣었다. 형은 짐짓 모른 체하고 방문을 열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나 조금 있다 갈 거야." 

형이 부엌으로 가더니 빵과 주스를 쟁반에 받쳐 왔다. 내가 빵과 주스를 먹고 사지를 펴고 침대에 드러눕자 형은 형광등을 끄고 옆에 누웠다. 형은 손으로 내 허리띠를 끄르고 어둠 속 공간에 바지와 삼각팬티를 던졌다. 

형이 나의 그 곳을 만지작거리는가 싶어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런데 나의 그 곳을 어느 틈에 입 속에 넣었다. 나는 그 곳을 통해 따뜻한 느낌이 전해지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형은 아이스케이크를 녹이듯이 천천히 먹고 때로는 혀가 귀두에 강하게 와 닿았다. 

나를 늪처럼 질퍽한 침대 속으로 몰아붙이고 그 곳을 맛있게 빨아먹었다. 나는 그 곳이 아파도 꾹 참고 짜릿한 쾌감을 만끽했다. 그런데 별안간 온몸에 경련이 이는 듯 파르르 떨리고, 그 곳에서 사정할 조짐이 보여 형의 머리를 밀었다. 

나의 요도구에서 정액을 내쏘아 사방으로 날았다. 형은 티슈를 꺼내 능숙한 솜씨로 그 곳을 살살 닦아 주었다. 나는 온몸이 분해되었다가 다시 결합하여 곤죽 같은 늪에서 벗어나 맨땅을 밟았을 때 정신을 가다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형광등을 켜고 옷을 주섬주섬 말없이 입었다. 형은 나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따라나설 채비를 서둘렀다.

"내가 데려다 줄게."

"나 혼자 갈 수 있으니까 괜찮아."

나는 형네 집에서 나와 골목길을 단숨에 뛰어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지배되었다. 형과 나의 성행위가 옳지 못한 줄 알면서 정작 그것을 거부할 수 없는 건 무슨 이유일까? 


   저녁 무렵, 형은 내가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서 있는 채로 허리띠를 끄르고 바지를 벗기려고 했다. 나는 형에게 성행위를 거부하면서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다.

“형, 오늘은 편하게 쉬고 싶어.” 

"잠깐만 가만히 있어."

나는 형을 말려서 못 하게 하고 허리띠를 다시 고쳐 매면서 형의 눈치를 보았다. 형의 냉랭한 어투와 어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토라져 말없이 형네 집에서 나왔다. 그만한 일도 이해 못 하다니 형에게 실망하여 나 스스로 다짐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만나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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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님글을보면 요즘 드라마스테이지 를 보는 느낌
매번 주제가 바뀌면서도 형식을 파괴하는 소설 그러면서도
재미있네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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