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마도사로 이세계에서 치유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본문
암흑마도사로 이세계에서 치유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3>
-베데크와의 만남-
<팔라시아>. 인간족의 마을 플라네시아, 수인족의 마을 웅가디움, 마족의 영역인 어둠의 땅, 엘프족의 도시 달의 숲을 잇는 최대 교역도시이다. 이 곳은 종족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다. 또한 종족 상관없이 혼인이 가능하며 성별에 대한 차별도 없다. 말 그대로 자유의 도시이다. 팔라시아는 각 종족의 대도시 교두보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도시로 모든 대도시는 팔라시아를 거쳐 물자와 인력의 이동이 가능하다. 즉, 어떤 대도시에서 타도시를 침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팔라시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팔라시아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경우 침략하려는 국가는 팔라시아군과 침략하려는 대도시의 군사를 동시에 상대해야만 한다. 따라서 수천년간 이 대륙에서는 전쟁없는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점이라면 각국의 경계지점과 어둠의 땅에서 나타나는 마수의 침입이 가장 큰 골칫거리이다. 팔라시아는 따로 국왕이 없다. 각국의 우수한 용병들이 모여 창설한 몇몇 길드가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도시는 그들의 통제하에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팔라시아의 모든 영지민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면 종족을 초월하여 유명한 길드에서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강혁은 팔라시아의 번화한 거리를 걷고 있다. 맑은 하늘 사람들의 활기찬 웃음소리.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답다. 고풍스러운 모양의 가옥들 중심 교역도시 답게 번화한 거리는 온화한 색상의 돌조각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곳곳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모습. 광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강혁은 팔라시아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대장간, 식료품점, 여관, 무기점, 마법상점 등 없는 것이 없는 그야말로 최고의 교역도시였다.
‘와~ 끝내주네... 엇 저기 엘프다!!! 오.. 저기 꼬리가 달리 복술복술 강아지 귀... 수인족인가봐 귀엽다. 헤... 와 저건 뭐지 머리에 뿔리 달렸어. 마족인가봐. 간지보소...’
다양한 종족이 어우러진 팔라시아의 거리에서 강혁은 흡사 시골서 올라온 촌사람처럼 거리며 사람들을 쳐다보기 바빴다. 어둑어둑 해가지고 있다. 낮에 있던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거리에 아이들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팔라시아에 밤이 내리자 도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밤이 되자 거리 곳곳에 주점이 문을 열었다. 주점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이며 호탕하게 웃으며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주점 밖 테라스에도 다양한 종족들이 서로 삼삼오오 모여서 술과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아.. 그나저나 배고프다. 돈도 없고... 팔라시아에 오긴 했는데 돈을 어떻게 벌어야하고 직업을 어떻게 구해야하지? 취업알선 뭐 이런 건 없을까...’
강혁은 주린배를 쓰다듬으며 어둠이 내린 거리를 방황하다 길을 잃었다.
‘엇 여긴 뭐가 아까랑 분위기가 다른데... ’
그랬다 강혁은 번화가를 지나 도시의 변두리 치안이 잘 닿지 않는 우범지대로 들어선 것이다. 아까와는 달리 좁아진 거리는 여기 저기 쓰레기가 널려 있었고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쮜찍~ 소리를 내면서 쥐들이 기어다니고 그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들이 필사적으로 쥐를 쫓았다. 불빛하나 없는 어둑어둑한 거리를 걷던 강혁은 발치에 무언가 걸리면서 바닥에 엎어져버렸다.
“으악!”
강혁이 일어나려 몸을 일으키려는데 그의 발치에 시커먼 사람의 형상이 쓰러져있다. 낡고 검은 두건으로 몸을 가린 사람이었다.
“으으...”
낮은 신음소리...
“이봐요 이봐요! 당신 괜찮은가요? 아니 왜 이런데서 쓰러져있는 겁니까? 이봐요!”
강혁이 그를 흔들면 깨워보려 하지만 그는 낮은 신음소리만을 흘리며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으으...”
‘하 이거 난감하네. 어쩌면 좋지 술냄새는 안나는데... 술취한 사람은 아니고 어디가 아픈 모양이야.’
“이봐요 정신 차려요!”
“으으...”
신음을 흘리던 사람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민다. 강혁이 살펴보니 거기에는 ‘푸른 눈의 사자 여관 303호’라고 적혀 있었다.
‘푸른 눈의 사자 여관? 아 여기 묵고 있는 투숙객인 모양이군. 근데 왜 이런데 쓰러져 있는 거지... 일단 여관을 찾아가 이 사람을 눕혀야겠어.’
강혁은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세워 등에 업었다. 밝은 곳으로 나간 강혁은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푸른 눈의 사자 여관’앞에 다다랐다.
푸른 눈의 사자 여관. 팔라시아에서 가장 비싼 최고급 여관이다. 강혁은 입구에서 마중나온 벨보이로 보이는 수인족에게 303호라고 적힌 패를 내밀었고 벨보이는 강혁과 같이 그를 부축하여 방으로 안내했다. 벨보이가 나간 후 강혁은 그 사람을 침대에 눕히고 방을 둘러 보았다.
‘우아... 끝내 주는 구만!!! 이게 방이야 대궐이야...’
대리석으로 장식된 목욕탕이 따로 있는 그야 말로 궁궐 같은 방이었다. 고급스런 가구들과 누우면 바로 잠에 빠질 것 같은 침대. 식탁같은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간식과 처음보는 과일들이 가득했고 얼음이 가득한 통에는 술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너무나 배가 고팠던 강혁은 염치불구하고 손을 뻗어 간식과 과일을 먹어치웠다. 배가 슬슬 불러진 강혁은 쓰러진 사람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낮은 신음소리를 가끔 흘릴뿐 그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의사를 불러와야 하나... 슬슬 걱정되는데...’
“이봐요 당신 괜찮은 거에요?”
강혁이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여전히 반응이 없다. 혹시 아픈가 싶어 강혁은 그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어디 열은 있나 없나...’
“번쩍!”강혁이 그의 이마를 짚자 잠시후 그의 눈에서 섬광같은 것이 번쩍 거리더니 그가 눈을 떴다. 강혁은 깜짝 놀라 화들짝 했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말을 건냈다.
“이봐요 이제 정신이 들어요?”
번뜩떠진 그의 눈이 공허하게 스르륵 움직이더니 강혁을 주시한다. 강혁은 흠칫했다.
‘뭐야 이거... 무서워 T.T...’
잠시후 누워있던 그의 몸 주변에 검의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스물스물 뻗어 나온 검은 연기가 침대 위로 스르륵 깔리는 것을 강혁은 보았다.
‘뭐지 이건?’
순식간에 그 검은 연기같은 것이 확산되며 마치 손아귀로 움켜쥐듯이 강혁을 감싸왔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강혁은 어엇! 하는 사이에 검은 연기에 침식당해 버렸다.
“도와줘....”
누군가의 목소리가 캄캄한 어둠속에서 강혁의 귓가에 들려온다.
“도와줘.... 너무 힘들어....”
“이봐 거기! 누구야? 뭘 도와달란 거지?”
“......”
“이봐 말을 해봐 거기 누구야!”
스르륵 무언가가 캄캄한 어둠속에서 강혁의 앞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내 이름은 베데크... 날 도와줘... 인간...”
“뭘 도와 달라는 거야? 어떻게 도와주면 되지?”
“난 죽어가고 있어... 날 도와줘....”
죽어가고 있다는 말에 강혁은 살짝 놀랐다. 하지만 이 어두운 암흑속에서 그를 어떻게 도와줘야 한단 말인가.
“널 도와주고 싶은데 너무 어두워 어떻게 너를 도울수 있지 가능하다면 널 도와줄게 베데크”
스르륵... 어두웠던 암흑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다시 주위가 밝아진다. 침대위에 강혁과 한 사람이 앉아 있다 서로를 마주본 채.
머리도 들지 못하고 겨우 앉아 있는 느낌의 한 사람. 칠흑같은 까만 머리는 약간 헝크러 졌지만 반듯하게 뒤로 차분히 넘어가 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머리에는 한쌍의 뿔이 머리에 착 달라 붙은채 티아라처럼 머리를 휘감고 있었다. 까만색 머리에 까만 뿔. 까무 잡잡하게 태닝한듯한 피부. 피부와 대조되는 하얀 와이셔츠.
‘엄청 건강하고 멋있게 생겼는데 왜이렇게 이 사람 정신을 못차리지? 아까 낮에 거리에서 본 뿔난 사람들이라면 마족일텐데...’
힘겹게 앉아있던 그가 강혁쪽으로 풀썩 쓰러진다. 어엇 하면서 강혁이 그를 가슴쪽으로 안아 당겼다. 헐떡이는 그의 호흡이 강혁의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으아.. 이거 어떡해!!!! ’
얼굴이 빨게진 강혁이 어쩔줄 몰라 화닥닥 거리고 있자 그가 조용히 강혁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며 말한다.
“당신의 힘을 나눠줘.... 난 죽어가고 있어... 이대로라면 난 아침이 오기전에 소멸..할 거야...”
어떻게 당신을 도와야 하나? 라는 눈빛으로 강혁이 그의 가슴팍에 안긴 그를 내려다보자 그가 고개를 들어 강혁의 입에 입술을 맞춘다. 강혁은 너무 당황해 정신을 차릴 수 없는데 그의 머릿속으로 베데크의 전음이 들린다.
‘너의 힘을 나누어줘 제발... 당신의 힘. 나에게...’
강혁은 그 전음의 의미를 듣는 순간 깨달았다. 베데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강혁은 하랑가스 산맥 원정대의 경비병과의 대화를 통해 마족은 인간을 흡정 함으로써 자신의 마력을 완성한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혁은 마족 흡정의 일부만 알고 있었다.
보통 하위 마족의 경우 밤거리의 유곽에서 인간과 하룻밤 즐기는 것으로 흡정을 하지만 베데크는 고위 마족이었다. 고위 마족의 경우 인간과의 단순한 하룻밤으로는 마력을 완성할 수 없었다. 보통은 인간족 중 어린 고아를 사거나 납치하여 의식을 통해 몸의 모든 기운을 흡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위 마족이 인간과 하룻밤을 즐기는 것으로 끝난다면 고위 마족은 인간 생명의 기운 자체를 모두 빨아 들여 죽음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고위 마족의 숫자는 극히 일부이며 고위 마족 중에서 가주가 되는 가계의 중심 인물 외에는 인간 생명 자체를 흡정하는 이런 행위가 필요 없었다. 이 사실을 아는 자는 마족의 고위 귀족 일부 뿐이었다.
베데크의 눈이 붉게 물들며 강혁의 입술을 훔쳤다. 급기야 혀와 혀가 서로 얽히는 도중 베데크가 후~하고 숨을 불어 넣자 강혁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스스릉~ 베테크가 손짓을 하자 강혁과 베데크의 몸에 스르륵 무언가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기초마법 클렌징. 기운이 지나간 모든 곳에 얼룩과 떼가 제거된다. 후미진 밤거리에 뒹굴던 베데크와 하루종일 힘들게 걷던 강혁의 몸에 있는 모든 얼룩과 땀이 사라졌다. 시전이 끝난 후 베테크가 강혁을 침대에 눕히고 그의 몸위로 올라왔다. 상체를 일으켜 옷을 벗어버린다. 잔근육이 가득찬 그의 상체가 홀린듯한 눈을 하고 강혁을 바라본다. 아까 금방 죽어가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팔팔해진 베데크가 몸을 움직여 강혁의 상의를 벗겨 버렸다. 생각대로 잘 벗겨지지 않자 베데크의 눈에서 약간의 광기가 흘러 나오며 강혁의 옷을 찟어 버린다. 어차피 너덜너덜한 옷이었다...
베데크가 다시 다가와 강혁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잡아 먹을 듯이 거칠게 혹은 사탕을 빨 듯 조심스럽게... 그의 키스 스킬은 너무도 황홀해 강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전생에서나 이세계에 와서나 통틀어 난생 처음하는 다른사람과의 키스였다. 거기다 베데크는 마족이지만 은근히 멋있었다. 한마디로 강혁의 식! 이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