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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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혼돈.ㅡ선후의 방.


영옥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후야. 한 달 뒤 엄마 생일인거 이나 모르나”


“안다”


“아빠 한테 이야기 들었다. 만나는 사람있다며.”


“정말?아빠가 그런말을 했다고?”


“어. 그사람 아빠가 만나보고 왔다더라.그때 아빠가 집에 함 오라고 초대했단다. 엄마가 그 말듣고 난리다.니 방 인테리어 다시하고 집안도 다시 꾸미고있다.”


“휴”


선후의 한숨에 영옥이 선수를쳤다.


  “엄마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니 알제. 모르면 누나가 다시 이야기 해줄까?”


“아니.됐다.”


“엄마한테 잘 해. 그리고 그 날 니 애인이랑 아기 랑 같이 올라와.그게 덜 서먹 하지 않을까 싶다”


“……”


“엄마가 좋아할거다. 손주 왔다고.ㅋ ㅋ.그리고 내가 니 애인한테 뭐라 불러야하냐. 아빠 말 들으니까 나이가 나랑 같다던데.매제? 동상?ㅋㅋㅋ”


“꺼져”




… … … … … …




노을진 저녁무렵  십리 대밭 앞 국가 공원에서

선후와 유비가 처음 만났다.



“유비야 .안녕.?


선후의  인사에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허리 까지 숙여 배꼽인사를 했다.


“누구세요? 아빠? 누구야”


“음.… .…  아빠친구.  작은 아빠라고 불러.”


“응, 작은 아빠라고 불러”


유비가 아빠 말을 따라했다.


“어허!”

“어허”

“작은  아빠”

“작은 아빠”

“어허!”


관우가 유비를 쏘아보자 유비는 얼른  선우에게 안겨서 볼에 뽀를 했다.


“유비는. 아이스 크림 먹고 시퍼요..작은 아빠”


 선후는 아이를 만지면  터질것같은 아찔함에 어쩔줄을 몰랐다.


아이가 선후의 목에 두손을 두루고 재촉했다.


“아이이스크림. 구슬 아이스크림.”


선후는 아이를 안고 뛰듯 편의점을 향해 달렸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이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눈이 부셨다.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뒤돌아 볼 정도로

아이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개중에는 핸드폰으로 아이를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후 내내  아이와 씨름 하던 선후가 지쳤는지

유비와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단잠을 자고 

있었다.

공윈은 온통 빨간 양귀비 꽃으로 뒤덥혀 있었다

장관 이었다.

그위에 석양까지 붉게 물들었다.

온 천지가 빨강으로 뒤 덮이는  초여름 저녁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져 꿈 속 같았다.


사람들이 산책 한다고 몰려 나왔고

 공원의 잔디밭엔 하나 둘씩 나와서  돗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사방에서 배달음식이 도착했고 사람들은

그속에서  웃고 떠들며 국가 정원을 만끽했다.

평화로웠다.

첫 만남이지만 유비의 천역 덕스러운 친밀감에 선후는 이미 정신을 잃어버렸다.


유비는 그런 아이였다. 경계가 없는 아이.

문득 할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


“유비는 그 스님한테 사주팔자 안 받았습니꺼?”

“니. 할메가 가만 있었겠냐.  유비 태어나자 마자

달려갔제. 그 스님이 그러더란다”

“뭐라 했는데예?”

““증 손주가 잘되려면 증 손주를 책임질 아빠를 데려오이소. 그래야  인연을  해결 할 수 있습니뎌”  그랬단다. 언제 함 가봐라. 유비  데리고 가서 얼굴도 보이고 인사드리그라.”

“네”

“에궁. 그기 가면 거의 모든 절이 느그  할메 불사공양으로 지은거라. 그리 알고 있어라”

“네에”


“아빠의 소원을 이루는 아빠에 해결 할 인연 이 있는 아들이라 .… 뭔 소리 인지……”


궁시렁 거리며 고개를 돌리자 유비가 일어나 아빠를 보며 두팔을 올리고 찡그린 얼굴로 칭얼 거렸다.


“아빠. 유비 배고파.”


빛나는 아이 얼굴이 요사스러 웠다.



저녁을 간단 하게 먹자 주변에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쪽에선  아이들이 폭죽을 터트렸고 사람들은 

여유롭게 서거나 앉아서 서로의 풍경이 되어 주었다.


은하수길을 걸었다.

십리대밭의 은하수길은. 정말 환상이었다.


“아빠 .별.별.별”

“작은아빠.별.별.별”


별이  하늘에 가득 찼다.

그리고  선후의 어깨에 올라탄  아이의 얼굴에도 별이 가득 떠올랐다.

마주치거나 지나치는 사람들도 모두 별이었다.


사람들은 얼굴이 없었다.


빛과 어둠의 세상이 서로 공존하고 있었다.

 서로 필요하다고 애써 이야기 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존재의 이유는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였다.

어둠은 어둠스스로 존재 하지 않았으며

빛 또한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빛과 어둠은 하나였다.


선후는 머리를 관통하는 깨달음에 미소지었다.


선후는 관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별이었다.

세상이 온통 별이었다. 

너무 아름다웠고 신비로와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가슴이 뛰었다.

무엇보다 강렬한 욕망이었다.

선후의 눈이 이글거렸다

이젠 빛만 그릴 것이 아니라 

어둠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조화의 길이 보였다.


관우가 그눈을 읽으며 주변을 살폈다


“야가. 와이르노? 여기가 어데 라고  유혹하노. 아도 있는데..사람들도 많은데.…야가 야가 쯧쯧”

 

선후는 활짝 웃었다.


관우가 선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ㅡ이러믄 안되는데….  선후야. 아 대나무에 묶어놓고 대나무 숲으로 들어갈까?응?”


순간 선후의 발이  올라갔다.

강력한 킥이었다.

순간 관우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유비가 별이 됐네?”

“유비가 별이 됐네?” 

“유비 최고!”

“유비 최고!”


유비가  머리 위에서 선후의 말을 따라했다.

선후는 성큼 성큼 은하수길을 걸었다.

가능하다면 이대로 밤새도록 걷고 싶었다. 


… … … … … 



엄마의 생일 전날  선후는 관우와 함께 관우의 차에 선물을 싣고 유비를 데리러갔다. 

엄마의 소원 대로 남자 둘이서 중간에 놓인 아이의 손을 잡고 집안에 들어갈것이다.


유비가 낮을 안가리고 모든사람에게 안기는걸 좋아하는지라 어느정도 안심은 되지만 그래도 어린아이였다.

선후는 온 신경을 유비에게 쏟았다.


“안전 운전해.”

“브레이크 잡을때 천천히. 애 자잖아.”

“그러게 뭐랬냐. 안전거리 유지 하랬지?”


서울에 도착하는 동안  관우는 아랫 입술을 얼마나 씹어는지 입술이 퍼랬다.


“내가 느그 둘이 태우고. 먼길 나서나 봐라.내 손에 장을 지진데이”

“담엔 비행기 타고 오든 가”

“아이고. 안온다는 말은 안해요.그나저나. 씨암닭이 서울엔 있능교?  구하긴 어려울텐데”

“씨암닭 같은 소리 하네.죽을레.”

“사위는. 씨암닭이지…ㅎ”

“내가 사위지”

“헐”


서로 벙찐 얼굴로 쳐다보다,놀고있네. 헐.고개를 돌렸다..


…… … …


지숙은 너무 행복했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새로운 인연이 찿아왔다.

다들 내 새끼었다.


관우도 역시나  듬직하고 서글서글한게 아들과 잘 어울렸다.


“아이고 어머니.  선후가 인물이 훤한게 이제보니   외탁 한거였네요. 정말 고우십니다”


“내가?호호호”


아기도 너무 예뻤다.


“할머니. 유비가 쉬  마려워요.”

“할머니.유비가 배고파요. 저거 주세요”

“닭껍질”

“닭 껍질 주세요”


부드러운게  맛있게 잘 넘어가나 보다.

지숙은 그렇게 아이들을 만났다.

행복했다.

마치 잘 짜여진 가족처럼 그들은 조심스럽게 언어를 선택했고 주제를 확장 시키지 않았으며

서로를 깊이있게  배려했다.


저녁을 먹고 한참뒤에 술판이 벌어졌다.


기분 탓인지 서먹하던 분위기도 술병이 쌓이며 서로의 경계를 풀어 갔다.

정우도 선후도 관우도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걸 느낄 수 있었다.

지숙도 영옥도 같이 마시다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선후가 화 낼때마다  태권도로 저를 막 때립니데이”

“저런. 태권도는 사람때리라고 가르킨게 아닌데”

“아버님. 선후가 그래도 태권도 아버지 덕분에 잘배윘다고. 도움이 됐다고 그랬어예”

“그래? 그런 소린 처음 듣는구먼.허허”

“태권도 잘하는거 보니까 선후가 아부지를 똑 닮앟는가 봐예.한잔드이소.아버님.”

“그래. 자네도 한잔 하게”


어느정도 술판이 무르익고 파할 시간이 되자

정우가 방에 들어가 술병을 들고 나왔다. 


“이건. 내가 좋아 하던 은사분이  아이 장가가는 날 따라주라고 주신 술이네. 당신이 직접 담그셨다고 하셨지. 나도 못 먹어 본 술이네”

“아이고 귀한 술인데예. 이걸 어뜨케 절”


그러면서도 관우는 술잔을 내밀었다.


“석잔씩 받고 올라가게,”

“네.감사합니다”


정우는  선후와  관우에게  연달아 석잔씩 따라 주었다.

유비는 이미  아내랑  안방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올라가자  정우는 자신의 술잔에  술 한잔을 따랐다.

달고 단 술이 독했다. 가슴에서 불같은 열이 올라왔다.


… … … …


씻고 나오니 먼저 샤워하고 나온 선후가 침대 끝에  누워 곤히 자고있었다.숨소리가 고르게 들려왔다.


“피곤하겠지.” 

모든게 쉽지 않은 하루였다.

선후에게도 관우에게도 생애 처음있는 날이었다. 자신도 이렇게 피곤한데 선후의 피곤이 나름 이해가 되었다.


서로의 알몸이 서로의 온기라도 되었으면 해서

관우는 선후의 머리를 들어 올리고 팔버게를 한다음 가슴으로 선후의 등을 안았다. 

그리고 이불을 덮었다. 포근했다.

그제서야 졸음이 쏟아졌다.

가슴에는 아직도 소화되지 않은 술이 체온을 높이고 있었다.



… ……



늦은 밤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한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창가에 다가가 커튼을 살며시 열었다.

달빛이 들어와 방안을 따스하게 비추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침대를 바라보았다.

정우였다.



큰 침대에 아이들이 누워서 자고 있었다.

아들은 침대 밖을 향해 누워 관우에게 엉덩이를 내민 체  옆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관우는침대중앙에 큰대자로 누워 곤히 코를 코롱코롱 골고 있었다.



정우는  나체의 두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조용히 일어났다.

그리고  얇은 이불을 아들에게 덮어주었다.

이불 한 쪽 모퉁이를 들고 관우를 몸을 덮어주던 이불이 허벅지에서 멈췄다. 

숨막히는 찰라의 순간이 정우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우의 눈 빛이 슬퍼졌다. 

마음속으로 떠오르는 잔상을 떨칠수가 없는지 온 몸이 떨려왔다.



 정우는 관우의 굵직 한 팔을 베고 살며시 누웠다. 


갑자기 관우의 체춰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우의 모든 감각을  일깨우고 사라졌다.

아까 마셨던 술이 이제야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손이 뜨거웠다.


정우는 손을들어 관우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검지로 가슴의 돌기를 잠시 쓰다듬었다.


그러다 멈추었다. 


숨소리도 멈추고,


손가락의 움직임도 멈추고 


공간도 멈추었다.



방안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생각의 프레임이 점점 천정으로 올라가 침대를 내려다 보았다.

아들과 아들의애인 그리고 아빠가 

그림처럼 한눈에 투영되었다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얼마의 시간이흐른지 모른다


서서히 꿈틀거리는며 움직이는게 

프레임에 잡혔다.

 

처음엔 약한 불 빛으로 스포트라이트가 그곳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것이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


살아나면 살아날수록 ,


빛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숨소리도


코고는 소리도 정적속으로 숨어 버렸다.






관우의 물건이 뚜렷하게 하늘을 향해 우뚝섯다


한 컷의 박제 된 사진속에서


오직 그것 만이 살아서 껄떡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람하게 선 그의 정점에서 한줄기 맑은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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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어뜩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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