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의 아이 - 상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197f9ebd28f775f9da44378ad80817fb.jpg
 

   인간은 태어나면서 악마와 천사가 동시에 붙어 다녔다. 천기(天氣)가 강하면 선한 일을 행하고 지기(地氣)가 강하면 악랄했다. 악마는 땅의 기운을 충전하기 위해 기어다녔고, 천사는 하늘의 정기를 받기 위해 날개를 펴고 날아갔다. 악마와 천사는 기가 약하면 상대적으로 싸움에서 밀렸다. 그래서 인간은 천사의 정기가 약해지고 악마의 기운이 센 어두운 밤에 나쁜 짓을 일삼았다.  


   나는 누나가 밥상을 차려 준 저녁을 두부와 고추를 넣은 된장찌개에 쓱쓱 비벼 먹었다. 누나는 식사 뒤에 김치에 밑찬에 온실에서 방금 수확한 채소를 보따리에 싸 주었다. 나는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몰라 매형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매형 잘 먹을게요."

"그래, 밥은 꼭 챙겨 먹고 모자라면 언제든 얘기해."

"네. 훈아, 삼촌 간다."

"삼촌 또 와."

"그래, 잘 지내라."


   나는 땅거미가 깔린 길을 전조등을 켜고 차를 몰았다. 시골 길이 구불구불 나 있어 조심스레 차를 운전하다가 하얀 날개가 돋친 소년이 쪼그리고 앉아 땅바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전조등에 비쳐 광체를 발했다. 나는 차를 멈추고 차창을 내려 깊은 관심을 가지고 날개를 자세히 보았다. 검은 망토를 두른 큰 뱀이 똬리를 틀고 있어 나는 가슴이 섬뜩했다. 날개는 나를 보고 일어나 손가락으로 뱀을 가리켜 명령조로 지시했다.

"아저씨 이 뱀 차로 깔고 지나가."

"싫어, 난 살아 있는 건 함부로 죽이지 않아."

"내 말 대로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텐데."

"후회할 때 하더라도 그건 그렇고 넌 옷이나 입고 다녀라 춥지도 않니?"

내 퉁바리를 맞은 날개는 멋쩍게 씩 웃더니 당돌하게 말 속에 가시가 있는 말로 반격을 가했다.

"아까부터 거기만 보고 말하는 아저씨 변태야!"

"실실~ 그건 조그만한게 꼴에 하얀 날개는 달고 다니네. 니가 천사냐?"

"응."

"신분증 있어?"

"자, 여기."

날개의 손놀림이 번개같은 솜씨를 발휘해 나에게 건네주는 신분증을 보는 순간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 너 이리 와 봐. 내 주민등록증은 언제 슬쩍했어?"

"씩~"

나는 주민등록증을 지갑에 꽂고 날개가 싱겁게 웃는 모습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조심스레 차를 몰아 검은 망토를 두른 큰 뱀을 피해 지나갔다. 그런데 차가 십여 미터 즈음 달렸을 때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 나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밤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 사이드미러로 번개와 천둥의 진원지를 살폈다. 검은 망토를 두른 소년이 하얀 날개가 돋친 소년을 무자비하게 구타할 때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나는 차를 급히 멈추고 단숨에 뛰어가 다짜고짜로 망토를 말렸다.

"야, 그만두지 못 해."

"거봐. 내가 뭐랬어. 아까 차로 깔고 지나가랬잖아."

"그럼 망토가 그 뱀이란 말야?"

나는 날개의 말을 듣고 불현듯 어떤 예감이 머릿속에 지나가 의아하게 생각했다. 망토는 날개를 때리다 말고 음흉한 웃음을 웃으며 나를 보고 칭찬했다.

"으흐흐~ 안 깔리고 가기를 잘했어."

번쩍 우르르 쾅~

"깩~"

날개는 망토의 연속되는 구타로 기운과 의지력이 다해 스스로 가누지 못하고 나를 원망하는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았다. 나는 날개를 때리려는 망토의 팔목을 겁이 없이 잡았다. 망토는 내가 잡은 팔목을 휘둘러 정신 차릴 수 없도록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날개는 말없이 내 얼굴을 바라보고 멋쩍게 씩 웃으며 망토의 날아오는 주먹을 팔로 막아 재빠르게 공격을 가했다. 

번쩍 우르르 쾅~

망토는 날개의 공격을 받고 백여 미터는 나가떨어졌다. 날개는 나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비호같이 내닫아 함께 차에 탔다. 나는 차의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찰나에 이상한 감이 들었다.

"갑자기 차가 왜 달을 향하고 있지?"

"아마 망토가 들고 있을걸."

"뭐, 망토가 들고 있다고?"

"지금쯤 놓을거야."

날개의 말이 끝나자마자 차는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초음속기를 능가하는 속도로 떨어졌다. 나는 죽음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여 사시나무 떨듯 떨고 비명을 질렀다. 

"으~악~"

"그러지 말고 빨리 뛰어내려."

날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차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 하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았다. 나는 용기가 나지 않아 모든 걸 운명에 맡기고 날개에게 심경을 표현했다.

"맨땅에 헤딩하느니 차라리 차에 있는 게 낫겠어."

"그럼 맘대로 해."

나는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리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차에서 뛰어내렸더니 어느새 날개가 내 손을 꼭 잡고 가볍게 땅에 내려앉았다. 그와 동시에 대포알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차가 박살났다.

쾅 우지끈~

차 파편과 먼지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낮춰 소리를 지르며 날개를 못마땅하게 여겨 탓했다.

"아이고, 나 죽겠네. 콜록콜록~ 야, 차 떨어지는 바로 옆이 뭐야?"

"목숨 살려 주니까 괜히 신경질이야."

"이왕이면 멀찌감치 내려놓지. ‥‥ 아이고 아까워라."

나는 차가 박살난 뒤에야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다. 차는 둘째 치고 누나가 싸준 김치하고 밑반찬을 하나도 못 먹어 이를 갈며 악담을 퍼부었다.

"에이, 망토 녀석 지옥에나 떨어져라."

"걔 원래 지옥에 살아."

나는 날개의 말을 들으니 불현듯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이번에는 날개에게 화살을 돌려 화풀이했다.

"야, 망토에게 피 터지게 맞지 말고 처음부터 대들어야지. 막다른 처지에 놓여 있을 때 반격하는 건 뭐야?"

"영화 보면 주인공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위기를 벗어나잖아."

"아이고, 도나캐나 액션물에 파고 들어 다 망쳐 놔. 그나저나 집에 갈 일이 걱정이네."

"나랑 같이 걸어가자."


   날개는 나보다 몇 걸음 앞서서 걸었다. 나는 날개의 뒤를 따라가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라 날개와 함께 걸으며 속을 떠보았다.

"니 날개로 날아가면 안 될까?"

"조금 아까 기를 다 써 걸어갈 힘도 없어."

날개는 하도 막돼먹어서 도무지 예의라곤 없었다. 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날개의 잘못을 꼬집어 드러냈다.

"근데 아까부터 어른한테 하는 말을 끊어 먹냐?"

"내가 몇 살로 보이는데?"

날개는 당돌하게 내 말을 되받아 물었다. 나는 날개를 대강 짐작으로 헤아려 보고 나이를 말했다.

"한 일곱, 여덟 살."

"모습은 그래도 난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어."

"새빨간 거짓말!"

"그렇게 못 믿겠으면 말아."

날개는 나에게 날카로운 말투로 쏘아붙이고 종종걸음쳤다. 날개의 잠지가 발을 옮길 때마다 위태로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똑 따서 고추장에 푹 찍어 먹었으면 ‥‥. 날개는 걸음을 멈추고 나를 올려다보고 물었다.

"왜, 내거 먹고 싶어?"

"에계, 조그마한 걸?"

"그럼 이건 어때?"

날개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고 양손으로 잠지를 가렷다가 확 펼쳐 보여 주었다. 나는 어스레한 달빛에 비친 날개의 자 지를 보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우아, 내거랑 똑같은데."

"매일 밤 야동 보며 이거 잡고 놀잖아."

"실실~ 그런 재능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

"아, 반이!"

"어!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날개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채 다시 한번 자 지를 양손으로 가렷다가 자랑스레 확 펼쳐 보여 주었다.

"자, 봐."

"으아, 좋은데."

나는 날개의 자 지를 보고 흥이 일어나 기분이 몹시 좋아졌다. 이제는 더 기다릴 수가 없어 군침을 삼키고 날개에게 무리한 요구했다.

"꿀꺽, 모습도 한번 바꿔 봐."

"그건 안 돼."

"왜, 내가 덮칠까 봐 그러지?"

날개는 내 물음에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짓고 자신 있는 태도를 가지고 되물었다.

"나 이길 수 있어?"

"보기에는 그런데 조금 아까 보니까 괴력을 가져던데."

"씩~"

시골 길을 두 사람이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나를 보고 오른손 검지를 세워 관자놀이 옆을 빙 돌리며 갔다. 나는 그 사람을 야릇한 표정으로 보고 날개에게 이유를 물었다.

"저 사람이 날 보고 왜 돌았다고 하지?"

"나야 모르지 저 사람한테 가 물어 봐."

나는 날개의 무성의한 대답에 심술이 나서 날개의 어깨를 스쳐 지나가며 귓속말로 소곤소곤했다.

"넌 걸어가는 것보다 구르는 게 빠르겠다."

"그럼 나 먼저 간다."

쓱~

"야, 너 혼자 가면 ‥‥. 어느새 사라졌네."

나는 날개와 말동무하며 걸으면 좋았을 텐데 공연한 짓을 해서 후회했다. 뜻밖에 상황에 처하고 보니 한층 더 무거운 발걸음을 느꼈다.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터벅터벅 아파트로 돌아와 날개를 본 둥 만 둥 하며 옷을 벗었다. 날개는 집안을 훌훌 날아다니며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내가 욕실로 들어가려 하자 날개는 눈앞에서 알짱거리며 약을 올렸다.

"내가 먼저 와 꼴났어?"

"저리 비켜."

나는 볼멘 목소리로 대답하고 오른손으로 날개를 밀쳤다. 샤워기를 들고 수도꼭지를 틀며 날개의 의향을 떠보았다. 

"너도 샤워할 거야?"

"아니, 난 날개가 젖으면 안 돼."

"날개 젖는다고 씻지 않는다면……."

"난 오염되지 않는 순수한 영적 존재야."

"그럼 나 혼자 한다. 그리고 꼴났어가 아니고 골났어다."

"씩~"


   나는 몸에 비누질하는 한참 동안 생각은 온통 차에 쏠렸다. 지금 바로 차 살 돈도 없고 차가 없으면 회사에 출근하는 문제와 볼일 보러 나갈 때 애로가 많다. 비누 거품을 샤워기로 씻어 내고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 낸 뒤 욕실 문을 열고 나갔다. 날개는 양손에 무거운 동전 자루를 들고 나를 보고 환한 미소(媚笑)했다. 나는 날개를 뚫어지게 보고 의문이 생겼다.

"도대체 넌 누구냐?"

"씩~"

날개의 웃음을 띤 모습을 보고 있으면 천성이 착한 천사가 맞는데 행동을 보면 영 딴판이였다. 나는 돈을 욕심내어 출처는 묻지 않고 날개를 꼬드겨서 못된 짓을 시켰다.

"어차피 가져온거 지폐로 바꾸면 안 될까?"

"원한다면 기꺼이 그래 주지."

"날개야 잠깐만!"

"알았어. 헌 지폐로 가져올게."

나와 날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 때 망토는 시샘하듯 나타났다. 망토의 갑작스런 출현에 나는 깜짝 놀란 반면에 날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망토는 나와 날개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비웃었다.

"흥, 나 없이 잘 놀고 있네."

"그러지 않아도 망토 너 잘 만났어."

"나한테 너무 그러지 마. 모든게 날개가 시켜서, 읍 ‥‥ !"

날개가 어느 틈에 망토 앞으로 이동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망토의 입을 꽉 막았다. 나는 날개에게 의심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 명령조로 말했다.

"날개, 망토 입에서 손 떼."

"망토 너 말하면 죽어. 나 돈 바꿔 올게."

"야, 날개 어디가?"

날개는 뭔가 낌새를 차려 달아나 버리고 망토는 나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았다. 나는 처음부터의 과정을 알고 싶어 망토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니네들 나만 보이는 이유가 뭐냐?"

"날개가 좋아해서 그래."

나는 망토의 뜻하지 않은 말을 듣고 실없이 어리석은 듯하게 웃으며 궁금히 여겼다.

"실실~ 왜 좋아하는데?"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자기 맘에 들면 다 좋은거지. 날개는 천사 수업을 다시 받아야겠어."

"그건 또 왜?"

"전에 있던 날개와 생판 달라."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얼빠진 사람처럼 망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망토는 나와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고 의중을 떠보았다.

"어째 나를 보는 눈빛이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다 알면서 물어 보는 심보는 뭐니?"

날개는 선한 인상에 통통하고, 망토는 작은 두상에 이목구비가 또렷해 내 마음이 쏠렸다. 망토는 나에게 마음씀씀이에 대해 조심스레 조언했다.

"날개가 알면 우리 죽어."

"‥‥‥."

나는 이쯤에서 전후의 사정을 파악하고 피로감이 몰려 왔다. 잠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면서 망토의 생각을 물었다.

"넌 안 잘거야?"

"날개 오면 같이 잘래."

"그럼 나 먼저 잔다."


   나는 침대에 이불을 걷어들어 보고 가슴이 뜨끔했다. 나와 망토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날개가 웅그리고 모로 누워 있었다. 나는 장난으로 날개를 침대에서 떨어뜨리려 발로 밀어도 꼼짝하지 않았다. 나는 기어이 날개를 떨어뜨리려고 침대에 올라가 온 힘을 주며 망토에게 도움을 청했다.

"낑낑~ 망토야, 도와줘."

"우리 그냥 자자."

망토는 내 장난에 동요하지 않고 그냥 전등만 끈 채 내 옆에 팔베개를 하고 누웠다. 나는 날개 와 망토 틈에 반듯이 누워 히프노스의 유혹에 빠지려는 순간 날개가 정신을 채뜨리었다.

"이거 불공평해."

"뭐가?"

날개가 나와 망토의 이야기를 엿들어 보고 불만을 표시할 줄 알았는데 엉뚱한 소리했다.

"우린 다 벗고 자는데 혼자 팬티 입고 자잖아."

"피,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 야, 강제로 벗기지 ‥‥마."

날개와 망토는 약속이나 한 듯이 내 팬티를 잡고 순식간에 확 벗겼다. 나는 살다 보면 가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기도 하지만 날개와 망토에게 얼떨결에 당한 억울한 일을 혼잣말로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꼬맹이한테 당하는 거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

"매일 밤 그거 잡고 노는 거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까?"

"누구야? 내 목소리 흉내낸 녀석이."

말소리가 옆에서 들리면 대번에 알 수 있는데 방 안에 울려 퍼지는 소리는 누가 말했는지 몰라 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날개와 망토는 잠잠할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요것들 그러고 보면 한통속이지."

"‥‥‥."

나는 날개와 망토와 씨름하느라 잠이 달아났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리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나 잠 안 와."

"야동 보며 거기 잡고 놀아."

날개는 기탄없이 내 말에 꼬리를 달아 아까 말투를 흉내낸 녀석이 틀림없다. 나는 상체를 벌떡 일으켜 세워 날개를 덮쳤다.

"니가 내 목소리 흉내냈지,"

"하지 마. 내 날개 꺽이면 안 돼."

"오, 날개에 약점이 있구만 앞으로 까불지 마."

내 무서운 기세에 눌려 날개와 망토는 쥐죽은듯했다. 나는 잠을 다시 청하여 보았지만 날개와 망토 때문에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날개와 망토에게 지나가는 말로 반이 이야기를 슬쩍 비쳤다.

"나 반이한테 데려다 주면 안 돼?"

"‥‥‥."

날개와 망토는 말대꾸도 하기 싫다는 듯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나는 내 바람을 포기하지 않고 몸을 비비 꼬며 간드러지게 애교부렸다.

"나 반이한테 데려다 주면 안 잡아 먹지~."

"킥킥~"

날개와 망토는 웃음을 참지 못해 동시에 킥킥거렸다. 나는 반듯이 누워 망토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망토에게 기대를 걸었다. 망토는 무슨 말을 할 듯 머뭇머뭇하다가 윗몸을 일으켜 세우고 날개에게 응할 뜻이 있는지 물었다.

"우리 데려다 주자."

"좋아! 까짓 거 해주자."


   나는 날개와 망토의 손을 잡고 스리슬쩍 반이의 방에 왔다. 나는 알몸이 부끄러워 얼른 자지를 양손으로 가렸다. 망토는 내 행동을 보고 안심을 시켰다.

"반이 자 가릴거 없어."

"아, 그렇지."

반이는 삼각팬티를 입은 채 이불을 발로 차 버리고 잠을 잤다. 나는 취침 등에 은은하게 비친 반이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팔딱팔딱 뛰었다. 반이가 잠이 깨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반이는 잠을 자며 자지가 발기해 삼각팬티가 볼록하게 나왔다. 날개와 망토는 웃음을 참다못해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터져 나왔다.

"킥킥~ 제 봐 잠결에 섰어."

나는 반이의 거친 숨결로 들썩거리는 가슴에 귀를 대고 떨리는 손을 삼각팬티 소변구에 살포시 얹었다. 날개와 망토는 서로 주거니받거니 이야기를 나누었다. 망토가 먼저 일본 사람의 공통점을 조잘거렸다.

"일본은 성행위할 때 모음 'ㅣ'자로 시작해 'ㅣ'자로 끝난다. 예를 들어 이따이따, 기무치, 이소, 이크!"

"키득키득~"

나는 반이한테 깊이 빠져 있다가 그만 참다못해 입 속에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날개는 신이 나 웃음을 띤 목소리로 망토의 말에 답례하듯 우리나라 예를 들었다.

"우리는 'ㅏ'자야. 아파 아파, 아, 좋아라! 사정할 것 같아. 쌌어!"

나는 반이를 탐하다 말고 날개와 망토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날개와 망토가 정답게 마주 앉아 있는 것을 나는 날개와 망토를 나무라며 양손으로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어린것들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

콩~

"으으~ 돌, 돌대가리다!"

나는 손이 아파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를 꽥 질렀다. 날개와 망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반이가 잠이 깰세라 내 손을 잽싸게 잡고 도망쳤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