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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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민들레 홀씨
너를 처음 만났을때 내가 물었지.
어떤 느낌이었나고...
그때 네가 말했지.
수많은 민들레 홀씨가
미풍에 흩날리다가
사쁜이 내려 앉는 느낌 이라고..
………………………
선후는 정신없이 전화를 받고 업무에 집중해 있는 상태였다.
핸드폰이 울리기에 무의식 적으로 통화를 눌렀다.
제대한지가 언젠데 관등성명이 씩씩하게 나왔다.
“울산xx지구대 .해경 이선후 입니다.”
“………”
“여보세요?”
“나야 관우.”
“…………”
''내다''
너무 오랜 만이라서 그가 관우라는게 실감이 나질 않았다.
“지금 밖에 주차장에 와있다.
5분 내로 안 나오면 처들어 간데이.
내 들어가면 사람들 다 보는데서 키스 할끼다.
빨리 나온나. 깜박이 켜 놓을께.”
“하ㅡ?”.
고개를 들어 주차장을 보니까 까맣게 선팅된 차량 한대가 바다쪽을 향해 주차되어 있었다.
깜박이가 요란스럽게 반짝 거렸다.
“친구가 와서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알았다. 급한일 없으니까 천천히 갔다와”
“네. 감사합니다”
선후는 선임에게 꾸벅 인사하며 뛰쳐나갔다.
문을 열고 차에 오르자 깜빡이가 꺼지며
의자가 뒤로 휙 젖혀졌다.
그리고 급하게 관우의 입술이 다가왔다.
항상 선후를 무장해제 시키던 관우의 입술이었다.
지나간 세월이 아쉬윘던지 무서운 흡인력으로
빨아제겼다.
이빨과 이빨이 부딪치는 거친 키스에 점점 숨이 막혀 왔다.
너무 갑작스러운 감각이라 선우는 멍하니 있었다.
참을수 없는 숨이 막힘에 선후는 손을들어 관우의 얼굴을 떼어냈다.
그리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핑돌았다.
10년 만이었다.
무려 십년만의 키스였다.
선후는 서서히 눈을 감으며 그의 얼굴을 자신에게 당겼다.
다시. 키스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부드러웠다.
너무 말랑말랑해서 엉덩이 꼬리뼈를 솜털로 간지럽히는 그런 느낌이었다.
달달했다.
아득했다.
세상 모든것이 지워져갔다.
간절히 원했던것이 손에 잡힌 것 같아 온 몸이
가벼이 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새 관우의 못된 손이 선후의 바지위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벨트를 풀고 자크를 내렸으며
손이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입술을 떼었다.
갑자기 허전함을 느낀 선우는 입술을 핧으며 관우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의 얼굴이 서서히 밑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순간 정신이 버쩍 들었다.
고개를드니 창밖으로 드넓은 바다가 보였고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이곳이 직장이라는 자각이 확 밀려왔다.
선후는 관우의 손을 잡아 확 꺾어 버렸다.
그 순간 관우와 선우의 입에서 밭은 신음소리가 동시에 새어나왔다.
“악!”
“크허허헉”.
관우가 물건을 물어 버렸다.
번들거리는 눈빛과 입술로 무장한 관우가
웃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못하겠다듯 괴기하게 찡그린 얼굴로 애원하듯 말했다.
“가지마라.”
선후는 그 얼굴을 무시하고 차갑게 인상을쓰며 말했다.
“일하는 중이다. 6시에 퇴근 이니까 기다려. ”
“이렇게 뎁혀 놓코 그때까지 어케 기다리노. 선후야 ~응? 썬후우야앙 ~”.
선후는 부드럽게 잡고있던 손을 더 깊이 꺽어버렸다.
“으흐흐 헉!ㅡ”
선후는 지구대로 돌아와 화장실로향했다.
세수를 했다. 그사이 입술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소변 칸으로 가서 바지를 내렸다.
이빨 자국이 깊숙히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아렸다.
“개 같은 놈.”
다시 손을 씻고 엉거주춤 돌아서는 선후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 … … …
자유롭고 싶었다.
끝없이 자신만을 쫒고있는 가족의 눈길에서
멀어지면 ,벗어나면 살 수 있을것 같았다.
숨 쉴 수 있을줄 알았다.
그래서 꿈꾸던 모든 것을 버리고
그곳을 탈출해야 했다.
하지만 발 딛는 곳곳 마다 지뢰밭이었다.
‘나 만 벗어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착각이었다.
부모님은 내게 더욱 집착했고. 그것이 올무가 되어 예전보다 난 더 눈치를 보아야했다.
시간이 갈수록 더 갑갑했다.
이제 겨우 가족의 눈에서 편해졌는데
관우를 만나자 다시 불편함이 올라왔다.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 했는데
모든 문제들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자유로운 둘이 만나야만 된다는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맘편히 같이 술 한잔도 할 수 없는 더러운 세상.
사랑해도 표현함을 주저하게 만드는 지랄같은 세상 .
그래 내겐 c발같은 세상이었다.
여태껏 그러했듯 싸워야지.
“세상에 꽁짜는 없다.하나를 얻을려면. 하나를 버려야되”
“뭔데? 아니. 선후야. 집에가서 이야기 하면 안될까. 느그 집으로갈레 우리집으로 갈레?모텔 호텔.? 으디로 갈까?”
저녁 내내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관우는 끙끙댔다.
“됐어.”
“뭐가 됐노.10년만에 만났는데. .난 난.. 죽겠는데...”
“그럼 죽어”
“하ㅡ 썬후야. 하하 오늘 죽ㅡ여줄께 썬후야~”
“까졌어”
“뭐라꼬”,
관우의 얼굴이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는듯 갸우뚱 옆으로 기울어 졌다.
“까졌다고. 상처났다고.이놈아.”
관우의 고개가 세워지며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끄떡였다.
“저.저.… 내가 같이가서 고기에 아까정끼 발라주면 안될까? 내가 호ㅡ 해주께.호ㅡ. 고기가 아프면. 다른데 사용해도 다는데. 그지? 그지야.”
선후가 술을 마시고 고기 한저름을 들어올리는 찰라였다.
선후는 차분히고기를 내려놓고 술병을들었다.
관우는 우탕탕탕 요란하게 의자를 엎으며 뒤로물러났다.
“썬후야ㅡ”
관우의 표정이 울것 같았다.
…ㆍ…ㆍ…ㆍ…
“나랑 다시 시작하려면 조건이 있어.. ”
“그게 뮌데?”
“코우지에 가서 술 마시는 것.”
“......”
관우는 아무말도 못한체 선후를 쏘아보았다.
흔들리는 그의 눈빛을 보며 선후는 차갑게 쏘아 부쳤다.
“오늘은 꺼져”
선후는 뒤돌아 서서 술집을 걸어 나왔고, 관우는 더이상 그를 잡지 않았다.
여름이 가까웠는데 밤바람이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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