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의 이야기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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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세 번의 기회
나는 남부럽잖은 환경에서 태어나 행복한 생활했다. 초등학교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나의 마음속에는 희망과 불안이 갈마들었다. 이제 겨우 초등학생인데 학교에 가기를 싫어하여 갖은 꾀병을 앓았다. 내가 같은 또래의 친구와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전에 어머니는 아버지와 오입(誤入) 문제로 심하게 다투고 이혼할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부모의 일에 참견할 처지가 못 되어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위자료를 주는 대신에 나를 포기하고, 집을 넘겨주었다. 아버지는 장롱 속의 옷을 챙겨 가지고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30세에 이혼하고 나를 부둥켜안으며 대성통곡했다. 나는 어머니의 괴로운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여 눈을 말똥말똥 뜨고 울음이 그치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한참만에 울음을 그치고 내가 말귀를 알아듣게 말했다.
"넌 사내대장부니까 딱 세 번만 우는 거야. 알았지?"
"예. 근데 언제 언제 울어요?"
"너 태어나면서 한 번 울었으니까 엄마 돌아가실 때하고 ‥‥, 아빠는 없으니까 한 번은 니 맘대로 울어."
"예, 엄마!"
어머니는 초조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거실을 서성거렸다. 어머니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를 한번 보더니 덧붙여 살아가는 방법을 단단히 일러 주었다.
"엄마가 너에게 세 번의 기회를 줄게 잘 쓰도록 해."
"그게 뭔데요?"
"예를 들어 니가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마다 기회를 한번씩 쓰면 모든 걸 용서해 주는 거야."
"정말요?"
"응, 그러니까 기회를 마구 쓰면 안 돼. 알았지?"
"예, 엄마!"
그동안 집안에 별다른 일 없이 지냈다. 다만 어머니는 회사에 출근하여 돈을 벌었다. 나는 쓸데없이 말썽거리를 만들지 않았다. 개나리가 만발한 길을 걸어 학교에 가고, 억수로 퍼붓는 장대비을 맞으며 발길을 재촉했다. 풀벌레 소리가 맑은 가을 하늘에 퍼져 나가고, 눈이 펄펄 내리는 날에 겨울 방학을 맞이했다. 그렇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세월은 사람이 살아가는 처지도 아랑곳없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여 교실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낯익은 얼굴은 네댓 명에 불과하고 생판 낯선 학생들이 눈에 잘 띄었다. 학생들 중에 생김새가 우락부락한 정우가 위험해 보였는데 아니나 다르랴 내 이름표를 보고 깔보았다.
"야, 고스톱! 몇 점이나 땄냐?"
아버지는 돌림자 때문에 성은 생각하지 않고 내 이름을 고중지라 지었다. 지금껏 나를 놀려 대는 학생은 없었는데 유독 정우만 깐족거렸다. 그래서 하나님께 정우가 잘못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정우가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학교에 다녔다. 정우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 것을 전혀 모르고 힘 좀 있다고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거들먹거렸다. 나는 정우와 치고 패고 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아 일부러 싸움을 걸었다.
"야, 오 발!" (양발, 목발, 성기)
"아주, 너 그렇게 까불다가는 맞는다."
정우가 험상궂은 얼굴로 눈을 부라리고 엄포를 놓았다. 나는 다리를 저는 흉내를 내며 정우의 화를 돋우었다. 정우는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나를 째려보았다.
"너 뒈질라고 환장했구나?"
"너야 말로 꼴이 말이 아니다. 너, 나한테 맛 좀 볼래?"
나는 정우를 만만히 보고 그쪽으로 다가갔는데, 정우가 목발을 휘두르는 바람에 나는 학교에서 곧바로 응급실로 갔다. 나는 울화가 치밀어 눈물 콧물로 뒤범벅된 채 원통히 여겼다.
"엉엉, 살살 때려도 되는 걸 날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정우 새끼 진짜 나쁜 놈이야."
어머니는 학교에서 연락을 받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왔다. 나는 울음을 뚝 그치고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나의 흉한 몰골을 보더니 까무라쳤다. 잠시 뒤에 어머니는 정신을 가다듬고 나에게 연유를 물어 보았다.
"누가 널 그렇게 만들었어?"
어머니가 내 편에 설 줄 알고 자초지종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그런데 내 편에 서기는커녕 오히려 어머니에게 호되게 꾸중을 들었다.
"아유, 이놈아! 어떻게 학교에 다닐 거야? 넌 둘째 치더라도 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잖아. 아이고, 분해!"
어머니는 워낙 성미가 급해서 그 길로 달려가 전학 절차를 밟았다. 이번 일은 나도 어찌해 불 도리가 없어 첫번째 기회를 써 버리고 말았다.
어머니와 나는 고향과 이별하여 타지로 떠났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반면 어머니는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다. 어머니는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자식을 위하여 연해 벙글벙글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잘 보이려고 아양을 떨었다.
"엄마, 사랑해요. 이만큼!"
"아유, 징그럽게 뭐하는 짓이야?"
"해해."
내가 양팔을 옆으로 벌려 사랑의 정도를 표현하자 어머니는 속마음과는 반대로 표현했다. 나는 어머니를 힘껏 껴안고 한참이나 서 있었다.
나는 친구를 잘못 만나 술과 담배를 배우고, 피시방을 안방 드나들듯 하여 게임에 빠졌다. 나의 방종한 생활은 성적표에 반영되어 어머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너 도대체 이게 뭐니? 이럴거면 공부고 뭐고 다 그만두든가 해."
나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었다. 어머니는 화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대책을 강구했다.
나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공부에 매진해 보았으나 역부족으로 힘겨웠다. 어머니는 기초가 부실한 나에게 과외 공부를 시켰다. 나를 대학에 보내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세월이 실로 빠르다는 건 수학 능력 시험이 사흘 앞으로 닥쳐왔을 때 뼈저리게 느꼈다.
나의 수학 능력 시험 결과가 형편없을 것이 번했다. 어머니가 원하는 대학은 턱없이 부족하여 재수생으로 전락했다. 나는 어머니를 대할 면목이 없어 거리를 방황했다. 온종일 거리를 쏘다니다가 구멍가게에서 술을 샀다. 으슥한 뒷골목길에서 술을 마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괴롭기가 그지없어 살맛을 잃었다. 술기운이 얼근하게 오르는가 싶더니 눈에 보이는 대로 부수고 법석을 떨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결국에 백차를 타고 경찰서 신세를 지고 말았다.
어머니와 나는 경찰서에서 나와 한길을 걸었다. 때늦은 낙엽이 자동차 뒤꽁무니를 사르르 따라갔다. 어머니는 멀거니 내 얼굴만 바라보더니 말을 붙였다.
"어디 아픈 덴 없니?"
나는 묻는 말에 말없이 한길에 눈길을 주고 터벅터벅 걸어갔다. 어머니도 내 마음을 다 알고 손을 꼭 잡으며 다독거렸다.
"사나이답게 기회 한 번 쓰고 말자. 그나저나 아침을 어디 가서 먹나?"
"엄마, 저 배 안 고파요."
"내가 새벽같이 일어났더니 배 고파서그래."
"알았어요. 엄마 기회 안 쓰면 ‥‥."
"너 공부 시킬려고 번 돈 다 썼으니까 잔말 말고 근신이나 해."
어머니는 나의 말이 끝나기 전에 단호하게 잘라 버렸다. 나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어머니의 손을 놓았다. 어머니는 나를 내버려두고 종종걸음쳐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했다. 첫출발하는 날 때아닌 폭설로 도심의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었다. 나는 갑자기 당한 일이라 정신이 없어 출근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은 지각했다. 사무실에서 인사를 나눈 팀장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도록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어 호감이 갔다.
나는 팀장을 친근감 있게 형이라고 불렀다. 팀장은 뭐라 부르든 개의치 않고 친동생처럼 나를 대했다. 형과 나는 시간이 나는 대로 단둘이서 오붓하게 지냈다.
"중지야, 일 끝나면 밥이나 먹자."
"좋아요. 그동안 형이 사 줬으니까 오늘은 내가 살게요."
"비싼 거 사 주는 거다."
"알았어요."
나는 형과 어울려 다니며 가정 일에 등한했다. 어머니는 나를 대견하게 여기는 반면에 지나치게 간섭했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들은체만체하고 형네 집에 놀러 나갔다. 형은 단독 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다. 나는 방에 들어 침대에 걸터앉고 너스레를 늘어놓다가 지나는 말로 형의 의중을 떠보았다.
"나 여기서 자도 되나요?"
"네 맘대로 해. 근데 엄마 허락을 받았니?"
"예, 이미 다 말해 놨어요."
나는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겉옷을 벗고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형은 트레이닝복을 벗고 형광등을 끄더니 내 옆에 모로 누웠다. 탁상시계의 초침이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시간이 가는 것을 알려 주었다.
형과 나는 침대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밤바람이 형과 나의 거친 숨소리를 가족들에게 숨겼다. 나는 난생처음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육체적 쾌락에 빠졌다. 형이 나에게 녹아들어 쾌감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 마치 꿈속 같았다.
어머니는 외박을 한사코 반대했다. 나는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형을 집에 데리고 왔다. 어머니는 형을 보자 깜짝 놀라며 뒷걸음쳤다. 나는 어머니의 행동이 심상치 않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머니는 방 안으로 들어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는 형의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뒤에 방문을 두드리며 어머니의 생각을 어루더듬어 보았다.
"엄마, 형 집에 갔어요. 그러니까 나와 봐요."
"니가 요즘 하는 짓이 잘하는 거라 생각하니?"
내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자마자 대뜸 화부터 냈다. 어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뒤를 캐 본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어머니와 마주하고 앉아 본마음을 털어놓았다.
"엄마, 그 형한테 맘이 쏠리는 걸 저보고 어쩌라는 거에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잘못된 건 없어. 근데 ‥‥."
나는 어머니의 말을 중간에 자르고 내 나름의 생각을 언성을 높이며 솔직하게 표현했다.
"엄만 제가 형을 좋아하는 게 옳지 못하다는 거잖아요."
"그럼 그렇고말고, 사내 녀석이 이쁜 계집애한테 정을 통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나는 무슨 말을 할 듯 머뭇머뭇하다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어머니에게 숨겨 온 모든 사실을 실토했다.
"근데 엄마 전 예전부터 여자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동안 우정을 구실로 친구를 더 좋아했어요."
"그게 문제구나. 후유, 하필이면 내 아들이 남자를 좋아하다니."
"엄만 다른 애들은 괜찮고 전 안 된다는 거잖아요."
"그게 나 뿐만 아니라 자식 있는 엄마의 공통적인 생각일 게 뻔하다."
어머니와 나는 말없이 물끄러미 허공만 바라보았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대화의 주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돌렸다.
"사실은 예전에 엄마 몰래 아빠를 만났어요. 근데 다른 여자가 생긴 걸 알고 인연을 끊었어요."
"그 얘긴 더 듣고 싶지 않다. 엄마와 형 중에 하나를 선택해라."
"전 엄마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어요."
"그럼 형을 포기할래?"
나는 어머니의 강경한 태도를 이길 수 없었다. 최후의 수단으로 마지막 남은 기회를 쓰기로 결정을 지었다.
"엄마, 제게 남은 기회를 쓸게요."
"그럴 필요 없다. 그건 니가 잘못한 게 아니고 천성이 그런 건데, 내가 잘못한 건지도 모른다."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 기회를 드릴게요."
어머니는 나의 의도를 알아채고 눈을 흘겼다. 그리고 그에 대비해 맞서서 응했다.
"이 녀석이! 알았다. 니가 주는 기회를 받으마. 그 대신 난잡한 섹스는 하지 마라."
"엄마,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아세요?"
"넌 내가 바본 줄 아니? 이래 봐도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야."
"해해, 이제부터 우리 집에 형을 데리고 와도 되죠?"
"그건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어머니는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아 결정을 보류했다. 나는 어머니를 힘껏 껴안으려고 다가들었다. 어머니는 다가드는 나를 손으로 떠밀었다.
"아유, 얘가 징그럽게 왜 이래?"
"우리 엄마 미워!"
이듬해 여름, 나는 군대에 들어가는데 형이 훈련소까지 동행했다. 형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동안 나는 쉴새없이 지껄이었다. 훈련소 근처에 다다랐을 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나는 입맛이 없어 점심을 먹고 싶지 않았지만 형을 위하여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형은 넓은 홀을 피해 방에 들었다. 나는 차림표를 보고 서빙하는 아주머니에게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형은 내 옆에 앉아 나의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형이 나의 성기를 만져 주어도 팽팽하게 발기하지 않았다. 형은 나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소리 없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격려해 주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했지만 여기를 만져 보니 니 심정을 알겠다."
나는 멋쩍게 씩 웃어 보였다. 형은 문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재빨리 마주앉았다. 형과 나는 상 위에 음식이 차려지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쇠고기구이를 먹었다.
"형, 나하고 여기서 그만 헤어지자."
"왜, 너 입대하는 거 봐야지."
"나 울 거 같아서그래. 형, 고마워!"
"그럼 훈련소에서 필요한 거 사 주고 갈게."
나는 훈련소에 도착하여 형을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다. 그런데 형은 나의 만류에도 마다하지 않고 승용차에서 내렸다. 형은 장사하는 아주머니 곁으로 성큼 다가서서 말을 걸었다.
"아주머니, 그거 얼마에요?"
"두 개 드려요?"
"아줌마, 형은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요."
나는 아주머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로운 말투로 대응했다. 내가 쏘아붙이자 아주머니는 자못 놀라는 눈치였다.
"학생 미안해요. 내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네그려."
나는 형과 훈련소 앞에서 헤어지며 곧바로 돌아섰다. 내 눈에 눈물이 맺히는가 싶더니 어느새 방울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남들에게 들킬세라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연병장에 나이가 고만고만한 청년들이 모여서 입소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나는 군사 훈련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잡념이 생기지 않았다. 어느덧 오늘 하루도 다 갔다. 고된 훈련을 끝내고 휴식 시간에 어머니와 형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 불침번을 서면서 내무반 안에서 창 밖을 올려다보았다. 둥근 달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지루한 훈련소 생활에 변화를 꾀하기 위하여 신앙을 가졌다.
나는 훈련소에서 퇴소하여 보병 부대로 배치를 받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편지를 어머니와 형에게 띄웠다.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신병 생활했다. 어머니는 주말에 짬을 내서 면회를 신청했다. 나는 어머니를 면회실에서 만나자마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어머니는 보자기에서 무지개떡을 꺼내 탁자 위에 놓았다.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엄마, 피자나 치킨을 사 오랬더니 이게 뭐에요?"
"너 돌 때 떡 대신 케잌으로 했더니 잘못된 것 같아 내가 일부러 했어."
"엄만 지금이 어느 시댄데 구시대적 발상을 가지고그래요."
"널 막상 만나고 보니 살 쪘네."
어머니는 내 곁으로 슬며시 다가서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머니를 밀치고 고개를 획 돌렸다.
나는 면회를 마치고 어머니를 배웅하러 나가며 눈에 눈물이 고인 것을 보았다.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다. 어느덧 중년 여인이 되어 눈가에 주름이 지고 배가 나왔다.
형은 대우가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나는 휴가를 받아 형과 어울려 노는 것을 틈나는 대로 상상했다. 첫 휴가를 기다린 끝에 휴가증이 드디어 나왔다. 나는 휴가를 멋들어지게 계획을 세우고 위병소 밖으로 나가는 즉시로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니 다시 한번 확인 후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뚜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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