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황석호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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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장씨 아저씨에게 연락이 온 것도 그 즈음이었다. 새로 당선된 사람들과 뒤풀이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을 때,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가 내 방문에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장소장이라는 글자도 적혀 있었다. 1층 거실에 있는 주인집 전화기에 번호를 하나씩 눌렀다.
“영기냐? 오랜만이지?”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이긴.... 내가 올라올 일 있으면 연락한다고 그랬잖아. 거의 2년이 다 돼가니까 그런 말 나올 만도 하네. 너 지금 여기로 올래? 올 수 있어?”
“어디신데요?”
“여관이지.”
“그건 아는데, 어디 있는 여관이요?”
“아 참 내 정신 좀 봐.”
장씨 아저씨는 자기가 있는 위치를 알렸다. 가깝지는 않은 곳이었다.
“지금 바로 갈게요.”
나는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장씨 아저씨가 알려준 방 번호 앞에서 노크를 했다. 안에서 열려 있다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발가벗고 누워 있는 장씨 아저씨가 보였다. 자지가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서둘러 옷을 벗고 장씨 아저씨의 자지부터 빨았다.
“얘가 왜 이리 급해....”
장씨 아저씨는 나를 바로 눕히고 온몸을 핥으며 애무를 했다. 오랜 만에 받는 자극에 온몸이 떨렸다.
“어? 너 했구나? 언제 했어?”
변화된 내 자지를 보고 묻는 말이었다.
“얼마 전에요.”
“이쁘게 잘 됐네.... 아우~ 귀여운 새끼”
장씨 아저씨는 내 자지를 빨고, 불알을 거쳐 똥구멍을 핥았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장씨 아저씨도 급했는지 나에게 애무를 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똥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장씨 아저씨는 커다란 자지에 콘돔을 끼우며 말했다.
“아이 씨.발.... 옛날에는 생자지로 그냥 박았는데....”
나도 옛날에는 생자지로 그냥 받았다고 마음속으로 말하고 콘돔이 씌워진 장씨 아저씨의 자지를 받았다. 오랜 만이라 아팠다. 하지만 좋았다. 장씨 아저씨는 내가 가르쳐 준 리듬과 박자로 내 똥구멍에 커다란 자지를 박아댔다.
“씨.발.... 너 군대 갔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우 씨.발.... 여전히 쫄깃하네....”
“뒤에서 박아줘.”
나도 모르게 반말이 나왔다. 흥분에 겨워서였다. 장씨 아저씨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엎드려서 엉덩이를 들어 아저씨에게 내밀었다. 아저씨는 내 엉덩이를 한 번 철썩 때리고 자지를 찔러 넣었다. 그리고 내 긴 머리카락을 모아서 움켜쥐고 마구 쑤.셔댔다. 머리가 땡기고, 고개가 젖혀져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팔을 뒤로 뻗었다.
“내 팔 잡고 박아.”
아저씨는 내가 시키는 대로 뒤로 뻗은 내 팔을 잡고 내 똥구멍에 자지를 쑤.셔댔다. 석호가 뒤에서 박을 때 했다는 자세였다. 석호의 말처럼 아저씨가 강하게 박아대는데도 내가 앞으로 밀려가지 않았다. 머릿속에 석호의 자지에서 정액이 터져 나오던 장면이 스치고 지나갔다. 내 뒤에서 똥구멍에 자지를 쑤시고 있는 사람이 석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호를 향한 마음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분이 더러웠다.
“소장님, 내 똥구멍 좋아?”
“씨.발 당연하지. 내 자지 받는 마짜 잘 없어.... 넌 얼굴도 이쁘니까 금상첨화다 금상첨화.... 아우~ 씨.발년 존.나 잘 쪼으네....”
장씨 아저씨는 몇 번 자세를 더 바꿔 내 똥구멍에 자지를 쑤.셔댔다. 나는 진짜 씨.발년이 된 것처럼 리듬에 맞춰 똥구멍을 쪼으며 아저씨의 자지를 받았다.
내 발목을 잡고 자지를 박는 아저씨의 숨이 가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을 부르르 떨고 나에게 쓰러져 키스를 했다. 싼 것이 분명했다. 아저씨는 콘돔을 벗겨 내 눈 앞에서 흔들었다. 정액이 콘돔의 3분의 1은 차 있는 듯 했다.
“너도 싸야지?”
“자지 빨아줘.”
아저씨의 자지를 받으면서 계속 흔들었으므로 아저씨의 입에 물리자마자 사정감이 올라왔다.
“입에 싸도 돼?”
아저씨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 바람에 나는 아저씨의 입에 사정을 했다. 아저씨는 입을 벌려 내가 싼 정액을 그대로 내 자지 위에 뱉어냈다. 허탈했고, 허무했다. 섹스를 하고 사정을 한 쾌감 뒤에 오는 감정이라 더욱 강렬했다. 이때부터였다. 엄청 흥분을 해서 섹스를 해도 사정 후에는 여지없이 허탈하고 허무한 감정이 밀려왔다.
“입에 절대 못 싸게 하는데, 영기 너니까 입으로 받은 거야.... 어때 입에 싸니까 좋지?”
“네.”
또 이때부터였다. 나는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대방이 물어올 때도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 감정에 말을 맞췄다.
“오랜 만에 안고 자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기자마자 잠이 들었다. 뒤풀이를 하느라 마신 술기운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와서 장씨 아저씨의 발기된 자지를 보고 바로 내려앉았다. 내가 눌러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씨 아저씨가 잠에서 깼다.
“씨.발 꿈인 줄 알았는데 생시네.... 씨.발 앙큼한 것....”
장씨 아저씨는 내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러면서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 저절로 신음이 나왔다. 장씨 아저씨의 커다란 자지가 정말이지 부드럽게 똥구멍으로 들어와 깊게 박혔다.
“와~ 씨.발 똥구멍에 꿀 발랐냐? 존.나 잘 박히고 맛있네....”
“아~ 아~ 하아~ 하읏~ 소장님.... 더 세게.... 더 깊게....”
“씨.발년이 그동안 빠.구리도 안 하고 살았나.... 존.나 발.정이 났네.... 엎드려 뒤치기 할 거야.”
나는 아저씨에게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아저씨도 자리에서 일어나 내 뒤로 자리를 옮겼다.
“야, 씨.발 뭐야.... 콘돔 안 꼈어?”
맞았다. 콘돔을 끼우지 않고 그대로 내려앉았었다. 그때 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세상이 위험해 모두가 걱정스런 마음으로 보호막을 씌웠어도 어차피 나는 혼자라 그 어떤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했으므로 그깟 얇은 보호막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서지도, 내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운명이었으니 내 몸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나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아저씨에게 말했다.
“그냥 해. 콘돔 끼면 기분 조ㅈ같으니까....”
“이 새끼가 미쳤나....”
뒤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아저씨의 욕이 들렸다.
“아이 씨.발 몰라.”
아저씨의 자지가 똥구멍으로 들어왔다. 조금 전처럼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아저씨가 콘돔을 끼우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럴 것이었다. 생자지로 내 똥구멍을 느꼈으니 그 감각을 놓치기 싫을 터였다.
“씨.발년이 겁대가리를 상실했네....”
나는 팔을 뒤로 뻗었다. 아저씨가 내 팔을 잡았다. 나는 안정된 자세로 아저씨의 생자지를 받았다. 아저씨가 자지를 박으며 내뿜는 숨소리도 평소와 달리 훨씬 더 거칠었다. 아저씨가 내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렸다.
“씨.발년.... 내 자지를 날로 먹으니까 좋아?”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 똥구멍을 날로 먹어서 더 좋은 것은 아저씨이기 때문이었다. 아저씨가 나를 돌아 눕혔다. 나는 다리를 벌리고 아저씨의 자지를 받을 준비를 했다. 아저씨는 커다란 생자지로 발딱 까진 지 얼마 되지 않는 내 작은 자지를 몇 번 툭툭 쳤다. 대조적이었다. 아저씨는 내 다리를 들고 자지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나는 아저씨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똥구멍을 쪼았다. 아저씨의 자지가 천천히 빠져나갈 때 나는 천천히 힘을 풀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했다.
“씨.발.... 느낌 죽이네.... 콘돔 안 끼니까 금방 쌀 거 같애....”
장씨 아저씨는 수시로 자지를 빼서 제법 시간을 보내고 다시 자지를 찔러 넣었다. 밀려오는 사정감을 날려 보내는 듯했다.
“씨.발년.... 그동안 몇 명한테나 이렇게 똥구멍 벌렸어?”
“일 그만 두고 처음.”
“씨.발.... 얼굴 반반하고 빠.구리 잘 해서 막 대주는 줄 알았더니....”
민구와 철우가 따먹은 걸.레년들처럼 막 대주고 싶어도 사람이 없었다. 나에게 다가오는 우리과 년들에게는 대주고 싶어도, 설사 대준다고 해도 자지가 없으니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내 가까이에 자지 달린 것들, 민구와 철우는 여자들이 방방 뛰는 것만 봐도 정액을 싸지르고, 거기에 더해 석호는 여자 분장을 한 남자를 봐도 정액을 뿜어내는 놈들인데 걔네들한테 여자 보지보다 맛있는 내 똥구멍을 대줘봤자 미친놈 소리만 들을 테니 나는 걸.레가 되려야 될 수가 없었다.
“뒤치기.”
장씨 아저씨는 내 뒤에서 자지를 박고 팔을 겨드랑이에 끼워 내 상체를 일으켰다. 귓불을 핥고 귀 안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
“씨.발.... 콘돔 안 끼니까 존.나 좋아.... 키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의 두툼한 혀가 입술을 훑었다. 그 혀를 빨기 위해 최대한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도 앞으로 고개를 내밀고, 겨드랑이 사이로 나온 아저씨의 팔이 내 얼굴을 들어 내가 아저씨의 혀를 입에 넣고 빠는 것을 도왔다.
아저씨는 등을 밀어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내 등을 짚고 내려찍듯이 자지를 박았다. 커다란 자지가 강하게 들어왔다. 나는 아저씨의 자지가 더 깊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엉덩이만 살짝 들었다. 내 엉덩이와 아저씨의 자지 둔덕이 부딪치는 소리가 여관방에 울려 퍼졌다. 아저씨는 다시 내 상체를 들어 올려 귓불을 핥으며 자지를 쑤.셔댔다. 뜨거운 입김이 귀에 퍼졌다. 나는 너무나 간지러워 몸을 떨었다.
“씨.발년.... 여기도 성감대네.... 아우 씨.발.... 아우 씨.발.... 그냥 똥구멍 안에 싼다~~”
“응.”
장씨 아저씨는 손을 아래로 내려 내 자지를 잡고 흔들었다.
“아윽~~~~ 씨.발~~~~”
장씨 아저씨의 자지로 꽉 찬 똥구멍 안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아저씨의 큼직한 손에 다 들어가는 내 자지에서 정액이 찔끔 찔끔 새어 나왔다. 저절로 똥구멍에 힘이 들어갔다.
“아우~~ 씨.발년.... 존.나 쪼이네.... 윽, 윽, 윽....”
장씨 아저씨는 나를 뒤에서 안고 그대로 쓰러졌다. 내 위에서 아저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뜨거운 입김이 내 귀를 간지럽혀 나는 또 온몸을 떨었다. 아저씨는 호흡이 제대로 돌아올 때까지 내 위에 올라타고 누워 있었다. 묵직한 포근함이 나를 감쌌다. 오랜만에 느끼는 것이었다. 그런데 허탈했다. 똥구멍 안에는 커다란 자지로 꽉 차 있는데, 마음은 텅 빈 것 같았다. 공허했다. 그리고 허무했다.
“씨.발.... 너 쌀 때 똥구멍 존.나 쪼여.... 이번에도 엄청 쌌을 거야.”
아저씨의 자지가 점점 내 안에서 작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곧 미끄러지듯 빠질 터였다.
“영기야, 씻자.”
아저씨의 손이 내 허리 아래로 들어왔다. 나는 살짝 엉덩이만 들어 아저씨의 손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다. 이미 작게 쪼그라 든 내 자지를 만졌다.
“영기야, 엉덩이만 들고 천천히 일어나.... 아니 아니 자지 빼지 말고...”
장씨 아저씨는 나에게 자지를 박은 채로 욕실로 들어갔다. 세면대 거울 앞에서 아저씨는 내 가슴과 자지를 만지며 거울을 바라봤다. 거울 안에서 아저씨와 내 눈이 마주쳤다.
“한 번 더 하게? 나 한 번 싸면 잘 못 받는 거 알잖아.”
“조ㅈ물 말고 다른 거 쌀 거야. 콘돔 없이 똥구멍에 박고 조ㅈ물 쌌는데, 내가 똥구멍도 씻겨줘야지.”
똥구멍 안에서 다시 뜨거움이 느껴졌다. 사정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뜨거움이었다. 제법 오랜 시간이 흐르고 아저씨가 몸서리치듯 몸을 떨었다.
“자지 뺄 테니까 똥구멍에 힘 줘.”
나는 변기에 앉아 두 가지 종류가 섞인 물을 배출했다. 내 자지에서도 오줌이 나왔다. 장씨 아저씨는 욕조 안으로 나를 끌어들여 온몸에 비누칠을 했다. 거친 손이었지만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섹스를 할 때는 거칠어도 평소에는 다정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영기야, 너 곧 방학이지? 나한테 와서 또 일할래? 매일 같이 있으면 좋잖아. 옛날처럼 이렇게 빠.구리도 하고....”
“아르바이트 하는 거 있어요. 밴드 합주도 해야 되구요.”
“갑자기 반말하더니 갑자기 또 왜 존댓말을 해? 그냥 반말해. 너 반말하니까 더 귀엽더라. 그리고 소장이라고도 하지 마. 내가 부리는 직원도 아닌데 뭔 소장.... 그냥 형이라고 불러.”
“형은 좀....”
여관을 나온 나에게 장씨 아저씨는 만 원짜리 한 장을 손에 쥐어줬다.
“택시 타고 가.”
장씨 아저씨가 준 택시비 덕분에 1교시에 늦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평소와 똑같은 일상이 이어졌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또 수업을 듣고 자취방에서 과외 수업을 했다. 공연도 없고, 가요제 예심에서 모두 떨어졌으니 합주는 매일 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세 번이었다.
토요일 저녁 무렵에 장씨 아저씨와 시내 중심가에서 다시 만났다. 저녁을 먹고 아저씨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골목 구석에 있는 어느 술집이었다. 아저씨와 내가 들어서자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쏠렸다. 장씨 아저씨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 시선이었다.
장씨 아저씨와 내가 테이블에 앉자 재떨이와 물수건을 가지고 온 사람이 장씨 아저씨에게 아는 척을 했다. 평소 아는 사이였는지 대뜸 반말이었다.
“이게 얼마만이야. 다시 여기로 온 거야?”
“응. 그동안 공사가 지방에 많았어.... 노래방 기계 들여놨네?”
“당연하지. 요즘 저거 없음 장사 안 돼.... 근데 누구야? 처음 보는데.... 애인?”
“응. 노가다 아르바이트 하러 왔다가.... 내가 한눈에 알아보고 꼬셨어.”
“진짜 잘생겼다.... 암튼 능력도 좋아.... 뭘로 줄까? 맥주? 오랜만에 왔는데 양주 한 병 따라. 이렇게 이쁜 애인도 있으면서....”
나를 흘끔거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간드러지는 말투도 낯설었다. 술집에는 손님들이 모두 남자였다. 여자 손님이 있을 법도 한데 이상하게 단 한 명도 없었다. 장씨 아저씨에게 내가 애인이냐고 대뜸 묻는 사장도 그렇고, 일을 하면서 다른 아저씨들이 있을 때는 나에게 가까이 오지도 않던 장씨 아저씨가 나를 애인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가게 안쪽 벽에 설치된 무대에서 어떤 남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TV 모니터 화면에 자막이 흘러갔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테이블에 양주와 과일안주가 세팅이 되고, 장씨 아저씨가 사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두꺼운 책 한 권을 놓고 갔다. 장씨 아저씨는 컵에 얼음을 넣고 양주를 부어 나에게 건넸다. 처음 마셔보는 양주였다. 건배를 하고 한 잔을 들이킨 장씨 아저씨는 두꺼운 책을 내 쪽으로 밀었다.
“영기야, 노래해. 너 노래 잘하잖아.”
두꺼운 책에는 노래 제목과 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리저리 뒤적거리다 보니 웬만한 히트곡은 다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부를 곡을 정했을 뿐, 나머지는 장씨 아저씨가 다 알아서 했다. 내 차례가 되어 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잡았다. 말로만 들었던 노래 반주 기계를 처음 보니 또 신기했다. 학교 앞에 이 기계를 들여놓고 영업을 하는 가게를 보긴 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과 여학생들이 나에게 같이 가자고 꼬셔도 밴드 합주를 핑계로 제안을 거절했었다. 나를 비롯한 밴드의 멤버들이 반주를 하고,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내가 기계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전혀 없었다. 나를 비롯한 밴드 멤버 모두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었다.
내가 고른 노래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장씨 아저씨를 고려한 노래, ‘어쩌다 마주친 그대’였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내 손가락이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 버릇이었다. 베이스 기타 대신 마이크만 잡고 있는 내가 너무 어색하고 낯설었다. 전주가 끝나고 모니터 화면에 떠 있는 글자의 색깔이 변했다. 낯설고 신기해서 멍하게 있다가 첫 박자를 놓친 것이었다. 한 소절을 그냥 보내고, 제대로 박자를 잡아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를수록 너무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마이크를 잡고 노래만 부를 수 있어서 너무나 편했다. 반주의 퀄리티가 살아 있지 않고 좀 조악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나를 매료시켰다. 노래를 마치자마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나는 그냥 마이크를 제자리에 놓은 뒤 내 자리로 돌아왔다. 사장이 우리 테이블에 달려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얼굴도 이쁜데 노래도 엄청 잘해. 자기야, 또 해라. 손님들도 엄청 좋아하네....”
또 했다. 계속 했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들이었다. 장씨 아저씨도 내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무대에 나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등을 토닥이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장씨 아저씨도 노래를 불렀다. 조용필을 소환하고, 내가 한 번 불러냈던 송골매를 다시 날게 했다.
나를 택시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온 장씨 아저씨는 콘돔을 씌우지 않은 자지를 내 똥구멍에 박았다. 거친 아저씨의 말들과 과격한 아저씨의 몸짓이 나를 신음하게 만들었다. 나는 섹스 끝에 오는 허무함을 해소하고자 장씨 아저씨에게 소리쳤다.
“아저씨.... 입에 싸줘”
원래 사정량이 많은데다 커다란 자지가 내 입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미처 목으로 넘어가지 못한 정액이 조금 흘러내렸다. 장씨 아저씨는 자지가 빠져 나간 내 입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나도 아저씨의 눈을 바라보며 웃고는 아저씨의 자지를 빨면서 싸지른 내 정액을 휴지로 닦았다. 역시 허무하고 허탈했다. 아저씨의 팔을 베고 나란히 누워 담배를 피워도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토해내듯 연기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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