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y 5.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본문
gray 5.
그의 인생을 망친 그가 그의 앞에 서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그의 전신을 보고 있다.
온몸으로 두려움이 물결친다. 그 자리에 서서 민은 움직이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를 억지로 기억의 저편으로 보냈다. 잊을 수 없으면 생각을 하지 않
으려고 했다. 6년이라는 시간은 그를 잊을 수 있게 만들 시간이지만 그에게는 생생히 기억
나는 아픔을 가지게 했다.
-민이 맞구나.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언제 끝나...
웃는 그의 얼굴과 기쁨이 베어나는 말을 들으면서도 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차가운 겨울 바
람이 민의 얼굴을 스쳐지나가지만 벌써 그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있다.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오늘 이 시간이 죽도록 밉고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인생을 버리고 싶다. 스스로 이
젠 삶을 포기하고 싶다.
-아는 형이 하는 곳이라... 대충 알고는 있는데... 너 2시까지 알바하지. 그 형이 성실한 아이하나가 일한다고... 그 애의 이름이 민이라고... 나도 몰랐어.... 그형이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난 엉뚱한 곳을 찾고 있었지 뭐야? 이사를 가면 간다고 말을 하지... 난 너 보고싶었는데 넌 나보고 싶지 않았어.. 그때 이후로 오랜만이지... 나 너한테 받을 것.... 있는 것 아니?
그의 말을 듣고만 있다가 끝에 가서 그에게 빚을 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민은 대학에 가지 않고 일자리를 구했다. 어린 나이로 인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를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자리를 찾다가 아버지 친구 분의 소개로 중소기
업 하청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은 힘들었다. 새벽6시에 일어나 6시까지 일을 해야 했고 낯선일로 인해 피곤이 쌓여 퇴근하면 바로 잠이 들고 말았다. 덜 풀린 피로가 아침마다 그에게
한숨을 만들지만 회피하려고 하는 마음을 다시 새겨 새벽에 버스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이
미 나가신 어머니를 보고..... 또 아직 자고 있는 동생을 보고.... 그는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렸다.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가족에게 웃음을 만들어줄 수가 있고.... 자신만 고생을 한다면
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매일 새겨나갔다. 방직공장안은 마치 사우나를 방불케하는 습기로 싸인 더위가 하루내내 지속된다. 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수레를 밀었다. 실이 다 감긴 통을 담아 옮기고 나서 한숨을 쉬고 또 같은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익숙지가 않아 여러 번 실수를 해서 야단을 맞고 나선 눈치를 보기 싫어 억지로 힘을 내서 일을 하지만 마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소진되어 쓰러질 것 같다. 그래도 퇴근을 해서...... 작은 봉급이나 어머니께 갖다줄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얼굴에 웃음을 가지고 일을 한다. 그러나 그것도 몇 달 동안 민을 행복하게 만들뿐이다.
아버지가 쓰러졌다. 술과 담배로 인해 몇 번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이젠 일어나지 않는다.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민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쓰러졌다는 사실보다는 그의
치료비가 문제다. 어떻게 마련을 해야하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지만 해답이 없다. 손을
잡고 울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민은 밖으로 나왔다. 손을 넣어 담배를 찾다가 없다
는 사실에 주위를 보다 떨어진 꽁초를 찾아 입에 물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행복한 사람들
의 모습만 보인다. 세상에서 나보다 불행한 사람이 있을까? 얼마큼 당해야지 웃을 수 있을
까? 난 그렇게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단지 살아가라면 살 이유를 달라는 것이다.
몇 달 동안 누어 계신 아버지의 치료비로 인해 민은 이사를 가게 되었다. 집에 걸린 전세금
도 모두 아버지 병원 비로 들어가고 민이 번 돈과 어머니가 노점을 해서 번 돈도 모두 치료
비로 들어갔다. 그래도 병원에선 밀린 치료비를 내라고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고 나선 어머
니의 눈가엔 눈물이 맺히면 민은 일어나 밖으로 나와 어둠이 내린 세상을 본다. 아무리 살
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에게 깔린 어둠은 걷어지지 않고 더 진한 빛깔을 나타낸다. 걸었다. 무작정 민은 걸었다. 속에 오른 울분이 터질 때까지 고함이라도 치고 싶었다.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그런 행동을 속으로만 삼키고 계속 걷기만 하다, 집에 들어와 잠이 들었다. 창가에 들어온 가로등불이 동생의 얼굴에 머문다. 그리고 어린 동생의 말이 떠오른다.
-형, 아빠 죽으려면 곱게 죽던지.... 왜 끝까지 우리 고생만 시키지.... 나 아빠 죽어도 울지
않을 생각이야. 매일 맞기만 하고.... 엄마랑 형이 힘들게 번 돈도 아빠가 다 가져가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 나 아빠 미워죽겠어.
-그래도, 그런 말하면 안돼. 아버지는 그래도 우릴 낳아 주셨고 키워주셨잖아.
-낳아주고 키워주면 뭐해. 나 이렇게 살려면 태어나기도 싫어.... 매일 때리기만 하고... 엄마
고생시키고.... 결국은 형마저도.... 나 형 잘 때 얼마나 분했는 지 알어, 힘들어서 쓰러져 자
는 형의 얼굴을 보고선 엄마가 우는 것 못 봤지... 나 그것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서.... 눈물
이 나서 형 옆에서 울었어.... 형, 우리 언제 잘살까?
우는 동생을 민은 안아주었다. 그가 클 때는 이런 고통을 주기 싫다. 더 이상의 아픔을 만들
고 싶지 않다. 고통은 자신만으로 충분하다. 어깨를 들썩이면서 우는 어린 동생의 모습에 자
신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힌다.
아침 일찍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의 병이 더 심해져서 오늘 임종을 지켜보라고... 어머니와
동생을 데리고 민은 병원으로 갔다. 일이 있어 많이 찾아오지를 못했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민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오열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울
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민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아프다.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다. 아무리 고통을 준 사람이라고 해도 저렇게 비참한 모습을 보니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자신은 울지 않으려고 했다. 절대로 그를 보고 울지 않으려고 했다. 울면 그를 용서하
게 만든다. 그래서 참으려고 했는데.... 이를 물어서 가슴에서 올라오는 아픔을 참아서 견디
려고 했는데 얼굴엔 이미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억눌린 서러움이 터져나가 민은 소리내어
흐느꼈다. 불쌍해서.... 그도 나도.... 어머니도 동생도....
그 날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장례를 지냈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민은 바쁘
게 움직였다. 어머니를 아는 분이 찾아와서 도와주워 한결 여유를 갖지만 마음은 무겁다. 장
례를 치르고 나면 상이 나가야 하는데... 병원 비를 치르지 않으면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답
답해서 담배를 피지만 더 이상 돈을 구할 때가 없다. 몇 달의 입원으로 집에 있는 돈은 모
두 다 끌어서 썼다. 재떨이에 담배를 끄고 나서 민은 종우에게 갔다. 지금은 누구에게라도
손을 벌리고 싶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울고만 계시는 어머니를 보고 어린 동생을
보고 그는 그에게로 갔다.
높게 보인다. 그의 집 앞에 서성대다가 초인종을 눌렀다. 그가 집에 있어 다행이다 는 생각
도 들지만 한편으론 두렵다. 그가 나의 몸을 원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마저도 나의 부탁
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어디에 가서 손을 벌릴까 하는 생각에 민은 어두운 그림자를 얼굴에
그렸다. 종우는 민의 방문이 설레는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휴가를 오면 늘 그의 몸을 탐했
다. 욕망을 채우고 나면 밀려오는 죄책감이 그를 사로잡지만 늘 그는 욕구가 생기면 그를
찾게 된다. 그리곤 떠나버리고 다시 그를 찾는다. 제대를 하고 나서 그가 이사를 해버리자.
그는 허탈감에 빠져버렸다. 그가 아니면 그의 욕망은 분출이 되지 않는다. 그를 생각하면서
성기를 잡고 자위를 해보지만 싱겁기만 하다. 다시 그 흥분을 자신은 원한다. 그가 남자인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그에게 끌리고 그에게 흥분을 하고 섹스를 해야하며 그에게 분
출을 해야한다는 사실만 기억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를 찾았다. 오늘도 그를 찾으러 나갔
다. 끌어 오르는 흥분이 이젠 터질 것 같다. 서있는 그를 거칠게 안았다. 그의 몸은 그를 보
자 세포 하나 하나가 살아서 움직인다.
그의 가쁜 숨이 민의 귓가를 스친다 온몸에 또다시 아픈 기억이 생겨 하체가 아파 온다. 그
러나 민은 소름이 돋아 경직된 몸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부드럽게 변한 민의 몸을 안았다. 경직된 몸으로 인해 어렵게 삽입된 성기도 부드럽게 그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짜릿한 쾌감이 뇌리에 감돈다. 서서히 빨라지는 동작을 취해 그 쾌감을
더한 상승으로 이끈다. 그는 민에게 자신의 모든 욕구를 뱉어내고 말았다. 지친 몸을 내려
민의 하체를 보았다. 빨간 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안심의 한숨을 내고 민의 가슴과 얼
굴을 만졌다. 다시 발기가 되는 자신의 성기를 느끼면서 민의 입술을 찾아 입을 맞추고 혀
를 밀어 입안에 넣자 그의 치아가 벌어져 그를 받아들인다.
그의 몸이 그에게 들어오는 것이 아직도 싫다. 거부하고 싶다. 아프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
하기가 힘들다. 살이 찢어지는 느낌과 한 올 한 올 살 속을 파고드는 느낌에 진저리를 치고
그를 밀어내려고 팔을 들다가 내려놓고 말았다. 그에게 부탁을 하러온 자신이.... 서글퍼진다.
-저기....
입을 맞추어 그의 타액이 민의 입안으로 넘어오고 그의 혀가 그의 입안을 유린한다. 민은
고개를 돌리고 말을 했다. 달아오른 상태가 방해를 받자 그는 거칠게 민의 얼굴을 돌렸다.
-저기.....
그의 눈을 보자 짐승이 떠오른다. 뻘겋게 변한 눈동자를 보니 무섭다. 탐욕에 물든 모습이
두렵다. 그러나 말을 하고 부탁을 해보자. 민은 한숨을 쉬고 나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민이 말을 꺼내자 그는 민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인생을 망친 그가 그의 앞에 서있다.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그의 전신을 보고 있다.
온몸으로 두려움이 물결친다. 그 자리에 서서 민은 움직이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를 억지로 기억의 저편으로 보냈다. 잊을 수 없으면 생각을 하지 않
으려고 했다. 6년이라는 시간은 그를 잊을 수 있게 만들 시간이지만 그에게는 생생히 기억
나는 아픔을 가지게 했다.
-민이 맞구나.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언제 끝나...
웃는 그의 얼굴과 기쁨이 베어나는 말을 들으면서도 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차가운 겨울 바
람이 민의 얼굴을 스쳐지나가지만 벌써 그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있다.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오늘 이 시간이 죽도록 밉고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인생을 버리고 싶다. 스스로 이
젠 삶을 포기하고 싶다.
-아는 형이 하는 곳이라... 대충 알고는 있는데... 너 2시까지 알바하지. 그 형이 성실한 아이하나가 일한다고... 그 애의 이름이 민이라고... 나도 몰랐어.... 그형이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난 엉뚱한 곳을 찾고 있었지 뭐야? 이사를 가면 간다고 말을 하지... 난 너 보고싶었는데 넌 나보고 싶지 않았어.. 그때 이후로 오랜만이지... 나 너한테 받을 것.... 있는 것 아니?
그의 말을 듣고만 있다가 끝에 가서 그에게 빚을 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민은 대학에 가지 않고 일자리를 구했다. 어린 나이로 인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를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자리를 찾다가 아버지 친구 분의 소개로 중소기
업 하청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은 힘들었다. 새벽6시에 일어나 6시까지 일을 해야 했고 낯선일로 인해 피곤이 쌓여 퇴근하면 바로 잠이 들고 말았다. 덜 풀린 피로가 아침마다 그에게
한숨을 만들지만 회피하려고 하는 마음을 다시 새겨 새벽에 버스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이
미 나가신 어머니를 보고..... 또 아직 자고 있는 동생을 보고.... 그는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렸다.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가족에게 웃음을 만들어줄 수가 있고.... 자신만 고생을 한다면
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매일 새겨나갔다. 방직공장안은 마치 사우나를 방불케하는 습기로 싸인 더위가 하루내내 지속된다. 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수레를 밀었다. 실이 다 감긴 통을 담아 옮기고 나서 한숨을 쉬고 또 같은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익숙지가 않아 여러 번 실수를 해서 야단을 맞고 나선 눈치를 보기 싫어 억지로 힘을 내서 일을 하지만 마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소진되어 쓰러질 것 같다. 그래도 퇴근을 해서...... 작은 봉급이나 어머니께 갖다줄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얼굴에 웃음을 가지고 일을 한다. 그러나 그것도 몇 달 동안 민을 행복하게 만들뿐이다.
아버지가 쓰러졌다. 술과 담배로 인해 몇 번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이젠 일어나지 않는다.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민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쓰러졌다는 사실보다는 그의
치료비가 문제다. 어떻게 마련을 해야하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지만 해답이 없다. 손을
잡고 울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민은 밖으로 나왔다. 손을 넣어 담배를 찾다가 없다
는 사실에 주위를 보다 떨어진 꽁초를 찾아 입에 물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행복한 사람들
의 모습만 보인다. 세상에서 나보다 불행한 사람이 있을까? 얼마큼 당해야지 웃을 수 있을
까? 난 그렇게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데... 단지 살아가라면 살 이유를 달라는 것이다.
몇 달 동안 누어 계신 아버지의 치료비로 인해 민은 이사를 가게 되었다. 집에 걸린 전세금
도 모두 아버지 병원 비로 들어가고 민이 번 돈과 어머니가 노점을 해서 번 돈도 모두 치료
비로 들어갔다. 그래도 병원에선 밀린 치료비를 내라고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고 나선 어머
니의 눈가엔 눈물이 맺히면 민은 일어나 밖으로 나와 어둠이 내린 세상을 본다. 아무리 살
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에게 깔린 어둠은 걷어지지 않고 더 진한 빛깔을 나타낸다. 걸었다. 무작정 민은 걸었다. 속에 오른 울분이 터질 때까지 고함이라도 치고 싶었다.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그런 행동을 속으로만 삼키고 계속 걷기만 하다, 집에 들어와 잠이 들었다. 창가에 들어온 가로등불이 동생의 얼굴에 머문다. 그리고 어린 동생의 말이 떠오른다.
-형, 아빠 죽으려면 곱게 죽던지.... 왜 끝까지 우리 고생만 시키지.... 나 아빠 죽어도 울지
않을 생각이야. 매일 맞기만 하고.... 엄마랑 형이 힘들게 번 돈도 아빠가 다 가져가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 나 아빠 미워죽겠어.
-그래도, 그런 말하면 안돼. 아버지는 그래도 우릴 낳아 주셨고 키워주셨잖아.
-낳아주고 키워주면 뭐해. 나 이렇게 살려면 태어나기도 싫어.... 매일 때리기만 하고... 엄마
고생시키고.... 결국은 형마저도.... 나 형 잘 때 얼마나 분했는 지 알어, 힘들어서 쓰러져 자
는 형의 얼굴을 보고선 엄마가 우는 것 못 봤지... 나 그것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서.... 눈물
이 나서 형 옆에서 울었어.... 형, 우리 언제 잘살까?
우는 동생을 민은 안아주었다. 그가 클 때는 이런 고통을 주기 싫다. 더 이상의 아픔을 만들
고 싶지 않다. 고통은 자신만으로 충분하다. 어깨를 들썩이면서 우는 어린 동생의 모습에 자
신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힌다.
아침 일찍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의 병이 더 심해져서 오늘 임종을 지켜보라고... 어머니와
동생을 데리고 민은 병원으로 갔다. 일이 있어 많이 찾아오지를 못했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민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오열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울
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민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아프다.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다. 아무리 고통을 준 사람이라고 해도 저렇게 비참한 모습을 보니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자신은 울지 않으려고 했다. 절대로 그를 보고 울지 않으려고 했다. 울면 그를 용서하
게 만든다. 그래서 참으려고 했는데.... 이를 물어서 가슴에서 올라오는 아픔을 참아서 견디
려고 했는데 얼굴엔 이미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억눌린 서러움이 터져나가 민은 소리내어
흐느꼈다. 불쌍해서.... 그도 나도.... 어머니도 동생도....
그 날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장례를 지냈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민은 바쁘
게 움직였다. 어머니를 아는 분이 찾아와서 도와주워 한결 여유를 갖지만 마음은 무겁다. 장
례를 치르고 나면 상이 나가야 하는데... 병원 비를 치르지 않으면 나가지 못한다고 한다. 답
답해서 담배를 피지만 더 이상 돈을 구할 때가 없다. 몇 달의 입원으로 집에 있는 돈은 모
두 다 끌어서 썼다. 재떨이에 담배를 끄고 나서 민은 종우에게 갔다. 지금은 누구에게라도
손을 벌리고 싶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울고만 계시는 어머니를 보고 어린 동생을
보고 그는 그에게로 갔다.
높게 보인다. 그의 집 앞에 서성대다가 초인종을 눌렀다. 그가 집에 있어 다행이다 는 생각
도 들지만 한편으론 두렵다. 그가 나의 몸을 원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마저도 나의 부탁
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어디에 가서 손을 벌릴까 하는 생각에 민은 어두운 그림자를 얼굴에
그렸다. 종우는 민의 방문이 설레는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휴가를 오면 늘 그의 몸을 탐했
다. 욕망을 채우고 나면 밀려오는 죄책감이 그를 사로잡지만 늘 그는 욕구가 생기면 그를
찾게 된다. 그리곤 떠나버리고 다시 그를 찾는다. 제대를 하고 나서 그가 이사를 해버리자.
그는 허탈감에 빠져버렸다. 그가 아니면 그의 욕망은 분출이 되지 않는다. 그를 생각하면서
성기를 잡고 자위를 해보지만 싱겁기만 하다. 다시 그 흥분을 자신은 원한다. 그가 남자인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그에게 끌리고 그에게 흥분을 하고 섹스를 해야하며 그에게 분
출을 해야한다는 사실만 기억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를 찾았다. 오늘도 그를 찾으러 나갔
다. 끌어 오르는 흥분이 이젠 터질 것 같다. 서있는 그를 거칠게 안았다. 그의 몸은 그를 보
자 세포 하나 하나가 살아서 움직인다.
그의 가쁜 숨이 민의 귓가를 스친다 온몸에 또다시 아픈 기억이 생겨 하체가 아파 온다. 그
러나 민은 소름이 돋아 경직된 몸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부드럽게 변한 민의 몸을 안았다. 경직된 몸으로 인해 어렵게 삽입된 성기도 부드럽게 그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짜릿한 쾌감이 뇌리에 감돈다. 서서히 빨라지는 동작을 취해 그 쾌감을
더한 상승으로 이끈다. 그는 민에게 자신의 모든 욕구를 뱉어내고 말았다. 지친 몸을 내려
민의 하체를 보았다. 빨간 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안심의 한숨을 내고 민의 가슴과 얼
굴을 만졌다. 다시 발기가 되는 자신의 성기를 느끼면서 민의 입술을 찾아 입을 맞추고 혀
를 밀어 입안에 넣자 그의 치아가 벌어져 그를 받아들인다.
그의 몸이 그에게 들어오는 것이 아직도 싫다. 거부하고 싶다. 아프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
하기가 힘들다. 살이 찢어지는 느낌과 한 올 한 올 살 속을 파고드는 느낌에 진저리를 치고
그를 밀어내려고 팔을 들다가 내려놓고 말았다. 그에게 부탁을 하러온 자신이.... 서글퍼진다.
-저기....
입을 맞추어 그의 타액이 민의 입안으로 넘어오고 그의 혀가 그의 입안을 유린한다. 민은
고개를 돌리고 말을 했다. 달아오른 상태가 방해를 받자 그는 거칠게 민의 얼굴을 돌렸다.
-저기.....
그의 눈을 보자 짐승이 떠오른다. 뻘겋게 변한 눈동자를 보니 무섭다. 탐욕에 물든 모습이
두렵다. 그러나 말을 하고 부탁을 해보자. 민은 한숨을 쉬고 나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민이 말을 꺼내자 그는 민의 얼굴을 보았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