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목욕탕집 그 녀석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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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밤을 기다린다.
해가지고 제법 깜깜하다 싶을 무렵. 동생과 교대해서
카운터에 터억하니 앉아 있는다.


그럼 대강 한 30분 후에 그사람은 특유의 껄렁한 표정을 하며 터덜터덜
걸어들어온다.





< 목욕탕집 그녀석 >






2.











목욕탕집 아들내미
목욕탕집 아들내미.


난 이말이 정말 싫었다.
이말은 내가 철이들고 나서 부터 주욱-- 나를 따라다녔던 고정 타이틀이었다.
왜 그렇게 어렸을때는 싫었는지.
아버지께선 왜 좀더 폼나는 직업이 아닌 구질구질한 목욕탕집을 하는건지..
하고 많이 투덜거렸다.

하지만 지금은 별 상관없다.
부끄럽지도 쪽팔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머니 없이 나를 아니 우리 삼형제를 키우느라 늘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었다.
밤에는 아버지를 대신에 우리 삼형제가 교대로 목욕탕 카운터를 보는것이..



그리고 이사람을 보았다.





껄렁껄렁한 특유의 폼과 표정으로 틱- 하니 돈을 던지듯 준다.
그러면 나는 늘 그랬듯 굉장히 재수털리는 표정으로 이말을 한다.





"이봐 아저씨! 또와..?"




그러면 그는 잠시 움찔 거리며 그르릉 거리지만 곧 빼앗듯 내손에서 키를 가져가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조금더 있다가 아마 그는 날 뚫어져라 쳐다보겠지..



킥킥거리며 손으로 고개를 턱- 하니 괴고는 5초를 센다.




5.

4.

3.

2.

1.




휙- 하고 그의 고개가 틀어지며 내 고개역시 반사적으로 틀어진다.
안봐도 알수 있다.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알게모르게 피식피식 나는 웃음을 흘린다.




5번.




아마도 그는 이 번호 때문에 속을 좀 썩힐게다.




손님들 대부분은 숫자가 큰것을 원한다.
큰 숫자의 옷장이 안쪽 깊숙히 있어서 훨씬 따뜻하기 때문이다.
첨에 실수로 그에게 5번을 주었을때 그는 항의를 했었다.
다른 번호를 달라고.
물론 다른번호야 있었지만 왠지모르게 그를 보자 심술이 일어났다.
(그날 처음이었는데..-_-;;)



그래서 그만




"그 번호 밖에 없어요"



란 새빨간 거짓말로 뻔뻔스레 그의 말을 슬며시 씹어줬다.-_-
그러자 그는 궁시렁 거리며 옷을 벗고 탕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러면서 그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의 직업이 만화가라는것 (그것도 내가 즐겨보는)
그리고 하루에 한번 매일 목욕탕에 이시간대에 온다는것.
매우 몸매가 좋다는것
골초라서 담배를 끊으려고하지만 중독처럼 끊임없이 피워대는것
그래서 담배를 입에 물되 불은 피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것...

등등...





그러면서.
저 퉁명스럽기만한 사내를.


어느샌가 마음속에 품기 시작했다.






그다음 부터






늘 저사람에게는 5번을 주었다.









1번 처럼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그를 볼수 있도록 5번을...







아마도,
그와나는 평생 5번의 거리만큼 그렇게 있겠지.




그가 옷을 벗기시작한다.
힐끔.
눈이 지멋대로 돌아가기 시작한다.(특이한 눈이다..-_-;;;)
외투가 벗어지고.
눈처럼 하얀 니트티가 벗어진다.
하얀 런닝셔츠가 옷장속으로 사라지고..
그의.


그의 단단한 근육이 망막 가득 퍼진다.


단단하고 아름다운 그다운 몸매다.




처음에 엄청 부러웠었다.
얄상하고 허여멀겋기만한 야리야리한 부실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는 나에게는 정말 그야말로 이상적인 몸매가 아닌가 말이다.


남자의 몸이 아름답다란것은..
어쩌면저런것을 뜻할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망상까지 했었다. -_-



그리고 이제는.





저 퉁명스러운 사람에게 한번..
안겨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


























처음에는 남자끼리 그짓을 할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를 처음 만나서 그에대한 이유모를 특유의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런 감정이 뭘까...라는 생각과 함께 그저 이상적인 몸매에 대한 부러움.
정도로 결론지었던 그때.


방과후 한 녀석에게 호출을 받았다.
모르는 녀석.
그리고 평범한 자신과 같은 남학생.


녀석은 뜻밖에도 내게 고백을 해왔다.





"좋아해."





순간 아스라히 한 정신.
어떻게 같은 동성에게 이성의 감정을 가질수 있는가.
이해할수 없었다.





"미안해."




그리고 그 이해할수 없음은 내가 그녀석을 거절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아니. 해결되었다고 믿었다.
헌데....왜 난 저사람을 보면서 가슴을 두근거릴까.
왜 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이렇게 자신을 못살게 굴까.




그러나 결국 얼마되지 않아 깨달았다.
저사람을...
이성으로써 생각하고 있다고.




나체의 그를 볼때마다 두근거렸던 것은.
이상적인 몸매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라.



안기고 싶다는..
성적인 충동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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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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