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저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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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저왔어요"
"그래 진영이 왔구나!"

형의 표정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행복해졌다.
어색함. 그런것은 이제 형과 나사이에는 없었다.
형은 내 젖꼭지를 자주 비틀며 장난을 쳐대고 난 형의 엉덩이를 툭툭 쳐대곤 했다.
우린 개봉영화를 처음엔 아줌마와 함께 나중엔 둘이 몰래 보러다녔다. 왜 둘이냐구? 아줌마가 영화를 보다 자주 졸았기때문에.... 영화관에서 형의 손을 꼭 잡는 것이 좋아졌기때문에.... 그리고 가끔 찔끔 눈물을 흘리는 형의 동그란 볼을 보고싶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줌마는 이제 가끔 그런말을 하기도 했다.

"둘이 사귀니? 진영이 너 울남편 뺏어가기만 해봐!"

아줌마의 농담에 아저씨는 그러나 웃지않았다.
나는 웃었지만...

그러던 어느날 밤
바람이 유난히 차가와져 겨울이오려나...를 서로 말하던 그날 밤... 형의 집에는 나와 형 둘이있었다.
아줌마는 친정에 다니러 갔었고, 가게는 정기휴일이였다.
우리는 맥주를 마셨다. 살짝구은 쏘세지를 안주로...

"근데 진영이 넌 친구도 없니?"
"친구없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그런데 맨날 여기와... 여자친구도 있을텐데..."
"내가 귀찮아졌구나?"

괜한 심통 어설픈 재롱

"아니 그건 아니구... 하하하 나야 고맙지...
진영이한테..."

형은 씨익 웃어보이며 짧고 통통한 손가락으로 내 젖꼭지를 살짝 꼬집었다. 늘상 그랬듯이...
그러나 그날 형의 손가락은 한참동안을 내 젖꼭지위에 맴돌았다. 가슴에서 미끄러져서 배까지 이어져 내려오던 형의 손가락.
잠시 정적이 흘렀고, 어색해진 우린 맥주를 들이켰다.
왠지 부풀어 오른듯한 형의 짧은 줄무늬 반바지
난 이끌리듯 형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장난치듯 런닝위로 튀어나온 형의 젖꼭지를 어루만지다 허리로 배로 그리고 허벅지위로 손을 옮겼다.
하지만 형은 고개를 숙인채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형은 떨고 있었다. 아주 미세하게.
형의 허벅지위에 놓인 나의 손은 형의 체온만큼 따듯해져갔고, 어느새 나의 츄리닝바지의 아랫도리도 불룩해져 갔다.

"진영아...."
"예....?..."

형은 나를 바라보았다. 하품을 했나? 조금 젖어 있던 형의 눈.... 형은 무너지듯 내게 안겨왔고, 내 어깨를 안고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우린 서로 아무말도 하지않고, 서로의 몸짓에 서로를 맡겼다. 우리는 서로의 몸을 조금씩 확인했다.
형은 마침내 내 몸속으로 들어왔다. 깊은 희열.
그리고 이어지는 너무도 낮선 정적. 그사이에 놓여진 점점 잦아드는 둘의 숨소리...

"형....."

땀에 젖은 형의 머리를 그러쥔 난 엄청난 쾌락의 바다속으로 곧 빠져들었다. 내가 긴 한숨을 쉬고 난 뒤에도 한참동안 형은 고개를 들지않았다.
땀을 닦듯 입가를 훔치고 씨익 웃어보이는 형의 얼굴
우린 오랫동안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아마 그런 생각을 했던 것같다.우린

'꿈은 아닌데... 꿈은 아닌데 말야....'

시간은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아줌마가 오늘은 늦으시나봐요....."
"...응.......... 늦어지면 친정에서 자고 온다고 했어.."
"그래요..."

문득 형방에 걸린 아줌마와 형의 결혼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어색한 포즈의 둘의 사진.
어느새 현실은 코앞까지 밀려와 있었다.

"형 이제 갈께요."
"그래 내일 또 일찍 학교가야지..."
"예.........."

결혼사진을 바라보던 나의 눈길을 눈치챈것일까?
형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주섬주섬 옷을입고, 일어서자 형은 내 손을 잡았고, 우린 깊은 입맞춤을 나누었다.

"......어떻게 말해야하지... 나 너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는것 같아... 그것밖에 모르겠어..."

다시 젖어있는 형의 눈.
어쩌면 내가 형을 힘들게 만든것일까? 형의 커다란 덩치가 흔들릴때마다 내 가슴은 아려왔다.

"나 그냥 형곁에 있는 걸로 좋아요. 욕심안부릴래... 조금은 힘들겠지만... 뭐 나도 형이 좋은데.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머..."

긴 인사를 나누고, 방문을 열었다.
자욱한 어둠. 하지만 난 잠시 어둠을 잊었다. 너무 밝은 빛은 봤기때문에 내눈은 멀어있었다.

"지금 가니?"

낯익은 목소리... 온몸의 신경세포가 수런거렸다. 아줌마였다.

"예... 언제 오셨어요?....."

뜨거운물을 뒤집어 쓴듯한 기분. 난 또하나의 꿈을 꾸고 있는걸까? 어둠속의 아줌마는 아주 느리게 일어서 방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문이 열리고 아줌마는 환한 빛속으로 사라졌다. 죽음만큼 짙은 정적.
집으로 돌아온 난 한참을 앓았다.
그렇게 가을은 지나가 버렸고, 고장난 내 몸은 내 정신은 지독하게 무너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오리온전파사는 겨울이 시작될 무렵 가게문을 닫았다.

"아이구 그집 부부가 아주 대판싸웠다나봐... 그 애팬네 남편자랑을 그렇게 해대더만... 남편도 우직하니 순하게 생겼던데... "
"그래서 어쩐데...?"
"어쩌긴 뭐 부부지간이 싸움한번 했다고 갈라서나... 그 애팬네가 서방을 얼마나 아끼는데... 이 동네에서 장사가 워낙 안되서 강남쪽으로 이사간다나봐... 그 애팬네가 그래도 적금부어놓은 것이 꽤 있었나보더라구... 남편도 실력이 있구... 가전제품대리점을 한다지 아마..."
"다행이네..."
"다행은 요즘 경기가 얼마나 안좋은데... 잘될런지 모르겠어. 아이구 니가 무슨 그런 걱정을 해! 사내**가 너야말로 빌빌거리지좀 말고 일어나..!"

빌빌거린다구? 난 싸우고 있었다.
매순간 형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과 그래서는 안되는 현실과 하루종일 싸우느라 난 너무도 지쳐있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오리온 전파사는 간판을 완전히 내리고 이사를 갔다. 이삿짐을 나르는, 그리고 트럭앞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서성거리던 형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난 오리온 전파사에 마지막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형...저예요..."
"그래.........."
"죄송해요..."

침묵.침묵.......침묵........침묵

"전화해주실래요?"
"그래. 너도 몸건강해라. 그리고 우린 잘못한거 없어."
".........."
"전화하마....안녕"

하루종일 울었다. 하지만 형의 말을 자꾸 기억해내고 되뇌었다.

'우린 잘못한거 없어....우린 잘못한거 없어.......'

정말 겨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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