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치] 클럽활동 임시 교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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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설방에서 유명한 작가님들 작품을 읽다보니
그분들의 영향을 받고 스토리가 생각나서 써봤어요
써보니까 왜 좋은 작품이 늦게 올라오는지 이해가 되네요;;ㅎㅎ
#1~ #3는 환경설정이라 야한건 별로 안나와요
#1
중소도시 옆의 어느 시골 마을,
높은 건물이라곤 몇 개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 어느 한 남자가 걸어간다.
시골에서 일로 만들어진 일근육과 다르게, 츄리닝 위로 도드라져 보이는 두꺼운 허벅지와 동그랗고 힘 있게 올라간 대둔근, 그리고 넉넉한 사이즈의 반팔티를 입었지만 강한 존재감을 뿜는 2개의 가슴근육과 그 양옆으로 핏줄이 굵은 팔은 이런 시골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을 돌리며 내심 감탄을 해댔다.
얼굴은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짙은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가 남자답다는 인상을 주었고, 전체적으로 그의 떡대와 잘 어울렸다.
올해로 31살 강성태는 커다란 덩치를 이끌고 썩 좋아보이진 않은 월세방으로 들어갔다. 급하게 대충 구한 방이라 만족스럽진 않았으나 싼맛에 살만은 했다.
자신의 노트북이 놓인 책상에 앉으며, 수업자료를 정리하다가 지루함을 못 버티고 늘어지게 기지게를 핀다.
“흐아~~~아음... 그 새끼는 이딴 걸 매번 하는건가?”
지금은 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를 떠올렸다.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그 놈은 원래는 가끔 한번씩 만나서 술마시는 고향친구였다. 그 때도 어느때처럼 같이 술을 마시다가 얘기가 나왔다.
“니 지금 하던일 때려치고 다른 일로 갈아탄다고 했지?”
“아니... ㅂㅅ아, 아예 때려치고 딴일 하는게 아니라 내 헬스장을 만들든 뭐든 걍 내 사업 할거라고”
원래 공부에 크게 관심도 없었지만 운동에 흥미가 있던 성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서 헬스장 알바를 시작했다. 고3때 180cm가 넘는 키에 중고딩때부터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도 좋았고, 몸에 근육도 잘 붙는 체질이라 종종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곤 했다.
그렇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헬스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진성 헬창들의 남자다운 근육과 몸들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동경하게 되었다. 그저 또래보다 조금 좋은 몸이 초라하게 느껴진 성태는 몸 만드는 것에 미쳐 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보디빌딩 대회에도 나갔었고, pt 관련 공부나 일도 틈틈이 배우면서 20대 중반부터는 여러 헬스장을 옮겨 다니며 pt 트레이너로 일을 하며 돈도 모았다.
그렇게 20대를 보낸 성태는 30대로 접어들면서 앞으로 안정적인 일을 생각해 보기 위해 잠시 쉬기로 했다.
“암튼 한 동안은 그냥 쉬게?”
“어, 지금 하던거 곧 정리하고 그럴려고.”
“야, 지금 니 하는게 어른들 가르치는 거잖아? 애들 가르쳐볼 생각없냐?”
애기를 더 들어보니 자기가 일하는 고등학교로 군청에서 ‘꿈나무 교양 강화 사업’이라고 공문이 내려왔단다. 요약하자면 시골 애들한테 여러 가지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거란다. 그래서 원래 학교에서 일주일에 2번 있던 클럽활동 시간에 새로운 반을 몇 개 더 끼워 넣기로 했다고 한다.
“니 어차피 일 쉬면 백수니까, 그냥 일주일에 2번만 애들 가르쳐주고 용돈 벌이 하면서 남는 시간에 준비하면 되잖냐?”
그땐 솔깃해서 콜!을 외쳤고, 친구의 소개로 연결이 돼서 결국 ‘보디빌딩반’이 생겼다. 말이 보디빌딩이지 기구도 없고 그냥 둘이서 짝지어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을 위주로 가르치기로 했다. 그래도 학교라고 꼭 이론 수업은 넣어 달랜다. 귀찮게..
#2
어느 오후, 미리 도착해서 교무실의 친구 옆자리에 앉아있다.
나름 체육 계열 수업이라 평소 pt수업 때처럼 편한 트레이닝 복을 입었다. 움직일 때마다 옷 위로 고스란히 보이는 대퇴근과 대흉근의 역동성이 강사로서 나의 전문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드디어 수업시간을 알리는 멜로디가 학교 전체에 퍼졌고, 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성인이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는 문이었지만 내 덩치에 비해 약간 비좁게 느껴졌다.
녀석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내 덩치를 보고 ‘오오오오~~~!’하는 감탄이 여기저기 나왔다.
역시 ‘보디빌딩반’이라서 그런지 남녀공학임에도 사내 녀석들 밖에 없다. 남자다운 몸을 동경해서 여기에 온 애들이라 가만히 있어도 강한 수컷의 느낌을 뿜는 날 보고 존경 가득한 눈빛을 빛낸다.
비록 애들이지만 남자의 본능으로써 이 때 느끼는 우월감은 항상 기분이 좋다. 내가 항상 돈받고 가르치던 ‘회원님’들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은 관계로 영업용 미소를 띄우고 간단히 소개를 한 후 이론수업을 진행했다.
#3
한창 근육의 생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고3들은 수험생이라 클럽 활동을 안 한다. 중학교에서 갓 올라온 1학년들과 2학년들만 있어서 그런지 성교육 비슷한게 나오자 다시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남성의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너희들이 중학생일 때쯤엔 2차 성징이 나타나서 변성기가 오고 음모가 자라난다. 이건 이미 알고 있지?”
힘차게 대답하는 애들도 있었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애들도 있었다.
“그리고 만18~19세 즉 너희 나이 대에 나오는 남성 호르몬이 본격적으로 근육과 골격들을 발달시키지. 그러니까 이제부터 열심히 운동하면 이렇게 되는거야.”
팔을 들어 힘을 빡 주니 이두근과 삼두근이 부풀면서 손 한뼘쯤 되는 굵기로 변했다. 다년 간 pt트레이너의 짬으로 학생들에게 적당한 동기부여를 하고 경쟁심을 불러 일으켰다.
“쌤~!”
갑자기 한명이 손을 들었다. 시선을 돌려보니 까무잡잡한 피부에 이국적인 느낌으로 생긴 녀석이 왠지 모르게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들고 있었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다문화 가정의 자녀 같다고, 얼굴에는 장난끼가 가득했다.
“질문 있으면 해봐”
“그러면 그 호르몬 나오면 꼬추도 커지나요?”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기 보다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재미로 물어본 것 같다. 지나친 정도도 아니고 처음이기도 해서 답해준다.
“물론 남성호르몬이 소년이었던 몸을 남자로 바꿔주면서 성기도 같이 발달하게 되고 생식기능도 생기게 되지.”
설명을 들은 그 녀석은 옆에 친구랑 속닥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거 많이 나오면 꼬추도 더 많이 커지나요?”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쿡쿡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평소에 이 녀석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인가 보다.
장난을 더 받아주기 보다 초반에 주도권을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 녀석 앞으로 걸어갔다. 그 놈 앞에 도착해 무서운 표정을 보단 오히려 더 친절한 영업용 미소를 띄웠고, 몸에는 힘을 빡 줘서 근육들이 부풀어 오르게 하고 양손을 허리춤에 올렸다. 마치 보디빌딩의 ‘프론트 랫 스프리드’포즈 비슷한 자세와 함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더 험악해보였다.
떡대 차이에 압도되어 얼굴에 긴장감이 떠오른 그 녀석의 이름표를 보니 ‘장준영’이라고 써있었고, 그 옆에 있던 학생의 이름표에는 ‘조재혁’이라고 써있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들었던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니 수업에 들어가는 애들 명단 보니까 장준영이랑 조재혁 있던데 걔네들 말 x나 안 듣는 애들이니까 알아서 잘해봐.’
이 놈들이 그 놈들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애들 가르친다고 몽둥이 찜질을 할 순 없었다. 허리에서 내린 양손을 그 녀석들에게 뻗었다.
“악! 아~악! 쌤 아파요 잘못했어요 아! 쌤 아파요!!”
고딩 때 선생님한테 당했던 ‘꼭지 비틀기’, 이걸 써먹을 날이 올 줄 몰랐다. 장난치듯이 주는 벌이라 당하는 당사자는 아파서 눈물이 찔끔하지만 보는 애들은 웃음바다가 되는 벌이였다.
와와아아~ 아하하하하!!!
험악한 분위기에 덩달아 긴장하고 있던 아이들이 다 같이 소리내어 웃으며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적당히 비틀던 손을 놓아주고 다시 교단에 돌아와서 그 녀석들을 보며 얘기했다.
“장난치면 이렇게 된다. 알았지? 앞으로 장난 치고 싶으면 때버리고 싶은 쪽 가슴을 내밀고 하면돼.”
자기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 덩달아 ‘꼭지 비틀기’를 당한 재혁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문지르며 듣고 있었다. 왠지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고 분위기를 계속 주도하기 위해 덧붙여 말해줬다.
“굳이 답해준다면 남성의 성기 크기는 남성 호르몬의 양이랑 크게 상관이 없다. 그리고 남자는 크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테크닉이 중요한거야.”
다시 아이들이 한바탕 웃었고, 조용히 시킨 후 수업을 계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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