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아저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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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잔 주시오."

그의 말에 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어느새 다시 뻔뻔해져 있었고 당황하는 날 조금은 괘슴츠레한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저 놈의 눈빛은 원래 저런건가..아니면 눈이 가늘고 길어서 저렇게 보이는
건지..
어쨋든 난 어눌하게 냉장고 문을 열고 물통을 꺼내어 물을 컵에 부어대고 있었다.

"아..콜라로 주면 안되겠소? 냉장고 안에 있던데.."

뻔뻔스럽긴..
난 다시 콜라를 꺼내어 컵에 부어 그에게 건네 주었다.
그의 손에 콜라가 전해질 때 난 무의식적으로 그의 츄리닝
바지 불룩한 곳을 슬쩍 훔쳐보았다.
으..가까이서보니 그것이 더 크게 불거져 있는것 같아 보였다. 발기를 한건가?
아닐꺼야..상황이 전혀 아니니까..

"잘 마셨소..그럼."

그가 나갈려고 했다.
난 반사적으로..아니, 그를 붙잡아 어떡하든 그와..아니 그 불룩한 그것과 더 오래
있고 싶은 반사적 응큼함이
그를 불러세웠다.

"아저씨..사실대로 말하세요."

갑작스런 나의 대사가 좀 자극적이었나?
나의 말에 그는 싸움이라도 붙어보자는 듯한 제스쳐로 나를
힐껏 쳐다보았다.
하지만 난 뻔뻔스럽고 얍실대는 듯 한 말투로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사모님이랑 싸우셨죠?..그래서 그 차림으로 오신거
잖아요."

어라!
그의 표정이 조금 수그러져 있었다.
그의 그런 표정에 내 말투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지금 어딜 가실려고 그러세요. 어짜피 사모님은
문도 안 열어 주실텐데..그냥 여기서 주무셔도 돼요.
방이 하나더 있어서.."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히죽거리는 듯한 나의 표정에 주먹질이라도 할 듯한
그의 사나운 말투가 내 귀를 찔렀다.

"댁은 상관마시우!!"

짧고도 명료한 대답.
상관마!
역시..뻔뻔의 천재다운 반응이었다.
뭐 저런 무식한..
사람 잡아먹을 듯한 말 한마디 남기더니 그는 집을 빠져 나가버렸다. 난 뭔가
얻어맞은 듯 한 찝찝함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 버렸다.
허! 미친**..뭐 저런 **가 다 있지?..
난 속으로 욕을 해대며 그가 방금 쾅하고 닫고 나간 문을 쏘아보았다.
그때였다.
그 문이 수줍은 듯 살며시 열리더니 그 뻔뻔한 얼굴이 다시 빼꼼 들이밀고 들어왔다.

그가 한결 낮아진 톤으로 내게 말했다.

"혹시 맥주 같은거 있소? 있다면 한 잔 주구려.."

성질 같아선 당장 내 쫒아 버리고 싶었지만 그 불룩한 걸
생각하자니.. 으...
어쩌면 오늘 저치가 내 옆에서 잘수도 있다는 야릇한 생각에 터무니 없게도 난
이렇게 말해버렸다.

"그럼요..들어오세요."

우린 부엌 탁자에 마주 앉아 맥주를 마셨다.
시원한 맥주 캔을 꿀꺽꿀꺽 들이키며 그가 내게 말했다.

"늦은 시간에 실례가 많소이다."

으잉? 알긴 아네! 사과도 할 줄 알고..
하지만..갑자기 그가 테이블을 주먹으로 꽝 치더니 아주 큰소리를 질러대는 것이
아닌가!!

"그 *같은 년이 남자를 우습게 알어?!!!"

아이구..놀래라!..미친*..간 떨어질 뻔 했네.
이 인간 왜이래?
이거 완전 막되먹은 놈 아냐?

"아이구..왜 이러세료. 화 푸세요."

난 맘에도 없는 말을 해가며 그를 위로한답시고 수선을 떨어봤지만...
끝이었다.
그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연거푸 한숨만 푹푹 내 쉬더니 씩씩거리며 남의
맥주를 다 거들내는 것이 아닌가?
내가 맥주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서 항상 서너 박스 사다가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해서 하루에 한 캔정도
마시는데..
이 인간이 오늘 다 거들내겠네!
맥주가 동이 날 무렵 그는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잠들어 버렸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지?
빈 캔은 굴러다니고 남은 맥주가 쏟아져 엉망인데 그는 코까지 드렁드렁 골아가며
자고 있고 있었다.
시계를 보았다.
새벽 3시!
난 그를 흔들었다.

"이봐요..아저씨, 여기서 주무시면 어떡해요."

그의 푸짐하고 단단한 어깨의 감촉이 좋았지만 난 이내 너무 현혹되지 않기로
마음을 다지고 그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억세게 흔들었다.

"이봐 아저씨!..일어나!!뭐야! 지금 남의 집에서!!"

소리를 꽥 질러 보았지만 그가 내게 한 대답..

"으..음."

..이었다.
끝!
끝이었다. 내가 아무리 흔들고 깨워도 그는 꿈적 하지 않았
다. 그를 방으로 옮기려고 들어보았다.
왠걸!
축 쳐진 그 몸둥아리 꿈적도 안했다.
아..씨이..뭐야!
오늘 재주 더럽게 없네. 일찍 출근 해야 되는 데..
난 부엌을 대충 청소하고 바닥을 닦았다.
그리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그를 의자에서 밀어내기 시작했다.
쿵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어쩔수없지..바닥에서 자라구."

난 그의몸을 바로 뉘이고 이불을 꺼내 덮어 주었다. 빨리 자야된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난 얼른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그러나...순간! 아주 순간적으로 나의 마음이 돌연!! 응큼하고 사악한 생각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입을 벌린 채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그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곤 얼른 아까 그 불룩한 츄리닝 바지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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