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눈물에 젖은 50대 후반의 신사(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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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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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분은 내첫사랑 애인하고 ... ...아버님이였다.

반가운 마음보다는 온갖 잡생각이 떠올랐다.
첫번째는 미국에 가계신 아버님이 이곳 종로에 나한테 말도 안하고, 연락도 없이 한국에 돌아오신것
두번째는 어째서... 종로에... 그것도 이반빠에 옛날 내 첫사랑하고 오신것
마지막은 내가 아버님 몰래 종로에 온것
(난 남자와의 사랑이 처음이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교감선생님께 강조를 한것) 등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었다.

문앞에서 1분여동안 서로가 얼굴만 보고 붉히고 있었다.
아버님 손에는 무거운 여행용가방이 들려있었다.

너무 무심한 아버님,
할말을 잃었다.아니 없었다. 아버님도 나에게 아무런 말씀도 안하셨다.

첫사랑 애인이 물어왔다.

"서로 아는사이인가"...
"왜들 그래 둘다"...
"첫눈에 반한거야"...
"이보게 자네들 이리와 자리에 앉게 손님들이 이상하게 보네"

술집사장님이 말을 거들었다.
"그래요 이리오세요. 아! 저기 빈자리있네"

아버님이 말을 먼저 여셨다.
"시원아 저기로 앉자"

묵묵히 자리에 앉았다. 이내 술한잔이 오가고 첫사랑 애인이 교감선생님께 나를 아냐고 하신다.
그러면서 자기가 나의 첫번째 애인이라고... 내가 이친구를 이세계에 데뷰시켰노라고... 이친구는 정말 이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주 괜찮은 진국이라고...
중얼중얼 자기자랑과 내 칭찬을 교감선생님께 늘어놓으신다.


"아버님이 여기는 어쩐일이셔요 그리고 전 얼마나 아버님을 기다렸는데"
"미안하이 자네에게... 그런데 이친구는 어떻게 아나"
아버님이 첫사랑 애인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거기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었다.

첫사랑 애인은 사태의 짐작을 하셨나보다.

내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지금은 그저 내가 교감선생님께 나를 속인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버님이 내 속마음을 몰라주시는게 안타까웁기까지도 하고,
아버님은 내가 내든 이반이고 나만 사랑하는줄 아는데 원래 아버님이 이반세계를 나만큼 안다는것 하고... ...

술에 취해서 인지 눈물이 나왔다. 아니 내자신의 미움 때문이었다.
아버님이 이반세계를 안다는 것 보다는 내가 아버님께 나를 밝히지 못하고 나하나의 욕심으로 나를 보여주지 못한것이 더욱 미웠다.

아버님과의 1년 반동안의 만남으로 나는 정말로 이곳 종로를 잊고 살아왔고, 오로지 아버님 한테,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하며 살아왔노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아버님과 이런자리에서 만났다는것이, 이제와서 나를 용서해 달라고 하고 싶은것이 내 눈에 눈물을 더 흘리게 하는 것이였다.

아버님도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신것 같다.
내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자신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노력을 했는데... ...
자신도 이런사람이라는 것과 미국에서 나에게 연락도 못한것 등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시고 계셨다.

십여분간 서로가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고개들만 떨구고 있었다.

그런데... ... ... ...


술집문이 열리며 이내 젊은 친구 한명이 들어왔다
30대 중반정도 보였다.

"안녕하세요 김사장님"
이내 우리자리로 다정하게 앉으면서 첫사랑 애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아버님을 바라보고는
"아! 이분이 오늘 저에게 소개 시켜줄 교감선생님?! 말씀대로 참 멋있네요! 하하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여요"
"안녕하세요 저번에 미국에 실때 통화했던 홍 영우예요. 아시죠"

이녀석은 내 첫사랑 애인하고 성격이 똑같은가 보다 분위기는 보지않고 제멋대로 나발나발 혼자 떠들어댄다.
이내 첫사랑 애인도 이녀석의 행동에 당황하는 눈치이고 아버님도 같이 당황하는 눈치이다.
나에게도 인사를 건넨다.인사이 좋다고 하면서

눈에는 눈물이 더 나왔다.
가슴이 메어질듯이 답답하다.
'내가 왜 여기에 있나...'
'무엇때문에 이곳에 왔나...'
'조금만 더 참고 아버님을 기다릴걸'

더욱 더 내가 싫어진다.
어차피 여기 온것도 따지고 보면 아버님 때문인데...
오늘 내가 대학원 동창회 들렸다가 술한잔 했지만 왜 여기와서 그토록 보고싶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님을 이런곳에서 만나나... ...

"자네 지금 몇신데 아직 여기에 있나 가족들이 기다리지"
첫사랑이 나를 보내고 싶은 눈치였다

"그래 자네 이만 늦었으니 그만 가보게나"
아버님이...아버님이... 마지 못해 첫사랑과 젊은 친구의 눈치를 살피면서 동조를 했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차마 보일 수 없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사도 없이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왔다.
용서를 구하지 못한 내 자신을 원망하면서... ...

그토록 그리던 내님인데
이반세계의 모든것을 잊고 아버님을 위해서만 살아왔는데
모든곳이 허망 했다.

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회색빛 도심에는 많은 양의 눈이 쌓였다.
오랬만에 보는 큰 눈이였다.

"시원아"
"시원아~"
"시~원~아~~~~"

교감선생님이 못내 아쉬웠는지 따라 나왔나 보다.
점점 나를 부르는 목소리는 울리면서 커지지만
난 그 목소리가 작아지도록... 아니 들리지 않을 곳으로 뒤고 돌아다 보지 않고 무작정 뛰어갔다.

그리곤 나는 머나먼 기로의 여행을 떠났다.
새벽 첫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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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줄 알고 계신 그 분께 이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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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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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를 고독한 중년이라고 밝히는게 순서일텐데,,,
아님 퍼옴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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