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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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 도착하여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이상무가 중얼거리듯이 "하루를 위한..."
내가 잘 알아 듣지를 못하여 무슨 소리요? 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니까, 이상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으~응 하루살이를 아느냐고..."
내가 미처 대답을 하기전에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방으로 들어서자 이상무는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를 벗어서 걸고는
양치질을 하려는지 치솔을 찾아 들고서
욕실로 향하는 이상무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 안으니까, "세수 좀 하려고!" 하며
허리를 비틀었다.
빠져 나가려고 비틀어 대는 그의 몸이
내게 닿자 더욱 힘을 주어서 그를 돌려 안으며
무어라 말을 하려는 그의 입술을 포갰다.
이상무는 입을 열어 내 입술과 혀를 받아 들이며
손에 쥐었던 치솔을 화장대에 내려놓고서
두손으로 내 어깨를 힘껏 감싸 안으며 전율하듯
몸을 떨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그의 몸을 침대쪽으로
밀어 누이면서 그대로 내몸을 포개어 덮으니
하복부를 찌르듯이 팽창되어 일어선 그가 느껴진다.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빼어서 이상무의 벨트를
풀으니 이상무도 내 어깨에서 손을 풀고서
그때까지 매고있던 내 넥타이와 와이셔트의
단추를 풀더니 이제까지와는 달리 자기의 바지를
편히 벗기도록 허리를 들어주며 협조적이다.
드디어 우리 두사람은 조금전 온천탕에서 처럼
발가벗고서 침대에 포개고 누웠다.
이상무는 두눈을 감고 누워서
자신의 가슴위에 엎드려있는 나의 등과 허리를
부드럽게 두손으로 쓰다듬으며 가뿐숨을 몰아쉬고
나의 입술은 그의 뺨과 귓볼을 타고흘러
목덜미를 거쳐서 가슴에 자그마한 젓꼭지에
다다르자 그는 간지러운듯이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더니 입안 가득히 참았던 신음소리를 내밷는다.
가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나와는 반대로
우유빛처럼 뽀얗고 물기를 머금은듯이 촉촉한
그의 가슴과 배에 얼굴을 파묻고 비벼대다가
무성하면서도 부드럽게 펼쳐진 밀림을
한손으로 쓰다듬으며 이미 흥건하게 젖은채
밀림속에서 꿈틀거리고 서있는 버섯과같이 생긴
거목을 입안 가득히 베어물자 그는 불에 데인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그렇게 한참을 몸서리치며 울부짖듯하던
이상무가 팔을 뻘어서 내 허리를 당기더니
내 아랫배 밑에서 불타고있는 숲에다
얼굴을 묻고서 뜨거운 숨을 내뿜으며
그역시 나를 뿌리채 뽑기라도 하려는듯이
힘껏 빨아들이니 그 쾌감과 황홀함에
정신이 몽롱하여 서로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하겠다는 의식 보다는 짐승과도 같은
동물적인 감각과 행동으로 뒤엉키다가
마침내 그가 옆구리에 비수라도 꽃힌듯이
온몸이 경직되면서 "윽!'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활화산의 용암처럼 뜨겁게 분출하는 순간
나 또한 내몸에서 뜨거운 기운이 빠져
나가는것이 느껴졌다.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창문을 가리고있는 커튼을 열어 젖히고서
캄캄한 바다위에 간간이 밀려드는 하얀 파도를
내려다보던 이상무가 "술 한잔 더하지않을래?"
하며 물었다.
술집을 찾으러 모텔 문을 나서던 이상무가
후론트에서 승용차의 키를 받아서 낮에 차를 타면서
뒷좌석에 실어 두었던 쇼핑백을 꺼내어들고 나선다.
밤이 늦은 시간인데도 해변가의 콘도 주변에는
불빛을 환하게 밝힌 횟집들과 조금 떨어진곳에
포장마차에서 늘어놓은 비치 파라솔에 앉아서
술이 얼큰해 보이는 주인 남자에게 이상무가 회를
한접시 시키면서 술은 우리가 가져 온것으로 마시겠다며
양해를 구하고 쇼핑백을 열어서 포장된 술을 꺼내어
동그랗고 하얀 테이블위에 올려 놓고서
"우부장이 제일 좋아하는 술을 내가 알지!" 하고 웃기에
궁금한 마음으로 포장지를 벗겨보니 <커트샥>이다.
저녁에 마신 술 때문인지
<커트샥>을 반병 조금 넘게 마시니까
또다시 취기가 오르는것을 느끼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이상무의 눈치를 보면서
라이터불을 붙이는데 역시나 이상무가
"그놈의 담배... 쯧쯧쯧!" 하며 혀끝을 차면서
술 한잔을 입에 털어 넣고는 자세를 옆으로
비켜 앉으며 "나 다음주부터 교회에 나갈거야" 한다.
그말에 대꾸도 않고서 나도 한잔을 마시고서
병을 들어 그의 잔을 채우고 얼굴만 빤히 들여다 보는
나에게서 병을 받아 내잔에 부으며
"오래도록 고민하고 갈등하던 끝에 내린 결론이야"
"이해해줘!" 하며 시선을 멀리 바다로 던졌다.
"아니 대체 무얼 이해 하라는거예요?"
"그리고 교회에 나갈 수 밖에 없을거란 말은 이미 제가 오래전에
예견하고 드렸던 말씀이잖아요!"
그랬다, 이상무는 부인과 딸들이 오래전부터 교회에
나가서 신앙생활을 하자고 설득을 하였으나
그동안 이상무로서는 코끝으로도 들으려 하질 않다가
딸들이 성장하면서 집안 분위기를 이끌고
목회를 하는 큰 사위에 이어서 둘째 사위마저
같은 사람들로 채워지자 더 이상 자기만의 고집을
부릴 수 가 없었던것 같았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고집으로 인해서
시집간 딸들이 사위나 시가에서 입장이 곤란해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을거라고
오래전 술자리에서 내가 예견하며 말을 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무어그리 심각한 문제예요?"
내 질문에 대답은 않고서 술을 한잔 마시고서
젓가락으로 접시에 담긴 안주를 뒤적이면서
"언제부터 알았어?" 하고 물었다.
그의 말이 무얼 묻는지 짐작을 하면서도
"무얼요?" 하고 되물었다.
그런 내말에 이상무는 젓가락을 놓고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듯 눈길을 바다로 향하며
"동성연애 말이야...?" 하였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담배를 피워물며
"지난해 여름 장마 즈음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로
시작해서 사이트에 올라오는 이러저러한 사연들과
게시판에 실린 구인광고등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살아 오면서 느껴오던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감정과 욕구의 정체, 즉 성 성체성을 알게 되었으며
서울 한복판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술집을 드나들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으려고
애를 써 보았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던중에
어느날 문득 내 가슴속에 이미 자리 잡고있던
이상무라는 사람을 지우지 못한채
이상무라는 모델을 안고서 아무리 비슷한 사람을
찾아 보아도 허망한 꿈이라는것을 알게될 즈음에
지난 겨울 제물포에서 형과 그러한 일이 생겼고
형에 대한 애정이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거기까지 얘기를 마치고서 술잔을 들어 비우니까,
이상무가 병을 들어서 잔에 부으며 내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고서 "그럼 그동안 나에게 말못하고
지내던 시간이 힘들었어?" 하고 물었다.
"그걸 몰라서 물어요?" 마치 대들기라도 하듯한 내말에
"이사람아 그럼 7~8년을 말 한마디 못한채
지켜만 보아야 했던 사람의 심정은 어떻겠어?"
이게 무슨 말인가? 누가 누구를 그토록
지켜만 보았단 말인가?.
이상무 역시 젊은시절부터 살아 오면서
우리와 같은 사람들 모두가 느끼고 고통 스러워하던
감정과 성의 언밸런스 때문에 힘들었으며
학창시절에는 한해 후배되는 친구에게
주체 할 수 없는 애정을 피하기위해
졸업을 하기도 전에 결혼을 하였으나
여전히 벗어날 수가 없기에 휴학을 하고
군엘 다녀오니 후배 역시 군대를 가고
자기는 졸업을 하여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한동안은 그를 잊을 수가 없었던중에
7~8년전 당시에 자주 어울리던 사람들과
안면도로 바다낚시를 갔었는데 배위에서
멀미와 추위로 고생하던 자신을 보살피고
입고있던 웃옷까지 벗어서 입혀주던 나의 행동과
따듯한 마음에 이끌리기 시작하였으며
시간이 지날 수 록 나를 향해 이끌리는 마음과
그런 자신을 몰라주는 나때문에 겪은 안타까움이란
말로 표현 하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던중에 오래전부터 가족들이
신앙생활을 같이 하도록 교회에 나가자는
권유와 설득에 가정에 화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고 약속을 하던 즈음에
제물포에서 그날 저녁에 내 감정을 확인 하고는
뒤늦게 마음을 열어놓은 나때문에 기쁨과
야속함으로 이어지는 가족들과 약속한 신앙생활에 대한
갈등으로 인해 무척이나 고민을 하였으며
이대로 마음을 접어 두기에는 자기가 겪어온것처럼
내가 받을 상처가 너무도 클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한참을 고민한끝에
오늘처럼 나에게 모든것을 보여주고서
나에게 이해를 구하고 자기가 결심한 길을
향해서 바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할 말을 잃고서 멍하게 앉아있는 내게
남아있는 한잔을 마시자더니 먼저 일어나서
내게 손을 내민다.
술취한 걸음으로 그의 손을 잡고 비틀비틀 걸으면서
혼자서 <사랑이 저만치 가네>를 흥얼거린다.
**** 어제 이상무의 회사에 업무때문에 들렀다가 같이 퇴근을하여
동네 목욕탕엘 들어가 사우나실에 앉아서 땀을 뻘뻘 흘리는
이상무를 보고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요즘 광고중인
위장약 광고가 생각나서 "이집사님 속이 쓰리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눈을 지그시 감더니 "예! 속도 쓰리고 아래도
쓰립니다!" 하며 흘겨 보더니 웃는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는 또다시 "이집사님 소주 한잔 하시
겠습니까?" 했더니 "우라질! 흔들지마!" 하고는 차문을
"쾅!" 닫고서 시동을 걸고는 창문을 내리며 "일년동안 잘
참았잖아 도와줘!" 하고는 입술을 일자로 굳게 물고서
차를 몰아 나가는 그를 보며 혼자서 다짐을 해봅니다,
"그래 내가 당신을 잊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더 좋은 사람을
찾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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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시티에서
느껴보는 중년의 사랑,
참으로 좋군요,
님의 글은
절제된 감정의 사랑으로
제 가슴에
포근함을 안겨줍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느껴보는 중년의 사랑,
참으로 좋군요,
님의 글은
절제된 감정의 사랑으로
제 가슴에
포근함을 안겨줍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