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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의 초상 (A Likeness of the Night Watch)>



손닿을 수 없는 저기 어딘가
오늘도 넌 숨쉬고 있지만
너와 머물던 작은 의자 위엔
같은 모습의 바람이 지나네...




-part 1




 내가 연락하는 것에 인색함은 비단 바쁜 생활 때문만은 아니다. 천성이 숫기 없음 때문이

기도 하고 무엇보다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고 세뇌한 교육과 가정환경의 영향이 지대하다.

 다른 이들에게 그렇듯 이번에도 선배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지난 번 얼굴을 본 후 정확히

1년하고 2개월 만이었다. 난 그 기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수능을 마친 아이들에게 수업은 관심 밖이다. 내가 먼저 장기자랑 시간을 제안하자 아이들

은 기뻐하기보다 웬일이냐 하는 믿기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평소 융통성 없는 내 탓이다. 하지

만 그런 나의 교육방식이 잘못은 아니다. 그리고 지금 아이들에게 교육자로서 무책임하고

허무한 한시간을 제안한 것도 미리 예정했던 일이 아니다.

 반장인 '경휘'에게 진행을 맡기고 난 의자에 앉았다. 한참 동안의 어색함이 흐르고 나서야

한 녀석 두 녀석씩 앞으로 나와 연예인 흉내를 내고 노래를 부른다. 뭐가 좋은지 구경하는

녀석들도 재주를 보이는 녀석들도 데굴데굴 구른다.

 난 창턱에 팔짱을 끼고 그 위에 턱을 괸 모양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멀리 교문 밖으로 가

끔씩 내달리는 차를 제외하면 회색의 도시는 얼어붙은 듯 너무나 적막하다. 계절답지 않게

작렬하는 태양이 너무나 따뜻해 그 풍경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다.



 얼마나 지난 걸까? 난 노랫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민성'이 녀석이었다. 얼굴이 벌개지도록

열창을 하고 있었다. 녀석은 또래 녀석들보다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키도 훤칠히 컸고,

목소리나 행동거지도 여느 아이들과는 달랐다. 그리고 비범하리만큼 노골적으로 공부에 의

욕이 없는 것도 남달랐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거나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은 없었지만,

선생들 사이에 녀석은 늘 미스터리였다. 도대체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걸까?

 노래가 끝나자 아이들은 휘파람을 불며 난리가 났다. 내가 요즘 유행하는 노래야 알리 없

지만 멋진 노래였다. 멜로디도, 가사도, 녀석의 가창실력도.

 중간에 옆 반에서 수업 중이던 '민둥산' 선생이 시끄럽다고 잠깐 항의를 한 것을 제외하곤

오늘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한시간이 그렇게 즐겁게 흘렀다.





 선배는 변한 것이 없었다. 털털한 외모와 호탕한 성격과 말투. 여전히 넉넉한 웃음이 나를

감동시켰다.

 처음 교편을 잡던 시기 만났던 그는 선생이란 직함을 내던진 이후 몇 개의 명함을 바꾼

뒤, 지금은 잘 나가기로 소문난 홍보회사의 부장인가를 맡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밥과 술과 이야기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늘 그렇듯 와이프와 아이들이야기와

단편적인 경제이야기, 정치이야기, 그리고 크고 작은 가십들...

 3차에 이를 땐 이미 그와 나는 흥건히 취해있었다.



 선배는 벨트를 풀고 자신의 팬티를 찢듯 끌어내렸다. 그는 지금 단란주점이란 현대문명이

양산해낸 빼어난 쾌락공간 중 하나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환락의 최고치를 탐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벌거벗은 여자는 테이블 위에 드러누운 채 요사스런 웃음으로 그를 맞았

다. 선배의 시도가 쉽게 성사되지 않자, 여자는 얼음물을 손에 흠뻑 적셔 그의 검붉은 자지

에 가져갔다. 차가운 싸구려 열정이 근육에 닿자 선배는 낮고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여자는 고개를 바짝 들어 자신의 손과 낯선 남자의 일부가 만들어내는 질벅한 마찰음을 한

참동안 확인한 후 다시 그의 물건을 삼켜버렸다.



 내 옆에 앉아있던 여자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마냥 빨아대던 입술을 멈추고 나의

허리띠를 풀었다. 속옷을 벗겨낸 후 배와 자지 털을 최대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건을 곧

추세웠다. 어울리지 않는 인내심으로 그렇게 한 참 동안의 준비를 마친 그녀가 드디어 내

탄탄한 자지 위에 올라앉았다.

 그녀는 몇 번의 불편한 움직임만으로 쉽게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눈까지 감고 능숙하게

내 몸을 탔다. 나의 깊숙한 곳에 틀어 박혀있는 작은 생명의 기운까지 촘촘히 빨아드리려는

듯 그렇게 신중하게 열심을 다해 몸을 돌렸다. 그녀의 날카롭고 격렬한 신음은 점점 커져갔

다.



 하지만 나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한치 앞 테이플 위에서 펼쳐지는

선배의 섹스... 나의 온 정신과 감각, 그리고 지금 알지도 못하는 여자의 일회용 열정에 잡아

먹힌 아랫도리마저 오로지 그에게 쏠려있었다.

 그는 너무나 정석으로 섹스에 임했다.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선배는 그냥 아래 깔린 여

자를 가슴에 가득 품고 고개를 묻은 채 하체의 압박을 반복하기만 했다. 본인의 감정이야

어떻든 옆에서 보기엔 마치 ㅅㅐ끼을 얻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어쩔 수없이 일을 치르는 사람

처럼, 그렇게 무덤덤해 보였다. 그 모습이 우스워 보이기도 하고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안 보아온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저 사람다운 모습은 없을 지도 모른다. 만약

저 사람이 여자의 머리를 움켜잡고 강제로 자지를 빨게 한다면... 반항하는 여자를 엎어놓고

강제로 항문을 겁탈한다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여자가 선배의 와이셔츠를 쓸어 올리고 등을 어루만지자 가려져 있던 그의 우윳빛 나신이

그나마 좀 더 넓게 드러났다. 탄탄하게 응결된 엉덩이와 허벅지, 그리고 넓은 등판. 그 모든

것들은 어느새 땀에 젖어 번들거렸다.

 난 일정하게 들썩이는 그의 엉덩이를 주목했다. 뽀얗게 부드러운 피부와 부드러운 곡선. 변

변치 않은 쾌락에 집중해 얽힌 근육은 주기적으로 그 부드러운 표면 위에 옅은 보조개를 만

들어내고 있었다. 어느새 굵은 땀방울이 하나둘 풍만한 곡선을 타고 내려 음부로 흘러들었

다.



 나는 손을 뻗었다. 선배의 탐스런 엉덩이를 향해.

 천천히 손가락으로 그 부드러움을 훔쳤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선배의 하체는 여전히 펌프질

을 해댔고, 나는 좀 더 과감해졌다. 최대한 부드럽게 그의 근육을 움켜잡았다. 나는 쉽지 않

은 현실로 더욱 흥분되었다. 지금 여자에게 삽입한 채 열심히 일을 치르고있는 흥분한 선배

의 엉덩이를 매만지고 있다는 현실...

 조금 더 손을 뻗자 그의 갈라진 틈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곧 그 좁고 깊은 틈 사이에 존재

하는 -감각할 수 있을 정도의- 굵은 털들을 확인했다. 선배가 몸을 들썩일 때마다 반복적으

로 넓어지는 그 틈을 따라 더 많은 털들과 열기를 쓸어 내려갔다. 그리고 결국 나의 손가락

은 그의 항문에 다다랐다. 잠시동안... 움직임에 따라 짧게 벌렁거리는 선배의 섬세한 근육질

을 감지하며 나는 사정했다. 잠시 잊고 있던 배 위의 여자에게...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선배도 나도 거의 새벽이 다 된 시간 각자 택

시를 탔을 것이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셨다. 나의 반복된 일상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키고 크게 기지개를 한 번 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담배 갑을 찾아 한

개피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들어 담뱃불을 붙이려는 순간... 나는 잠시 멈춰 섰다. 정말

나쁜 습관이다. 언제부터였지...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피우게 된 것이?...

 하지만 나는 곧 조용히 실소를 머금고 불을 붙였다.

 나에게 나쁜 습관이 어디 이것뿐이던가...

 창 밖의 세상은 여전히 정지된 듯 차가웠다. 나의 숨도 곧 저 차가운 세상에 영원히 묻혀

버릴 것이다.

 문득 그날밤 일이 떠올랐다. 몇 해 전이었던가. 그 겨울방학... 교육 세미나 출장이 있었던

나흘.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난 변한 것이 없었던 것이

다.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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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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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직업으로 보아.. 첨에 야경꾼과 같은 인물인듯 하군요.
그리고.....
어떤 멘트를 담은 리플을 달아야 이 글의 수준에 조금이라도 부합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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