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아이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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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

 

-11화-

 

“좀 괜찮아졌어?”

“네...”

“회사 일 때문에?”

“그것도 그랬는데...”

 

 






 

한참을 망설이다 나는 조금씩 털어놓았다. 얼마 전에 받은 그의 명함도 같이 보여주었다. 혹시나 화를 내지 않을까 천천히 말을 이어갔고 형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래서 오늘 연락하고 형 만나러 왔어요...”

“잘했어. 무슨 일 있으면 이야기해도 돼”

“울고 싶진 않았는데...”

“뭐 어때~ 속상하면 그럴 수 있지”

“.....”

“근데 너한테 명함까지 주는 건 좀 당황스럽다”

“같은 층 회사라서 주신 것 같아요.”

“굳이 너한테 말을 걸었어야했나?...무슨 생각으로 한 거지?”

“.....”

“마음 고생 많았네. 회사 일이 다 쉬운 건 아니라서 처음엔 다 그래~ 아직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거야. 다른 직원들이 뭐라고 한 것도 아니니까.”

“근데...저 출근할 때마다 그 사람 마주치는게 불편해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당당하게 다니면 불편하지 않을거야. 인사도 안하면 오히려 다행이지 뭐~”

“네...”

“아이구...힘들어서 어째~ 고생 많았어”

“그래도 형한테 다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나를 믿고 이야기 해주어서 나도 고마워. ”

 

 






 

모든 이야기를 다 하고나니 한결 후련한 기분이었다. 벌써 두 번이나 못볼꼴을 보여준 것 같다. 부끄럽다...그래도 괜찮다. 맘 편히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그런데 가족 이야기를 꺼냈는데도 형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애써 잊으려고 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 건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다. 집에서 이야기 나누면서 더 있고 싶었지만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해서 일찍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명함은 가루가 되도록 찢어버린 다음에 변기에 넣어 없애버렸다. 집으로 가는 길엔 가벼운 걸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좀 무겁게 느껴졌다. 뭔가 이상한 기운이 주변에 있는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고 음악 들으면서 걸어갔다.

 

 






 

「잘 도착했어?」

                                                            「네, 이제 집이에요.」

「그래 다행이네」

「오늘 형한테 이야기 다해줘서 고마웠어」

「고민거리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도 되고~」

                                                            「네, 고맙습니다.」

「회사는 좀 더 적응하면 잘할 수 있을거야」

「기운내고 좋은 꿈 꿔~」

                                                            「안녕히 주무세요!」

 

 

 






집 앞에서 받은 메시지를 보자마자 안도의 미소가 지어졌다. 매일 같이 잘 자라고 해주는 우리 형...생각할수록 좋은 사람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을까? 처음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람한테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얼른 한 주가 지나서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또 형을 만나러 가니까...이번 주엔 밖에서 놀자고 해봐야겠다.

 






 

 

***

 

 






 

“여...여보세요?”

“내가 누군지 딱 알았나보네”

“...응”

 

 

 

...

 

 






***

 

 






 

그 날 이후로 출근 길에 그 사람은 신기하게도 마주치지 않았다. 덕분에 머릿속에서 그 사람의 대한 생각은 지워져가고 있었고 업무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나름 바쁘게 지내다보니 벌써 금요일이 되었다. 내일이면 주말이니까 오늘도 잘 끝낼 수 있도록 하면서 회사로 들어갔다.

 

 






 

***

 

 

 






“나타나지 말라고 하니까 내 동생한테 접근하냐?”

“아니...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럼 왜 울렸냐? 너 할 말만 중요하고 내 동생 기분은 생각 안해?”

“...미안해”

“사과하면 뭐가 달라져? 출근할 때마다 마주치는 거 불편하다고 울면서 얘기하더라. 인사만 안하면 다야? 이제 취직해서 회사 적응하고 있는 애한테 무슨 짓이야? 내가 잘 살고 있든 아니든 뭐가 그렇게 중요한데?”

“회사 그만 뒀어...”

“뭐?”

“그 친구 만난 날 퇴사 하는 날이었어. 그 말만 하고 집에 갔어.”

“하..진짜”

“진짜 미안해..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명함부터 보여줬어. 앞으로 만나는 일 없을거야.”

“전화하지마라..눈에 띄지도 말고”

 

 

 






***

 

 






 

                                                            「형, 저 퇴근했어요~」

「나도~ 오늘은 밖에서 저녁 먹을까?」

                                                            「저 초밥 먹고 싶어요~」

「초밥이 먹고 싶었어? 그럼 역 도착하면 전화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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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먹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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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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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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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할 사람이 퇴사나 하지 오지랍 넓게
자기랑 상관 없는 사람에게 명함을 주고...

아무튼 퇴사 했으니 다행이네요^^
베이비와 형이 해피엔딩으로 잘 되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 기다리며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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