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아저씨 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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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이거라도..’
어색한 성구의 손짓. 오동통하고 뽀얀 피부의 아이. 순수한 눈빛으로 동경하듯 성구를 올려다봤던 그 작은 꼬맹이가, 군대를 전역하곤 이렇게 늠름한 청년이 되어서 돌아왔다.
성구는 대접할 게 별로 없다고 쥬스 한 잔을 유리잔에 따라 쇼파에 앉아있는 현동 앞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그러면서 자신은 테이블 맞은 편 바닥에 앉는다. 왠지 모르게 자신을 어색해하는 것 같은 성구 아저씨지만 현동은 아저씨를 다시 보니 그저 행복하단다.
‘왜 이렇게 저를 어색해하세요'
‘ㅇ..아니. 어색하긴. 미안해서 그렇지. 오늘 전역날인 거 알았으면 뭐 맛있는 거라도 사놓는 건데.’
‘저 밥 먹었어요.’
‘아 그래. 잘했네. 뭐. ㅂ..배고프진 않고?’
‘저 밥 먹었다니까요 ㅎㅎ’
‘아 맞다. 그렇지? ㅇ..응 마셔 그거라도 쭉.’
어릴 때는 그저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남자답고 덩치도 크고 멋있는 어른인 줄만 알았다. 그 꼬맹이 현동의 눈에는 성구가 세상의 전부였으니까. 허나 이제보니 아저씨도 늙어가는지 왜 이렇게 허술해 보이고, 엉뚱한 게 귀여워도 보이는지. 현동은 성구가 내어준 쥬스를 한 모금에 원샷하면서도 아저씨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올라가는 입꼬리에 웃음이 지어진다.
‘..ㅎ음.’
그 때, 바닥에 앉은 채 두 팔을 듬직하게 무릎 아래로 내리고 있던 성구가 괜히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보다가, 아까 현동을 보자마자 발기가 되어 젖어들어간 흔적을 발견하고는 흠칫하며 가랑이를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그 모습을 힐끔 바라보고는 모른 척 눈동자를 돌리는 현동. 성구는 꽤나 당황한 듯 입술을 깨물며 손을 꼼지락대고, 현동은 아저씨가 민망할까 괜히 저 멀리를 바라보며 잔을 내려놓고 말을 잇는다.
‘잘 지내셨죠? 저는 아저씨 엄청 보고싶었어요.’
‘어..어. 잘지냈지 나야. 너도 몸 다친 데 없이 건강하게 전역해서 너무 다행이네.’
현동과 눈을 마추며 웃을 때는 또 진심으로 웃어보이는 성구. 현동은 성구의 미소를 바라보며 가슴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진다. 사람의 미소가 이렇게 자극적일 수가 있구나 싶다. 아저씨의 너무나도 잘생긴 얼굴. 수염 자국이 멋스럽게 올라온 얼굴에 입꼬리가 찢어진 시원한 미소까지 더해지니 현동은 금방이라도 참아왔던 성욕이 폭발할 것만 같다.
‘아저씨.’
‘응? 쥬스 더 주냐?’
‘아니. 쥬스는 됐구요. 맥주 있어요?’
‘맥주?’
현동이 이 낮부터 술을 찾으니 놀라는 성구. 사실 낮이라서 놀란 것도 있겠지만, 워낙 어린 시절 부터 현동을 봐온 성구이기에 현동과 술을 먹을 수 있다는 상상은 하지도 못했었나 보다.
‘네 맥주요. 전역했는데 한 잔 해야죠.’
그렇게 놀란 표정을 짓는 성구에게 뭐가 문제냐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현동. 성구는 그런 현동을 잠시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다가는 결국 두툼한 몸을 허겁지겁 일으키기 시작한다. 현동을 위해선 뭐든 해줄 것만 같은 성구다.
‘크으’
성구가 따라준 맥주 한 잔을 한 번에 들어 마시는 현동. 성구도 현동의 옆에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다. 여전히 현동과 술을 먹는 이 장면이 스스로도 충격적인가 보다. 헛웃음이 나와서 말을 먼저 잇는 성구.
‘ㅎ허허. 꿀꿀이가 다 커가지고 이제 술을 먹네. 이거 원.’
‘저 스물셋이에요’
‘오우. 그 꿀꿀이가 이제는 스물셋이냐. 이야 시간 빠르다.’
왜 긴장했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점점 성구의 긴장감도 풀리는 듯 보인다.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짓고는 잔에 남은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는 성구. 현동은 그런 성구를 빤히 바라보다가는 다시 말을 잇는다.
‘아저씨.’
‘왜 자꾸 부르냐 현동아’
‘저 아저씨 엄청 보고싶었다니까요'
‘어? ㅇ허허. 이 자식.’
현동은 진지한데 성구는 그저 호탕한 웃음을 보이며 괜히 현동의 등을 툭 친다. 허나 계속해서 심각한 표정으로 성구를 바라보는 현동. 성구는 느껴지는 오묘한 감정에 괜히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잇는다.
‘큼.. 군대에서는 뭐하고 지냈어’
결국 괜히 말을 돌리는 성구. 그럴만도 한 게 지금 성구를 바라보는 현동의 눈빛이 너무나 강렬하다. 키는 이제 성구보다 훨씬 큰 다 큰 청년이 저렇게 노려보듯 바라보니 민망할 수 밖에.
‘아저씨 저한테 그림 재능있다고 그려보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그림 많이 그렸죠.’
군대에서 뭐하고 지냈냐는 대답으로 그림 이야기를 하는 현동에 다시금 표정이 굳는 성구. 아무래도 현동의 엄마인 자신의 누나 생각이 나겠지. 아직도 현동은 성구가 자신의 외삼촌일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으니까.
‘그림. 음. 그림 잘 그렸지 어릴 때 진짜 잘그렸어 너’
‘지금은 좀 더 잘 그릴 걸요. 많이 연습해가지고.’
‘오 그러냐..’
꿀꺽-
성구는 목이 타는지 한 모금씩 나눠마시던 맥주를 한 번에 들이키고는 잔을 채우려 다시 맥주병을 든다. 현동 먼저. 두 손으로 잔을 들어 술을 받는 현동과 그저 따라지는 맥주를 바라보며 다소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이고 있는 성구. 현동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즐거운데 현동과 함께하면 안되는 자신이기에.
현동이 잔을 다 받고 성구의 잔도 채워주겠다고 맥주병을 두 손으로 받아 들며 말을 잇는다.
‘근데 제가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좀 연습이 필요하긴 해요.’
‘주로 어떤 그림을 그렸는데?’
끄덕-
성구가 그만 따라도 된다는 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잔을 거둬내고. 맥주병을 내려놓고 짠을 하려 잔을 드는 현동. 짠- 하며 두 사람이 가볍게 잔을 맞춘다.
‘주로 인물 그림이죠. 보고싶은 사람들 그리고. 전 그게 재밌더라고요.’
‘군대에서 뻔하지. 여자들 그렸겠네. 여자친구도 그렸냐? 흐흐’
스물셋. 그 얼마나 혈기왕성한 시기일지 같은 남자니까 누구보다 잘 알겠지. 성구는 괜히 더 장난을 치듯 말하며 잔을 들어 마신다.
여자친구를 그렸냐고? 내가 무슨 그림을 그렸는지 아저씨가 알면 놀라 자빠지겠지. 그렇게 잔을 들어 마시는 성구를 다시 또 빤히 쳐다보다가 대답을 잇는 현동.
‘여자친구는 없고요. 아저씨도 많이 그렸어요.’
‘음. 으음. 꿀꺽- 나? 나를 그렸다고.’
‘네 아저씨요. 아저씨 엄청 엄청 보고싶었다니까요. 몇 번을 말해요.'
예상치 못했던 대답이라 놀라는 성구와 그제서야 잔을 들어 한 모금 맥주를 마시는 현동. 낮부터 마시는 맥주가 왜 이리 달지. 아저씨가 주는 술이라 그런가.
‘현동이 너가 내 생각을 진짜 많이했구나’
무심한 듯 말을 잇는 성구. 헌데 성구의 눈빛은 그리 무심해보이지는 않는다. 갈 곳 잃은 눈동자. 성구는 괜히 잡고 있던 맥주잔만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고 있다.
‘아저씨는 제 생각 안했어요?’
그런 성구의 앞에서 팔짱을 살짝 끼며 편한 자세로 쇼파에 등을 대는 현동. 현동의 움직임에 성구도 바닥에 앉은 자세로 허리를 들어 가슴을 피고 대답한다.
‘했지.. 뭐. 걱정도 많이 되고.’
‘언제 생각했어요?’
‘응?’
‘하루 중에 언제 생각하셨냐구요ㅎㅎ’
‘뭐 그런 게 정해져있나. 그냥..’
‘밤에? 주무실 때?’
결국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한 방을 던지는 현동. 내가 아저씨 그림을 취침 연등때 그리곤 했으니, 아저씨도 버스 기사 아저씨가 그러했듯 그림이 그려지는 그 순간에 내 생각을 했겠지 확신이 드나보다.
성구는 괜히 시선을 돌리며 대답을 잇다가는 밤에 자신의 생각을 했냐는 현동의 물음에 벙찐 듯이 현동과 눈을 마주친다. 성구는 지금 현동이 무슨 의미로 저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게 무슨 말이냐?’
‘아니 보통 자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 많이 하잖아요. 저도 훈련하고 일과하고 주로 밤에 아저씨 생각 했는데.’
조금은 날카로워진 성구 아저씨의 목소리임에도 여유롭게 수습을 하는 현동. 성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계속해서 현동을 쳐다본다. 허나 현동도 눈싸움을 지지는 않는다. 말문이 막힌 성구. 현동은 주제를 바꾸며 다시 말을 잇는다.
‘아저씨는 뭐하고 지내셨어요. 일 계속 다니시고. 여자친구도 이제 사귀세요?’
‘아저씨는 여자친구 사귀기는 좀 늙지 않았겠냐.’
‘에이. 뭐가 늙어요. 아저씨 엄청 동안이신데.’
성구는 태어나서 자신이 동안이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넉살이 좋은 현동의 태도에 다시 푸근해지는 분위기.
‘ㅎ허허. 애가 넉살 좋아졌네. 현동이 진짜 많이 컸다.’
‘아저씨.’
새삼스레 성격이 어릴 때는 180도 달라진 듯한 현동이 신기한가보다. 웃으며 말을 잇는 성구와 그런 성구를 다시 한 번 의미심장하게 부르는 현동. 성구는 계속해서 현동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쥐락펴락 당하며 다시 긴장감이 겉도는 표정을 짓는다.
‘응?’
‘저 부탁이 하나만 있는데. 들어주실 수 있나요.’
현동은 부탁이 있다며 성구와 눈을 마주치며 눈썹을 찡긋 들어올린다. 그런 현동의 눈빛에 왠지 모르게 압도당하며 입이 살짝 벌어지는 성구. 성구는 지금 왜 이렇게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는지 모르겠다. 현동의 부탁을 감히 거절할 수가 없을 것 같은 압도감에 지배당하는 것 같다. 그렇게 성구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스우욱-
두 팔을 올려서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는 성구. 성구는 몹시나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방 안에 서 있고,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오겠다던 현동의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발자국 소리와 함께 방으로 들어오는 현동. 현동의 손에는 그림 노트와 연필이 들려져있다.
‘와 아저씨 침대 좋다’
현동은 성구의 침실에 처음 들어와본다며 혼자 자는데도 사이즈가 넓은 침대가 좋아보인다고 말을 잇는다. 방을 이곳 저곳 둘러보는 현동. 성구는 그런 현동에게서 살짝 등을 돌린 채로 머뭇 머뭇 츄리닝 바지 허리춤을 잡고선 말을 잇는다.
‘ㅂ..바지도 벗냐’
‘네. 그럼 좋죠.'
현동은 침대와 옷장 그리고 작은 책상 하나가 놓여진 성구의 침실을 둘러보며 별 감정없는 듯 대답을 한다. 얼굴이 벌써부터 살짝 붉어져놓고는 괜히 민망한 티를 내는 게 더 민망한지 아예 현동에게서 등을 돌리고 바지를 내리는 성구. 트렁크 팬티를 입고 있는 성구의 펑퍼짐한 엉덩이가 현동을 향해 내밀어지자 그제서야 현동은 힐끔 성구 아저씨의 엉덩이를 쳐다본다.
‘이건 누구에요?’
그 때, 현동의 손에 잡히는 액자 하나. 성구는 바지를 벗다가는 놀라서 급히 현동의 손에서 액자를 낚아챈다. 누나와 찍은 사진. 현동은 자신의 엄마 얼굴도 모를텐데. 성구는 자신의 방에 현동에게 보여서는 안 될 사진이 있는지 깜빡하고 있었다.
휙!
‘이리 줘!’
‘ㅇ..왜 그래요. 깜짝이야.’
급히 액자를 뒤집어서 침대 이불 아래로 밀어넣는 성구. 현동은 힐끔 봤던 사진 속 여자가 설마 성구 아저씨의 여자친구인가 싶어서 괜한 질투심이 난다. 저렇게 놀라서 숨길 정도면 예전에 만났던 여자친구이지 않을까, 현동은 입술을 삐쭉 내민다. 자신의 엄마 사진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이제 됐나. 야 민망하다 이거..’
‘에이 뭐가 민망해요 남자끼리. 근데 다 벗으면 좋긴한데'
'팬티도 벗으라고..?'
'장난이에요. ㅎㅎ. 아저씨 거기 앉아봐요 편하게.’
그렇게 책상 앞 의자에 앉으며 성구의 팬티 차림이 된 몸매를 바라보는 현동. 현동은 성구에게 자신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의 몸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어서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고. 그리고 역시나 성구는 지난 2년 간 현동의 그림의 신비한 능력에 호되게 당해왔던 몸이라 그런지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 뚱뚱한 몸이 그림 그리는데 도움이 되겠냐.. 현동아. 좀 마른 사람한테 부탁을 하지.’
‘제가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요. 그리고 아저씨 몸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어요.’
성구가 굉장히 민망해하며 트렁크 팬티만을 입은 채 현동의 지시대로 어색하게 침대에 걸터앉는다. 아저씨의 굵직한 목선을 타고 내려와 단단하게 벌어진 어깨에 조금은 쳐진 퉁퉁한 가슴과 푸짐한 뱃살. 토실토실한 팔뚝과 허벅지. 아저씨가 자연스레 살짝 다리를 벌리고 침대에 앉자 트렁크 팬티가 말려들어가 오동통한 앞섶이 도드라진다.
지금 태어나서 가장 야한 장면을 보는 현동의 속 마음은 어떨까. 사실 현동은 진작부터 발기가 되고 있다. 의자에 앉아서 최대한 티가 안내게 엉덩이를 빼고 있지만, 상상해왔던 몸매보다 더욱 현실적인 아저씨의 몸매에 엄청난 성욕을 느끼는 현동은 심장이 터질 듯 뛰고 피가 머리에 쏠려서 정신이 몽롱해질 것만 같다.
‘ㅎ..흐읍..’
그리고 몹시나 민망한지 점점 콧바람으로 숨을 내쉬기 시작하는 성구. 현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매섭게 노려보니 성구는 그림 그리기 편하라고 몸을 굳히면서도 시선은 당최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나 보다. 이 몸매로 모델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 그것도 팬티만 딸랑 입고서는.
‘으하아.’
그렇게 연필을 들어 눈 대중까지 해가며 아저씨의 몸을 그리기 시작하는 현동. 현동은 눈 앞에 앉아있는 육덕진 성구 아저씨를 바라보며 괜히 감탄하듯이 탄성을 내뱉는다. 사실 이 뜨거운 숨은 감탄이라기 보다 흥분인데.
‘ㅈ..잘 그려지냐.’
‘어. 움직이지 마요’
‘읍.’
‘ㅋㅋ네. 움직이지 마요.ㅋㅋㅋ 아주 좋아요.’
움직이지 말라니까 깜짝 놀라서 몸이 굳어버리는 성구. 현동은 성구 아저씨의 바짝 긴장한 귀여운 반응에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만다.
아저씨의 몸이 실제로 보니 상상보다도 더 야하지만 그 중에 젖이 가장 예술이다. 부담스러운 근육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자 가슴 같이 쳐진 물렁한 살도 아니고, 말 그대로 육덕진 빨통. 젖꼭지에 제멋대로 자라난 털들도 이렇게 야성적이고 섹시해보일 수가 없다.
뱃살이 접혀서 자국이 뻘겋게 그어진 윗배. 그 아래로 은근히 뽀얀 아저씨의 속살을 덮어주듯 올라온 배렛나루까지. 현동은 성구의 얼굴을 제외한 상체를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려대기 시작한다.
성구도 점점 이 상황이 익숙해지는지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현동이 슥슥 그림을 그려낼 수록 몸에 힘이 빠지고 편안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 마치 어느 보이지 않는 힘에 기대어있듯이,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굳어있는 몸. 성구는 살짝은 나른해지기까지 해서 편안히 눈을 감고 몸을 멈추고 있다.
슥- 슥- 슥슥-
방 안에는 두 남자의 숨 소리와 사각대는 연필소리만 들려온다. 완전히 집중을 한 듯 노트와 성구 아저씨를 번갈아 바라보는 현동과, 어느새 잠에라도 든 건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않고 있는 성구. 그 때, 현동이 그림을 그리던 손을 멈추고 성구의 뱃살 아래로 통통하게 부풀은 앞섶에 시선을 집중한다.
슥- 슥-
‘ㅇ...!’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연필 소리. 그와 동시에 편안히 눈을 감고 있던 성구의 두 눈이 번쩍 떠진다. 움찔대는 성구의 몸짓에 현동은 무심하게 성구와 한 번 눈을 맞추고. 현동이 쳐다보자 애써 아닌듯 다시 눈을 감는 성구. 헌데 성구는 자꾸만 감은 눈을 찡그리듯 움찔대기 시작한다.
‘ㅇ..음. 음..’
자꾸만 미세한 호흡으로 짧게 숨을 뱉는 성구. 성구가 무언가 굉장히 불안한 모습으로 입술에 침을 바른다. 하지만 그저 거침없이 그림을 이어나가는 현동. 발가락까지 꼼지락대는 성구는 결국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성구의 이마에는 삐질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 앞에서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 눈을 감고 있는 성구 아저씨의 모습. 현동도 그림을 그리며 점점 뜨거운 숨을 뱉는다. 상체까지는 보이는 대로 잘 그리다가, 아저씨의 중심부의 팬티를 아예 벗겨버리고야 마는 현동의 그림. 아저씨의 그림 속 털난 꼬추가 바짝 세워진다.
‘ㅇ..아직 멀었나.’
그 때, 결국 못참겠는지 멀었냐고 묻는 성구. 현동은 그저 그림에 집중한 듯 노트를 바라보며 고개만 단호하게 절레절레 젓는다. 그리곤 단호한 현동의 대답에 허리를 꼬기 시작하는 성구. 성구는 살짝 벌리고 있던 허벅지를 점점 조이며 엉덩이를 뒤로 빼기 시작한다. 그런 성구의 앞섶을 다시 바라보는 현동. 성구 아저씨가 애써 뒤로 숨기고 있는 앞섶이 현동의 그림에 반응하듯이 퉁퉁하게 부어올랐다.
‘아저씨. 왜 그래요. ㅎㅎ.’
그리고 몸을 베베 꼬고 있는 성구 아저씨를 보며 살짝 웃음기를 머금고 묻는 현동. 성구는 그저 이 상황이 당혹스럽고 민망한지 대답도 잇지 못하고 눈만 질끈 감고 있다.
하지만 이 끌어오르는 미친듯한 꼴림을 참을 수가 없단다. 입을 벌려서 참아왔던 거친 숨을 뱉는 성구. 현동이 더욱 그림 속 아저씨의 꼬추에 연필을 덧대어 또렷하게 그려낼수록 성구는 엄청난 흥분감에 젖어들어가는지 몸을 의지대로 가누지를 못하고 있다.
‘으아.. 아아아.’
결국 신음이 터져버리기 시작하는 성구. 성구의 몸이 버스 아저씨의 몸에 비해 훨씬 더 그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미 현동의 그림에 수십번이나 당하고 당했을테니.
꼬추가 무언가에 빨려서 잡아당겨지는 듯이 빳빳이 위로 세워지는 기분이다. 그와 동시에 올라가는 현동의 입꼬리. 현동은 급히 그림을 이어나가고, 성구는 현동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게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성을 잃은 듯이 엉덩이를 움찔대기 시작한다.
‘엄청 예민하시네.’
‘ㅇ아아. 으어아ㅎ으..’
생전 처음 듣는 아저씨의 앓는 듯한 신음 소리. 그 소리가 어찌나 야한지 현동도 그림을 그리면서 입에서 신음이 터질 것 같다. 눈 앞에서는 아저씨가 발기를 하며 온몸을 베베 꼬고 있지, 귀로는 아저씨의 황홀한 신음소리가 들려오지.
현동은 그리지 않고 남겨뒀던 어깨선을 이어서 아저씨의 굵직한 팔을 그린다. 상체 안으로 들어가는 팔. 그림 속의 아저씨의 뭉툭한 손 끝은 두 젖꼭지를 쥐어잡는다.
꾸욱-
‘ㄲ아하으으.. 하아아윽..’
그와 동시에 자신의 두 젖꼭지를 쥐어잡는 아저씨. 결국 아저씨의 노골적으로 터져버리는 신음과 함께 온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하고, 눈을 여전히도 질끈 감고 있는 아저씨의 입이 활짝 벌어진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실시간으로 그림 속 아저씨의 턱을 들어올리고 혓바닥을 밖으로 빼내는 현동. 이 야릇한 상황에 현동의 꼬추도 바지 속에서 결국 뚫고 나오듯 발기가 되어 하반신에 살짝 내려놓고 기댄 그림 노트 안으로 그 묵직한 부피를 들이밀고 들어온다.
‘하ㅇ아윽.. ㅎ으읗응’
결국 완성이 된 성구의 그림. 혓바닥을 야릇하게 내밀고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자신의 젖꼭지를 돌리고 있는, 빳빳하게 발기가 된 꼬추를 내밀고 앉은 성구의 그림. 그림을 완성하고 흥분감에 풀린 눈을 살짝 들어 눈 앞의 실제 성구를 바라보는 현동.
성구는 엉덩이가 침대에 붙어버리기라도 한 듯 앉아서는 그저 젖꼭지를 꾸욱 쥐어잡고 그림처럼 바짝 힘이 들어간 혓바닥을 내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차마 숨기지 못하게 단단히 서버린 꼬추가 트렁크 팬티 오줌 구멍 사이로 불룩하게 귀두를 내밀고 튀어나와 버렸다. 처음으로 본 아저씨의 귀두가 검붉은 색에 빳빳하고 참 이쁘다.
성구는 계속 젖꼭지만 쥐어잡을 뿐 온 몸이 굳어버린 듯이 몸을 덜덜 떨고 있다. 미친듯한 흥분감과 이 상황이 주는 배덕감에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아저씨의 찡그린 표정. 저 남자다운 얼굴로 저런 표정을 지으니 현동은 지금 미칠 것만 같다. 결국 현동은 그림 노트로 자신의 발기된 꼬추를 감싸듯이 살짝 쥐어잡고는 위 아래로 슬슬 문지르며 말을 잇는다.
‘아저씨 괜찮아요?’
‘흐끄흐윽.. 흐윽.. 흐으응..’
온 몸이 땀 범벅이 된 성구. 대답조차 하지 못한다. 그저 쥐어잡고 있던 젖꼭지를 결국 손가락으로 돌려대고, 그럴수록 꿈틀대며 프리컴을 쏟기 시작하는 성구의 귀두, 흘러나온 프리컴이 미처 벗지 못한 트렁크 팬티를 적신다. 조카 앞에서 발기된 꼬추를 보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겠지.
‘이거 안되겠는데.'
‘끄흐읗.. 흐으으끅.’
'어떻게든 해드려요? 완전 꼴리신 거 같은데'
끄덕- 끄덕-
'빨아라도 드려요?'
끄덕-
그리고 마치 자신이 더 당황했다는 듯 뻔뻔하게 빨아주냐고 묻는 현동. 성구는 이제는 거의 대놓고 손가락을 튕겨대며 자신의 젖꼭지를 건드리고 있다, 아예 완전히 발기가 되어서 트렁크 팬티 사이로 기둥을 드러내고 직각으로 서버린 성구 아저씨의 꼬추. 성구가 본능에 지배 당한듯 급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현동은 곧바로 성구 아저씨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저씨의 허벅지를 더 벌려낸다.
‘흐우웁’
그렇게 깊은 숨을 들이쉬며 동시에 아저씨의 트렁크 팬티 오줌구멍 사이로 아저씨의 꼬추를 쥐어잡아 완전히 빼내는 현동. 아저씨의 퉁퉁하게 쳐진 불알을 쥐어잡아 올리니 거칠게 털이 자라난 아저씨의 보들보들한 살결의 꼬추가 주르륵 현동의 손 위로 프리컴을 쏟아낸다. 코 끝을 찌르며 들어오는 아저씨의 가랑이 냄새. 이 쩐내가 현동을 미치게 만든다.
‘허어웁. 우웁.’
‘끄허억!!’
평생을 꿈꿔왔던 아저씨의 꼬추를 입에 담는 현동. 현동이 그렇게 성구의 꼬추를 입으로 빨기 시작한다. 현동이 목 깊숙히 꼬추를 밀어넣자, 거의 비명이 터지듯 신음을 뱉는 성구. 현동의 움직임 몇 번에 벌써 아저씨는 사정 직전까지 달아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그렇게 성구는 계속해서 자신의 젖꼭지를 돌리고, 현동은 웁웁- 대며 성구 아저씨 다리 사이로 얼굴을 쳐박는다. 바들바들 떨리는 성구 아저씨의 허벅지. 현동은 얼굴 가득 뭉개지는 아저씨의 푸짐한 살집에 더욱 황홀함을 느끼며 온 몸이 땀에 젖어 축축해져버린 아저씨의 안쪽 허벅지를 문질러댄다. 그렇게 결국 현동의 오.랄에 정액을 내뿜고야 마는 성구.
웁- 우욱- 우우욱-
‘아하아악.. 하악.. 하아으윽!!!!’
찌이이이익-
‘우우욱.’
찌이익-
‘ㄲ흐ㅇ흐흥!’
바들바들-
찌이이이이익!!
세 번이나 물컹한 정액이 뿜어져나와 현동의 입 안에 뿌려진다. 그리곤 그제서야 번쩍- 눈을 뜨는 성구. 땀 범벅이 된 성구는 입이 떡 벌어진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순식간에 지나간 미친듯한 꼴림. 성구는 그렇게 여전히도 덜덜 떨리는 얼굴을 내려 자신의 다리 사이에 들어와있는 현동을 내려다본다. 현동은 여전히 성구의 꼬추를 입에 문 채로 꿀꺽 꿀꺽 정액을 삼키고 있었다.
‘크흐훕..’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현동. 쪽지의 내용대로 저녁이 되어 찾아온 고모가 부엌에 서서 맛있는 찌개를 끓이고 있는지 집 안에 된장 냄새가 퍼진다. 현동은 티비를 보다가는 아까 성구 아저씨의 생각이 나서 혼자 웃음이 터져버린다. 생각보다 훨씬 더 연약한 신음소리를 내던 아저씨. 젖꼭지를 스스로 돌릴 때마다 더욱 노골적으로 낼름대던 혓바닥과 그 풍채 좋은 몸매를 바들바들 떨던 아저씨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뭐가 그렇게 재밌니?’
현동이 혼자 웃자 덩달아 웃으며 현동을 돌아보는 고모. 현동은 고모를 힐끔 바라보며 대답한다.
‘아니에요. ㅎㅎㅎ 티비가 웃겨서.’
‘전역하니까 좋지?’
‘아...ㅎㅎㅎ 아 그럼요. 좋죠.’
현동이 무슨 응큼한 상상을 하며 웃는 줄도 모르고 그저 뿌듯한 표정으로 현동을 보고 웃는 고모. 고모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온 현동이 그저 안쓰럽다. 어릴 때부터 현동을 엄마 처럼 챙겨온 고모기에 현동도 고모에게 고마움이 크다. 사실 가족 중에 가장 현동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기도 했다. 그렇게 고모는 다 끓인 된장찌개를 식탁으로 옮기며 말을 잇는다.
‘얼른 밥 먹자 내 새끼'
우걱 우걱-
평소에는 먹기 힘든 갈비찜에 흰 쌀밥. 오늘 막 담궈온 겉절이에 현동이 가장 좋아하는 두부 송송 썰어넣은 된장찌개까지. 현동은 입에 가장 잘맞는 고모의 음식을 허겁지겁 맛있게도 먹어댄다. 그런 현동의 앞에서 그저 뿌듯한 표정으로 현동의 밥 위에 반찬들을 얹어주고 있는 고모.
‘천천히 먹어라. 안 뺏어 먹어.’
‘어욱. 우웁. 너무 맛있어요. 아 진짜 맛있다.’
‘내가 그래도 이렇게 잘 맥여서 듬직하게 잘 키웠지. 고모가 참 뿌듯해.’
‘움 그쵸 고모 덕분에 제가 잘 컸죠 흐흐’
사실 고모는 현동이 전역날에 혹시 아버지 없는 집에 돌아와 다시 우울해하지는 않을까 한 편으로 걱정도 했었나보다. 허나 전혀 그런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평소보다 신나보이기까지 하는 현동의 모습. 현동은 성구 아저씨의 정액을 받아먹었다고 그런 거겠지만 고모는 전역날이라 그러려니 싶나보다.
‘오늘 뭐했어 낮에? 친구들 만났어?’
‘우움. 저 아까 옆집 성구 아저씨네서 놀았어요. 친구들은 담주에 만나구요 냠’
‘누구네?’
‘저 옆옆에 있어요 성구 아저씨라고. 나랑 제일 친한 아저씨.’
성구에게 현동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부탁한 사람이 고모인 것을 알 리가 없는 현동은 그저 별 생각없이 성구의 이름을 말한다. 결국 고모는 현동이 외삼촌인 성구의 집에서 놀았다는 말에 두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는 말을 잇는다.
‘너가 그 아저씨랑 왜 친한데?’
‘뭘 왜 친해요. 같은 동네 사니까 친하지. 1, 2년 봤겠어요? 20년은 더 됐겠네. 아 고모 저 밥 좀 더 주세요’
‘그러니까 왜 친하냐고오?!!! 집에도 놀러갈 정도로?’
‘...왜 갑자기 화를 내요.. 뭐야. 친할 수도 있지 왜 그러셔’
고모는 어떻게든 성구와 현동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싶어했다. 지금이야 사실 옆집 아저씨가 네 외삼촌이야 해도 별 탈 없을 정도로 많이 자란 현동이지만. 고모 눈에 현동은 여전히 그저 가엾은 부모 잃은 어린 아이니까.
그렇게 성구에게 부탁을 했는데, 결국 현동이 전역 날 찾아가 놀 정도로 두 사람이 친해졌다니. 고모는 설마 현동이 성구가 자신의 외삼촌임을 알게 되었을까 싶어서 말을 잇는다.
‘그 아저씨가 뭐 이상한 말 안했지?’
툭-
‘무슨 말이요? 이상한 말 할 게 뭐있다고’
이상한 고모의 반응에 살짝 입술을 내밀고는 자신이 밥을 더 퍼와서 다시 자리에 앉는 현동. 현동은 가득 채운 밥 공기에 숟가락을 퍼서 한 입 크게 물고는 고모를 힐끔 쳐다본다.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고모의 표정을 보고 다시 묻는 현동.
‘움. 쩝쩝. 이상한 말이 뭐에요. 뭐 내가 들으면 안되는 말이라도 있나’
‘아니. 아무튼 그 아저씨랑 놀지 마.’
‘왜요 아저씨 착한데’
‘고모가 놀지 말라면 놀지 마. 너는 나이가 몇인데 또래 애들이랑 놀지 무슨 삼촌뻘....’
본인이 말을 하다가 괜히 삼촌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고모. 그 틈에 현동은 별 대수롭지도 않은 말을 한다며 된장찌개를 퍼먹으며 고모의 말을 끊는다.
‘제가 삼촌이 없잖아요. 아저씨랑 놀면 삼촌 생긴 것 같아서 좋아요. 든든하고.’
‘...’
그렇게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고모. 삼촌과 놀면 삼촌이 생긴 것 같다서 좋다는 이 가여운 아이를 어찌하리.
대체 뭐가 맞는 걸까. 고모는 굳게 입을 다물고 콧바람으로 크게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그저 갈비 한 점이나 더 현동의 쌀밥 위에 올려주는 고모. 현동은 그저 고맙다고 베시시 웃으며 그렇게 우걱우걱 밥을 퍼먹기 시작한다.
두리번-
띵- 동-
혹여나 누가 보고 있지는 않을까, 주변을 두리번대고 잠시 망설인 끝에 초인종을 누르는 고모. 집에 돌아간다며 현동과 인사를 하고 나온 고모가 결국 성구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현동의 엄마가 죽고 나서 거의 20년만에 찾아온 성구의 집. 고모는 몹시 근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시간에 누가 왔어?’
‘모르겠는데..’
그리고 대문 뒤로 들려오는 두 남자의 목소리. 고모는 괜히 입고 있는 얇은 가디건을 여미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덜컥-
‘누구..’
문이 열리며 나타나는 성구. 성구 뒤로 전에 보았던 성구의 전 연인 남윤이 몸을 비집고 나오며 고모를 쳐다본다. 성구는 술을 얼마나 먹은 건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붉어진 두 눈을 한 채 현동의 고모를 보고 몸이 굳어버린다.
‘아는 분이야? 누구세요?’
남윤이 성구와 술을 마셔준 것 같다. 성구가 지난 낮의 사건에 얼마나 정신적 충격이 컸을까. 남윤은 집에 돌아가려 마침 나오는 길이었지만 안그래도 오늘 상태 안좋은 성구가 걱정되는지 되려 고모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남윤아 얼른 들어가. 들어오세요.’
허나 성구는 그저 자신이 받아들여야하는 상황이 찾아왔음을 직감하나 보다. 정신이 나가가지고 조카 앞에서 젖꼭지를 문지르며 발기를 하고, 조카에게 꼬추까지 물린 자신이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듯 하다. 남윤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고모를 집 안으로 들이는 성구. 그렇게 남윤은 거의 등 떠밀리듯 쫓겨나고, 고모는 차분히 대문 안으로 발을 들인다.
‘......’
쇼파에 앉아 있는 고모의 앞에 놓이는 쥬스 한 잔. 성구는 마셨던 술병들을 급히 치워낸다. 남윤과 둘이 비운 소주만 일곱병은 되는 것 같다. 그런 성구의 집 안을 한 번 둘러보더니 성구를 향해 입을 여는 고모.
‘여기 잠시 앉으실래요. 저 금방 가야해서'
‘아. 넵.. 집이 좀 더럽습니다'
그렇게 머쓱하면서도 침울한 목소리로 터벅터벅 고모의 앞에 앉는 성구. 아까 현동과 그랬던 것처럼 고모를 마주본 채 바닥에 앉는다.
‘잘 지내셨죠. 세월이 참 빠르네요.’
‘그렇죠 뭐. 그래도 예전이랑 똑같으시네요. 젊으시고.’
‘ㅎ..’
어색함을 넘어 아슬한 분위기가 맴도는 집 안. 성구는 여전히 두 눈이 충혈되어 있다. 그저 단순히 술을 마셔서 그런 걸까.
‘현동이가 아까 여기 놀러왔다고 하더라고요.’
‘...’
현동의 이야기를 하니 성구는 그저 고개를 숙이며 바닥을 긁는다. 할 말이 없다. 사실 성구는 지난 20년 간 현동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 부단히도 노력했다.
하지만 마음이 가는 걸 어쩌나. 그래도 나의 가족이고, 소중한 조카인데. 지금은 관계가 그 이상으로 몹시나 복잡해지긴 했다만. 그 전에 성구가 현동을 챙긴 이유는 순전히 마음이 가서 그래서 최소한 외삼촌으로서 해야할 도리를 했을 뿐이다.
‘현동이한테 성구씨의 존재가 도움이 될까요.’
‘...’
‘성구씨를 무시하려는 말은 절대 아닌 거 아시죠.’
‘알죠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사실 예전엔 성구도 고모의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니 부탁을 받아줬겠지. 그 어리고 순수했던 현동이 자신을 볼 때마다 엄마를 그리워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못할 몹쓸 짓임이 분명하다고 느꼈으니까.
허나, 이제 현동은 다 큰 성인이 되었다. 군대까지 무사히 전역을 하고 심지어 이제는 자신보다도 훌쩍 자란 현동인데. 여전히도 내 존재가 현동에게 그렇게 큰 아픔이 될지. 확신을 할 수가 없다.
근데. 또 한 편으로 성구는 혼란스럽다. 내가 지금 현동을 잃기 싫어하는 이유가, 과연 오로지 현동을 위하는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모르게 마음 속 한 켠에 자리하게 된 현동을 향한 이 위험한 감정 때문인지.
그게 얼마나 위험한 감정인지 오늘 여실히 느끼게 된 성구고, 사실은 그 충격에 도저히 홀로 오늘을 버틸 수 없어서 모든 걸 말해도 괜찮은 관계인 남윤을 불러 술을 먹고 남윤의 품에서 몇시간을 흐느낀 성구지만. 그래도 참 어리석게도, 성구는 현동을 놓을 수가 없다. 마치 누군가 성구의 마음을 조종하고 있는 것만 같다. 성구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그렇게 더 현동에게 강한 충동을 느끼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이제는 순순히 고모의 부탁을 받아주기가 싫다.
‘그런데요. 이제 현동이도 다 커서..’
‘안 돼요. 그래도.’
‘왜 안 됩니까.’
단호한 고모의 반응. 그리고 처음으로 고모의 말을 받아치며 묻는 성구. 고모는 살짝 놀란듯이 눈동자가 떨린다. 성구는 고모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잇는다.
‘현동이 더 이상 애 아니에요. 군대도 갔다 왔고, 다 컸습니다. 현동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현동이를 위한 거 아닐까요.’
‘현동이가 지금 그쪽이 자기 삼촌인 거 알고 놀러오는 게 아니잖아요.’
‘...’
고모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는 성구. 허나 고모는 더욱 본질적인 염려로 성구의 입을 막는다. 그대로 말문이 막혀서는 다시 고개를 숙이는 성구.
그렇게 한참동안 정적이 흐른다. 두 사람 모두 현동을 끔찍히 사랑하기에 이렇게 고민하는 거겠지. 그 어디에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뭐가 더 현동을 위한 일인지. 그 판단이 이리도 어렵다. 그 때, 다시 고개를 드는 성구. 고모는 성구의 눈을 조금 걱정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알게 되고도 문제 없으면 괜찮겠습니까?’
‘뭐라고요?’
‘내가 현동이 외삼촌인거 현동이가 알아도 아무 문제 없으면 괜찮으시겠냐고요’
‘그게 어떻게 문제가 안생겨요. 현동이는 성구씨 볼 때마다 엄마 생각날텐데.’
‘언제까지 숨길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왜 없어요 숨기면 되지 그냥 모른 척 지내면 되잖아요. 지금까지 20년 동안 잘 그랬잖아요.'
점점 감정이 격해지는 두 사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다소 날카로워진다. 고모의 꽤나 냉소적인 목소리에 살짝 입이 벌어지는 성구. 성구는 떨리는 한숨을 뱉고는 다시 입을 다문다.
‘하아...’
결국 고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겠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향한다. 가득 채워진채 찰랑이는 쥬스 잔. 성구는 그런 고모를 따라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제가 다시 또 찾아오는 일 없으면 좋겠어요. 저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한 마디를 뱉고는 신발을 신는 고모. 성구는 현관까지 따라나가 그런 고모를 바라본다. 끝까지 성구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등을 돌리는 고모.
가여운 사람들. 두 사람 모두 현동을 사랑하기에 하는 행동들인데. 그 사랑 뒤로 이리도 큰 희생이 따른다는 걸 현동은 알 수 있을까. 때로는 그 희생이 당연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지금 고모가 성구에게 요구하는 것 처럼. 당연히 해야하는 희생. 그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니까.
하지만, 감정이 너무나도 연약해진 오늘같은 밤은, 그 희생이 너무나도 무겁다. 아프다. 그리고 더 이상은 버티기가 싫어진다. 그 희생이 정말 필요한 희생일까 자꾸만 의문이 든다.
덜컥-
‘저도 가족입니다'
냉정하게 마음을 먹은 듯 입술을 깨물고 현관 문을 여는 고모, 그 뒤로 성구가 한 마디를 내뱉는다. 성구의 한 마디에 몸이 굳어버리는 고모.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성구의 목소리.
‘저도 현동이에게 사랑 줄 자격있는 사람이라고요. 저도 외삼촌 노릇 좀 하고 싶습니다.'
'현동이는 외삼촌 없이 잘 살아왔어요'
'저는 현동이 없이 못 삽니다'
결국 다시 눈이 마주치고야 마는 두 사람. 그렇게 성구는 한 치의 양보도 느껴지지 않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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