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인 남자,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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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는 애인을 사귄 지 2달 째다. 조금 말이 거칠긴 하지만, 다정하고 속궁합이 맞아서 깨가 쏟아지는 참이다. 하지만 가끔은 일을 해야 할 때 애인으로부터 연락이 자주 와서 곤란하다 ㅠㅠ 조금 더 날 믿어주면 좋을 텐데..


ㄲㅌ!

또 왔다! 99.999...% 확률로 녀석일 것이다. 확인해 본다.

[김대리, 오늘 회식에 나올 수 있나?]

아! 오랜만에 정상적인 대화창이..

ㄲㅌ!

그때 연이어 문자가 온다. 녀석이다..!

[나 말고 다른 남자한테 눈 주는 것 아니겠지?]

아.. 정말 이럴 때는 난처하다. 오래 가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부장님.. 오늘 제가 약속이 있어서.. ㅠㅠ]

ㄲㅌ!

부장님께 먼저 문자를 보내려는 그때, 또 문자가 온다.

[그러면 너 죽어!!]

강압적인 어조. 어린 시절 폭력배를 만났을 때 느꼈던 스릴이 있지만, 혹여라도 녀석이 날 떠나갈까 걱정이 된다.

[허허.. 김대리, 사회 생활 참 잘하네? ^^]

아.. 정말 올드하다.

[네, 정말 죄송합니다.. 친척들이 다 같이 모이는 자리라서요.. ㅠㅠ..]

[당연하지! 너 말고 딴 남자에게 눈을 둘 리가 있겠어? 네가 얼마나 멋진데..!! :)]

연이어 카톡을 보내고 업무를 본다.

ㄲㅌ!

[네가 그걸 인정하다니, 다행이다!]

ㄲㅌ!

[아무튼 다음부터는 빠지지 않도록!]

[넵, 부장님!!]

[오래 전부터 인정했던 거야, 바보야!]

감정 노동을 뒤로한 채 다시 업무에 매달리는 나.

ㄲㅌ!

ㄲㅌ 창을 본다. 녀석이다.

[오늘도 네가 누구하고 연락했는지 검사할 테니까 네 폰 아무것도 건드리지 마]

강압적인 어조.

'얘가 날 싫어하면 어쩌지..?'

난 녀석이 이러는 게 좋지만, 녀석이 꼬투리를 잡아 날 내칠까 봐 걱정된다. 27살의 나이에 오랜만에 만난 애인이다. 헤어지고 싶지 않다.

타닥.. 탁..

'휴.. 편한 일이 정말 없어..'

타자를 두드리며 생각한다. 오늘은 녀석의 집에서 보기로 한 날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두 번 서로의 집에 가서 지낸다. ㄲㅌ에서는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친절한 녀석.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아. 예전에 우리 둘이 다닐 때 누가 핀잔주니까 바로 멱살을..'

다혈질의 남자.

'같은 남자니 이해해야지.'

그와의 다정한 시간을 떠올린다. 그는 정말 섹스를 잘 한다. 민감한 성감대를 찾고, 성감대 간의 연쇄작용을 찾아 내고, 그때마다의 내 감각들을 마치 읽기라도 하듯 나를 '조율'한다.

'천재지, 그 부분은. 나머지 결점들이 다 가려질 정도로.'

녀석이 다른 애인을 두고 있다고 해도 이해한다. 그토록 능력이 뛰어난 녀석이니.

'섹스 말고도 일로도 정말 능력이 좋지.'

그는 대기업에 스카웃 되어 연봉 1억 5천을 받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기 전에는 사업으로 크게 돈을 벌었다고 하고, 지금도 그 사업을 동업자와 함께 멀티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게 거짓말이어도 상관없어. 너처럼 완벽한 남신을 난 본 적이 없으니까.'

28살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외모. 이목구비와 얼굴 윤곽이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자다운 면모가 느껴지는 얼굴이다. 몸매도 좋고, 녀석의 검붉은 남성은 서양 야동에서나 볼 법한 사이즈인데다가, 포경하지 않았음에도 남성이 발기하면 완전히 귀두가 드러난다.

'정말 완벽하지.. 녀석이 어째서 나를 선택해줬을까 싶을 정도로.'

얼마 전에 우리는 강간 코스프레를 했다. 그로부터의 굴욕적인 말들을 들으며 피어오르는 '복종'의 쾌락에 눈을 뜨게 된 계기였다.

'내 몸과 인격이 아무렇게나 유린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쾌락인지를 알게 되었지..'

그와는 매번 다른 섹스를 하기에 앞으로 다시 그 코스프레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하고 있다.

ㄲㅌ!

[오늘은 특별히 조련해 줄 테니 단단히 마음 먹고 와!]

강압적인 태도가 느껴지는 ㄲㅌ. 난 답변한다.

[내가 잘못해 왔던 부분들이 오늘을 통해 뉘우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할게! :)]

ㄲㅌ!

[그래, 좋은 태도야.]

강간 코스프레를 했을 때도 녀석은 이런 반응이었다. 내가 잘못해서 벌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욕정했다.

'내 안에 그런 면이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었어. 얼른 일 마무리하고 녀석의 집으로 가자.'

타자를 빠르게 두드리며 생각한다. 정시 퇴근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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