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형이 싫었다.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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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이 기울어 창문을 비스듬하게 비추는 아름다운 어둠이 방안에 내려앉은 침대위 나는 조그마한 숨소리 마저 허락이 안될만큼 잔뜩 긴장한채 최대한 뒤를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정적이 얼마안가 자상한듯 두꺼운 목소리에 의해 깨어졌다.

 " 자는거 맞지? "

  아니다. 자고있는것이 아닌 자는척을 하고있는 것 일 뿐 지금 상황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것 조차 둘 사이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했다.

  형의 손이 허리춤에서 바지선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고 있음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 손을 똑바로 하려는 걸꺼야. '
 라는 나의 작은 독백이 무색하게 손은 나의 엉덩이쪽에서 멈춰섯다.

  잔뜩 긴장을 한 탓에 엉덩이와 허리에 힘이 쏠려 몸이 경직되었다.

  경직된 몸은 곧 몸을 타고 오르내리는 손의 감각을 명확하게 만들어 주었고 계속해서 나를 찌르는 무언가의 감각을 확고하게 만들어주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 왜...? 갑자기 몇년만에 만나서? '

  몇년간 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어렸을때 내 모습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나는 확실히 그때와 다르다.

  아무리 그때부터 그런 마음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한 복잡한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차 주변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때 옷이 아닌 살결로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다.

 " 하아... "

  형의 숨결이 거칠어져 내 목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해가 될수없는 상황이 빈번히 여러번 일어남에따라 내 머릿속은 이러한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해져갔다.

 " 흐아암 "

  결국 몸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 화장실 가야지... "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손을 옆쪽으로 치워버린뒤에 침대에서 일어나 천천히 화장실을 향해 걸었다.

 너무 깊은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다.
 
 몇년을 살았던 집의구조를 까먹어 버릴정도로 바보가 되어 버린건가 싶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방을 더듬어 가며 화장실을 향해 걸었다.

  한 평생 여자만 좋아했던 나에게 갑자기 찾아온 사촌형의 스킨쉽은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어떤 것 이었다. 다리가 풀린채로 화장실 벽에 기대어 쭈그려 앉았다.

  사촌 형의 손이 닿았던 엉덩이엔 왜인지 모를 찝찝함 만이 남아버렸다.

 ' 지금 당장 가서 따질까? 부모님한테 전화를해? '  아니.
너무 늦은 시간이다, 따지기엔 잠꼬대로 치부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것 아닌가.

  세수를 하고 움직이길 꺼려하는 내 발걸음으로 어떻게든 방에 들어섯다. 이 다음은 간단했다 침대 위가 아니라 내가 아래에 깔아두었던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혼자 자취방에 살면서 처음으로 뜬눈으로 지샌 밤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고 밤을 샛던 탓에 기절로 쪽잠을 2시간 정도 청했던 나는 맨바닥에 이불하나 깔아놓고 잔 덕에 온몸이 뻐근하고 부서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으으윽! "

  고통스러운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방을 둘러보았다.
침대위엔 형이 보이지 않았다 라는 생각이 들기 무섭게 방문을 열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동생 잘잤어? 밥 해놨어 먹으러 나와! "

  ' 잘잤어 라는 말이 입에서 나와? ' 라며 어제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따지며 집에서 쫒아내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맛있는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 무슨 음식을 했길레 이런 냄새가나? "

  어잿밤에 있었던 일 을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싶어졌다 더 깊이 고민해봐야 나만 손해받는 느낌이었다.

  주방으로 나와 식탁을 봤다.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볼법한 음식들이 우리집 식탁위에 올려져 있었다.

 " 뭐야 이 음식? "

  그러고 보니 어잿밤 일로 인해 앞에 나누었던 말들이 전부 지워졌었다. 언듯 요리사 준비를 하고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막연하게 나기 시작했다.

 " 집에 도구가 좀 부족해서 대충 만들어봤어 "

  ' 거짓말 ' 딱 봐도 엄청 신경쓴 음식들 뿐이었다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음식은 후각과 시각적으로 느껴 진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맛있었다. 왜 인지 웃는 얼굴로 내가 먹는 모습을 계속 처다보는 사촌형의 모습만 뺀다면.

 " 나 갔다올께 "

  시간표를 보고 오늘이 1교시인걸 봣던 나는 서둘러 옷과 가방을 챙겨 대학교로 향했다.

  자취생활 처음으로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 생각해서 였을까 학교로가는 발걸음이 너무나도 가벼웠다.

  " 공강이레 "

  같은 학과의 친구말이 모질게 느껴졌다. 모처럼 가고싶은 발걸음으로 신나게 달려간 강의가 공강 이라니.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긴했지만,  ' 아침이니 별일 있겠어 ' 라는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어보니 아침에 내가 열고간 그대로 잠기지도 않은채 열려있었다.

 ' 뭐지 문을 안닫았나? '  라며 속으로 생각하며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려는데 소리가 났다.

 " 하아 주현아... "

 문을 열어본 나는 조금씩 뒤로 발을 뺏다. 아무소리도 안나게 내 생에 최대한의 조용한 발소리로 천천히 뒤로가고있을때 장식장에 뒷꿈치를 그대로 박아버렸다.

 " 아으..읍...! "

  사촌형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 화장실쪽으로 숨었다. 무서워도 너무 무서웠다.

 방에서 본 형의 모습은 내 학교 앨범들을 보면서 자위를 하고있었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아랫도리를 바짝 세워둔채 두리번 거리는 형의 모습까지도.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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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bbs/profile.php?mb_id=mulan" data-toggle="dropdown" title="hotaru 자기소개" target="_blank"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 hotaru</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li><a hre님의 댓글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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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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