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사랑이라고 하신다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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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깨달았을땐, 나는 이미 그 사람에게 많이 중독되어있던 차였다.

구차한 말, 변명따위는 않겠다. 언제 사랑에 빠졌는지 모를일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그 무시무시하고 되먹지 못하는 그짓을 또 시작하고 있었다. 한동안 그러지 않았기에 나는 그런 감정들은 이미 다 졸업이라도 한줄 알았다. 어린 귀여운 커플들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기만 했지 부럽지는 않았던것 같다. 왜냐하면 누굴 정말 좋아하면, 사랑하면 아프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그것은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루종일 힘들게 일해서 기진맥진이 되어도, 그것만 있다면 힘든거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었고,  몇마디, 몇자의 단어만으로도 가장 절망적인 순간도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는 치트키 같았다.

그러나, 문제는 자그마한 사고가 점점 불어나서 있지도 않은 사실들을 만들어서, 강한 집착을 생긴다는 것이다. 애초에 사랑을 잘못 배운 사람이라고 과연 우리는 할수 있을까? 정말 집착해본적 없다고?

이것은 예전에도 경험했던바였다. 사랑을 잘못 배웠는지 그 사람을 마음속에 품고 부터는, 더이상 세상 시간은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았다. 그 사람에게 지배받던, 그 우울하고 최악의 미친세상을 이미 십년동안 경험했음에도, 그리고 그 경험이 얼마나 힘들었고 서글펐는지 알면서도, 나는 서슴치 않고 또 그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올리는 영상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고 위안을 받았고, 그래서 그것이 차츰 쌓이더니 아무도 모르게 턱하니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줘서인지, 내게로 서서히 오는것을 은연중에 알면서도 모른척 했나보다.

그때 준이의 핸드폰에 알람이 울렸다. 준이는 검지로 화면을 쓸어내리고는 방긋 웃는다.

가슴이 몰랑몰랑 해진다.  뜨끈해지기도 했다가 다시 미지근하게 온몸으로 쾌락들이 활개를 쳤다. 준이는 핸드폰을 열어서 자판을 두드렸다.

안다..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가슴이 쪼그라졌다가 펴지는건,  어떻게 보면 나의 입장에서는 좀 오랜만에 찾아온 떨림과 비슷했다. 그래서 신기했고, 소중했으며, 더군다나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굳이 펼쳐 놓아도 되지 않으니, 자꾸 빠져들었갔던것 같다.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다시 빼는것은 거짓말처럼 불가능했다. 그러는 동안 내 세상은 점점 축소되어서 죽어가고 있었고, 오직 나는 그 사람에게만 복종하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았음에도,  그럴수록 나는 일관되게 애써 눈을 감고 모른척했다.

".. 띠리리리!!!"

"... 여보세요?"

".. 어.. 나.. 좀 늦을것 같으니까...
  .. 먼저.. 자..."

나는 이미 침대에 누워있다. 이미 그 전화가 올줄을 알았기에 눈도 뜨지않은채 전화를 받아냈던 터였다. 지난 2년동안 수도없이 들었던 말이었다.

더 깊숙히 들어가기전에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왜냐하면 결과는 불보듯 뻔한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경험해본바로는 그랬다. ( 지난 첫사랑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는데, 그 사람은 일반이었고 고백도 안해봐서 형동생 처럼 한참을 붙어지내던 사이였는데, 어찌저찌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어렵사리 연락이 닿았는데, 목소리좀 듣자하니 좀이따 자신이 전화를 한다는것이다. 한참을 기다려도 안오길래 잠시 잠에 들었는데, 전화가 와있었다. 놀란 마음에 미안 잠들었었네... 라고 보내봤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의 첫사랑은 읽기만 했지 답장이 없었다. )


이쯤하면,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서걱거리는 마음.
하루종일 얼른거리는 얼굴.
사소한 말투와 해맑은 미소들이 하루종일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사십이 넘어서 그럴줄은 꿈에도 몰랐다. 언제부터 그랬는가 세아려도 봤지만, 아무래도 정확한 기억도 찾을수가 없었다.

그만 해야된다고 수십차례 다짐했지만, 모두다 헛수고였다. 나는 이미 그에게 빠진뒤였다. 이렇게 갑자기 그것이 나에게 올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아니, 알았다면 분명 온몸으로 저항하고 투쟁해서라도 빗겨가길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을것이다.

어둠이 짙게 내린, 텅빈방에 우두커니 새하얀 조그만 조명밑에서 책과 핸드폰을 번갈아 가면서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보려 노력해본다.

책은 영 읽히지는 않고, 자꾸 핸드폰에 손이 간다. 읽었나? 내 대답에 대한 답변은? 바쁜가? 무얼 하고 있을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가 항상 하던 패턴이었다. 이것은 정말로 큰일이다. 나는 한번 시작을 하면 정신만 있다면 수만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수도 있다. 그래서 참 인생을 피곤하게도 살았다.

나는 누구보다 내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멈출수있는 방법만 알려주면, 정말이지 바로 무엇이든지 할 의향이 있었다.

지금 그것의 초입길에 서서 엄청난 내적갈등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아프고, 그만큼 서글픈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은 왜 그렇게 미련할까? 아니 나는 왜 그렇게 멍청할까. 그만큼 당해봤고, 그만큼 겪어봤으면 멈추는법도 배울만도 한데, 학습능력은 지지리도 모잘라서, 늘 인생을 어렵게만 사는것 같았다.

그 사람말에 좌지우지 되는거.
천당과 지옥을 수십번 오고가는거.

이 모든것은 어쩌면 나를 한움큼 만큼도 사랑하지 않는 증거 같기도 했다. 내가 더 소중한 존재인데. 나 같는것은 아무래도 소용없고 필요없고 오직 그 사람만이 중요하다는 태도는 정말 구시대적인 착오 같은것인데. 왜 나는 발전이란걸 모르는 사람일까.

이대로는 안되겠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파구를 찾아내야만 한다. 처음 짝사랑같은 열병을 10년을 괴로워했다. 겨우 벗어나서 사람같은 구실을 하고, 때때로 나도 내 자신을 봐주며 다독이면서, 괜찮다고 살고 있는데, 다시 또 구렁텅이로 나를 내몰순 없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마음을 단단히 먹을수있는가. 그런 방법은 차라리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이 쉽게 돈만주면 살수있으면 좋겠다. 그럼 인생이 조금더 쉬워질것 같다. 엄청 비싸더라도 지금의 나로써는 분명 비싼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살 의향이 있었다.

"... 안자?"

나는 화들짝 놀랬다. 언제 방문까지 열고 들어왔는지, 분명 현관문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가 들려어야 했는데, 그만큼 몰입했던걸까?

  그는 샤워를 했고 나는 정말로 잠이 들었다. 한참뒤에 나는 갑자기 잠에서 깨었는데 그때는 부장님은 ( 나는 우리 애인을 계속 부장님이라 부른다. 처음 그를 부를때부터 그게 습관이 되었다.) 한참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핸드폰을 확인한다. 특별한건 없었다. 단지 기다리던 답장이 오지 않았을뿐. 나는 머리를 흔들며 마저 읽지 못했던 책을 편다. 나도 지금 죽지 못해서 가상의 세계를 살고 있지만, 이 가상의 세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다른 가상의 세계가 필요했다.

어렵사리 책장을 넘기는데, 그때 갑자기 유부장이 잠에서 깨며, 이를테면 마음이 아주 질척거리고 있는 준이를 땡하고 현실로 돌려 놓은꼴이라고 할까?


 ".. 안자고 뭐해?"


 아까 내게 말했던 말투와 단어만 조금 추가가 되었지, 맥락은 일맥상통한 말이었다.  

".. 아직 새벽이예요.. 더 주무셔..."

그때 준이는 마음이 조금 몰랑거리는 상태였지만, 아니 어쩌면 무언가를 턱하니 들킨 기분이었을지도. 하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듯한 어조로 말했다.

"..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일루와..."

유부장은 어렵사리 눈을 뜨지도 못한채로, 준이를 가까이 부르는 시늉을 했다. 그제서야 준이는 스탠드 불을 끄고 유부장의 품으로 들어갔다. 따뜻했고 아늑했다. 그때 준이의 핸드폰에 알람소리가 들렸다. 그 바람에 그 순수한 감정들은 다 날라가버렸다. 오직 무슨 알람일지 추측만이 짙게 머릿속에 내렸다.

"... 뭔 걱정있어? 내가 있는데... "

유부장은 준이를 껴안고서는, 한손으로는 거침없이 아랫도리를 더듬는다. 순식간에 그곳이 활달하게 커지고, 빼곡한 숨소리를 내어놓는다.

그러자, 그 모습이 귀여웠던것일까? 갑자기 유부장이 준이의 입술에 입을 살포시 맞춘다. 이런 사랑받는 기분. 나쁘지 않다. 아니, 아주 최고의 희열이다. 어쩌면 사정을 당하는것보다 더 큰 쾌락같았다.

" 해줄까? "

이미 발기가 되어서 부드러운 그의 손아귀 힘이 참 좋았지만, 해줄까 라는 말 한마디에 준이는 또다시 핸드폰의 알람에 더 신경이 쓰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몇마디의 톤과 어투 분위기 모든것까지 다 추측하는.. 그래서 인생을 아주 피곤하게 사는 스타일이었다.

유부장은 준이의 생각을 알턱이 없었다. 그리고 으례 하던대로 준이의 바지를 벗겨내고 그곳을 먹음직스럽게 빨아댔다. 순간 준이의 눈은 뒤집혔고, 참았던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유부장은 입에서 침을 잔뜩 묻혀서, 구멍에 손가락으로 이완을 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이의 신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자 그제서야 콘돔도 없이 생으로 그곳을 침범했다.

쑤욱 하고 들어서자, 준이가 숨을 멈추고 온전히 그것을 그대로 받아낸다. 허리를 자연스럽게 빙빙 돌리자 자지러진다.

그만하라고 애원하는듯한 손짓들이 이어지지만, 아랑곳하지않고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지는 쾌락에 빠져든다.

자신도 모르게 세어 나오는 비밀에 쌓인 신음소리들이 미친듯이 대화하며 조그마한 구름이 되어서 온 방에 흩어져서 울려대고, 누가 듣는건 안중에도 없는 사람처럼, 서로가 서로를 흥분시키고, 흥분을 주고있었다. 그건 무아지경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즉각적이고, 원초적인 신음소리라니... , 아무런 정화장치가 없는 고속도로를 내리 달리는 페라리처럼 내뱉는 소리와 비슷할까?  나에게만, 지금에서만 낼수 있는 호흡과, 그의 딱딱한 그것이 나를 정복하려는 의지. 엉덩이에 부딪히는 살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적극성에, 나는 야수의 호랑이를 느끼면서도 중간중간 내 얼굴을 잡고, 지긋이 바라보면서 미소를 생긋 건네주는 지금 이 남자가 들려주는 사랑의 세네라데라는걸 지금 내 구멍만 탐닉하는 그는 절대 모를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숨소리는 점점더 가팔라졌고, 아무소리도 안내고 묵묵히 허리를 흔들던 초반과는 다르게,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나는 그의 신음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랬다. 그런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으니까. 그가 그런소리를 낼거라고는 단 한번도.. 굳이 상상을 해보라고 해도, 절대 내지 않을 소리였다. 그래서 나도 갑자기 그런 소리를 냈을까?

한동안 무언가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하늘에 붕 떴다. 나의 신음소리는 조금 일정하다가, 빠르게 착착 쌓여만 갔고, 곧 눈이 뒤집혔다.

이윽고 그부분에 우리는 신기하게 동시에 아주 큰 소리를 냈다. 남들은 상상조차 못할 희한한 소리였다. 


이랬을것이다... 우리가 2년전이라면...

하지만 지금은... 


 .......... 


 즉흥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제가 워낙에 게을러서 구상을 하는데도 오래 걸리는 편인데,( 누가보면 작가 나신줄 알겠네요..ㅎ)  그만큼 퀄리티가 있는 작품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그 큰틀을 짜자면 시간도 너무 오래걸리고, 결국 포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저지르면 어떻게든 마무리르 지으려고 노력하는스타일이라서, 일단 저질러 봅니다..  관심없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천천히 쓴다는 말씀.. 드리고.. 


 댓글좀 팍팍 부탁드려요... 

 

돈 받고 쓰는것도 아닌데... ㅎㅎ

물론 나 좋다고 쓰는것도 맞긴한데... 

그래도.. 왜 하루를 여기다 많이 허비할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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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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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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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당히 짜임세가 좋아보입니다 글도 재미있구요! 앞으로 기대 많이 할게요! 아
참고로 지금 어떤 관심종자가 계정 여러개 돌려가면서 별점테러하고 있어요 :)  대충 누구인지 짐작은 가는데 증거가 없으니...그러니 별점에  너무 신경 쓰지마시구 지금 처럼 재미있는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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