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서 - 4(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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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대리님. 제가 일부러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요."


탕비실 안. 모두들 지치고 아직 주말의 여운이 가시지 못한 월요일. 유난히 더 지쳐보이고 사색이 된 얼굴의 준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정우에게 사죄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주말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사과처럼 보였다. 둘 사이에서 정우는 전적으로 유리한 입장인지, 여유롭게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실망했어요, 이 주임. 성실하고 사람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정우는 테이블에 자신의 폰을 올려놓고 영상 하나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으로, 중요 부위를 손으로 쥐고 흔들어대는 준호였다.


'...얼른 빨아달라고... 대리...'


"...그만!"


준호가 달려들어 폰을 뺏으려 했지만, 잽싸게 정우는 낚아챘다.


"준호씨. 그날 제가 입고 있던 수트, 시계 다하면 얼마인지 알아요? 그거 싹 다 버렸어요. 게다가 상사 성희롱까지... 이거 그냥 경찰한테 넘겨야 하나."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준호는 식은 땀을 흘리며 정우의 양 팔을 붙들었다. 처음보는 준호의 난처한 표정에 정우는 나쁜 마음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었다. 



-



꺼떡, 꺼떡



"어때요, 대리님. 이 정도면 대물이죠."


술기운으로 얼굴부터 목까지 벌개진 준호가 옆에 앉은 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늘 사무실 옆자리였던 준호의 집에 들어와서, 나란히 준호의 거실 소파에 앉아, 뻐끔 뻐끔 쿠퍼액을 토해내는 준호의 풀발기한 자지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정우는 가슴이 쿵쿵 뛰어대는 걸 느꼈다. 준호는 취할 때까지 취해보였지만 정우의 술기운은 달아난지 오래였다.


달걀 두 쪽 만한 커다란 불알이 밑으로 어중간하게 밀어내린 팬티 밴드에 압박되는 게 영 불편했는지, 이내 준호는 아예 훌렁 사각 팬티를 벗어던져버렸다. 후줄근한 나시티 하나 빼고는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준호의 모습이었다.


"...와. 진짜 크긴 한데요."


"그렇죠? 제가 말했잖아요. 여기 박힌 여자들 다 죽어나갔다니까요."


배시시 웃으며 준호는 졷뿌리를 쥐고 발기한 자신의 자지를 흔들어댔다. 500ml 생수통 만한 물건이 붕붕, 흔들리는 모습에 정우는 속으로 뜨악했다. 굵은 핏줄이 여기저기 솟아오른 자지기둥. 시원하게 포피가 까져 새빨갛게 달아오른 커다란 귀두, 수북한 졷털까지. 얼굴만 가리게 한 준호를 나체 상태로 거리로 데리고 나간다면, 사람들 누구라도 분명 외국인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준호의 피지컬과 페니스 사이즈는 서양인의 그것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


보통 일반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자지 사이즈에 대해 말하는 것의 99%가 허풍이라는 걸 알고 있는 정우였다. 회식자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벌개진 얼굴로 기술이 최고라니, 소싯적 자신은 변기통을 부실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느니 하는 배나온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늘 준호는 묵묵히 고기를 밀어넣는 포지션이었다.


하루는 그런 적이 있었다. 어김없이 길어진 회식자리에서 자지 사이즈에 대한 일반 남자들의 열띤 토론 중,  짓궂은 부장이 아들뻘 되는 준호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주임. 뭐라도 말해 봐. 이 주임은 크기가 얼마나 되는데?"


"저 말씀입니까?"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하던 준호가 뒷목을 긁적였다. 언제 집에 돌아갈지 시계만 보고 있던 정우도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 괜히 준호를 바라봤다.


"전 편의점 콘돔을 못씁니다. 쓰면 터질 것 같아서요."


일 순간의 정적. 이내 사람들은 와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다들 도저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게 말이 돼? 한국 사람이? 조상 중에 외국인이 계신가?"


"준호씨는 키가 커서 그런가. 저 바지 안에 구렁이 같은 걸 숨기고 있나보네."


"평소에는 과묵하더니, 웃긴 사람이었구만."


진짠데. 왜 아무도 못 믿지.


오직 정우 만이 들을 수 있었다. 준호의 웃음 섞인 나지막한 중얼거림을. 공교롭게도 그 타이밍에 준호는 정우와 눈이 마주쳤고 이내 특유의 장난끼 어린 미소를 슬며시 지어보였다.


 -


"만져보세요."


"네... 네??"


꺼떡. 다시 또 꺼떡. 준호는 정우를 보며 자신의 고간에 힘을 줬다 풀면서 말하고 있었다. 준호는 마치 새로 산 장난감을 자랑하는 일곱 살 남자아이처럼 대수롭잖게 폭력적일 정도로 큰 물건을 허공에 드러내고 있었다. 


"대리님도 이런 크기는 처음이라 신기하실 거 아녜요. 특별히 대리님만 만지게 해드릴 게요."


벌건 얼굴로 빤히 정우를 응시하는 준호의 모습은 순수하다고 해야 할까, 변태같다고 해야 할까. 아마 둘 다가 맞다고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정우는 늘 신입치고 당돌한 준호의 패기와 이유 모를 은근한 여유의 근거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것도 매우 대단한 '근거'를 직접 마주했으니. 


핏줄이 울그락불그락 튀어나온 준호의 단단한 하복근과 수북한 음모, 나무기둥처럼 우직해보이는 졷뿌리, 그것들과 이어지는 쿠퍼액 범벅의 생발기자지. 만져보라고 부추기는 굵고 남자다운 목소리까지. 물론 게이라면 당장 만지고 싶어 안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덥썩


결국 정우는 대꾸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왼손을 뻗어 준호의 자지줄기를 손에 쥐었다. 묵직하고 뜨거운 감각. 야들한 피부의 촉감과 목재 가구의 기둥을 손에 쥔 것 같은 단단함의 모순이 야하게만 느껴졌다. 순간 인내심의 끈이 한 순간에 끊어지는 걸 느끼며, 정우는 저도 모르게 강하게 준호의 물건을 움켜쥐었다.


"하하, 그렇게 세게 쥐면 아파요. 대리님."


준호는 허리를 움찔,하더니 웃으면서 소파에서 일어났다. 실수했나 싶어 정우는 속으로 아차했지만 준호는 오히려 더 쉽게 자신의 자지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정우 앞에 서서 허리를 스윽 내밀어주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한 두번도 아니라는 듯이 구는 준호의 반응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그의 페니스를 갖고 놀도록 내어줬는지 알려주는 증거였다. 태산처럼 큰 덩치의 근육질 몸을 한 준호가 유일하게 몸에 걸친 천조각인 땀에 젖은 나시티까지 벗어올리는 걸 보며 정우는 다시금 그의 피지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준호의 몸을 가리고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와 이렇게보니까 길이가..."


천장을 향해 굵다란 바나나줄기처럼 보기 좋게 휘어진 준호의 물건을 앞에서 바라보며 정우는 흥분을 넘어 경외감까지 들었다. 정우의 손이 작은 편이 아닌데도 거근을 뿌리부터 감싸도 자지줄기의 5분의 2는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으니까.


투둑 툭


"물이 진짜 엄청 많은 편이네요, 준호씨."


길이와 크기가 대단한 만큼 뿜어내는 쿠퍼액의 양도 장난이 아니었다. 어느새 물풀처럼 끈덕지고 투명한 액체를 뻐끔뻐끔 뿜어내던 준호의 요도구는 거미줄처럼 주욱 주욱 늘어뜨려가자 바닥에 투명한 방울을 떨구고 있었다. 덕분에 자지를 어루만지고 있던 정우의 손도 끈적한 액체로 뒤덮인지 오래였다.



"으으음... 후."


무언가를 바라는 듯, 발딱 선 자지를 들이밀고 있는 나체 상태의 준호는 정우를 내려다보며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손에 쥔 뜨겁고 굵다란 자지줄기에서 웅, 웅하며 빠르게 뛰는 맥박을 정우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빨아주세요, 대리님.'


준호의 조용한 응시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정우는 생각했다. 정우는 이내 천천히 입술로 커다랗고 탐스런 자두 같은 준호의 귀두를 머금었다. 잠깐. 하윽,하고 낮은 신음을 내쉬며 준호는 천장을 한 번 올려다봤다.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자지를 물어버린 정우의 저돌적인 태도에 준호도 처음에는 살짝 당황한 듯 했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이내 준호는 자연스레 정우의 뒷목을 부드럽게 감싸쥐었다. 덩치와 달리 자지의 감각은 예민한 편인지 정우는 입속 준호의 물건에 힘이 바짝 들어간 게 느껴졌다. 귀두만 혀로 애무하고 있는데도 전체적인 굵기가 워낙 커 턱을 한껏 벌리고 있어야 했다.


"....하아... 대리님, 읏, 진짜로 남자 자지 좋아하시는구나... 엄청 잘 빠시네..."


준호의 낮은 중얼거림에 대꾸할 정신도 없이 정우는 이미 펠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남자다운 털이 둘러싼 굵다란 양 허벅지를 붙잡고 자지를 애무하던 정우는 혀로 거근을 자극할 때마다 연신 돌처럼 단단하게 수축하는 그의 하체 근육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맛있어요,라고 짓궂게 묻는 준호의 물음에 정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깊숙이 물건을 삼켰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준호의 굵다란 자지는 반도 입에 다 품을 수 없었다. 힘겹게 입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는 정우의 머리를 커다란 두 손으로 감싸쥐며 준호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어대려 할때 쯤, 숨막혀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정우는 준호의 자지를 입에서 빼냈다.


쑤우우욱


"-읍하, 하아, 하아... 와. 죽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헐떡거리며 겨우 숨을 고르고 있는 정우를 바라보며 술에 취한 준호가 개구진 웃음을 보였다. 아이 같은 웃음과 달리 장성한 청년의 근육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나체, 침과 쿠퍼액으로 범벅이 된 커다란 발기 자지의 대비는 시각적으로 더욱 야하게만 느껴졌다. 그때였다. 준호는 두꺼운 전완근과 핏줄이 가득한 팔을 다급히 들어올려 입을 손으로 막았다.


"...읍... 잠시만요, 대리님."


벌겋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진 준호가 허둥지둥 화장실로 향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쿠퍼액과 침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닦아내던 정우가 다음 순간 들은 것은 속을 게워내는 준호의 소리였다.


 우우욱... 우욱!


끝까지 거의 다 온 마당에 벌어진 사고에 정우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우는 준호의 콜록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서둘러 욕실로 향했다.


'아니. 애도 아니고 얼마나 마신 거야, 대체.'

 

울룩불룩한 등근육을 꿀럭대며 변기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준호. 상황의 어이 없는 전개에 헛웃음을 살짝 지으며 정우는 그의 단단한 등을 두드려줬다. 단단한 준호의 등이 땀으로 온통 젖어 있었다. 정우는 변기 앞에 벌거벗은 몸으로 쭈그린 그의 넓은 어깨를 노트하듯 두드리며 다가갔다.


"...준호씨 괜찮..?"


"우음... 대리님... 우욱."


후두두둑


아.


다음 순간 정우는 뜨끈한 '무언가'가 자신의 얼굴과 셔츠, 바지 등 온몸을 뒤덮고 있고 있음을 느꼈다. 사건의 가해자인 준호는 머리를 크게 휘청이더니 이내 정우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정우는 얼굴에 달라붙은 토사물을 손으로 걷어낸 채, 자신에게 안긴 알몸의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온몸이 돌처럼 단단한 근육으로 둘러싸여있지만 무방비하게 흐트러진 거구의 준호를.


"우... 대리님.... 마저 빨ㅇ..."


이 새끼, 진짜 뭐하는 새끼지. 얌전하고 과묵한 줄 알았던 준호가 이런 섹마에 변태 일반이었을 지 상상도 못했던 정우의 머릿속에는 순간 한 가지 나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끈적해진 손으로 바지주머니에서 힘겹게 폰을 꺼낸 정우는 카메라 어플을 눌러 이내 동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뭐라고요, 준호씨?"


힘겹게 고개를 가누지도 못하는, 벌거벗은 몸의 준호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질 운명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그럼 이렇게 하죠. 앞으로 매일 출근하고 나면 제 커피를 준호씨가 만들어주세요."


"네? 그거야..."


준호는 생각보다 쉬운 제안에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정우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 지었다.


"아뇨. 매일 아침마다 준호씨가 직접 뽑아낸 우유 샷을 가득 추가한 커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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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서>는 이렇게 마무리되고, 후속 <이 주임의 애로사항(가제)>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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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잘봤습니다. 신선한 결말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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