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섬 ㅡ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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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섬   ㅡ   6


6.  무제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 

내 발자욱은 결국 밖으로 향했다.

그 방향이 아내인지 청년인지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 한

망설이는 걸음이었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그 계단을 내려 왔다.


맨 마지막 계단에서  내려오기 전

청년은

마치 마중이라도 나온 듯 

내 앞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청년은 고개를 숙여 내게 인사한 뒤 말했다.


''선생님.시간되시면  잠시 말씀좀 

나눌 수 있을까요?''


사람을 기분 좋게하는 중저음 목소리  ..

그리고 예절이 베어 있는 반듯한 몸가짐....

고개가   저절로 끄떡여졌다.

엉겹결에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공원을 등지고 

커다란 나무아래 벤치에서 

공원 앞 작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만요''


청년은 광장 중간에 있는 

편의점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커피를 두 잔을 사왔다.


''기호를 몰라서  아메리카노에 

시럽  두번 넣었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조합이거든요.''


''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서로 얼굴을 슬쩍 슬쩍 훔쳐기시작했다 

어색한 미소를 뛰워 보낸 체.


쑥스러워서 얼굴에 열이 올랐다.

갑자기 올라 오는 웃음에 난 

주먹을 쥐고 입을 가리며 웃었다.


''ㅋㅋㅋ''


''왜..웃으시는지?,''


''갑자기..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요.

정말  '' 담배 한 가치만 빌릴수 있을까요?'

라는 말이 새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참 적절한 말이라는 걸 알겠네요.

말을 걸고  담배 피는 행동을 하면서

처음이란 어색함을 날려 버릴 수

있으니까요.ㅎㅎㅎ''


''담배 한갑 사다 드려요?''


''아뇨. 담배 있습니다.''


난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손에 들었다.


''결혼한 이후로 처음  피워보내요''


난 담배를 입에 물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깊숙히 들여 마셨다.


''한 가치 드릴까요?


''아뇨.. 담배는 안 배웠습니다''


''그럼 술은?''


''술은 배웠습니다. ''


''누구한테? ''


''아버지한테  배웠습니다.''


''참 잘했네요.''


난  고개를 끄떡이며 그를 보고 웃었다.





그의 손이 벤치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난 나의 손을 그의 손 가까이 가져갔다.

청년과 나는 서로의 세끼손가락을

슬쩍 슬쩍 바라보고 있었다.

난 세끼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꼼지락거리면서 벤치 바닥을 톡톡 두두렸다.

청년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세끼 손가락 둘은 서로 다을 듯 말듯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었다

마침내 서로의 손이 다은 것을 

감각으로 느꺼졌다.

그 작은 섬세함이 

온몸을 지배하는 느낌이었다.

전류가 '찌릿' 흘렀다.

우리는 깜작 놀란 듯 서로를 보았고

서로에게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죽겠지만 입으로 소리내어 웃으면

그 좋음이 금방 사라지기라도  하듯

웃음 소리는 들리지 않는 

이상한 웃음이었다.




''이 주변에 사세요?''


''아뇨.여행왔습니다.''


''여긴 자주 오세요?''


''아뇨.두번째  옵니다....

우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나이 드신 분을 좋아합니다.''


''무슨 이유라도...있나요?.''


''아버지 때문인거 같아요.

아버지는 제게 너무 특별했거든요...''


난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게 그의 아버지 이야기가 시작 되었다.


어느순간 세끼 손가락의 탐험은 끝내고

그의 손등과 내 손등이 맞 다아 있었다 .

우린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면서도

맞다은 두개의 손은 얼어 붙은듯

움직이지 않았다.

얼굴엔 훈풍이 돌았고

손엔 긴장감이 돌아

몸이 따로노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 너무 엄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네 목욕탕도 못가게 했습니다.

제가 집 밖에 나가서 옷 벗는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았습니다.


친구 집에서는 절대  못자게 하고,

친구도 집에 못 데리고 오게 하셨죠.

 밖에 나가서 얼마든지  놀게 했지만,

 대신  잠은 무조건 집에서 자야 만 했습니다.

각종 수련회랑 매년 오는 수학여행에

 전 한번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중 삼 방학때 처음으로

 허락 없이 친구 집에서 자고온 날 

정말 죽도록  맞았습니다.

일주일 간 밖에 나갈수 없을 정도 였죠.''


일일이 제 방 쓰레기 통을  뒤지고

휴지의 냄세 까지 맡으셨습니다.

자위한 사실을 들키는 날이면

체벌을 받아야 했죠.


 예민한 청소년시기에

 아버지는 저에게 지옥이었습니다.

그런  통제가  너무 싫어서 

아버지 한테 참 많이 대들기도 하고

반항도 많이 했는데

아버지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어느센가 거기에 적응하고 수긍하는 

저를 발견 했습니다.

그때부터 모든걸 포기하고 

공부했습니다.


공부는 아버지도 저도 잊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탈출구 였습니다

빨리  대학생이 돼서 아버지를 

떠나고 싶은 열망이기도 했습니다.


마냥

아버지가  싨었고.

죽도록  미워했습니다

그런 저도 너무 싫었습니다.''




내가 손등으로 살짝 들었다 놓으며 

그의 손 등을 애무하듯 스치자

그가 이번엔 나를 따라 손등으로

내 손등을 스쳤다.

우린 다시 한번 멋적은 듯

쑥스러워 하며

소리없는 웃음을 주고 받았다.



''대학을  서울로 가서 다녔는데

그때 자유로운 기분을 처음 느꼈습니다.

친구 자취집에서 또는 제 자취집에서

과제하다 같이 자면서 이쪽에 눈을 떴습니다.

육체적인 행위보다

누군가와 함께 이불속에 들어가면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서 

따뜻한 체온이  느껴진다는게

신기한 나날이었고

사실 그게 더 좋았습니다.

전 지금도 섹스보다는

그냥  안고 자는게 

좋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아버지는 멀어저 갔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를 잊고 살았는데...

그런데 

이년전 어느날..

이쪽의 크루징 장소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헉''


나는 

그의 손등을 스치던 손을들어  내 입을 막으며

벌떡 일어났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듯 

앞을 보며 말을이었다.

담담하게...


''참 많이 놀랐습니다.

나중에 아버지가  저를 붙잡고 

소리내어 우시더군요.

처음으로 본 아버지의 눈물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버지가 제게 했던 모든 행위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을 지켜 내려고 참 많은시간

 애쓰셨다는걸 ...

그게 당신의 사랑이란걸...알았죠.

하지만  머리는 아는데도 ..

가슴은 받아들이기 힘들더군요.

저는  이미 아버지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깊은 상태였거든요..''


난 놀라서 아무말도 못한체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버지만 보면  화가 납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화가 날 때가 많죠 ....''


''하ㅡ''


깊은 한숨이 엉덩이 뼈에서부터 위로

 한꺼번에 쏟구쳐 올라오는 것 같았다.


''나이든 분이 좋다고 하니까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해서 그렇다고.

그게  이유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어떤 위로의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다시 벤치에 가만히 앉아

안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토닥 토닥'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그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





#.#...



''저 화장실좀 다녀 오겠습니다.''

''나도 커피를 너무 맛있게 마셔서 그런지 

화장실이 가고싶네요. 같이가요.''


같이 회장실로 올라가자 

청년과 나란히 서서 바지를 내리는 

풍경이 조금 쑥스러웠다.

그가 소변기로 다가가자 

 난 두개의 변기 중 비워져 있는

칸으로  소변을 보려고 들어갔다.


''헉''


하지만 난 소리지르며 다시 뛰쳐나왔다

화장실 내벽 사이에  

조그마한 구멍이 뚫여져 있었고  

건너편 화장실에 있던 누군가가 

그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뱅뱅뱅' 돌리고 있었다'


난 멍하니 그장면을

신기한듯  바라 보았다.

놀라서 가슴이 뛰었다.


그때 소변을 마친 청년이 다가와 

구멍 가까이 눈을 가져가 건너편을 확인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굳게 닫혀 있는 옆 화장실 문을 

'꽝꽝' 두두렸다.


''아 진짜. 또 장난질이야.하지 말라니까...

문 여세요.문''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나왔다.

그를 보며 청년이 말했다.



''우리 아버지세요''



그는 ...


형이었다.









#짧죠...분량조절에  실패.

왠지 여기서 끊어야 할것 같아서 ..

다음편에서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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