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섬 ㅡ 7 ㅡ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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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섬  ㅡ  7




7. 고마워요.




노인을 가운데 두고 우린 양 옆에서

노인을 부축하며 가파른 계단을 

내려왔다


''계단이 너무 가파라서 

아버지  혼자서는 못 내려오세요.

무서워 하시거든요.

출입구가 여기 한 곳 뿐이라 이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만 도와 드리면 됩니다.''


'''........''


''계단이 위험하니  비스듬이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달라고

 구청에 가서 민원도 넣어 봤는데

예산 때문인지 아직도 대답이 없네요.''



계단을 다 내려오자

청년은 노인에게 말했다.


'' 요양원 들어가기전에 

운동하고 들어가세요.

거기 들어가시면 한동안 

자유롭게 다니시지 못하잖아요.''


그러자 노인은 공원앞 

조그마한 광장을 돌기 시작했다.



''치매세요''


''네에?  


놀란 내 모습에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주 늦은 밤 아까 그 화장실  앞에서 

아버지와  마주쳤습니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순간이 있잖아요.

아버지도 저도 그 순간이 그랬습니다.

그 후로 아버진..

식음을 전폐하셨습니다.

한번  쓰러지시더니 치매가 오더군요.

다행이... ..가까운 기억은  기억을 못 하시고..

오래된 기억만  기억하세요

다행이....죠?


그말을 하는 그의 얼굴이 슬퍼보였다.


''정말 다행이것은 그래도 착한 치매세요.

조용히 혼자 계시는걸 좋아 하시고

주변 사람들 말도 잘 들으시는 편이거든요.

건강도  별 이상이  없으셔서

드시는 것도 잘 드시는데...

밤에 선망 증세가 심하세요. 길도 잘 잊으시고요.

아까 손도 잡고 얼굴도 쓰다듬으셨는데

치매에 걸리시고 보이시는 버릇 같은 행위세요.

무엇이든 자꾸 손으로 잡으려고 하십니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으면 오늘처럼 멀쩡해 

보이시기도 합니다''


난 고개를 끄떡였다.


''그런데 저 위  화장실에 

 혼자 계시게 해도  괜찮습니까?''


''괜찮아요.

요즘  여기에  이쪽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는 답니다. 

낮에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죠.

그리고 아버지가 다가가면  다 

도망가요.ㅎㅎㅎ''



난 내가 낮에 찿아왔단 사실이

갑자기 민망해지기 시작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그도 숲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곳을 참 좋아하세요.

저 만 보면 자꾸 이곳에 가자고 조르시죠.''


청년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들러보았다.


''일주일에  한번은 이 공원에 오셔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셔야

성격이  온순해지십니다.

그래서 제가 일부러 요 아래에 있는 

요양원까지 찾아와서 계약을 했습니다.''


''자주 오세요?''


''아뇨...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은  

아버지 한테  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가 와야 외출이 가능하거든요.

그리고 항상 옆에서 지켜 봐야 해서

누구에게도 맡길 수도 없습니다.''


''그 정도면 자주 오시는 편입니다.

요즘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아픈 부모를 돌보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버지한테는 저 밖에 없는데요 뭐.

가족이잖아요.

제가  외면하면  세상이  다

외면하는게 되는거 잖아요.

외톨이로 고립된 느낌...

제가 그 느낌을  잘 알거든요.

그런 기분, 느끼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후 ㅡ. 그래도 그 속에서 잘 컸네요.


''하하 ㅡ 그렇지 않아요.

전 애정결핍과  피해의식,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아버지가 지분이 가장 많다고 생각하죠.

요즘 가장  슬픈건...

아버지가 결혼하란 말씀을 안 하세요. 

종가집에 5대 독자거든요 , 제가....

여기서 아버지를 마주치기 전엔 

매일 전화해서  결혼 하라고 

닥달을 하셨는데.. 

그 후로는  그런 말씀을 전혀 안하세요....''


''서운하세요? 결혼하란 말을 안해서?''


''아뇨.지긋지긋한  그말에  벗어나서 

좋긴한데   조금 씁슬해요.

아버지의 염원이셨거든요.

제가 결혼해서 손주 보는거요.

그걸 아니까...마음이  안 좋죠.

아버지와 여기서  만나고, 그 순간이 지나자 

삶이 180도 변했어요.

그 전에는 아버지가 결정하고 

제가 무조건 따라야 했는데

이젠 제가 결정하고 

아버지가 따라오시는 걸로 바뀌었죠.

그게 힘들어요.

혼자서 결정해야하는게요.''


''걱정하지 마세요.잘 하실겁니다,

 지금 처럼요...

아버지 한테... 꼭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그는 한참을... 광장을 돌고 있는 아버지를 

바라 보았다.


'하ㅡ...


그는 한숨을 쉬며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미안하단 말요.

 아버지는  한번도  제게  

미안하단 말을 안하셨어요.

한번도요.''






####





광장을 걷던 노인이  힘 없이  벤치로 다가오자 

난 일어서서  노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노인은 내 손을 잡고 벤치 중간에 앉았다


''목 마르다. 물 줘.''


노인은 청년에게 말했다.

그러자 청년이 벌떡 일어나

편의점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노래 한 곡 불러 봐''


노인이 나에게 말했다.


''여기서요? 그냥 제가 듣고 싶은 

노래 틀어 드릴께요. 괜찮아요?'


노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난 핸드폰으로 조용한 노래들을 선택하고,

소리가 잘 들리라고 핸드폰을 벤치 등받이에

올려놓았다.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 가 조용히 흘러 나왔다.

노인은 내 손을 잡고 눈을 감은 체 노래를 감상했다.

그때 청년이 물 두병을 양손에 들고  벤치로 다가왔다.

난 손짓으로 내 입술에 가져가 조용히 하라고 시키고 

손을  내밀어 물병을 잡은 뒤 그 손짓으로 말했다.

조용히 뒤로 가라고...

청년은 벤치 뒤로 가서 가파른 계단을 

서너 칸 올라간 뒤,

노인과 나 사이 즈음에 앉았다.

노래가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여기는 몇번 째우?''


''두 번째 입니다''


''그려? ㅎㅎ 

그 동안 잘 참았구먼''


그는 내손을 거칠게 쓰다듬으며 

애처러운듯 날 바라 보았다.


''네? 절 기억하세요?''


난 깜짝 놀라 반문했다.


''뭘 기억혀... 난 젊었을 때  여기에

매일 올 때도 있었는디..

머리가 허옇게 쉰 사람이  여기에

두번 째면 많이 참은 거지''



''....''


''집에 가 .''


''네?''


''힘들제.?''


''.....''


''내가 이제 죽을 날짜 받아 놓으니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아나?

생을  다  내려놓으니까..보이네.

내가 사랑한 사람보단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보여.


나는 ... 평생을

내가 사랑한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사랑 좀 할 수 있을까 ...싶은

스치는 인연에 목을 메고 살았네

좋은 건 순간이고

돌아서면 남남인 인연들을

평생 쫓아다녔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돌보지 않고....

그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네요.''


''그런 것은 늙어야 보인다네

욕망도 삶도 다 내려놔야 보이는 걸세.

남들이 아무리 말해줘도  몰라.

''난 참 바보 처럼 살았구나'

스스로 깨달아야  아는거지...


내가 죽을 때 옆에서 내 손 잡아 줄 사람.

그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라네....

그 사람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 사람이네.

가족에게 잘하게...''


'아드님한테  잘 해야겠네요''


''그 놈은 빼고. 하여튼 가족한테 잘하게.''


''아드님한테 왜 그렇게 까지 그러셨어요.''


''내가 예전에 만난 사람이 있었다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해서 

최선을 다해 극락을 맛보게 해줬지.

그런데도 결혼하면 다 잊을 수 있다고 

'쌩 ' 하고가버렸지.

그 친구같이 자신을 이기는 사람으로

내 아들을 키우고 싶었네.


'욕망을 이기는 사람.'


나는 항상 욕망에 지는 삶을 살았네.

성욕에 지배당해 거리를 헤메고 다녔지 

그 시간을 공부했으면 

그 시간을 돈을 버는데 썼으면

그 시간을 나를 개발하는데 썼으면 

난 어떤 분야든 대가 소리를 들었을거네''



저 놈만은 욕망속에 빠지지 않기를...

저 놈만은 욕망 때문에 길거리를

헤메지  않기를 ...

저 놈만은 욕망을 이겨낼 수 있기를

살피고 또 살폈네.

매일 기도하고 또 기도했네.

저놈만은 나와 같은 형벌에서 벗어나

남들 처럼 평범하기를...

간절히 바랬다네.


그런데.... ''


노인의 목소리가 격해졌다


''개노므새끼 .''


난 내 손에든 물병을 노인에게 건넸다

노인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셨다.


''아는가, 내가 그 놈이  임신 되고 부터

매일 절에 가서 백일기도를  했다네

오직 한가지만 빌었네.

이것만은  닮지 말아 달라고..

그 어떤 것도 다 받아들일 수 있으니 

그것만은 빼달라고 정말 간절히 기도했네.

그것만은 안된다고... ㅋㅋㅋㅋ''


노인은 허탈하게 웃었다.


''근데 빼달라는 그것만

닮지 말라는 그것만 닮았네..''


노인의 입에서 희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가 그러더군.. 

아이가 태어나기전...

기도가 간절하면 그 기도 '주제' 대로 꽃이 핀다고..

그리고 태어날 때 그 향기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그게 태교라고..


난 몰랐었네..

태교는..

함부로

무엇을 닮지 말라고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걸.

무엇을 닮게 해달라고만 기도해야 한다는 걸...

몰랐네.. 어리석었지...''


''그럼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어떤 기도를 하고 싶은세요?''


'' 날 닮게 해 달라고 어떻게 기도하나?

외모도 성격도 능력도 

내가 내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는데...

꼭 닮아야 된다면..

그냥 발가락만 닮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겠네.

그것도 안된다 하면..

감사하다고 기도 하고 싶네.

부족한 아버지라도 선택해줘서 

내게 와줘서 감사하다고...,


노인은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았다


''개노므세끼.''


노인은 물병을 들고 물을 끝까지 벌컥벌컥 다 마셨다.


''아드님을 사랑하지 않으세요?''


''그걸 꼭 말로해야 아나.

내가 지랑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그것도 모르면  바보 멍청이지.

부모라는 건

내 새끼 잠자리가 편한지 ..

오늘은  어디 가서 굶지는 않는지.. 

그것부터 살피는 자리라네.


그런게 표가 나나.

평생 고생을 하고 키워도.. 

표가 나는 자리는 아니제 .

아버지 자리는 더욱....


나도 자식 키운다고 개고생을 해서

그걸 알았는데

지가  벌써 어떻게 아나?

지도  지 자식 키우고 나서야 알겠제.

나이 들면 저절로 아는 것인디

부모  맘을 말혀 무엇혀..''


''그래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아드님한테 사랑한다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십시요.

제가  어렵고 힘들 때마다 아버지한테  들은

 '사랑한다' ' 믿는다''는 말 한마디가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


''정말인가,?''


''네 .정말입니다. 

살면서 굴곡 없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힘들 때 마다

아버지의   ''사랑한다''는 말 때문에 

''믿는다'' 는 말 때문에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지요.''


''정말이제?''


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뒤에 있는 청년을 슬쩍 보았다.

청년은 계단에 걸터 앉아 

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있었다




#########



''오늘은 참 맑은 날이여.

참 좋다.

하늘 좀 봐봐.

오늘은 참 좋은 날이여 .''


노인은 하늘을 향해 손짖했다.

그때 먼 하늘에서 새 한 마리가 나타나 

우리에게  날아 오고 있었다.

힘찬 날개짖으로 .... 크기가 점점 커져갔다.

난 검지 손가락으로 새를 가리켰다.


''저기 새가 날아  오고  있네요. 

여기로 오는 모양입니다.

숲으로...''


''그러게 ... 

지도....

외로운가 부지... ''


'' ......''


''그 동안 니도 외로웠제?''


'' ,......''


''짝이 있어도 외로운게 인생이여...''


'' ...... ''


''여기까지 온다고 힘들었제?''

 

노인은  왼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수염이 까칠혀..배 고프제?

밥 사줄까?''


울컥 마음에 치고 들어오는 멍울에

목이 메였다


''너무 힘들면 남들 한테 기대게.

누가 그러더군...

어리석음의 다른 말은 미망이라고.

모르면... 아는 사람을 찿아가게.

술 한잔 사주면서 물어 보시게....''


노인은 허공을 보며 회한에 젖었다


''난 아들놈 키울 때.. 

자문을 구할데가 없었네.

어리석어서  ....

몰라서 내 세끼한테 몹쓸 짓을 많이 했네.

모르는데도 누구한테 물어 보지 못한게

한이되네...

자네는  물어도 보고 기대기도 하고 살어.''


'네..''


갑자기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전 어디로 가야 하는지요?''


울음섞인 내 질문에 노인은 덤덤히 말했다.


''집으로 가.

알고 있지 않은가......집이 최고 편한 거.


살아보니...

나만 힘든 줄 아는데

나만 아픈 줄 아는데

아니라네...

누구나 다 건널 수 없는 강은 하나씩 가지고 산다네.

건널 수 없는 강은 건너려 하지 말게.

어쩔 수 없는 것은,

빨리  포기하고 받아 들이는 것도

지혜일세''


''네에.....알겠습니다.''


난 울음을 끝내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는게  다 ㅡ  힘들지....  쉬운게 하나도 없어.

쯧쯧쯧.

술이라도 한잔 할텨?  얼굴이 말이 아니여.''



#####




''에구구구. 허리야. 이제 가서 밥  먹어야겠다.''


노인이 벤치에서 일어 서자


눈이 벌개진 청년이 앞으로 나와 노인 옆에 섰다.


''아ㅡ.넌 어디갔다 이제 오는 거여.

나 배고픈 거 몰러?


노인이 청년을 보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청년은 내 눈치를 보다 뒤로  '휙'  돌아섰다.

어깨를 들썩이는 폼이 

화를 억지로 참는 모습이었다.


난 노인의 팔에 팔짱을 꼈다. 

노인의 시선이 내게로 왔다.


''어르신. 아까 하신다는 말씀 하셔야죠?''


''무슨 말?''


''힘 들 때 아들이 힘을 내는 말''


노인은 손을 들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아들의 등을 두두리려다  

멈짖하고 나에게 다시 말했다.


''확실하제?''


''그럼요. 확실합니다.''


'흠흠' 노인은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


''야야ㅡ. 사랑한다. 믿는다ㅡ''


감정없는 노인의 평탄한 목소리에 

청년은   돌아서서  하늘을 보며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체  꼼짝도 안했다.


난  손으로 노인의 등을 토닥거리며 

노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감정을  담아서 말씀하셔야죠.

진심으로.진짜로... '미안하다,미안하다'

 천천히  다시한번  해보세요. ''


나는 노인의 등을 가볍게 쓸어주었다



노인은 손을 뻗어 청년으로 향한 뒤 

청년의 등으로 한 발자욱 다가갔다.

그리고 마침내 노인의 손이 청년의 등을 쓸어내렸다.


''미안하다'',


청년의 등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청년은 젖은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다시 한번요''


''아가...  미안하다.미안혀''


''다..다시 한번  더''


''짝''


노인이 청년의 등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는 소리였다.


''억''


''아이  씨. 이 노므시끼가 말귀를 못 알아 들어.

내가 몇 번을 말했냐.엉? ..그걸 못 알아들어.엉?.

귀머거리여,엉?''


노인이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청년은 눈물이 범벅이된 얼굴로

돌아서서  아버지에게 소리질렀다


''아ㅡ진짜...증말.....''


그 순간 청년은 소리 없이  웃고 있는 

나를 보고 멈칫거렸다.

청년은 ''퉁퉁' 뿔은 얼굴로 노인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가요. 배고프다며.''


우린 그렇게  숲의 입구에서

광장을  가로질러 나갔다.



광장의 끝에 다다르자 난 멈추어 섰다.

난 노인을 조심스럽게 가슴 깊이 안았다.

한없이  이렇게 안고 만  있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포옹을 풀고

노인을 보며 말했다.


''형님ㅡ. 저  집으로 갈께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려. 그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날 

노인은  오른손으로  내 턱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젖은 빰을 쓸어내렸다


''가야지..암  집에.가야지.''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으로 울음을 삼키는 나의 입술을 

살며시 훔쳤다.


''우리... 다음 생에는..더 좋은 인연으로 만나세.''


그 말에 고개를 끄떡이던 내 얼굴은 

흐느낌을 참느냐고 더욱 일그러졌다.


''네.그래요. .....우리''


노인은  해맑게 웃으며

청년의 손을 잡고 떠났다.


언덕을 한참을 내려가다  청년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밝고 힘 찬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 고마워요''


갑자기 고개를 숙여 깊숙이   인사까지  하는 청년이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자 노인도 멈주어 서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도  활짝 핀  웃음으로 ...

한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그리고 속삭이 듯  말했다.


'' 나도 ... 고맙습니다 ''





그들이 떠나고 고개를 돌려 숲을 보았다.

새들 몇 마리가 '푸드덕' 거리며

서로를 애무 하 듯이

짝을 지어  날아 다니고  있었다.




봄이 오고 있었다.

벗꽃이  하얗게 피어 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푸르른 나무 잎이 무성 할 터였다.


아마도 

내내....

숲이.,... 

시원한  그늘이... 

바람 속에  꽃  향기가...

그리워 질 것 같았다.






####



그렇게 나의 30년 만의 방황은..


아니 어쩌면


30년 동안의 방황은  오늘 마침표를 찍었다.


난 어쩌면 

내일 또 다시 

방황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선택의 순간도 

내게  다시  다가 올 것이다.


그 순간이 다가 오더라도

이젠 피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도 오늘 같은 날이면

술 한상  차려 놓고 

당신을 부르리라.


당신..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


이글을  읽으며 

여기까지

쫒아온 당신을


초대하리라




ㅡㅡㅡㅡㅡ  끝 ㅡㅡㅡㅡㅡ.




난 당신의 어깨에 기대여

당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당신의 찬란한 사랑을

나에게 이야기 해 주십시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난 웃으며 박수를 칠 것이고

울며 고개를 끄떡일것입니다.


내게

이야기를 해  주십시요.

언제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랑을...


제 사랑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니... 


제가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쓰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격려해 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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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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