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먹는 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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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오게 된 혁구는 방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서른두 살. 운동을 좋아하는 182cm의 건장한 몸. 헬스장과 공원이 가까우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마음에 드는 방이 없네.'

  혁구가 당분간 머물게 될 지방도시는 집값은 쌌지만 이렇다 할 시설이 별로 없는 낙후된 곳이었다. 행정구역만 도시로 되어 있을 뿐 그냥 시골이었다. 군인들이 오가는 오래된 시외버스 정류장 주변으로 시가가 형성되어 있고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도 한적한 도로에 야산과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주택가는 옛날 달동네처럼 허름한 기와가 얹힌 단층집들이 다닥다닥 늘어서 있고 가끔 아파트 한두 채 정도 보였다. 담배꽁초와 침 등이 지저분하게 떨어져 있는 골목에선 하수구 냄새가 올라왔다.

  아쉬웠지만 일하다 보면 이런 경우는 흔했다.

  그렇게 소득 없이 일대를 돌아다니던 혁구는 우연히 전봇대에 붙어 있던 전단지 하나를 발견했다.

 '싼 방 월세 무료'

  무슨 낚시 상술 같은 건가 의심하며 전단지를 들여다본 혁구. 어차피 쓰레기 동네니까 방값이라도 싸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솔직히 무료라는 말 믿진 않았지만 어차피 그래봐야 본전이었다.

  전화를 걸자 한참 신호가 가더니 누군가 받았다.

 "전단지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네. 몸은 좋으세요?"

  목울대가 튀어나온 혁구의 당당한 저음과 달리 상대방의 목소리는 다 죽어가는 사람 같았다.

  그건 그렇고 초면에 대뜸 몸은 좋냐니. 

  무슨 질문이 이렇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왔지만 일단은 얘기해 보기로 했다.

  "네. 좋은 편인데요."

  "키는 크시고요?"

  "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뭐지 대체. 

 "근데 방 무료로 내놓으신 거 맞으세요?"

  약간 짜증이 일었다. 목소리도 기분나빴다.

 "네, 맞아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뭔데요?"

 "자지는 커요?"

 "아, *발. 야, *발 지금 장난하냐? 별 미친 새* 다 보겠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혁구는 전화기 너머로 소리를 지르고 전화를 끊었다. 

  못 사는 동네라 정신병자들이 많은 건가. 자기가 전화를 걸긴 했지만 어쨌든 대낮부터 기분 잡치는 일이었다.

  카악 퉤, 바닥에 가래침을 뱉은 혁구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연기를 들이마시고 싸한 느낌이 오자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다시 방을 찾아보려고 발을 돌리려는데 폰을 확인해 보니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조금 전의 그 번호였다.

 '몸 좋고 자지 크면 월세 무료. 찾아오세요.'

  아, 이 *끼가 진짜. 

  화를 내려던 혁구는 잠깐 멈칫했다.

  주소까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혁구는 입에 담배를 문채 순간 고민했다. 

  뭐지.

  한 번 찾아가 볼까.

  아냐. 그냥 미친 놈일수도 있는데.

  조건이 이상하긴 해도 진짜 공짜 방이면 이득이긴 했다.

  만약 이상한 낚시면 그냥 돌아오면 된다.

  결국 발걸음은 메시지에 적힌 그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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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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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지가 묶인채 정체불명의 수술대 위에서 눈을 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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