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의 외출2 -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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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라가 지난번 태국 여행에서 4박 5일의 기간에 하루는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었다. 여러분들도 외출  1편을 보셨다면 기억을 할 것이다. 과연 솔라는 그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흐흐흐... 


 솔라가 남들 앞에서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누구나와 잘 어울리지만 혼자 있을 때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외모를 보면 순진하게 생겨서 나쁜 일은 전혀 할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솔라는 아무도 없이 혼자 있으면 대담해지며 상상도 못 할 일을 하곤 했다. 그러길래 솔라 자신도 그렇게 변하는 자신에게 가끔 놀랐었다. 


 자유시간을 갖기로 한 날, 창호와 한진이 먼저 호텔을 나가고 솔라는 조금 더 늦은 시간에 나가기로 했었다. 솔라는 둘이 완전히 출발하는 것을 보고는 다시 편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외출하려고 입은 옷을 편하게 실내용으로 바꿔 입은 것이다. 무슨 일인가! 혼자서 자유여행을 떠나지 않으려는 것일까...?


 솔라는 냉장고에서 창맥주 한 캔을 꺼내 소파에 앉아 *구몬 - 나인 몬스터를 가동했다. 구몬의 상대가 곧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왔다. 솔라는 OK! 사인을 보내고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얼마 있지 않아 택시 한 대가 호텔 현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남자 둘이 내리는데 솔라가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 포옹했다. 남자 둘은 같은 영국인이었는데 함께 온 것이다. 그들 역시 태국으로 여행을 와서 구몬을 통해 솔라와 연결이 된 것이다. 


 어젯밤에 솔라는 미리 구몬을 가동하여 리들 일행과 약속을 잡았었다. 리들은 45살의 핸섬하게 생긴 갈색 머리의 젊은 중년이고, 샘은 38살의 통통하며 털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노랑 머리의 털보였다. 둘은 

커플이었다. 


 그런 커플이 솔라에게 먼저 접근했었다. 솔라가 구몬을 가동하자 바로 부근에 있던 리들이 솔라에게 말을 걸었다. 솔라가 봐도 리들과 샘은 이미지가 나쁘지 않아 만나기로 했었다. 더군다나 솔라는 서양인에게 더 매력을 느끼는 성향이라 다음날 약속을 한 것이다.


 다음날은 자유시간이라 창호 커플이 나가고 나면 객실에서 편하게 즐길 수가 있었다. 그렇게 셋은 솔라가 묶는 객실로 올라갔다. 창호에게는 혼자서 다른 곳으로 놀러 간다고 미리 언질을 줬었다.


 서로 말은 필요 없었다. 리들과 샘은 이런 경험이 많은지 익숙하게 솔라를 이끌었다. 셋은 거실 소파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솔라가 소파에 바로 눕자 리들은 솔라의 젖꼭지를, 샘은 밑에서 솔라의 페니스를 입에 물고 놀기 시작했다. 


 가끔 솔라는 이런 꿈을 꾸었다. 여러 명에게서 강제로 당하는 그런 로망(?) 아닌 로망을 가졌었고, 수많은 

남자에게 둘러싸여 각자의 정액을 솔라에게 한꺼번에 쏟아 내는 그런 상상을 하곤 했었다.


 비록, 지금은 쓰리썸이지만 그래도 솔라는 좋았다. 영국인들과는 처음 경험이었는데 피부의 탄력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하지만 페니스의 길이는 장난이 아니게 길고 굵었다. 아쉽게도 강직도는 좀 떨어졌다. 축 늘어진 소시지 같은 그런...


 상대보다 사이즈는 작지만 발기력은 최고인 솔라의 페니스를 리들과 샘은 서로 번갈아 가며 입에 물고 서로 키스하고 셋은 그렇게 땀을 흘리며 욕정을 풀고 있었다.


 어느 정도 급한 욕망을 채운 뒤, 솔라가 리들과 샘을 나란히 앞에 세워놓고 페니스를 번갈아 가며 입에 넣었다. 솔라가 평소에 해보고 싶은 행위 중의 하나였다. 양손으로 둘의 페니스를 하나씩 잡고 번갈아 가며 굵은 사타구니 밑으로 머리를 밀어 넣으며 엉덩이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리들과 샘은 서 있는 자세로 서로에게 깊은 키스를 하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이제 솔라는 리들과 샘의 뒤로 돌아가서 그들의 엉덩이를 살짝살짝 깨물며 손가락으로 애널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통통한 샘이 바텀이었는지 샘이 엉덩이를 비틀며 신호를 보냈다. 둘은 계속 키스를 하며 손으로는 솔라의 몸을 더듬고 있었고, 솔라는 샘의 뒤에서 성난 페니스를 엉덩이에 갖다 비벼 대었다.


 그러자 샘이 소파에 몸을 숙이고 엎드렸다. 넣어 달라는 신호였다. 솔라가 샘에게 넣으려는데 리들이 먼저 샘의 애널에 자기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뒤에 넣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세 명이 꽂고 꽂히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솔라는 키가 큰 리들의 애널에 정 조준했다. 다행인지 리들의 애널 사이즈가 좁아 보여 솔라가 자신감을 갖고 안으로 넣었다. 리들의 애널이 쫀쫀하다고 해야 하나! 꽉 조으는 게 너무 좋았다. 더군다나 셋이서 같이 기차처럼 연결되어 행위를 하니 흥분이 배가 되었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맞지 않아 페니스가 빠지고 했으나 조금 지나자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맞춰졌다. 통통한 샘이 제일 앞에서 엎드려 리들의 페니스를 받고 있고, 가운데 리들은 앞으로 넣으며 뒤로 솔라의 페니스를 받고 있었다. 정말 가관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자극적인 연출에 솔라는 더 참지 못하고 얼마 흔들지 않고 사정을 해버렸다. 솔라가 힘이 빠져 떨어져 나가도 리들과 샘은 한참 더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리들이 괴성을 지르더니 페니스를 빼서는 솔라를 향해 사정하기 시작했다.


 거의 2미터 가까이 정액이 방출되었다. 1차로 솔라에게 사정하고 다시 몸을 돌려 샘의 얼굴을 향해 2차로 

사정하였다. 샘은 익숙하게 리들의 정액을 입을 벌려 받아 먹으며 얼굴과 몸에 문지르고 있었다. 


 솔라는 이렇게 멋지게 사정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리들은 정말 볼수록 매력 있는 

남자였다. 그의 키만큼이나 매력으로 넘치고 있었다. 


 샘은 리들의 정액을 입으로 맛보며 혼자서 자기 페니스를 흔들더니 이내 사정을 해버렸다. 리들과 반대로 새똥만큼의 정액을 흘렸다.


 뜨거운 행위가 끝나고 리들이 솔라에게 다가와 키스하려고 입술을 내밀자 솔라는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 

포옹으로 대답했다. 셋은 2시간 가까이 그렇게 짜릿한 시간을 보낸 후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고 리들과 샘은 돌아갔다.   


 솔라는 창호와 한진이 자유시간을 가지러 간 사이에 호텔에서 그렇게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유명한 짜뚜작 시장을 다녀온 것이다.



 광주에 있는 영수에게선 거의 매일 문자가 왔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 인사를 하고, 오후에는 자기 전에 굿나이트 인사를 하는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문자와 전화의 일상으로 영수에게 약간의 짜증이 나려는 시점이었다.


 솔라의 가게 얼라이브 오픈 6주년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단골들에게는 직간접적으로 알려서 주말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손님들은 이 전에 다녀가곤 했었다.


 행사 첫날 : 목요일

 첫날 초저녁부터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6주년 행사인 줄 모르고 온 손님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골 몇몇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목, 금, 토요일 3일간은 저녁 오픈부터 밤 9시까지 국내 맥주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했었다.  


 행사 둘째 날 : 금요일

 둘째 날은 본격적으로 단골들이 찾아왔다. 지난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처음부터 잊지 않고 찾아오는 고마운 단골부터 최근에 오는 손님까지 다양하게 솔라의 가게 6주년을 축하하러 와 주는 것이다. 계속되는 술 파티에 솔라는 술에 절 정도였다.


 행사 셋째 날 : 토요일

 행사 마지막 날이다. 이틀을 바쁘게 넘기며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넘어갔었다. 저녁을 급하게 먹고 한숨 돌리려는데 누군가가 뛰어 들어오듯이 달려 내려왔다. 광주에 사는 영수였다.


- 솔라야...! (영수가 큰 소리로 부르며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 아니, 연락도 없이...! 지금 오는 거야...? (반갑게 맞으며...)


 영수는 들어오기 무섭게 솔라를 꽉 껴안는다. 그리고는 이내 누군가가 뒤따라 들어오는데 큰 화분을 들고 따라왔었다. 솔라가 좋아하는 뱅 갈 고무나무였는데 큰 축하 리본이 길게 달려있었다. 배달원이 화분을 제자리에 놓고 나간 후에 둘은 자리에 앉아 반가운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행사 날에 온다더니 주말인데도 시간을 내서 올라 온 영수가 고마웠다. 


- 그래, 이틀간 손님은 좀 오셨어...?

- 말도 마라... 이상하게 이번에는 손님들이 많이 오시네... 덕분에 이틀 동안 술에 절었었다. ㅎㅎ 오늘만 잘 넘기면 된다.

- 다행이네. 그래도 불경기에 손님들이 많이 왔다니 좋구먼! 네가 다 인덕이 있어 그런 거지...

- 그런가...?

- 내가 일찍 온 건 너 혼자 바쁠까 봐 도와주려고 온 거야... 오늘이 최고 피크잖아!

- 그렇게 깊은 뜻이~...?(솔라가 개그맨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며...)

- 정말이라니까...! 내가 토요일에 얼마나 바쁜데 오늘 왔겠어...

-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연말 고과에 반영할게...

- 솔라야...

- 응

- 우리 뽀뽀나 한 번 하자!

- 뭐...? 하하하!

- 왜 웃어... 

- 알았어. 눈 감고 있어 내가 할게

- 아니야. 네가 눈 감아. 내가 할 테니...

- 내가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빨리 해!


 솔라가 눈을 감고 얼굴을 영수 쪽으로 가까이 향하자 영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솔라의 목을 당기며 깊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나서 솔라는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그러나 이런 일이 다반사였던 솔라는 끝내 입을 벌리지 않고 잘 버텨냈다. 영수는 부드러운 솔라의 입술만 잠깐 빨다가 끝나고 말았다. 그것도 솔라가 특별히 잘 봐준 것이다. 


 잠시 어색한 순간이 지나고 솔라가 입을 헹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 우리 술이나 마시자! 내 사랑 솔라 가게 6주년인데 이제 술 한 잔 제대로 해야지!

- 그래, 이제야 손님 같네...!

- 이런...! 내가 손님이야...? 서운하다 야...

-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 됐어...! 그러니 술이나 가져 와! 지난번 집에서 마신 그 양주 있지... 그거 좋더라! 

- 글렌피딕? 아, 그때 그거 마셨었지... 그래.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18년으로 마시자...! 괜찮지...?

- 그~럼! 제일 비싼 거로 내와!

- 하하하! 비싼 건 아주 비싼데... 그냥 이걸로 마시자... 이것도 만만찮아!

 

 솔라가 세팅을 마친 후 글렌피딕 18년을 꺼내어 원형 얼음을 넣어 온더록스에 따라 주었다. 둘은 잔을 부딪친 후 음미하며 한 모금을 넘겼다.


- 와~! 이 술 정말 맛있다! 지난번보다 더 좋은 거 같아...! 역시 술은 분위기야!

- 너, 양주 3년 차이가 얼마나 큰데... 그때는 15년이고 이건 18년이야...

- 그래? 난 그동안 우리 전통주나 청주를 주로 마셨는데 너 때문에 새롭게 양주에 대해 눈을 뜬다... 이러다 살림 거덜 나는 거 아냐?

- 경제를 위해서 돈을 써야지! 그리고 우리 전통 술도 좋아! 내가 여기서 안 팔아서 그렇지...

- 난 *화랑을 좋아해... 경주법주에서 나온 건데 찹쌀로 만든 거라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너무 좋더라고! 우리 가게 음식이랑도 잘 어울리고...

- 나도 그 술 좋아해! 좀 비싸서 그렇지... 그때 너희 가게서 그 술 마셨잖아!

- 그랬지. 화랑이 비싸도 값어치를 하잖아. 그게 중요하지...


 솔라와 영수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때부터 손님들이 들어 오기 시작했다. 솔라가 사전에 영수의 자리는 사이드에 있는 조용한 자리로 했었다. 


 솔라가 손님들을 맞이하며 혼자서 부산하게 움직이자, 앉아 있던 영수가 재킷 주머니에서 빨간 나비넥타이를 꺼내 매더니 스태프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일을 도와주러 온 모양이었다. 모르는 손님들은 가게 스태프로 알 정도였는데 넉살 좋게 영수는 술과 안주를 나르며 친절하게 응대하고 있었다. 


 솔라가 그런 영수를 보며 더 힘을 내어 안주를 맛있게 만들었다. 영수 또한 가게에서 손님을 직접 맞이하다 보니 친절한 응대가 몸에 배어있었다. 그렇게 둘의 하모니가 보기 좋았었다.


 단골손님들은 가게에 새로운 스태프가 보이자 환호성을 울리기도 했다. 오픈 6주년 행사의 절정인 토요일 밤에는 개인 보다 여러 명의 손님이 몰려왔었다. 대부분 솔라 가게에 자주오는 단골손님들이었는데, 중년의 뉴페이스가 나타났으니 그도 그럴 만했었다.


 어떤 손님은 솔라의 새 애인이냐고 짖궅게 말하기도 했고, 또 다른 손님은 가게 새로운 사장님이냐고 묻기도 하였다. 그렇게 바쁘게 마지막 행사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일요일 새벽이 밝아 오고 있는 여명의 시간이었다. 솔라의 가게에는 단둘만이 남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마지막 손님들이 다 나가고 정리를 끝내고 가게를 나가기 전에 잠시 앉아서 쉬고 있었다.


- 오늘 네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고생했어...(영수의 엉덩이를 툭 쳐주며...)

- 그거 봐! 내가 오길 잘했지...?(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척을 하는...)

- 정말 고마워... 힘들었지...?

- 아니야. 그래도 네가 인심을 잃지 않은 거 같아서 보기 좋더라. 뭐 바빠서 내가 좀 힘들긴 했지만...

- 내가 너 온다고 일부러 알바생 푼 거 모르지...?

- 뭐라고...! 하하하! 그래, 어쩐지 손님들이 많더라 했다...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자. 배고프다. 이 시간에 뭐 먹을 데는 있나?

- 설렁탕 좋아해? 24시 영업하는 곳이 몇군데 있어... 새벽에 마치고 내가 자주 가는 곳인데...

- 그래 그곳으로 가자! 정말 출출하다...

- 오늘은 대충 먹고 내일 낮에 맛있는 거 먹자! 미안해...

- 난, 솔라 네가 좋으면 좋은 거 알지!

- 네네 압니다! 근데, 너 내일 가는 거지? 또 안 간다고 해놓고 오후에 간다고 하지 말고 확실히 말해!

- 내일 일요일이잖아. 월요일 오전에 내려가려고... 괜찮지?

- 확실한 거야...?

- 그렇다니까!

- 알았어. 그럼 내일은 나도 쉬니까 스케줄은 일어나서 잡아 보자...


 둘은 곧장 *종로설렁탕 가게로 가서 허기를 채우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가게에서 내내 술을 마셔서 그런가 설렁탕을 먹으면서 소주 한 병을 겨우 비울 정도로 둘은 지쳐있었다.



 4월을 눈앞에 둔 대만은 벌써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대만의 타이베이시 어느 술집(언더랜드)의 창가에 중년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밤이 깊은 토요일인데 이곳은 조용한 술집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는 진 창이었다.


 - 따르르릉... 따르르릉... (창의 핸드폰이 울린다. 벌써 몇번째 전화였다)



- 여보세요... (창이 힘없는 목소리로...)

- 당신 어딘데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아내 메린이었다)

- 어... 나 술 한잔 마시고 있어... 걱정하지 말고 먼저 자...

- 누구랑 마시는 데 이렇게 전화도 안 받고... 당신, 무슨 일 있어요...?

- 아니야... 무슨 일은... 그만 끊고 자!

 

 창은 무심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최근에 창은 지난번 한국에 마지막으로 다녀간 후에 중심을 못 잡고 

있었다. 자꾸만 한국의 솔라가 생각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의 귀여운 미소가 자꾸만 그리웠다. 그리고 그의 달콤한 입술과 그의 매끈한 살결과 그의 살냄새까지 너무나 몸서리치게 사무쳤다.


 그럴수록 아내 메린과의 잠자리는 더욱 힘이 들었다. 최근에는 메린이 뭔가 눈치를 챘는지 잠자리를 예전처럼 강요하지 않았다. 그런 게 더욱 자신이 밉고 싫었다.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매일 술이었다. 직원들 핑계로 술자리를 마련하고 1차 2차... 결국 나중에는 이렇게 혼자서 다시 술집을 찾곤 했다. 대만에도 게이들이 가는 술집이 있었으나 공직에 있는 창이 그곳에 간다는 것은 언감생심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창은 언제나 조용한 이곳 *언더랜드에 와서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며 위로받곤 했다. 이곳 언더랜드의 사장은 젊은 남자인데 직원 1명과 같이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늦은 시간에는 사장 혼자서 일하며 마감하곤 했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에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술을 마시면 그나마 모든 것을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 창이 시계를 보니 자정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이제 가게에는 창과 사장 둘만이 있었다. 젊은 사장 첸이 자주 오는 단골 창을 알아보고 대만 맥주(TAIWAN BEER) 한 병을 들고 창의 자리로 왔다.


-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 아, 네... 앉으세요... 나 때문에 늦게까지 있는 건 아니죠...?

- 아닙니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합니다. 오늘따라 좀 우울해 보이는 거 같아서요... 괜찮으세요?

- 뭐... 이렇게 비가 오는 밤이면 왠지 분위기 잡고 싶은 그런 거 있잖아요... 괜히 혼자서 청승맞게 분위기 잡고 있었네요... 오늘은 음악도 더 좋고요...

- 감사합니다... 음악은 제가 직접 선곡해서 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이 아무래도 많이 

들어갑니다...

- 그렇군요! 젊은 분 같은데... 그렇다면 나와 음악 취향이 비슷한 거 같습니다. 반가워요! 여기에 가끔 

오지만 정식으로 인사는 하지 않았네요... 진 창입니다.

- 반갑습니다. 첸입니다. 그냥 첸으로 불러주세요... 나이는 저보다 연배로 보이시는데... 저는 42살입니다.

- 네. 나는 48살입니다. 이곳 타이베이가 고향이고요...

- 저는 먼 가오슝에서 왔어요. 이 가게가 5년 좀 넘었네요... 선생님은... 결혼하셨죠...?

- 네. 아들이 둘 있어요. 그리고 창으로 부르세요. 첸은...?

-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독신이라고 할까요...? 하하하!

-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젊은이들이 많지요... 어쩌면 그게 현명할지도... 


 그러는 사이 창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도착했다.


+ 당신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걱정되요... 빨리 집으로 오세요


 창이 시계를 보니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 이제 슬슬 일어나야겠군요. 집에 와이프가 자꾸 재촉하네요...


 첸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창을 바라보았다. 순간, 둘의 눈이 마주치자 눈빛에 무언가 스쳐 가는 것을 서로가 느꼈다. 둘은 잠시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다가 창이 *아메리칸멤버십 카드를 내밀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창의 눈가에 알 수 없는 눈물이 택시 유리창에 뿌리는 빗물처럼 흘러 내리고 있었다. 

 

 한편, 메린은 갈수록 심해지는 남편 창의 행동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잠자리를 못 한 지는 꽤 되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작년부터 한국에 다녀온 후로 남편이 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아이들에게도 예전과 같이 잘 챙겨주지를 않았다. 쉬는 날에도 예전 같으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었는데 최근에는 일부러 부탁하지 않으면 아예 함께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가 생겼나 싶어 몰래 남편 옷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른 여자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 메린에게 남편이 게이인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창은 틈만 나면 솔라와 카톡으로 영상통화를 하곤 했다. 쉬는 날이면 혼자 서재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서재에 처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꼼짝을 하지 

않았다. 무슨 핑계라도 대고 다시 한국에 가고 싶어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6주년 행사가 끝나고 4월이 찾아오자 계절은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어 따스한 기운이 거리에 퍼지기 시작했다. 솔라는 봄맞이 대청소를 할 마음을 먹고 월요일이지만 평소보다 일찍 가게로 나갔다. 하하


 조명을 평소보다 밝게 하고 구석구석 평소에 자주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꼼꼼히 청소했다. 그런데 뭔가 

낯익은 게 바닥 구석에 떨어져 있어 자세히 보니 콘돔이었다. 그것도 사용한 콘돔이라니! 


= 잉? 이게 뭐야! 이런 게 왜 우리 가게에...?


 콘돔 안에는 정액 같은 게 조금 들어 있었다. 외관으로 봐서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었다. 도대체 이것을 

어디서 사용을 했단 말인가! 솔라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달리 가게 화장실밖에 없었다. 솔라 가게에서 

비밀스러운 공간이라고는 화장실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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