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친구 녀석과의 동거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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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친구 녀석과의 동거]
-1-
토요일 주말 PM 4:00
‘지-------잉’
‘지-------잉’
침대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진동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응. 알았어. 다섯시 맞지? 어. 한 시간 후에 거기서 봐. (통화를 종료하며)”
전화를 끊고는 침대 위에 앉아 괜시리 한숨을 길게 내쉬어보았다.
그리곤
희재를 처음 만났던 날을
희재와 함께 해왔던 나날들을
머릿속으로 곱씹어보고 있었다.
희재는 현재 내 애인이다. 하지만 우린 벼랑 끝에 서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그런 위태로운 순간에 놓여 있었다.
잠시 감상에 젖어,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고갤 들어 방에 걸린 시계를 보곤
'헐, 45분밖에 안 남았어?'
난 후다닥 샤워를 마친 후,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는, 거울 앞에 서서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게다가 평소에 잘 웃지 않는 상이라 그런가. 괜히 거울 앞에 서서 미소를 씨-익 지어본다.
“그래! 웃자!! 윤상찬”
얼굴 위에 스킨을 바르고, 비비크림을 조금씩 덧발라주었다. 그리고 나서도 두 세군데 눈에 들어오는 점과 잡티를 가려주기 위해 컨실러로 한번 더 커버를 해주었다.
그리고나서 손에 왁스를 조금 펴 바르곤 다 마른 머리카락 위로 손을 가져가 부드럽게 매만졌다.
혹 왁스 바른게 맘에 들지 않을 땐, 처음부터 다시 머리를 감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나에겐 지금 그럴 시간이 없다. 그래서 왁스를 바르는 이 일조차도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왁스를 다 펴 바르고 나서 스프레이로 단단히 고정을 하는데 역시나 내 마음에 썩 들진 않는다.
‘스윽 (방 문이 열리곤)’
“콜록 콜록(기침과 함께) 아씨, 스프레이 냄새. 엥간히 좀 뿌려라. 콜록 콜록 (계속 헛기침을 하며)”
친동생 희찬이 녀석이 보자마자 또 시비다.
저 녀석과는 하루도 바람 잘날 없는 것처럼 보기만 하면 싸우기 일쑤였다.
고향이자 본가는 강원도 춘천이였지만, 회사일 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지 어느새 난 8년째 접어들었고, 3년 전에 동생까지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지금 살고 있는 여기, 방 3개 짜리 빌라에 전세를 얻어 동생 녀석과 함께 단 둘 이서 살고 있었다.
“뭐래, 솔직히 너보단 덜 뿌리거든, 너 서윤이 만나러 갈 때, 집 나가고 나서도 스프레이 냄새가 30분씩이나 안 빠져. 너 그거 알기나 하냐? (고개를 절레절레 하며) 에휴, 니가 뭘 알겠냐.”
“30분 에바야. 근데 또 어디 나가는데? 나 오늘 서윤이랑 약속도 없는데 그럼 나 혼자 저녁 먹으라고?”
“니 좋아하는 라면 찬장 안에 겁나 많거든.”
“아 뭐래. 어제 저녁에도 라면 먹었거든!! 이틀 연속 라면은 에바야. 그래서 언제 들어오는데”
“언제 들어올지 몰라”
“누구 만나는데?”
“희재”
“뭐? 또 희재??”
“희재가 니 친구냐?(정색하며)”
“아니 그래서.. 희재형 만나는데 뭘 이렇게 꾸며. 둘이 어디 여자라도 꼬시러 가? 근데 내가 형 너한테 진지하게 조언하나 해줄까?”
“아니. 거절할게(단호한 목소리로)”
“희재 형 그만 좀 만나. 그러니 둘 다 맨날 여친도 없지. 너네 이제 서른 여섯이거든요.”
“하...나 바쁘거든. 좀 꺼져라.”
바깥은 영하 10도를 훨씬 밑도는 추운 날씨.
평소 아끼던 셔츠 위에 가디건을 덧입고, 그 위에 한 번 더 따뜻한 코트를 차려입었다. 그리고 오늘은 두터운 목도리까지 목에 감쌌다.
요즘 추운 날씨 때문인지 입술이 자꾸 메마르고, 부르튼 까닭에 니베아 에센셜 무색 립밤을 꺼내 살며시 입술 위에 펴발랐다.
“이 정도면 됐겠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데
‘휘잉~~~~~~~~~~~~~~~~~~~~~’
문을 열자마자 마치 얼굴이 베이는 것 같은 매서운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와.....너무 추운데..(두 손을 모아 입김을 한번 불고는)”
난 몸을 한껏 움크린 채로 약속장소를 향해 빠르게 걸었다.
4시 57분.
3분을 남기고, 약속했던 카페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창가 쪽 구석자리에 희재 녀석이 먼저 와 앉아있었다.
“일찍 나왔네.(희재를 보며)”
“어”
인사를 주고받는데도 어색하기만 한 이 분위기를 어찌해야할까.
“근데 찬아, 너 오늘 저녁 약속 있어?”
“어?(당황하며) 아니, 따로 약속은 없는데...왜?”
“그냥 나오지. 뭘 그렇게 힘을 줬냐.”
“어? 힘주다니? 어딜? (무심한 척) 나 그냥 평소대로 나온건데.”
“그래.. 그렇다고 치자. 날도 추우니 따뜻한 아메리카노랑 너 좋아하는 유자차 미리 주문 해놨어. 혹시 유자차 원치 않으면 니가 아메리카노 마셔도 좋아.”
“아니야; 안 그래도 요새 목이 좀 안 좋아서, 유자차 마시면 좋을 것 같아. 고마워”
“목은 왜? 또 편도선 부었어? 아님 감기?”
“아냐; 그냥.. 날이 추우니까 그런거지 뭐, 신경쓰지마”
“그나저나 오늘 진짜 역대급으로 춥다.. 영하 12도래.”
지--------------잉
테이블 위 음료가 완료되었다는 진동벨이 크게 울리곤 희재가 차를 받아와 내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유자차를 건네주었다.
“잘 마실께”
“어”
“근데 희재야, 나한테 할 말 이란게...”
사실 요즘 우리 관계를 떠올려봤을 때,
희재에게 어떤 말이 나올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내 교대근무 시간이 주간에서 야간으로 변경되고 나서 최근에 같이 영화를 본다던가 하는 평범한 데이트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 번 크게 싸웠다가 아무 연락도 없이 하루를 넘겼는데, 누가 먼저 사과를 하는지, 누가 먼저 말을 꺼낼지 서로 밀고 당기고 그렇게 줄다리기만 하다 5일 넘게 아무 연락을 하지 않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 까닭에 최근 우리사이가 너무나 소원해진 것만 같아 내 비번 날에 만나자고 희재에게 보챈 적이 있었지만
야근해서 피곤하다며, 오늘은 일이 있다며 그렇게 다음으로 만남을 미루기만 했다.
그렇게 조금씩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상찬아”
희재는 나에게 평소엔 찬 이라고 잘 부르는데 꼭 진지하게 하고픈 말이 있을 땐 저렇게 상찬아 라고 부르곤 했다.
“어. 듣고 있어~ 이야기해. (유자차를 한 모금 마시며)”
“나 다음 달에 부산으로 발령 날 것 같아. 처음엔 가고 싶지 않았는데, 사실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해서.. 그래서 말야. 우리...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곤) 서로를 위해 이제 그만 하는게 어떤가해서..”
희재가 덤덤하게 이별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유자차를 한 모금 더 마시려다 희재의 말에 그대로 컵을 아래 내려놓고는) 아... 부산!? 생각보다 멀리가네. 오늘 할 이야기란 게 그거였구나. (멋쩍어하며 괜히 미소를 보이는)”
그의 발령소식과 더불어 이제 그만하자는 녀석의 이별제안에 바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참아지는 건지, 아니면 그의 앞에서 참으려고 스스로 발버둥 치는 건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가운데,
“난 아침부터 저녁까지 근무하고 퇴근할 때면, 넌 그 때부터 출근준비해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사실 우리 데이트 한 게 언젠지도 기억이 잘 안나. 최근에 한 데이트는.. 음...(곰곰이 생각하다) 내 노트북 윈도우 업데이트 한 게 아마 마지막 데이트?”
“변희재, 넌 이 와중에도 농담이 나오냐. (희재의 농담에 괜스레 미소를 보이며)”
“미안. (웃으며)”
“나 부산으로 가게 되면, 우리 정말 더 보기 힘들어질 거야.”
“그..렇겠지...?”
“2년 됐지!? 우리 만난 게”
“응. 다음 달이 딱 2년째.”
“막상 이렇게 헤어지려고 하니까, 너한테 못 해준 것만 생각나네. (미소를 보이며) 찬이 넌 기분이 어때?”
난 아직 녀석의 이별 제안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희재는 ‘막상 이렇게 헤어지려 하니까’ 라며 스스로 우리의 이별을 단정짓고 있었다.
“지금 내 기분?? 글쎄... 말로 표현을 잘 못하겠네.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그래도 다른 사람들처럼, 환승하거나 잠수하는 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맘 편히 생각하자. 사실 문자나 전화로 이야기 할까 하다가 그래도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있는데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너 얼굴 보고 직접 이야기 하고 싶었어.”
지---------------잉
테이블 위에 있던 희재의 휴대폰에 진동이 울린다.
“여보세요? 아. 지금 친구 만나고 있어요. 네네. 아뇨. 따로 저녁 약속은 아니고 차 마시려고 나온거에요. 네네. 네 (전화를 끊는)”
“부모님?”
“아니, 그냥 아는 사람”
“그래. 저녁 약속 있는 건 아니지..? 우리 그럼 마지막으로 저녁이나 먹을까?”
“상찬아 (금새 달라지는 눈빛)”
“어.. 이야기해~”
“너랑 저녁 먹을거였으면, 처음부터 저녁 먹자고 이야기 했었을 거야. 미안한데 이제 그만 일어날게.”
희재의 눈빛이 따뜻함에서 어느새 차가움으로 달라져있었다. 그렇게 희재가 커피를 다 마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리에 일어나는데
“희재야.”
“어?”
“우리 말야. (뜸을 들이며) 그러니까... 장거리 연애는 많이 ... 힘들까...?”
“장거리 연애. 그거 서로에게 못 할 짓 이란거. 너랑 나. 전 애인들을 통해 너무 잘 알고 배웠잖아. 나 그런 힘든 일에 감정 소모하는 거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아.”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꽤나 단호해진 희재의 말과 표정에 괜히 주눅들어선
“어. 그래..”
“그리고 중요한 건 지금 내 마음 속에 더 이상 네가...”
“굳이 말 안 해도 돼. (말을 끊으며) 무..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 (조금 생각을 하다) 아무튼 부산 발령 축하하고, 가서도 잘 해. 좋은 남자 꼭 만나고. 진심이야. (담담한 척)”
“고마워. 나 먼저 가볼게. 미안한데 5분 후에 일어나주라. 물론 더 있어도 상관은 없고.”
“알았어.. (유자차가 든 컵을 들며) 이거 잘 마실께.”
“응. 마지막으로 안녕.”
“응 안녕”
그렇게 내게 마지막으로 안녕 이라는 말을 남기곤 희재가 카페를 나갔다.
그렇게 희재가 내 눈에 사라지는 그 순간, 긴장이 이제야 풀렸는지, 아니면 참아왔던 억제된 감정이 그제야 해제가 된 건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면서 이내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난 그렇게 오늘 이별과 마주했다.
눈물이 나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현실에, 눈 앞이 캄캄해지려 하고 있었다.
(유자차를 한 모금 마시곤)
아까 전 만해도 유자차가 참 달콤하고 맛있었는데. 갑자기 쓰디 쓴 맛이 혀 끝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꼭 지금 내 마음처럼.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계를 보는데 희재가 자리를 떠난 지 30분도 더 흐른 상태였다.
난 풀어헤친 목도리를 다시 목에 칭칭 감고는 자리에 일어나 가게를 나왔다.
밖에는 칼바람과 매서운 추위가 일고 있었지만 내 마음이 더 시리고, 춥고, 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을까. 이상하리만큼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잉’
‘지---------------------잉’
‘지---------------------잉’
갑자기 주머니 안에서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
지금은 부모님이 당장 전화를 해도, 받고 싶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울리는 탓에 도대체 누군가 싶어 휴대폰을 꺼내 확인해보니 동생인 희찬이 녀석이었다.
“왜”
“바쁜척 개 쩌네. 전화 좀 빨리 빨리 안 받냐?”
“뭐? 너 진짜 자꾸 형한테 까불래? 나 오늘 기분 안 좋으니까 시비 털지마라.”
“뭐래. 니 기분 안 좋은건 니 알아서 해결 하시고, 집에 언제 올건데?”
“안 그래도.. 곧 갈 꺼거든!!!!!(이를 꽉 깨물며..)”
“아 그래? 그럼 들어올 때 맥날에서 햄버거 세트 좀.”
“야이씨.. 넌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니가 나와서 사먹어, 아님 배달시켜 먹던가.”
“아 뭐래. 배달료 3천원 에바야. 것보다 난 집이고, 넌 밖이잖아. 여러모로 밖에 있는 니가, 아니 형이 사오는게 더 효율적이고 빠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하.... 그나저나 너 저번에 형한테 황금올리브 산다고 한 거, 왜 아직까지 안 사는건데?”
“일단 햄버거부터 부탁해 형.”
“아씨. 뭐 사가면 되는데..”
“역시 우리 형. 문자로 보낼게.”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가 있는 빌딩으로 들어서는데, 순간 뭐 먹은것도 없는데도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와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빌딩 안에 있는 남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엄청 깨끗한 화장실에 맘이 놓이곤 볼일을 천천히 보고 있는데
‘뚜 벅 뚜 벅’
발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통화를 하는지 말을 하면서 화장실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곤 소변을 보는지, 소변기에 물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나와 꽤나 거리가 가까워져서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근데, 이 목소리 왜 이렇게 낯익지.
“아니, 뭐래는 줄 알어? 우리.. 장거리 연애는 많이 힘들까?? 그것도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하.. 아니 진짜 서울-부산에서 각각 살면서 어떻게 연애를 하냐고, 게다가 같은 날 같은 시간 근무해서 주말이라도 만날 수 있음 이런 말도 안 해. 갠 야간 교대근무에 주말에도 일하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장거리 연애를 하자는 건데? (한숨을 쉬고는) 무엇보다 이젠 내가 갤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
“응 글쎄 그랬다니까!!!! 근데 자기, 부산에서 오랜만에 서울 올라오는거라며. 뭐 먹고 싶은거 따로 없어??”
“뭐???? 음식 말고 나?? 미쳤어. 누가 들을까 겁난다. (웃으며). 물론 나만 듣고 있지만 헤헤.”
“안 그래도 자기 많이 돌아다녀서 발 아플텐데, 나 요 앞, 모텔에 방 잡아 놓고 기다리고 있을께. 맥주랑 간식거리 간단하게 사간다. 볼일 다 끝나면 연락 다시 줘. 자기 오는 시간에 맞춰서 치킨 하나 시키게. 응. 나도 사랑해.”
볼 일을 다 봤는지 소변대에 물 내려가는 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세면대에 손을 씻고는 발소리와 함께 그 녀석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양변기 위에 가만히 앉아서 그의 통화를 엿 듣는데, 자연스레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나쁜 새끼....”
볼일을 마친 후, 휴대폰을 잠깐 세면대 한 쪽에 올려놓고 손을 씻는데 자꾸만 그 말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듯 맴돌았다.
‘무엇보다 이젠 내가 갤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
‘무엇보다 이젠 내가 갤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
“나쁜새끼..”
두 손을 핸드드라이어로 말린 뒤 화장실을 빠져나오는데 누가 나처럼 볼일이 엄청 급했는지 저 멀리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곤 내 옷깃을 스치면서 화장실로 들어서는데
뭐지?
그가 지나감과 동시에 좋은 향기가 코끝에 전해져왔다.
하지만 좋은 향기가 들어옴도 잠시 난 코와 입 밖으로 긴 한숨을 길게 뱉어내었다.
‘하아...................’
그리곤 앞에 보이는 맥도날드 매장 안에 들어와
키오스크 앞에 서서 희찬이 녀석이 보낸 메뉴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찾아 주머니를 뒤적이는데
“어????? (계속 뒤적거리며) 왜 없지?? 카페에 두고 왔나.”
그렇게 휴대폰을 계속 찾고있는데
“저기..지갑 찾으세요..? 저희가 좀 많이 바쁜데, 우리 애부터 먼저 써도 될까요.”
한 아주머니가 5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녀석과 손을 맞잡은 채로, 지금 바로 키오스크 쓸 거 아니면 좀 비켜 달라며 눈치를 주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먼저 하세요. (옆으로 몸을 비켜주며)”
따로 가방은 들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코트의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보는데도 휴대폰이 없었다.
“카페로 일단 가봐야겠..(멈칫하며) 아! 아닌데, 카페 나와서 희찬이 녀석이랑 분명 통화까지 했는데...뭐지.. 어디에서 흘린거지?”
“저기.......(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건드리며) 혹시..”
키오스크에서 옆으로 조금 빠져 물러나 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람들이 날 건드는거지.
“(한숨을 내쉬곤) 저 여기 줄 서 있는거 아니거든요. 보시다시피 여기 앞에 그어져 있는 선 에서 옆으로 한걸음 빠져서 물러나 있잖아요. (손으로 노란 선을 가리키며) 그러니 저 상관 마시고 먼저 그냥 이용 하세요......(괜히 목소리를 높여서)”
“아. 전 그게 아니라....”
“네? 그게 아니면 뭐, 뭐요...(괜히 당황해서)”
“이 휴대폰 그 쪽 거 아니에요?”
왜 이제야 그의 손에 내 휴대폰이 쥐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오는건지.
너무나 창피하고, 쪽팔려서 어디 쥐구멍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다.
“화장실 볼일 보고 손 씻는데, 세면대 한 켠에 이 휴대폰이 놓여져 있길래 누가 두고 간 거 같아서 햄버거만 포장한 다음, 요기 앞 지구대에 바로 갖다 주려 했는데, 잠금화면에 이 배경화면 사진.. 그 쪽이랑 많이 닮은 것 같.. 아니, 그냥 그 쪽 인거 같아서요”
그가 내 휴대폰을 앞으로 내밀고는, 옆 버튼을 눌러 잠금화면을 켠 상태로 배경화면에 있는 내 사진을 한 번.
그리곤, 다시 고갤 들어 내 얼굴을 또 한 번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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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단편이 아닌, 연재 소설을 들고 왔습니다. 댓글과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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