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의 외출2 -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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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도대체 저 양반은 뭐야! 내가 등을 밀어준 것으로 계속 밀고 나갔어야지... 그렇게 쉽게 자백할 

줄이야...!  정말 어이가 없었다...


 솔라는 일단 룸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짐을 아침에 쌀까? 지금 좀 싸 놓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데 건너 룸에서 기어코 큰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싶었다.


 가만히 들어 보니 


 - 형이 꼬리 쳐서 그런 거야? 아니면 솔라가 먼저 꼬리를 쳤어! 


 창호가 따지는 것 같았다. 솔라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이게 도대체 뭔 상황이야! 먼 곳까지 여행하러 와서 

잘 놀다가 마지막 날에... 정말 돌아가실 지경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혼자라도 먼저 떠나고 싶지만 이곳이 국내가 아니라 태국이라 맘대로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솔라에겐 길고 긴 악몽 같은 밤이 더디게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셋은 아무도 조식을 먹지 않았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마지막 조식을 먹고 체크 아웃 해서 

가방을 챙겨 가까운 곳을 들렀다가 공항으로 바로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날의 사건으로 인해 평소보다 더 일찍 눈이 떠졌으나 솔라는 룸 안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건너편 룸으로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렇게 오전 9시가 넘도록 바깥은 조용했다. 하는 수 없어 솔라가 동태를 살피러 먼저 거실로 나가 보았다.  그리고는 소파에 한진이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밤새 소파에서 잤던 모양이었다. 늦게 잠이 들었는지 아직도 자고 있었다.


 솔라는 창호가 있는 룸의 문을 살며시 열어 보았다. 창호 역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등을 돌리고 있어 자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솔라는 기척을 해 보았다.


- 흠... 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 창호, 자고 있나...? 9시가 넘었는데...


 솔라는 용기를 내서 창호를 불러 보았다.


- 창호야... 자니...? (계속 말이 없다) 어제 일은 정말 미안해...! 내가 잘 못 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정말 형님이랑 다른 맘이 있어 그런 게 아니야...! 그냥... 형님 씻겨 드리다가 우발적으로...


 그러자 갑자기 창호가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옆에 있는 종이 휴지통을 솔라에게 힘껏 던지며


- 안 나가!

 

 솔라는 놀래 급히 문을 닫고 나왔다. 소나기는 피하라는 말이 있듯이, 아직도 창호가 어제 일로 받은 열이 

풀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호의 큰 소리에 거실에서 자고 있던 한진이 깼다.


- 왜, 방에 들어가고 그래... 그냥 자게 놔두지...! (낮은 소리로)

- 아니, 형님은 왜 그런 말씀을 하셔서 이 사단을 만드세요...! (역시 소리를 낮게) 제가 둘러댔으면 그걸로 

밀고 나갔어야죠!

- 창호가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네가 몰라서 그러지. 차라리 빨리 이실직고하는 게 나아... 내가 창호를 더 잘 알지...!

- 그래도 그건 아니었어요! 나라도 그 자리에서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안 좋을 거 같아요... 거짓말인 줄 

알더라도 그때는 발뺌했어야죠!

- 근데, 언제 들어 왔던 거야? 너도 전혀 몰랐었어...?

- 샤워기 물소리에 저도 전혀 몰랐어요... 거실에서 TV까지 켜 놓았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니... 우리가 귀신에 씌었나 봐요...

- 이제 어떡하지...?

- 정말 큰 일입니다... 



 서울발 인천행 비행기는 정확하게 2시에서 10분 늦게 출발했다. 그나마 좌석이 따로여서 솔라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가서 돌아올 여행의 파장이 걱정되어 기내에서 잠을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이 바닥이 말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사실이 종로에 알려지게 되면 뒷감당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뒤쪽에 앉아 있는 커플을 보니 둘 역시 아무런 대화가 없는 것 같았다. 둘의 싸늘한 냉기가 건너편 앞에 있는 솔라에게 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한진과 눈인사만 겨우 하고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결국 창호에게 제대로 사과하지도 못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솔라의 마음은 무겁고 착잡했다. 여행 후, 돌아오는 길이 행복하고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떠날 때만 해도 이런 게 아니었었다. 그때, 욕실에서 솔라가 몸을 더 뺐어야 했는데 그 유혹을 못 참아서 이런 사단을 만든 것이다! 후회막급이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었다. 

 

 솔라는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스러운 행동을 몇 번 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일처럼 크게 후회된 적은 없었다. 정말이지 하늘이 캄캄해지는 기분이다. 서울로 오니 더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었다. 사람이 이래서 죄를 짓고는 못 산다고 했던가...!


 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가게 청소도 하고 분위기를 파악할 겸 마음이 내키지 않았으나 가게로 나갔었다.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가서 쉬고 내일부터 문을 열 작정이었다. 태국의 사건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으나, 물건도 주문하고 청소를 끝낸 후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이상하게 꼭 이런 날에 손님이 들어온다. 단골손님이었다.


- 사장님, 여행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 아, 네... 덕분에요... (솔라가 웃고 있지만 근심이 가득...)

- 아니, 여행 가셔서 너무 잘 노셨나 얼굴이 좀 핼쑥해 보입니다...

- 하하... 그렇게 보이나요...?(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 태국 물 좋다고 가셔서 너무 빼고 오신 거 아닙니까...? (웃음...)


 자주 오는 단골인데 나이는 솔라보다 3~4살 아래인 손님인데 평소에도 농을 잘 주고받곤 했다.


 간단히 가게 청소만 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려고 했는데, 평소보다 더 늦게 가게 문을 닫았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 온 것이다. 태국에서 그런 일만 없었다면 즐겁게 영업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건데... 끝내고 가는 길에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그날 영업은 잘되었으나 마치, LG트윈스가 경기에서 진 날처럼...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다시 주말이 찾아왔다. 그동안 솔라가 창호에게 전화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창호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먼저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일상에 빠져 또 일주일이 지나면서 솔라는 태국에서의 일을 서서히 잊어 가고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솔라에게 어느 날 문자가 왔다. 제주에 있는 영진이었다. 작년 12월이 떠 올랐다. 

솔라에게 기쁨과 배신감을 안겨 준 나쁜 놈...!


+ 형님, 잘 지내셨어요...?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통화 괜찮으세요...?


 결론은 지금 통화를 하고 싶다는 말... 


= 무슨 일이지...? 


 솔라가 전화를 먼저 걸었다. 영진이 바로 받았다.


- 여보세요...

- 영진이구나! 전화하지 뭔 문자야...? 잘 지냈어...? (약간의 어색함...?)

- 네. 형님도 잘 지내셨죠...? (뭔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지는...)

- 어디 제주도야...?

- 네. 

- 어쩐 일이야...! 문자를 다 하고...

- 네... 내일 서울에 오랜만에 가려고요... 혹시, 내일 시간 되시면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까 해서요... 비행기를 일찍 끊었거든요...

- 그래...? 뭐 주말이지만 특별한 건 없는데... 그럼, 몇시쯤에 볼까...? 종로로 올 거지...?

- 네. 오후 5시쯤에 괜찮으시죠...? 제가 가게로 갈게요...

- 오케이! 조심히 올라와...


 뜬금없이 식사하자니...? 그러고 보니 벌써 제주도에 다녀온 지 3개월이 다 되었다. 영진은 그동안 한 번도 오지 않았었다. 평소 같았으면 못 왔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왔었는데... 


 다음 날 오후에 영진은 작은 선물 상자를 하나 가지고 나타났다. 영진이 가게서 먼저 보고 저녁을 먹자고 해서 솔라가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어서 와. 바로 오는 길이구나! (솔라가 반갑게 맞으며...)

- 네, 형님께 드릴 게 있어서 가게에 두고 가려고 여기서 보자고 한 겁니다...

- 그래, 뭔데...?

- 형님, 초콜릿 좋아하시잖아요! 제주도산 한라 초콜릿입니다. 이거 되게 맛있어요!

- 그래, 이거 비싼 건데... 뭐 하러 이런걸... 그냥 와도 되는데...

- 아닙니다. 오랜만에 오는데... 귤을 들고 오기는 좀 그렇고... 그래도 이게 귤보다 더 비싼 거 아시죠? 

하하하...!

- 그래. 고맙다. 지난번에 너 용돈 준 것도 깜빡 잊고 와서 고맙다는 인사도 못 했는데... 덕분에 잘 다녀왔어...

-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라도 했어야...

- 무슨... 우리 사이에 그럴 게 뭐 있어... 별소리를... 어서 가자! 빨리 저녁 먹고 가게 문 열어야지... 아무튼 

이건 잘 먹을게... 고마워! ^^

- 네. 뭐 드실래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 에구... 너랑 오랜만에 밥 먹는데 내가 내야지... 아무튼 나가자!


 솔라와 영진은 부근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 아직 이르니 커피 먼저 한잔하자...

- 네. 좋죠!


 잠시 후, 얼라이브 안에는 조용한 음악만이 어색한 침묵을 깨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사이로 향긋한 커피 냄새가 가게를 가득 채우는데... 그제야 영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형님, 우리 술 한잔할까요...? 

- 그럴래...? 우선 너라도 먼저 마시고 있어... 난 아직 좀 일러서...

- 네. 그럼, 맥주 먼저 마실게요...

- 마시던 걸로...?

- 네~!


 솔라가 하이네켄을 한 병 꺼내어 잔에 먹음직스럽게 따라주었다. 2/8쯤 따르고 하얀 거품으로 나머지 2를 

채워졌다. 맛있게 채워진 맥주를 보니 문득, 솔라도 맥주가 갑자기 마시고 싶어졌다.


- 맛있는 맥주를 보니 나도 마시고 싶네! 흐흐...

- 그러시면 가볍게 형님도 한잔 드세요...

- 초저녁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 딱 한 병만 마실게...!


 주말에는 손님들이 일찍 들어온다. 초저녁에 원샷바나 소주방에서 가볍게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바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게 이쪽의 기본 코스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 오기 시작하자 영진이 자리를 비켜주며 잠시 나갔다 온다고 했다. 늦게 같이 한잔할 생각 같았다.


- 그래, 한 바퀴 돌고 와! 11시쯤이면 여긴 좀 조용하다. 많이 마시지 말고...!

- 헤헤... 형님도... 여기서 마셔야지 어디서 마셔요! 그럼 잠깐 나갔다 올게요...


 손님이 쉬지 않고 들락날락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쁘게 일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 

되어 간다. 이제 여유가 좀 생겨서 솔라가 핸드폰으로 영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 어디야? 여기 이제 좀 조용하다. 괜찮으면 와라


 잠시 후에 답장이 왔다.


+ 네 가는 중


 가게 입구에 있는 카메라가 비추는 모니터 영상에 비틀거리는 사내가 보인다. 영진이다. 걸음걸이를 봐서 술을 제법 마신 듯했다. 


- 아니, 어디서 술을 이렇게 마셨어...! 괜찮아...?

- 그럼 괜찮죠! 이·영·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약간 큰 소리로...)

- 어쭈구리! 술 마셨다고 형한테 큰소리까지 내고...

- 헤헤헤! 형님도... 제가 그럴 리가 있나요! 감히, 솔라 형님 앞에서 큰소리라뇨!

- 어디서 마셨어! 이렇게까지 술을 마시게 하고 말이야! 내가 가서 혼내야겠어!

- 형님, 우리 이제 술 마셔요! 

- 술을 이렇게 마시고 와서 또 뭔 술이야! 앉아 봐...!


 솔라는 시원한 꿀물을 타서 영진에게 주었다. 평소 자신이 먹으려고 꿀을 준비해 놓았는데 정작 자신은 잘 안 먹고 술 취한 손님에게 대접했다. 영진은 말없이 꿀물을 다 마시고 조용히 컵을 내려놓았다.


*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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